본문 바로가기
765 학원 이야기/765 학원 이야기 HED √TP

765 학원 이야기 HED √TP 10

by 기동포격 2017. 2. 27.

여름방학이 끝나고, 오늘부터 다시 학기가 시작된다.


지루한 수업을 끝내고 나는 맨 먼저 도서실로 가려고 했지만, 교실을 나갔을 때 누군가랑 부딪혔다.



「꺅」 


P 「앗, 미안」 



부딪힌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다.



P 「…어라? 유리코」 


유리코 「아, 선배」 


P 「분명 도서실에 먼저 가 있었을 줄 알았는데」 


유리코 「시, 실은 말이죠」




유리코 「도서실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P 「얌마…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유리코 「아무리 해도 길이 안 외어져서…」 


P 「뭐, 상관없지만. 그럼 같이 갈까」 


유리코 「네!」 



유리코를 데리고 교실을 나간다.



유리코 「저기…선배」 


P 「응?」 


유리코 「손, 잡아도 괜찮나요?」 


P 「…도서실에 가는 동안만」 


유리코 「네!」 



우리들은 손을 잡고 도서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리코랑 꽁냥거리다가 이따금 괴롭히고, 맨날 프로듀스를 하고 있자니 문화제가 코앞에 닥쳐 있었다.

 


P 「좀 있으면 문화제인가」 


유리코 「선배네 반은 뭘 하나요?」 


P 「우리 반…이라고 해야 하나, 3학년은 자율이야」 


P 「다들 자기 마음대로 하니까, 반 단체로 나가는 일은 없으려나」 


P 「유리코는?」 


유리코 「저는…프로덕션 사원이고, 도서위원 일도 있으니까」 


P 「아아…그랬지




도서위원으로 활동하는 건 어찌됐든, 유리코가 프로덕션 사원으로서 활동할 때 나는 유리코와 같이 있을 수 없다.


코토하가 계속 프로듀서였다면 융통성을 발휘해 주었겠지만, 코토하는 이미 프로듀서를 퇴직했고 이오리가 그 자리를 잇고 있었다. 



P 「으~음. 어쩔까」 



유리코랑 같이 문화제를 즐길 수 있는 건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다.  


그렇기에 같이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유리코 「선배」 


P 「응?」 


유리코 「저, 문화제는 선배랑 같이 있고 싶어요」 


유리코 「그러니까」 


유리코 「문화제 날, 도서실에서 기다릴게요」 


P 「유리코 …알겠어」




그리고 맞이한 문화제.


평소보다 떠들썩한 학원을 뒤로 하고, 나는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는 만큼, 떠들썩함과는 멀어져간다.


그리고 도서실 앞에 도착한 나는, 문에 손을 가져갔다. 


하지만



P 「…어라? 잠겨 있네」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고, 열릴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P 「이상한데…시간을 잘못 맞춰서 왔나?」 



휴대폰을 꺼내어 보지만, 분명 유리코가 지정한 시간이었다. 




확인을 위해 유리코한테 전화를 걸려고 했을 때



유리코 「죄, 죄송해요~!」 



유리코가 복도 저편에서 달려왔다.



P 「이보세요, 사원이 복도를 달리면 어떡해」 


유리코 「죄송해요! 다만 선배를 기다리게 하고 있다 생각하니 무심코…」 


P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유리코 「실은…책에 푹 빠져버리는 바람에…」 


P 「호오…」 



책에 빠져 나를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건 벌을 줘야겠는데?




유리코 「지금 문을 열게요」 



유리코가 도서실 문을 연다.



유리코 「들어오세요」 



나는 유리코한테 재촉받은 대로, 도서실에 발을 들여놓았다.  


…올해 1년 동안 여기에 오는 날이 상당히 많이 늘었지.


도서위원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다.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여기도, 나쁘지 않아


1년 동안, 내 인식은 그렇게 변해 있었다.




유리코가 문을 닫는다.



P 「있잖아, 유리코」 



이제 어쩔 거냐고 말을 하기 전에, 유리코가 내 등에 달라붙었다.

 


P 「…유리코?」 


유리코 「선배 등, 따뜻해…」 


P 「무슨 일 있었어?」 


유리코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지만…다만」 


P 「다만?」 


유리코 「선배랑 학원에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이제 오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외로워져서」 


P 「…」




유리코 「짧은 기간이었지만, 선배랑 같이 있었던 시간은 무엇보다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유리코 「우리들은 따로 떨어지게 되어버리지만…선배는 절, 잊지 않으실 건가요?」 


P 「…있잖아, 유리코」 


유리코 「저는 선배를, 절대 잊지 않아요」 


P 「얌마」


유리코 「그러니까…」 


P 「들어」 



폭주하기 시작한 유리코한테 꿀밤을 먹인다.



유리코 「아우!」




P 「마치 영원히 헤어지는 것 같은 말투 쓰지 말아줄래? 대학부가 돼도 언제든 만날 수 있는데」 


유리코 「그, 그치만! 이런 건 분위기가 중요하답니다!?」 


유리코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지는 것에 마음 아파하는 티 없이 순수한 문학소녀와, 자신의 무력함을 통감해 주먹을 피가 나도록 쥐는 남자…」 


유리코 「따로 떨어지게 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가련하고 청초한 문학소녀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마지막 추억을 원한다고 바라는 거예요!」 



이상한데. 티 없이 순수한 문학소녀도, 가련하고 청초한 문학소녀도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없는데 말이야., 




내가 알고 있는 문학소녀는… 



P 「저기, 유리코」 


유리코 「네」 


P 「왜, 원하는 거야?」 


유리코 「…추억,을 원해요」 


유리코 「선배랑 제가 같은 교사에 있었고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한 증거를, 원해요」 



조금 자기멋대로인데다, 금방 자신의 망상으로 폭주하는 괴짜이지만



P 「…알겠어」 



그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소중한 여자이다. 




되돌아서 유리코를 껴안는다.  


유리코도, 힘을 주어 나를 안는다.



유리코 「선배 심장, 조금 빠르게 뛰고 있네요」 


P 「그렇게 말하는 유리코도, 얼굴은 새빨갛고 심장은 튀어나올 것 같이 뛰고 있잖아」 


유리코 「후후, 들켰나요」 


P 「응. 유리코에 대한 거라면 뭐든지 알고 있어」 


유리코 「저도…선배에 대한 거라면, 뭐든 알아요」 


P 「그렇구나」 


유리코 「선배…제가 지금 뭘 원하는 지, 알고 계세요…?」 


P 「그래」 


유리코 「그럼…부탁드릴게요」




P 「유리코 …」 


유리코 「네…」 



뜨거움을 머금은 채 조금 글썽이는 유리코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본다.  


그리고 어느 쪽이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키스를 했다. 



유리코 「역시 저, 선배랑 키스하는 거, 너무 좋아요」 


유리코 「선배가 저를 소중히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계속 하고 싶어져요」 


P 「나도, 유리코랑 키스하는 걸 좋아해」 


유리코 「기뻐…」 


P 「그럼 유리코」 


유리코 「네, 와주세요」 



나는 유리코가 입고 있는 교복에 손을 가져가


도서실에서 유리코의 책을 영구 대출했다. 




뒷정리를 하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연다. 


그러자 문화제의 소란스러움이, 도서실까지 아주 조그맣게 들려왔다. 

 


P 「유리코」 


유리코 「네」 


P 「추억, 어땠어?」 


유리코 「마음에, 지워지지 않게 새겨졌어요」 


유리코 「선배가 대학부로 가더라도, 추억이 있으면 외롭지 않아요」 


P 「…그래」




유리코 「하지만 추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선배가 졸업할 때까지 더욱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P 「유리코는 음란한걸」 


유리코 「저를 이렇게 만든 건 선배니까, 책임을 지고 계~속 같이 있어주세요. 아시겠죠?」 


P 「이런이런」 



아무래도 앞으로도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 만족을 해줄 것 같은데.



P 「유리코」 


유리코 「네」 


P 「언젠가, 네가 이렇게 말했었지」




P 「너의 이야기는, 나한테 닿을 수 있냐고」 


유리코 「제가 고백했을 때군요」 


유리코 「그 날은 저라고 하는 책의 가장 소중한 페이지가 되었어요」 


유리코 「그 날, 용기를 내서 덧붙인 마음의 페이지…」 


유리코 「지금이라면 알 수 있어요. 분명 이 페이지는 선배와 함께 맞이할 미래의 해피엔딩이랑 이어져 있다고」 


유리코 「그러니까 선배」 


유리코 「저라는 책을, 끝까지 빠짐없이 읽어주세요♪」 


P 「응, 맡겨줘」 



분명 앞으로도 많은 추억을 만들 것이다. 


그 때마다 틀림없이, 나랑 유리코의 책은 책갈피가 늘어가겠지. 


하지만 그 책갈피는 하나하나가 소중한 추억. 




P 「유리코」 


유리코 「네」 


P 「꼭 완결시키자, 둘이서」 


유리코 「…네!」 



분명 우리들의 미래에…지금은 아직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이제 막 시작한 투명한 프롤로그에 살을 붙여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유리코 「선배!」 


P 「응?」 


유리코 「사랑해요!」








3


http://ex14.vip2ch.com/test/read.cgi/news4ssnip/148354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