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65 학원 이야기/765 학원 이야기 HED √MT

765 학원 이야기 HED √MT 4

by 기동포격 2018. 3. 8.

P 「한가해라」 



주말. 프로덕션 업무도 딱히 없고 라세츠랑 쇼타와도 예정이 맞지 않는 휴일. 그 휴일 날 나는 공원에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집에 있어도 할 것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시내로 나가 게임 한 판 할 기분도 아니다.  


그래서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봤지만… 


이 나이를 먹고, 게다가 혼자서 놀이기구를 타며 논다는 것은 고문이랑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깅을 할 정도로 건강함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다. 


요컨대 할 일이 진짜로 아무것도 없었다. 




P 「…」 



공원 벤치에 앉아 멍하게 있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오늘 날씨 참 좋은걸.


기온도 따끈따끈해서 따뜻하다. 


…졸리기 시작하는데.


봄기운에 둘러싸여 꾸벅꾸번 존다.


이윽고 내 의식은 어둠으로 떨어졌다. 




P 「…응아?」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 눈을 뜬다. 


눈을 살짝 뜨니, 어떤 사람이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P 「우왓…!」 


「어머, 일으켜 버렸나요~?」 


P 「테, 텐쿠바시씨?」 


토모카 「안녕하세요, 선배. 표정을 보아하니 꽤나 기분 좋게 주무시는 것 같던데요~?」 


P 「언제부터 거기에?」 


토모카 「보자~, 대충 5시간 전 정도군요~」 


P 「뭐!?」




당황해서 폰의 시간을 봤지만



P 「어, 어라? 30분 정도 밖에 안 지났잖아」 


토모카 「후후. 걸리셨군요~?」 


P 「소, 속였구나…아~, 깜짝이야」 



공원 같은데서 5시간이나 잘 바에야 차라리 집에서 자는 게 백배 낫다. 



토모카 「따끈따끈 봄기운 아래에서 낮잠을 자는 것도 좋지만, 밖에서 자면 감기에 걸리니 조심해 주세요. 아시겠죠~?」 


P 「그래, 고마워. 조심할게」




토모카 「그런데 선배, 이 뒤에 한가하세요~?」 


P 「한가해」 


토모카 「그렇다면 제 일을 잠시 도와주시지 않을래요?」 


P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토모카 「그럼 저를 따라와주세요~」 



벤치에서 일어나 텐쿠바시씨를 따라간다.  


얼마 안 있어 공원 바로 가까이에 있는 교회에 도착했다. 



P 「교회?」 


토모카 「네~. 여기에 용무가 있답니다~」




자물쇠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텐쿠바시씨. 


대체 뭘 하는 걸까.

 


토모카 「자, 그럼」 



교회에 들어 온 텐쿠바시씨는 안쪽에 있는 도구함에서 빗자루랑 대걸레, 걸레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들을 바케스랑 같이 내 앞으로 가져왔다.



토모카 「그럼 선배, 이 바케스에 물을 퍼와 주시지 않을래요?」 


P 「교회 안을 청소하는 거군. 알겠어」 



텐쿠바시씨한테 수돗가가 어디 있는지 묻고, 바케스에 물을 담아 돌아온다.

 


토모카 「그럼 시작해볼까요~」




구석에서 빗자루로 먼지들을 모은다.  


텐쿠바시씨는 서점 같은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툭툭 쳐서 먼지를 떨어뜨릴 수 있는 도구(이름은 모른다)를 이용해 창가의 먼지를 제거하고 있었다. 



P 「그런데 훌륭한 교회인걸」 



크지는 않지만 교회 안의 엄숙한 분위기 때문에 무심코 고개를 숙일 것 같았다.



토모카 「어머, 감사합니다~」 


P 「텐쿠바시씨가 여기를 청소하는 건 자원봉사?」 


토모카 「아니요. 여기는 저희 집의 일부인데요~?」 


P 「…뭐? 집의 일부?」




토모카 「네~」 


P 「굉장한데…」 


토모카 「그래서 매주 이렇게 청소를 하고 있답니다~」 


P 「매주…한다라. 혼자서 하는 거야? 업자한테 부탁 안 해?」 


토모카 「네. 혼자서 하고 있는데다, 업자한테도 부탁할 생각은 없답니다~?」 


P 「힘들지 않아?」 


토모카 「물론 힘들답니다~. 하지만 솔선해서 힘든 일을 하지 않으면 아기 돼지들한테 모범이 되지 못하니까요」




P 「…텐쿠바시씨는 훌륭한데」 


토모카 「네?」 


P 「보통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좀처럼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텐쿠바시씨는 그것을 끝까지 완수하고 있어」 


P 「크게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야. 텐쿠바시씨가 말하는 아기 돼지들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가는 것 같아」 


토모카 「어머…그럼 선배도 아기 돼지가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언제라도 환영한답니다~?」 


P 「그럴 생각은 없어. 나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 밑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옆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토모카 「후후. 좋은 대답이군요~♪」




내가 한 대답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텐쿠바시씨가 콧노래를 부르면서 청소를 재개한다. 


…결국 이 아이는 내가 아기 돼지가 되는 걸 원하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잘 알 수가 없었다.  


권유하는 것에 비해 내가 거부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잘 모르겠어.


생각해봤자 답은 안 나오므로 청소에 의식을 집중시킨다.  


질질 끌었다가는 끝날 기미가 안 보일 것 같고.




P 「후우~…」 



마지막 창문을 다 닦고, 이마에서 흘러나오는 땀을 훔친다. 


별로 넓지 않아도 역시 꽤나 체력을 쓰는 작업이다. 



토모카 「후후. 고생하셨습니다~」 



텐쿠바시씨도 미미하게 땀을 흘리는지, 목덜미에 머리카락이 조금 붙어 있었다.



P 「이걸 매주 하는 건가…힘들겠는데」 


토모카 「그렇네요~. 토요일 대부분은 청소를 하다 끝나는 경우가 많답니다~?」 


P 「그렇군…」 


토모카 「하지만 여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아기 돼지를 위해, 이 일을 그만둘 수는 없어요~」




그렇게 말하며 스테인드글라스를 올려다보는 텐쿠바시씨의 눈은 자애로 가득차 있었고 


나는 그 옆얼굴을 무심코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토모카 「…?   왜 그러세요~?」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내 시선을 알아챘는지 텐쿠바시씨가 이상하다는 듯 나한테 묻는다.



P 「아, 아니, 그게…」 


토모카 「절 빤히 쳐다보고 계셨죠~?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 계신가요~?」 



나한테 다가와 나를 올려다보는 텐쿠바시씨.



P 「그, 그건, 그게」 



아까 그렇게 넋을 잃고 바라본데다, 생각한 것보다 거리가 가까워서 더욱 가슴이 뛴다. 




P 「도,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토모카 「도와주고 싶다?」 


P 「이 교회를 청소하는 건 힘이 드는데다,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둘이서 하는 게 좋다 생각하고」 


P 「거기다 텐쿠바시씨는 지금 프로덕션 업무를 도와주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너를 돕는 이유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P 「대등한 파트너로서 서로 돕는다는 것으로」 


토모카 「과연…대등한 파트너로서 말인가요~」 


토모카 「…」 



텐쿠바시씨가 턱에 손을 대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토모카 「알겠어요~. 그럼 다음주부터 부탁드릴게요. 아시겠죠~?」 



그렇게 말하며 미소지었다.




P 「그럼 나는 이만…」 


토모카 「어머, 아직 돌아가시면 안 된답니다~?」 


P 「어?」 


토모카 「선배가 아직 해주셨으면 하는 일이 있으니까요~」 


P 「대체 뭐지?」 


토모카 「저를 따라와주세요~」 



청소도구를 정리하고 텐쿠바시씨를 따라간다.

 


토모카 「자, 안으로 들어와주세요」 


P 「실례합니다」 



열린 문으로 들어가 신발을 벗는다.


그리고 텐쿠바시씨가 권하는대로 테이블에 앉았다. 




토모카 「잠시 기다려 주세요~」 



텐쿠바시씨가 부엌에서 뭔가를 가져온다…이건 



P 「홍차랑, 쿠키?」 


토모카 「네. 선배가 해주셔야 하는 일, 그것은…」 



텐쿠바시씨는 방긋 웃으며  



토모카 「저랑 다과회를 하도록 해요~」 



즐거운 듯 그렇게 말했다. 




P 「해줬으면 하는 게 다과회였나」 


토모카 「네~. 도움을 받았는데 그대로 돌려보내는 건 아무리 그래도 역시 실례니까요~」 


P 「그런 거라면…오, 맛있는 홍차인데」 


토모카 「쿠키도 정말 맛있답니다~?」 



텐쿠바시씨가 쿠키를 내밀었으므로 그것을 먹는다.


…응, 확실히 맛있어.



토모카 「후후♪」 



텐쿠바시씨는 얼굴에서 웃음꽃이 사라질 줄을 몰랐다.


다과회를 좋아하는 건가.




별 거 없는 잡담을 하면서 즐기던 다과회도, 끝을 맞이한다. 

 


P 「잘 먹었어. 즐거웠어」 


토모카 「저도 즐거웠답니다~?」 



학원이나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텐쿠바시씨는 어째서인지 나의 다른 약점을 알고 싶어했지만, 알아서 대체 어쩔 생각이었던 걸까? 



토모카 「다음 주에 또 다과회를 하도록 해요~」 


P 「청소를 다 한 후에?」 


토모카 「네. 청소를 다 한 후에」




P 「알겠어. 약속할게」 


토모카 「후후. 성모와 한 중요한 약속이랍니다~?」 


토모카 「그러므로 손가락을 걸도록 해요~」 


P 「손가락 걸기라. 오케이」 


토모카 「그럼 새끼손가락 마주 걸고 꼭꼭 약속해…지키지 않으면~」 


P 「지키지 않으면?」 


토모카 「후후. 그 때까지 비밀로 해두도록 해요」 


P 「무서운데」 


토모카 「약속을 깨지 않으면 무서운 일은 없답니다~? 손가락 걸었다♪」




P 「오케이. 그럼 나는 돌아갈게」 


토모카 「네. 고생하셨습니다~」 


P 「텐쿠바시씨, 다음에 보자」 


토모카 「네, 다음에 뵈어요」 



텐쿠바시씨한테 배웅을 받으며 밖으로 나간다.


태양은 이미 기울어 아름다운 석양이 펼쳐져 있었다. 


…밖에서 낮잠을 자서 다행이군.


그 덕분에 즐거운 일도 있었고. 


한가했던 오늘 아침에 감사하도록 하자. 


저녁 노을을 온 몸으로 받으며 나는 귀로에 올랐다. 




그날 밤



P 「그래서 텐쿠바시씨의 청소를 돕게 됐어」 


토우마『뭐라고!?』 


P 「귓가에서 소리치지 마」 


토우마『너, 진짜로 토모카님한테 허가를 받은 거야!? 청소를 도와도 된다는!?』 


P 「그러니까 그렇다고 했잖아」 


토우마『실화냐…부러워 죽겠네』 


P 「왜?」




토우마『토모카님은 교회 청소를 다른 사람한테 돕게 한 적이 없어』 


P 「그렇다고 했지」 


토우마『친위대인 천공기사단조차 허락받지 못한 교회 청소를 너한테만큼은 허락했다…이 의미를 알겠어?』 


P 「글쎄?」 


토우마『네가 토모카님한테 있어 특별한 존재라는 거야』 


P 「잠깐만. 나랑 텐쿠바시씨는 아직 만난 지 한 달도 안 지났어」 


토우마『그게 뭐 어쨌다고. 토모카님한테 인정받은 시점에서 특별한 건 사실이잖아』 


P 「…」 


토우마『아아, 배 아파 죽겠어. 망할 』




P 「…뭐, 됐어. 그리고 그 후에 다과회를 했는데」 


토우마『…하아?』 


P 「청소가 끝난 후에 텐쿠바시씨한테 초대받아 다과회를 했어」 


토우마『…………………앗, 아버지가 부르니 내일 학원에서 보자』 


P 「뭐? 아. 얌마, 토우마」 



갑자기 목소리가 바뀐 토우마는,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끊고 디스코드에서 나가버렸다.

 


P 「대체 뭐야?」 



월요일에 학원에서 물어보도록 하자.




그리고 월요일 아침, 그 일은 일어났다. 

 


P 「그래서 토우마 그 녀석이」 



시호와 우미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등교를 하고 있으니 



「확보해라!」 


P 「음? 윽!?」 


시호 「오빠!?」 


우미 「P!」 



갑자기 보자기가 얼굴을 뒤덮어 시야를 빼앗긴다.  


그리고 누군가가 양발을 들어올려… 



「좋아! 너희들은 발을 묶어줘!」 


P 「으읍!?」 



굉장한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 느껴진다. 


뭐야, 이거. 유괴당하는 건가?




얼마 동안 이동한 후, 유괴범들이 날 엉성하게 내던졌다. 


그리고 얼굴을 감싸고 있던 보자기에서 해방되었다.



P 「대체 뭐야…?」 



트인 시야에 들어온 것은…학교 교실 중 하나인가? 


그리고 내 앞에서는 남자 세 명이 서 있었다. 


각자 가면을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A마스크, 이제 어쩌지?」 


「당연히 정해져 있지. M마스크. 이단 심문이다」 


「…그런데 너무 난폭한 짓은…」 


「알고 있어, T마스크. 살살 다룰 거야」




「야, 스오우 P」 


P 「왜, 토우마」 


「나, 나는 토우마 아니거든!」 


P 「마지마랑 타케우치도. 너희들 대체 뭐하는 거야」 


「죄송합니다」 


「아니, 그치만 네가 말이야」 


P 「내가 대체 뭘」 


「너, 토모카님이랑 다과회를 했다던 것 같은데」 


P 「분명 하긴 했지만」




「부러워~」 


「맞아요」 


「토모카님이랑 다과회를 하다니 죄가 너무 무거워. 그래, 너무나」 


P 「어째서」 


「당연히 부러우니까 그런 거지!」 


P 「…」 



귀찮아 죽겠네… 


일 처리는 훌륭했지만 날 묶은 줄은 헐렁하기 그지 없었다. 이 정도라면 바로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에 메구미한테 묶였을 때가 좀 더 빡세었고.  



P 「일단 너희들, 슬슬 교실로 돌아가지 않으면 지각할 거야」 



줄을 풀고 일어서려 했던 그 순간

 


콰앙

 


엄청난 소리를 내며 교실 문이 날아갔다. 




「뭐, 뭐야!?」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시호 「…찾았다」 



새까만 아우라를 눈에 확실하게 보일 정도로 내뿜는 시호가 있었다.

 


「키, 키타자와!?」 


시호 「오빠를 유괴한 남자…죽인다」 


「자, 잠깐만. 대화를 해보면 이게 무슨 일인지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교섭을 할 여지도 없이 토우마한테 뛰어든 시호는, 물 흐르듯 토우마의 팔을 꺽어버렸다.



토모카 「P선배, 괜찮으세요~?」 


P 「어라? 텐쿠바시씨」




P 「왜 여기에?」 


우미 「P가 유괴당한 직후에 만났어~」 


P 「우미」 


우미 「시호링이랑 내가 우리 발을 묶던 놈들을 반쯤 죽이고 있으니, 토모카님이 나타나서 그건 아기 돼지들이니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했거든?」 


토모카 「물어보니 아기 돼지 몇몇이 선배를 유괴해서 실례를 범할 작정이었다고 했어요」 


우미 「그걸 들은 우리들은 나머지 애들도 반쯤 죽여 놓은 뒤에 뒤쫓아 왔어!」 


P 「과연~」




토모카 「자, 그럼 아기 돼지들~?」 


「네, 토모카님!」 


「네」 


「」 


토모카 「어떤 이유가 있다고 한들, 남한테 폐를 끼치는 걸 저는 용서치 않는답니다~?」 


「죄송합니다, 토모카님!」 


「죄송합니다」 


「」 


토모카 「반성은 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오늘부터 한 달 간, 어떤 일이 됐든 자원봉사를 할 것. 아시겠지요~?」 


「네! 노동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네」 


토모카 「아주 좋아요. 그럼 교실로 돌아갈까요~. 이대로는 지각을 해버린답니다~」




시호 「안 돼요. 오빠를 유괴한 하수인은 이런 일을 두 번 다시 하지 못하게 한 명도 남김없이 철저하게 벌을 내릴 겁니다」 


토모카 「시호씨. 이번에는 저를 봐서 용서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P 「시호, 나도 부탁할게」 


시호 「…알겠습니다. 오빠가 그렇게 말씀하시다면」 



시호한테서 거무칙칙한 아우라가 사라진다. 



우미 「시호링, 시호링! 시호링은 중등부니까 빨리 돌아가야 해!」 


시호 「…그렇네요. 오빠,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P 「그래. 나중에 보자」





계속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