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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마스

최고의 아이돌

by 기동포격 2017. 5. 9.

목재랑 공구가 늘어서 있고, 용제랑 도료의 냄새가 충만한 작은 가옥.


거기서 두 명의 인물이 대치를 하고 있었다. 


한 명은 얼음 같은 미소를 띄우고 있다. 

 


「그녀들을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했냐니……」 



이것은 어느 양옥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기록.  




「좋~아, 다 모였군」 



오래 된 양옥, 그 중앙객실에 모인 아이돌들. 시어터를 총동원한 드라마 촬영이기도 해서, 다들 기합은 충분히 들어가 있었다.  



「그럼 이번 촬영에 있어 주의할 점이 몇 개 있는 것 같으므로, 잘 들어두도록 해」 



프로듀서가 그렇게 말하고 물러서자, 대신 수염을 기른 남성이 앞으로 나섰다. 날카로운 눈초리가 작품에 대한 진지함을 말하고 있었다. 

 


「이번 촬영에서 감독을 맡게 되었다. 잘 부탁하지. 갑작스럽지만 자네들한테 이해를 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촬영에 관한 것을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일절 발설하지 않았으면 한다. 가족은 물론이고, 이번에 참가하지 않는 자네들의 동료한테도 말이지」 


「사무소 아이돌들한테도 말인가요」 



입을 연 것은 토요카와 후우카. 이번 촬영에서는 피해자 중 한 사람을 연기한다. 

 


「그래. 이건 프로듀서군의 의견도 들어가 있지만……」 


「뭐, 그건 나쁘지 않잖아요. 내용은 새어나가지 않는 게 더 임팩트가 있다고 감독님이랑 상담했어. 어차피 내용이 내용이니까 말이야」 



내용이라고 해봤자, 오래 된 양옥에서 일어나는 연속 엽기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흔한 추리물이다. 색다르다고 한다면, 이 작품의 범인역을 프로듀서랑 감독, 범인역인 아이돌만이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피해자역으로서 역할을 끝낸 아이는 이 곳에서 떠날 것이다」 


「도, 돌아가는 건가요……?」 



겁을 먹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시노미야 카렌. 물 흐르는 듯한 금색 장발이 양옥의 분위기랑 훌륭하게 어울리고 있었다. 카렌도 후우카와 같이 피해자역으로서 이 드라마에 출연한다. 

 


「이 양옥에서 떠난다는 이야기야. 죽은 사람한테는 도움을 일절 받을 수 없다는 각오로 촬영에 임해줬으면 해」 


「그런 거다. 나간다고 해도 머물 장소를 확실하게 확보해 놓았고, 사랑스러운 아이돌들에게 불편은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촬영을 끝낸 아이와의 연락도 지시가 있지 않는 한 하지 말 것. 불안하겠지만, 부탁을 하지. 너희들의 레벨업과도 이어질 거라 믿고 있어」 



설명이 끝나자마자 촬영은 시작되었다. 면밀하게 짜여진 스케줄 아래에서 촬영은 점점 진행되어 갔다. 첫 번째 피해, 그에 따른 사후처리 장면을 끝낸 것은 이틀 후였다. 첫 퇴거자는 후우카였다.

 


「나가자마자 차가 보일 테니, 그곳으로……앗, 열쇠가……맞다, 후우카」 



프로듀서는 열쇠를 깜박했다는 취지를 전하고, 다시 한 번 후우카에게 지시를 내린다.



「네, 그럼 다녀올게요」 



프로듀서는 저택으로 돌아오고, 후우카는 인사를 한 뒤 밖으로. 촬영은 바로 재개되었다.




「프, 프로듀서씨……왠지 무서워요……」 



겁먹은 표정의 카렌. 이 양옥에 남아 있는 사람도 처음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지금까지 함께 먹고 자며 지내던 사람이 떠나가서는 연락도 되지 않는다. 그것이 이렇게까지 공포를 부추기는 걸까. 피해자역으로서 떠난 사람, 스토리 진행 상 몸을 숨긴 사람. 그러한 사람이 정말로 사람을 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피해자역으로 알게 모르게 몰두하고 있던 카렌은, 그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드라마 촬영이야. 실제로 살해당하는 게 아니라고. 거기다 내일이면 카렌 네 역할도 끝나잖아? 끝나면 저편에서 사람들이랑 편히 지내면 돼」 


「그, 그렇죠……!?」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가슴을 편 카렌은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안심한 표정으로 달려오는 카렌.



「수고했어. 굉장하던데, 카렌」 


「에헤헤……훌륭히 해냈어요」 



미소 짓는 카렌. 해방감 넘치는 매력적인 미소다.



「그럼 카렌도 끝이네. 그리고 남은 건……마지막 장면 뿐」 


「마침내 범인의……」 


「그래. 그래서 카렌한테도 부탁이 있는데, 상태를 보고 와주지 않을래? 아마 불안해 하고 있을 거야」 



그렇게나 금지되고 있던 범인역과의 접촉.



「괜찮나요?」 


「실은 다른 사람들한테도 부탁했어. 저택 뒤, 산으로 조금 들어가면 작은 가옥이 있을 거야」 


「그, 그럼 다녀올게요」 



걸어가는 카렌을 배웅하고 프로듀서는 감독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 장면에 관 조정이다. 마지막은 범인이 동기를 말하는 장면이다. 최고의 연출을 보여주어야 한다. 의논을 한 결과, 촬영은 3일 후에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촬영을 다음날로 앞둔 밤. 프로듀서는 뒤쪽에 있는 작은 가옥을 방문했다. 물론 범인역을 맡고 있는 아이돌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상태는 어때?」 


「No Problem이에요, Producer! 그것보다도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그녀는 한다 로코. 로코어라 불리는 서양말을 구사하는 아티스틱한 아이돌이다. 너무나도 뛰어난 센스 때문에 대중에게 이해받기 어렵지만, 프로듀서는 그녀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번 배역에서 범인역에 그녀를 지명한 것은 프로듀서였다. 



「보여주고 싶은 거?」 


「맞아요! Floor의 Board를 걷어내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



「하지만 들어가는 건 조금 Afraid 하므로……그게, Producer랑」 



등을 미는 로코한테 알겠다고 한 뒤, 밑으로 내려간다. 내려감에 따라 풍겨오는 악취. 그 악취의 정체는 계단을 다 내려가자 밝혀졌다.  



「어떤가요, Producer! Perfect한 Idol이에요!」 



빨강, 빨강, 검정, 빨강. 역겨운 액체로 뒤덮인 바닥과 벽. 굴러다니는 도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유추할 수 있었지만, 프로듀서는 굳이 물어보았다. 




「그녀들을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했냐니……Best한 Parts를 Disassemble 해서 다시 Assemble 했어요!」 


「Perfect한 Form이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 


「일단 Body는 Fuka, Hair는 Karen, Arm은 Right가 Matsuri, Left가 Tomoka……」 


「허벅지는 미야, 무릎 아래는 우미」 


「……아시는 건가요?」 


「그래. 아이돌에 관한 것이니. 손목 아래는 레이카군」 


「그래야 Producer는 Roco의 Producer인 거예요!」 


「하지만 부족한 게 있지 않아?」 


「……맞아요. Heart, 제일 Important한 Parts……그래서」 



떠올랐어요, 라며 숨긴 나이프를 잡고 프로듀서한테 달려드는 로코. 두 개의 그림자가 교차하고 붉은 피가 사방에 흩날렸다. 



「아까웠어, 로코. 하지만 말이지, 이렇게 체격이 차이가 나면 닿지를 않아」 



나이프를 든 손을 비틀어, 로코한테서 그것을 빼앗는다. 



「……윽」 


「칼날을 무서워해 눈을 돌리는 놈한테는 안 당해」 


「Producer는 알고 계셨나요?」 


「그래. 판이 잘 깔려 있었지? 한 사람씩 이 작은 가옥에 오는데다, 도구도 있고, 장소도 마련되어 있고……내가 생각한대로, 로코는 최고의 아이돌을 만들어줬어. 그리고, 나를 여기에 더해 완성시킬 생각이었지?」 




「맞아요. Idol에 관한 것을 제일 Understand 하고 있는……」 


「하지만 그래서는 안 돼. 내가 끼면 안 돼. 나는 아이돌이 아니니까 말이야. 나 같은 조악품이 섞이면 안 돼지」 



프로듀서는 얼음 같은 미소를 띄운다.

 


「그러니까 바로 너야, 로코. 지금은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충분히 그 『아이돌』을 이해하고 있을 터. 분명 마무리에 실패했지만……몸과 관련해서는 완벽해. 내가 생각 대로야. 저건 너로 인해 완성이 될 거야. 완성이 되는 거야. 아아. 괜찮아, 로코. 너도 최고의 아이돌의 일부, 아니, 네가 최고의 아이돌의 센터다」 



로코한테 달려들어 나이프를 내려찍는다. 그 찰나, 방금 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적색이 분출했다.


이 비참한 사건은 바로 세상에 알려졌다. 범인의 유서 등이 발견되고, 그 내용에 따라 일부에서는 『최고의 아이돌 사건』등으로 불리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기이하게도 역사에 남는 아이돌이 된 것은 사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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