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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SS/이오리

이오리「언제나 곁에 있어줬으면 해」

by 기동포격 2015. 5. 4.

이오리「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상사「오케이」 


이오리「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상사「응. 수고했어」 



내가 아이돌을 은퇴한지 5년. 올해로 스물네 살이 된다.  


765 프로덕션도 사라지고, 지금은 평범한 사무원을 하고 있다. 


일도 사생활도 즐겁기 그지 없는 생활.

아이돌을 그만둔 것에 후회는 없다.


단 한 가지 미련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부터 골든위크.

딱히 용무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야요이를 불러내어 쇼핑을 하기로 했다. 



이오리「오랜만이네, 야요이」


야요이「오랜만이야~! 이오리! 잘 지냈어?」


이오리「응. 나는 잘 지냈어. 야요이는?」


야요이「나도 잘 지냈어!」


이오리「옷을 보러 갈 건데, 같이 갈래?」


야요이「응! 나도 여름옷을 사고 싶었으니까」



지금은 두 사람 다 평범한 사무원이므로,

전철을 타고 도심에 있는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이오리「요즘 일은 어때?」


야요이「가게에 후배도 들어와서 매일매일이 즐거워~!」


이오리「역시, 야요이네」


야요이「이오리는?」


이오리「나도 즐거워. 주변에 좋은 사람밖에 없거든」



별거 아닌 대화를 하며 백화점을 돌고 있자니, 핑크색 드레스가 눈에 띄었다.



야요이「앗, 저 옷! 이오리가 마지막 라이브 때 입었던 드레스랑 비슷해!」


이오리「그렇네. 조금 그리워」



5년 전. 내가 열아홉 살일 때. 

765 프로덕션 마지막 라이브.

우리들이 아이돌을 은퇴한 라이브를 떠올렸다. 







하루카「다들! 이게 765 프로덕션 마지막 라이브야! 반드시 성공시키자!」


전원『오~!!!!』



다 같이 실력을 마음껏 발휘한 마지막 라이브는 대성공이었다.



P「다들 정말로 잘해줬어! 고마워!」


하루카「프로듀서씨! 감사했어요!」


미키「허니~! 사랑해!」


P「내가 너희들의 프로듀서라서, 정말로 다행이야…」



프로듀서가 그렇게 말하고 운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뒤에도 다 같이 직성이 풀릴 때 까지 이야기하고, 울었다. 



다들 해산해 돌아가던 중, 나는 깜빡한 게 있다며 분장실로 돌아갔다. 

분장실에는 프로듀서가 혼자 남아 있었다.



이오리「프로듀서…」


P「오오, 이오리잖아. 왜?」


이오리「깜빡한 게 있어서」


P「뭔데? 같이 찾아줄게」


이오리「휴대폰 스트랩이 없어졌어


P「그럼 찾아볼까」 



방금까지 열 명이 넘게 있던 넓은 분장실을 둘이서 뒤진다.



이오리「오늘로서 끝이네…」


P「그렇네」


이오리「넌 앞으로 어쩔 거야?」


P「아는 사람의 연줄로 일을 소개받았어. 영업사원이야」


이오리「너랑 딱 맞는 일이잖아」


P「이오리는 어쩔 거야?」


이오리「나도 일할 거야. 부모님 밑에서 벗어나 혼자 살고 싶으니까」


P「그렇구나.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해. 걱정이니까」


이오리「응, 고마워…」


P「오케이」 




P「오! 찾았다!」


이오리「정말!?」


P「이거지?」


이오리「그래, 이거!」


P「찾아서 다행인걸」


이오리「다행이야. 소중한 거였거든」


P「그 스트랩, 첫 일이 끝난 뒤에 내가 이오리에게 사준 거지?」


이오리「차, 착각 하지 마! 네가 줬다고 해서 딱히 소중히 하고 있던 건 아니니까 말이야」


P「그래도 아직 가지고 있었다니, 기뻐」



나는 쑥스러움을 감추려고, 또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P「배고프지 않아?」


이오리「배고파」


P「밥이라도 먹으러 갈까요?」


이오리「왜 존댓말을 쓰는 건데. 기분 나쁘게…」


P「안 갈 거야?」


이오리「어쩔 수 없네…특별히 같이 가주도록 할게」



무정한 대답과는 반대로 얼굴은 히죽거린다.

그녀석도 웃고 있었다. 



P「뭐 드시고 싶은 거라도 있으십니까?」


이오리「파스타」


P「알겠습니다」



차를 타고 가게로 출발했다. 




P「나 실은 페페론치노를 좋아해…」


이오리「왜 그렇게 심각한 톤으로 말하는 건데」


P「이오리는 뭘 좋아해?」


이오리「나는 까르보나라, 이려나」


P「그럼 그걸 주문할까」



잠시 후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둘이서 별 거 아닌 대화를 하면서 식사를 했더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P「그럼 슬슬 돌아갈까」


이오리「응」



그 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에 말하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 때는 그 거리감이 기분 좋았으니까. 




결국 그 뒤로 5년 동안 그 녀석과 만나지 못했다. 

지금도 그 때가 떠오를 때마다, 그 때 좋아한다고 말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라고 생각한다. 



야요이「그러고 보니 프로듀서는 잘 지내고 있을까?」


이오리「글쎄? 잘 지내고 있지 않을까? 그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잘 알잖아


야요이「이오리도 연락 안 하고 있구나」


이오리「뭔가 계기가 없어서 말이야…」



해가 질 때까지 쇼핑을 즐긴 후, 야요이랑 헤어져 귀가했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낮에 대화하던 도중에 나온 그 녀석이 신경 쓰였다.



이오리「연락해볼까…」



5년만에 프로듀서한테 메일을 보내보았다. 

그러자 바로 답장이 왔다.




이오리『오랜만이야. 잘 지내?』


P『오랜만! 너무 잘 지내서 문제일 정도로 잘 지내지! 이오리는!?』


이오리『나도 잘 지내. 오늘 야요이랑 네 이야기를 해서, 신경이 쓰이기에 메일을 보내 봤어』


P『야요이도 잘 지내?』


이오리『야요이도 잘 지내』


P『그렇구나. 다행이야. 오랜만에 밥이라도 같이 먹으러 갈까?』


이오리『좋아』



무심코 5년 전과 같이 히죽거렸다.




오늘은 오랜만에 그 녀석과 만나는 날. 만나기로 한 시각 30분 전에 도착해버렸다.

잠시 후 그 녀석이 왔다.



P「오랜만이야!」


이오리「오랜만이네」



눈을 마주치자 얼굴이 붉어진다.

그 녀석은 그다지 변한 게 없었다.


즉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P「이오리는 지금 뭐하고 있어?」


이오리「평범하게 회사에 근무하고 있어」


P「그렇구나. 혼자 살고 있어?」


이오리「응」


P「대견한걸~」


이오리「나도 이제 스물네 살이야. 이 정도야 보통이지」


P「하핫. 보통인가」


이오리「넌?」


P「나도 평범한 영업 사원이야. 저번에 보니 내가 매상 1위더라?


이오리「굉장하잖아」


P「이오리한테 칭찬받으면 기쁜걸」



그렇게 말하고 웃는 그 녀석의 얼굴을 보니, 나도 기뻐서 웃고 말았다. 




P「오늘은 이탈리아 요리야」


이오리「나는 파스타가 좋아」


P「알고 있어. 여기가 까르보나라를 그렇게 잘한데」



대화를 나누며, 무심코 이 녀석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P「맛있네, 이거」


이오리「니히힛. 매우 맛있어」





나는 당신이 아니기에 모든 것을 똑같이 느낄 수 없다. 그렇기에 곁에서 웃고 싶다.


그러니까 나는 말하려고 한다.


이 식사가 끝나면, 거리가 좀 더 줄어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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