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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SS/히비키

본인은 지금, 프로듀서를「사랑」하고 있다. 2

by 기동포격 2016.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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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래서인가.


이 사람이 이렇게도 상냥하니까


어떤 일이라도 진지하게 마주봐주니까 


그러니까


본인은,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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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같은 것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게 돼있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히죽거려 버릴 것 같게 된다.


필사적으로 참으며 외면해도


의아한 듯이 얼굴을 내밀며 들여다본다.


좀 봐줬으며 한다.


이런 한심한 얼굴, 보여줄 수 있을 리 없다.




눈앞에서


포니테일이 살짝 흔들린다.


샴푸 냄새일까.


달디단 향기가 콧구멍을 간질인다.





어째서 여자아이는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는 걸까.






문득 머리카락에 붙어 있는 실밥을 발견했다.


떼어주니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고맙쑤다! 프로듀서!


귀여워.


키 차이 때문에 손을 얹기 쉬운 머리를


쓱쓱 쓰다듬는다. 


얼굴이 조금 빨개져서는, 에헤헤 하고 웃는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있고 싶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알고 있다. 


나는, 프로듀서다.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에게


이런 감정을 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억누르려고 해도


억눌러지는 것이 아니었다.






날이 지나감에 따라


점점, 끌린다.


뿌리치려고 하면 할수록


그 마음은 강해져간다.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미안해, 히비키.


나는 프로듀서로서


최악이야.


나는


담당아이돌에게





히비키한테, 연심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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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하다.


마지막 한 걸음을


프로듀서가 떠밀어주었다.


그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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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미키한테서 온 전화를 받고


사무소로 향한다.


미키가 또 아이돌을 그만둔다


그런 말을 한다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어두운 거리에서, 어떤 빌딩의 2층만


아직까지도 빛나고 있었다.




이런 시간까지 사무소에 눌러앉아 있다니. 


일단은 그것에 대해 꾸짖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미키다.


우선 이야기를 들어줘야겠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100% 삐질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무소의 문을 연다.




언뜻 본 바로는


사무소에 미키의 모습은 없었다.


사람을 불러놓고


또 사무소에서 자고 있는 걸까.


응접실을 들여다본다.


거기에 미키의 모습은 없다.


하지만 대신에


내가 연모하고 있는 사람인


히비키가 소파에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자신의 담당아이돌.


제일 가까울 터인데


제일 멀리 있는 사람.


소파에 앉아 있는 그녀는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기분이 조금 고조 된다.


그런데



어째서 히비키가 여기에...?




의문이 떠오른다.


생각하는 것보다 먼저


히비키가 나를 눈치챈다.


  아, 프로듀서.


  정말로 와준 건가.


고개를 들고 활짝 미소를 짓는다.




"와준 건가?“


그렇다는 건


사무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미키가 아니라, 히비키?


  미키가 멋대로 프로듀서한테 전화를 걸어버려서, 당황했어. 


하지만 그렇다면 미키는 어디에?


내 머릿속 의문에 답하듯이


히비키는 이어 말한다.


  전화를 건 본인은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본인만 남겨두고 돌아가 버렸어.




과연.


미키다운 행동이다.


머릿속의 의문이 풀려간다.


  즉 히비키는 미키한테 휘둘렸다는 건가.


히비키는 쓴웃음으로 긍정의 뜻을 표했다.


머릿속 혼란도 해결돼, 조금씩 침착성을 되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침착성을 되찾자


의문이 또 하나 떠오른다. 


미키는 왜 그런 일을?




불러놨으면서


히비키를 남기고 돌아가다니.


마치 처음부터


나를 히비키랑 만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은...





  하지만 와줬으면 했던 건, 사실이야






히비키가 눈 앞에 선다.



  본인 말이야,



  프로듀서한테



  전하고 싶은 게 있어.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떨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침묵이 귀에 울려퍼진다.


눈 앞에 있는 히비키는 평소보다


두드러지게


작고, 약한 존재로 생각됐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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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미키.


그리고 프로듀서.


모두가 이 상황을 만들어줬어.


모두의 마음에 답해줘야해.


여기까지 와서


도망치는 건, 없기야.











마음을, 전한다.







  카나산도.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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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는



평소의 히비키한테서는 나오리라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가냘픈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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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말했어.


말해버렸어.


어쩌지, 어쩌지.


프로듀서의 얼굴을 못 보겠어.


얼굴이 뜨거워, 뜨거워.


심장이 시끄러워.


몸 전체가, 심장이 된 것 같다.


울고 싶어. 아무것도 듣지 않고, 도망치고 싶어.




프로듀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답을 생각해 주고 있는 걸까.


곁눈질로 책상 위에 있는 시계를 본다.


아직 30초도 지나지 않았다. 


침묵에, 뭉개져버릴 것 같다.



  히비키...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조용한 사무소에 울려퍼진다.


왠지, 살아있는 것 같지가 않다.




본인이 방금 무슨 말을 했더라.


프로듀서는 이제 무슨 말을 할까.


프로듀서가 뭐라 말하기를


본인은 기대하고 있었더라.



본인은...



고백했구나.


프로듀서에게


본인의, 마음을.





프로듀서가 이제 하는 말은


그 고백에 대한, 대답.


프로듀서가, 입을 연다.




  ...미안



심장이,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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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로서의 피가


이성한테 이긴 것일까.


히비키한테서 고백을 받은 나는


새하얗게 된 굳어버린 머리를 필사적으로 움직여


그 말을 고하고 있었다.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교제 같은 건


인정받지 못한다.



만약 그것이 매스컴에 알려진다면?


히비키는 지금 순조롭게 인기를 모아가고 있다.


어쩌면 내년, 아니 올해 안에라도


아이돌계의 정점에 설지도 모른다. 




눈앞에 보이고 있는, 톱 아이돌을 향한 코스.



그것을 내가, 부숴버리는 것이다.


그런 일


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니까


이걸로...됐어


자신을 납득시킨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구나...안 되는구나...



히비키를 본다.


슬픔을 견디며


필사적으로 미소를 그리려하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입가가 떨리고, 눈에 눈물이 글썽이고 있다.




아니다.







내가 보고 싶은 히비키는


이렇게 울적한 미소를 짓는 히비키가 아니다. 



  하지만, 다행이야!


  프로듀서한테 마음이 전해져서



아니다.



나는 히비키를 이렇게 웃게 만들고 싶었던 걸까.



아니다.






히비키는 항상 태양처럼 웃는다.


그 따뜻한 미소에


나는



  이런 시간에 이렇게 불러내서 미안해, 프로듀서.


  와줘서, 이야기를 들어줘서


  기, 기뻤어.



히비키의 눈에서


참지 못한 눈물이, 흘렀다.






아니다.


나는 히비키한테 이런 표정을 짓게 하고 싶지 않아.


나는...




  히비키...!




끌어 안은 히비키의 몸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작았다.




  히비키, 미안해.



  나는, 프로듀서로서 실격이야.



  나는






  널, 좋아해






작은 몸을 꽈악, 끌어안는다. 


긴장이 풀렸는지


히비키에 눈에서 끝없이


눈물이 넘쳐흐른다.


히비키의 울음소리만이, 사무소에 울려 퍼진다.




내 가슴에 머리를 깊게 파묻고 우는 히비키에게


몇 번이나 마음을 고한다.



  좋아해, 히비키. 너를 좋아해,



히비키도 몇 번이나 수긍하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한다. 



  본인도! 좋아해! 프로듀서~!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마음을 서로 반복하며 확인한다.


서로 쌓아둔 상대방을 향한 마음을


전부, 토해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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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가 울음을 그칠 무렵에는


하늘이 이미 어슴푸레 밝아오고 있었다.


진정한 히비키에게


막 끓인 차를 건네주고


아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이야기한다.




아이돌은 연애를 해서는 안 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매스컴에게 알려지면


톱 아이돌을 향한 길이 사라져버리는 것.




대충 이야기를 하고, 차를 홀짝거린다. 


히비키도 양손으로 찻잔을 들고


홀짝홀짝 차를 마신다. 


밤새 울고 있었기 때문인지


눈과 코가 빨갛고, 달아오른 것처럼 보인다. 




서로 좋아한다는 걸 확인한 지금


그런 그녀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뜨거운 차랑 악전고투하고 있는 걸 기회삼아


그녀의 모습을 지긋이 응시한다.




갑작스럽게, 시선이 마주친다.


내가 보고 있다는 걸 눈치 채자


시선을 휙 외면하고, 몸을 옆으로 돌린다.


귀를 보니 얼굴은 100% 새빨개져 있을 것이다.





뭘까, 이 귀여운 생물은.






나한테 보여 부끄러워하는 히비키를 다시 귀여워하고 있으니


  아!


히비키가 뭔가를 떠올린 듯한 목소리를 내지른다.


  프로듀서, 연애를 하고 있으면


  톱 아이돌은, 될 수 없는 거지?


확실히


방금 전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말하자면


그렇게 된다.





  그럼 말이야...




  톱 아이돌이 되고 나서 하는 건...?






히비키가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본다.


아무래도 회심의 아이디어인 것 같다. 


무심코 뿜어버리고 만다.



  왜, 왜 웃는 거야~! 정말이지!



히비키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이야말로





내가 보고 싶었던, 히비키의 미소였으니까






히비키는 나한테 항상 기운을, 미소를 준다. 


태양처럼 따뜻하고, 밝은 히비키의 미소.




  알았어. 그럼 약속하자.



히비키가 톱 아이돌로서


이 업계를 히비키의 미소로 물들일 수 있으면



  히비키가 톱 아이돌이 되었을 때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 있어서도


히비키가 기운을 주는 존재가 되고,


아이돌 업계에서의 "태양" 이 될 수 있다면



  그 때 또,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자. 




그 때까지는, 아이돌과 프로듀서인채로.





  알겠어!


  본인, 완벽하니까 톱 아이돌은 금방 될 수 있다고!


  기다리고 있어! 프로듀서!



평소대로의 히비키다. 안심했다.


나도, 이제 두 번 다시 히비키가 그런 표정을 짓게 하지 않는다.


프로듀서로서, 히비키에게 전력으로 부딪친다.



이제, 도망치지 않는다. 






아침해가 눈부셔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시계를 보니 이미 아침이 되어 있었다. 


태양빛이 히비키를 밝게 비춘다.


  그럼, 프로듀서





  앞으로도 본인의 프로듀서, 잘 부탁해!





코토리씨한테 발견되어 혼나는 것은


몇 분 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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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듀서, 아직이려나...?


사무소 응접실에서 혼자, 히비키는 프로듀서를 기다린다.


  이거, 상당히 무거운데 말이야.


히비키의 손에는 IA 대상 트로피가 들려있다.


  참나, 여자를 기다리게 하다니,


  정말로 글러먹은 프로듀서야.




IA 대상 발표가 끝난 뒤, 프로듀서는 이곳에 있으라고만 해놓고


어딘가로 가버렸다.


  바로 온다고 해놓고, 벌써 1시간이나 지났다고. 


그 약속을 한 후 정확히 1년 뒤, 히비키는 IA 대상을 받아


톱 아이돌로서 이름을 각인시켰다.


  좀 있다 애들하고 파티도 해야하는 데 말이야~.


그래도, 기다린다.


믿고 있으니까. 것보다 약속했으니까.




  응. 역시 그 때랑 똑같아서...


달칵


사무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오, 드디어 왔나.


후우, 하고 한숨을 쉰다.


그와 동시에, 심장이 크게 고동치는 것을 느낀다.


  뭔가, 긴장되기 시작했어.


심박수가 계속해서 올라간다.




응접실 문 손잡이가 찰칵 소리를 내며 돌자,


두근거림은 최고조를 찍는다. 



끼이익



문이 열리고, 프로듀서의 모습이 나타난다


...싶었더니


  늦었어! 프로듀...어라?


나타난 것은








   ....꽃?



거기에는 커다란 꽃다발이 있었다.


하지만 꽃이 자기 혼자 움직일 리는 당연히 없을 테고,


  늦어서 미안해.


꽃다발 뒤에서 프로듀서가 얼굴을 내민다.


  프로듀서! 뭐야, 이 꽃다발!


놀란 나머지 두근거림은 어딘가로 날아가버렸다.


  그게, 아는 사람 꽂집에 부탁해뒀었어.




그 꽃다발은 가운데 해바라기를 중심으로


주위에는 백합이나 금계목, 벚꽃 등


다양한 색의 꽃들이 모여 있었다.


  이거 혹시, 본인들이야?


  응. 765 프로덕션을 이미지해서 만든 거야.


중심에 있는 해바라기를 가리키며 묻는다.


  혹시, 이게 본인이야?


  응. 히비키라고 하면 역시 해바라기이지 않을까 싶어서.


  왜 본인이 해바라기인 거야?


  히비키는 태양이니까. 태양이라고 하면 해바라기, 그치?


그렇게 말하고 히비키한테 꽃다발을 건넨다. 




  늦어서 미안해.


  IA 대상, 축하해. 히비키


히비키도 솔직하게 받는다.


  고맙쑤다, 프로듀서


능글거리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침묵.







히비키의 고동이, 또 크게 뛰기 시작한다.








  저기, 프로듀-

  기다려!



히비키의 말을, 프로듀서가 끊는다.





  이번에는 내가 말하게 해줘.



히비키는 입을 다문 채, 고개를 끄덕인다.






프로듀서는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연다.




  히비키, 지난 1년 동안 나는


  이 약속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었어. 




알고 있다. 본인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이 순간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본인도, 마찬가지.




  히비키




  좋아해. 히비키, 사랑해.




본인도...똑같다.




히비키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친다.









  그렇구나...




  그럼




  이번에는, 본인 차례야



울음 섞인 목소리가 되어도, 괜찮아. 



  프로듀서



그렇다 할지라도 미소 지으며,



이제 망설임은 없다.






유키호한테 상담했을 때랑은, 다르다. 



이제 자신의 마음을, 거짓말로 속이지 않는다.



본인의 마음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한다. 




  카나산도...




본인은






  카나산도~! 프로듀서!






본인은 지금, 프로듀서를「사랑」하고 있다.













이 작품 뒤에, 히비키 : 외로워 프로듀서와 타카네 : 히비키는 태양처럼이 이어지는데..그걸 보고 장편 카테고리에 넣었는데..


백합이 너무 많이 나오네요. OTL


백합을 싫어하는 저에게는 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군요. 제대로 확인 안 한 제 탓.


단편 카테고리로 돌리고 여기서 끝낼지, 아니면 계속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http://morikinoko.com/archives/5187839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