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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SS/히비키

본인은 지금, 프로듀서를「사랑」하고 있다. 1

by 기동포격 2016.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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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사랑」이 아닐까?


유키호는 그렇게 말했다. 


본인이 품고 있는 이 감정을


 히비키는 분명,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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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같은 것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프로듀서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게 돼있었다.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부끄러워진다.


얼굴이 뜨거워진다.


빨개지지는 않았는지, 신경이 쓰여 견딜 수가 없다. 




프로듀서가 본인에게 말을 걸다.


몸이 굳어진다.


얼굴이 상기된다. 말이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목소리가 뒤집히려 하는 것을


어떻게든 참고 대답한다.


프로듀서는 대답을 듣고


수첩에 예정을 써넣자,


방긋하고 웃고는 사무 작업으로 되돌아간다.  




긴장이 풀려 맥이 빠진다.


정체모를 압박감으로부터 해방된다. 


안도감.


그와 동시에 눈치 챈다.


또 하나의 감각.


마음속으로 바람이 지나가는 듯한 감각.


가슴 부근이 공허하다.


왠지 모르게




싫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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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연애나 사랑이야기 같은 것과는 인연이 전혀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감정이「사랑」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일지도 모른다.


본인의 주위에서는


애정이라거나 사랑 같은 것은 부끄러운 것에 불과했다.




사귀어서 연인이 된 사람들도 몇 명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놀림감의 표적이었다.



   그애랑 그애, 사귄데.



마치 사귄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처럼.


좋아하는 사람끼리 있는 것이 해서는 안 되는 일처럼.




그러니까 유키호가


본인이 느끼고 있는 이 감각은「사랑」이다


그렇게 지적했을 때, 바로 부정했었다.


자신이「사랑」을 하고 있다니


생각하는 것만으로 부끄러워진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런 것과는 인연이 없으니까. 




 사람은 누구라도 사랑을 하는 법이야.


 히비키가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야.



유키호는 진지한 시선으로 그렇게 말했다.


사람은 사랑을 하는 생물이다.


그건 이해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이 사귀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이 되고 난 뒤에 하는 것.


어른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본인하고는 아직 관계없어.


유키호는 미소지었다.


 어른이 되지 않으면 연애를 해서는 안 된다니,


 그런 법은 없어.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게 된다.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유키호는 잠시 생각한 후


 그럼 예를 들어서인데


 프로듀서가


 하루카랑 손을 잡고


 둘이서 사이좋게 걷고 있는 걸


 상상해봐.


그렇게 물었다.




하루카랑 프로듀서가


손을 잡고 걷고 있다.


본인은 그것을 뒤에서 보고 있다.


이야기가 한창 흥이 올라 즐거워 보인다.


가슴 부근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진다.


그 감각.


자신은 그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데 끼어들어 가고 싶은 걸까.


아니, 아니다.



본인은...




 하루카랑 자리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어?




유키호한테 마음을 읽힌다.


적중이었다.


본인은 상상 속의 하루카에게


질투하고 있었다.


하루카랑 프로듀서가 사이좋게 지내고


그 사이에 끼어들어갈 수 없는


그 상황이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싫었다. 




조용히 있는 걸 긍정이라고 인식했는지,


유키호는 이와 같이 이어 말했다.


 연애감정이라고 하는 건 말이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뿐만이 아니라


 거기에 독점욕이나, 질투심도 섞여


 한마디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복잡한 거라고 생각해.


유키호는 한마디, 한마디 조금 뜸을 들이며


신중하게, 말을 고르듯이 말했다.




 히비키가 말하는 그 감각도


 독점욕의 일부가 아닐까?


그 감각은 프로듀서를 향한 독점욕.


조금 납득했다.


하지만




독점욕이라고 하면 왠지 나쁜 것처럼 들린다.






그렇게 지적하니,


유키호는 조금 당황하며 허겁지겁 대답했다.


  욕망이라고 하면 그다지 좋지 않은 걸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당신을 잃고 싶지 않다 같은 


  그런 감정도 독점욕 중에 하나야.


그렇게 말하고 유키호는 방긋 미소 지었다. 




프로듀서를 잃고 싶지 않아.


프로듀서랑 떨어지고 싶지 않아.


프로듀서랑 같이 있고 싶어.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본인은


프로듀서를 좋아한다.


그「좋다」는 감정은 단순한「좋다」가 아니다.


단순히「좋다」고 한다면


하루카나 유키호 또한 좋아한다.




프로듀서를 향한 그「좋다」는 감정은


분명


유키호가 말하는 독점욕도 뒤섞인「좋다」라는 감정으로




우갸~!




머리를 움켜쥐었다.


  차 내올게.


혼란스러워 하기 시작한 본인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인가.


유키호가 자리를 비운다.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빙글빙글 돌아다닌다.


본인은, 프로듀서랑 같이 있고 싶다.


본인은, 프로듀서를


하루카나


다른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다.


본인은...


프로듀서가 본인만을 봐줬으면 한다.


본인만을.


본인은




프로듀서를 사랑한다.






주전자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진다.


퍼뜩 제정신을 차린다.


얼굴이 뜨겁다. 


소리가 멈추고 잠시 있자니


유키호가 쟁반에 찻잔을 두 개 올려서는 가져왔다.


유키호한테 인사를 하고 찻잔을 받는다.


멋쩍임을 감추듯 차를 마셨다.


하지만 너무 뜨겁다.


바로 입에서 찻잔을 떼어놓았다. 


숨을 후후 불며, 홀짝홀짝 차를 마신다.







  괘, 괜찮아? 너무 뜨거웠으려나?


당황해하며 걱정하는 유키호에게 미소로 답한다.


난쿠루나이사~


유키호가 걱정스러운 듯 다시 한 번 말한다.


  그래? 하지만




  얼굴이 빨개서 차가 뜨거웠나 싶었거든.






깜짝 놀라 볼에 손을 대본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이렇게 얼굴이 뜨거워져 있었다니. 


프로듀서에 대한 걸 생각해, 이렇게...


당황하는 본인의 눈앞에서


유키호가 키득키득 웃는다.


  미안해, 히비키. 농담이었어.




  얼굴, 아무렇지도 않아.











에?




머릿속이 한 순간 새하얘진다. 


그 직후


얼굴이 더욱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찻잔을 만진 손 그대로 볼을 만졌던 것이다.


당연히 뜨겁겠지.


유키호는 이번에야말로 진짜 붉어진 본인을 보고,


키득키득 웃는다.




이런 계략에 당하다니.


것보다.


유키호가 이런 장난을 치다니.


그게 제일 놀라웠다.


하지만


그 놀라움 때문에


머리를 한번 정리할 수 있었다. 


아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정리해


유키호에게 고한다.


  유키호. 본인은


유키호는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다.

 



  프로듀서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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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뛰는 소리가 시끄럽다.


고막에 심장이 달라붙어 있는 것 같다.


본인이 불러냈다.


더 이상


프로듀서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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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본인의 고백을 들은 유키호는


방긋 미소 지으며


  그렇구나


단 한 마디만을 중얼거렸다.





    그래서, 고백 안 하는 거야?



등골이 오싹했다. 




유키호가 그 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하지 않았으니까. 


유키호의 목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목소리가


그 말을 했기 때문이다.


눈앞에 있는 유키호도 똑같이 얼어붙어 있었다. 


본인과 유키호.


두 명뿐이라고 생각한 공간에




한 명이 더 있었다.






의자 그늘에


  아후우


미키가 있었다.


미키는 하품을 한 번.


그리고 다시 한 번 입을 연다.


보다, 명확하게, 의미를 더해



  히비키는, 허니에게, 고백 안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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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는, 프로듀서.


이제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이마에 땀이 밴다.


눈이 흐릿해진다.


머릿속에서 똑같은 말이 빙글빙글 돈다.


남은 건 입 밖으로 꺼내는 것뿐.


하지만 그「꺼내기만 하면 될 뿐」인 것을 할 수 없다.


말해, 시원하게 한 마디.


말하면 그걸로 끝이야. 자, 말해.


그렇게 북돋아도


남은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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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키가? 여기에? 어째서?


언제부터? 어디부터 듣고 있었던 거야?


것보다 방금 뭐라고? 뭐라고 했어?


고백을 안 하냐고 묻는다는 건, 전부 들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미키는...


머릿속이 의문사로 가득 메워진다.


  미, 미키. 언제부터 거기에?


유키호가 간신히 말을 짜내었다. 




  미키는 처음부터 이 소파에서 자고 있었어.


  두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에 깨버렸지만...


미키가 고개를 조금 숙인다. 


살짝 보이는 뺨이 붉다.


  몰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나서지 못하게 되어버린 거야.


처음부터, 이 방에.


그늘이 졌다고는 해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만큼이나 감정이 고조되어 있었다는 걸까.




미안한 거야. 미키는 그렇게 말하고 조금 풀이 죽는다.


의도적인 건 아니었지만,


이야기를 훔쳐들었다고 하는 꺼림칙함이 있는 거겠지.


이쪽으로서도 미키가 풀이 죽는 모습을 보여주면


괜찮아, 신경 쓰지 않아, 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미키가 고개를 들고, 안심하며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그것보다 신경 쓰이는 것은




잠시 미키가 본인을 응시한다.


  그래서


  히비키는 허니에게 고백, 안 하는 거야?


역시 잘못들은 것이 아니었다. 


미키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정말로 그저 의문을 가진 모습이다.


얼굴이 또 뜨거워진다.


좋아하게 된 사람에게 고백을 한다.


절대 이상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지만, 미키


이 말을 미키가 했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키는,


유키호가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걸 대신 말한다.



  프로듀서를, 좋아하는 거 아냐?



미키는 멍하게 있다.


그 다음에 순진스럽게



  응! 미키는, 허니를, 좋아해!



미키는 오늘 본 미소 중 가장 멋진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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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계속된다.


본인들을 빼고는 아무도 없는 사무소. 


프로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기다려주고 있다.


프로듀서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불러낸 주제에 계속 침묵하는 본인에게 화를 내고 있을까.


아니면 기막혀 하고 있을까.


얼굴을 살짝 든다.




진지한 시선으로 본인을 바라보는 프로듀서랑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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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말이 막힌다.


미키도 프로듀서를 좋아한다.


분명


미키가 말하는「좋아한다」는 말도


지금 본인이 다다른 답과 똑같은


「좋아한다」겠지.


평소에 미키가 보여주는 행동.


프로듀서를 향한 과도한 스킨십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일목요연한 것이다. 




그러니까 본인도 헤아려 주고 있었다. 


미키의 마음을.


그렇기에 미키한테는 상담을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미키가 방금 꺼낸 말에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키.


  미키도 프로듀서를 좋아한다면


  히비키가 프로듀서한테 고백해도, 괜찮은 거야?




유키호가 말하는 대로다.


그렇게 되면,


본인과 미키는 라이벌이라는 것이 된다.


미키는 본인에게 아량을 베푸는 것이다.


미키는 고개를 조금 갸웃거리며


 음~, 미키의 허니를 히비키한테 빼앗겨버리는 건, 싫어.


 하지만




 그게 히비키가 허니한테 마음을 전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거기다


미키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이 흔들린다.




 히비키가 허니를 좋아하는 거, 다 들킨 거야.




배시시 장난스럽게 웃는다. 




허를 찔린다.


그렇게나 알기 쉬운 걸까.


유키호에게 묻는다.


대답은 쓴웃음으로 돌아왔다.


  조금 말이지.


얼굴이 또 뜨거워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다는 것은 다른 사람한테도


어쩌면, 프로듀서한테도...




  아. 하지만 허니는 모를 거라 생각하는데.


마음을 간파당한 것 같다.


조금, 안심한다.


  애초에 허니는 너무 둔감한 거야.


이번에는 뿡뿡 볼을 부풀리며 화를 내기 시작한다.


미키는 표정이 계속해서 바뀐다.


부끄러워하고, 풀 죽고, 웃고,


지금은 화를 내고 있다.  




이것이 미키의 매력이다.


본인은 그렇게 생각한다. 


프로듀서를 향해 푸념을 늘어놓는 미키를 본체만체하며


잠시,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한다.


자신의 마음과 마주보는 것이 고작이라


그 후의 일에 대해 생각할 여유 같은 건 전혀 없었다. 


프로듀서를 향한 마음은 확실해졌다.


그럼 다음은




유키호가 걱정스러운 듯 본인을 살핀다.


그렇게 초조해하지 않아도,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는 것이 들리는 듯 하다. 


  히비키, 도망치면, 안 돼.


미키는 어느새 다시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키는 허니를 좋아해.


  그러니까 허니한테는


  미키의 좋아한다는 마음을


  항상 전력으로 부딪치는 거야.


화내고 있다 생각하면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미키가 표정을 다양하게 바꾸는 것에는 정말로 당해낼 수가 없다.




  그러니까 히비키도 도망치면 안 돼.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않으면 안 돼.


완전한 미키의 독자적인 이론.


하지만


묘하게 납득이 간다.


그런 힘이, 미키에게는 있었다.


  ...알았어.




강한 의지를 가지고 대답한다.



  본인은 이제, 도망치지 않아.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아. 



  프로듀서를 좋아한다는 마음은



  미키한테도 지지 않아.




미키의 매력에는, 당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하고 싶다.


  가령 닿지 않는다고 해도


  프로듀서에게, 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다.


손이 따뜻하다.


유키호가 손을 잡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본인도 유키호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




  알겠는 거야.


미키는 혼자 냉정하게 말한다.


방금 살며시


미키가 웃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일까. 


미키는




휴대폰을 꺼냈다.


  여보세요. 허니? 미키야.


기분 탓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있잖아, 30분 뒤에 사무소에 와줬으면 하는 거야.


  반드시 와야 돼. 알겠지?


  오지 않는다면 미키, 허니를


  싫어하게 될 테니까. 알겠지?


그럼 끊을게, 라고 하면서 종료 버튼을 누르고는


성큼성큼 본인 옆에 있는 유키호한테 다가온다.




  가자.


유키호에게


손을 뻗는다.


  에? 하지만, 미키-


반쯤 강제로 유키호를 잡아 당기며, 사무소를 나간다. 


마지막으로 미키가 미소 띤 얼굴로 되돌아보고는


  힘내, 히비키.


  응원하고 있는 거야.



달칵




그 소리를 기점으로 정적이 퍼져 나간다.


사무소에는 히비키 혼자. 


30분 후에는 프로듀서가 온다.


그렇게 되면, 단 둘뿐.



정말로 미키한테는 당해낼 수가 없구나.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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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간에, 갑자기 불러냈는데.


시계를 본다.


이미 날은 바뀌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본인과 진지하게 마주하고 있었다.




히비키가 말할 때까지, 난 계속 기다릴 거야.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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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미키, 정말로 괜찮은 거야?


조금 뒤에서 고개를 숙인 채 걷고 있는 유키호가 묻는다.


  어쩌면 히비키랑 프로듀서


  정말로 사귈지도 모르는데?


사무소에서 역까지 가는 길.


차가운 역풍이


미키의 몸을, 마음을 차게 만든다.




  어쩌면이 아니야, 유키호.


미키의 생각이 맞다면, 분명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야.


유키호가 오랜만에 얼굴을 보여준다.


깜짝 놀란 얼굴.


아핫. 미키도 똑같은 기분이야.


  그럼, 어째서?




어째서 그런 일을 한 건가.


자신도 잘 모른다.


하지만


  허니는 히비키랑 있을 때


  가장 반짝거리는 거야.


히비키한테만 보여주는 미소.


그것은


기뻐 보이며, 행복해 보이고


무엇보다, 빛나고 있었다.




그 미소를


미키는 아직 허니한테서, 이끌어 낸 적이 없다.


  태양한테는, 이길 수 없어.


  에?


유키호가 되묻는다.


새하얀 숨이 흔들린다. 




  미키가 반짝거리는 별님이라면, 


  히비키는 쨍쨍 빛나는 해님이야. 


밤하늘에서 빛나는 무수한 별은, 밤하늘을 보는 사람 모두의 마음을 달래주겠지.


하지만


  기운을 주는 건, 태양이 하는 일이야.


  태양 밖에는...


  히비키 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이야. 


낮에 찬란히 불타는 태양은, 지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힘을 준다. 


  아무리 별이 반짝거리더라도, 안 되는 거야.


  태양빛에는, 이길 수 없는 거야.




유키호는 조용히, 미키가 하는 말을 듣는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예쁜 밤하늘.


미소가 흘러넘친다.


이상하게 슬프지는 않다.


분하지도 않다.


그저 느껴지는 것은 하나



  정말로, 히비키한테는 당해낼 수 없는 거야!



그 마음뿐이었다.




허니. 히비키의 마음, 하나도 빼먹지 말고 들어줘.


거절한다면 미키,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무언가가 뺨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느껴진다.


어라? 뭘까.


눈앞이 뿌예진다. 


아, 그렇구나. 미키,




실연, 했구나.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진다.


  미키.


유키호가 미키의 머리를 감싼다.


  미키...


유키호도 뭐라 말하면 좋을지 모르는 거겠지.


그저 미키의 이름을 부르며, 머리를 쓰다듬는다. 




울먹이고 있다.


유키호는, 상냥하구나.


히비키랑 같이 있을 때도 그랬었다.


남을 위해 울 수 있다. 


전에 마코토군이 말했다.


그게 유키호의 좋은 점이라고.




지금 이 순간 정도는


이 상냥함에 응석부려도, 괜찮지?


유키호의 가슴을 빌려, 마음을 토해낸다.


아무도 없는 한밤중 도로에


두 사람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일 없이 빨려 들어간다.












허니, 있잖아.



미키, 허니를



이 세상, 누구보다, 좋아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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