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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벽람항로

지휘관 「서약?」1

by 기동포격 2019. 3. 13.

주둔지 사령관 「이것을 받게」 쓰윽


지휘관 「이것은?」


사령관 「바로 서약을 위한 반지일세」


지휘관 「서약?」


사령관 「아, 그래. 자네는 처음 들을 수도 있겠군


사령관 「이름은 거창하게 서약이라고 지었네만, 사실 말하자면 함선의 강화일세. 경제적, 정치적 등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모든 함선을 강화시킬 수는 없으니, 일선에서 뛰고 있는 지휘관에게 선택하게 하는 거지. 지휘관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함선을 강화할 수 있게 말이야」


지휘관 「…그런데 왜 반지입니까?」


사령관 「그것도 많은 이유가 있다네. 일단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함선에는 ‘인격체’ 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가. 그 인격체에게 반지라는 분명한 형태를 줌으로서 소속감의 상승, 지휘관과 인격체의 인연 강화, 그리고 다른 함선들의 향상심 상승 등을 노린 것일세」


지휘관 「…평소처럼 아무 생각 없이 만든 건 아니었군」 소곤


사령관 「뭐라고 했나?」


지휘관 「아닙니다, 각하」 척


사령관 「다만 문제가 있는데…」


지휘관 「문제?」


사령관 「인격체 쪽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 서약과 반지의 의미를 더욱 깊게 생각했던 것 같네. 우리 인간들이 쓰는 결혼반지와 의미를 동등하게 생각하고 있나 보더군」


지휘관 「…즉 이것을 받은 인격체는 자신이 지휘관의 배우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령관 「그렇다네. 그래서 서약은 반드시 한 명이 아닌 여러 명과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 명에서 만족할 수밖에 없거나, 선택받지 못한 인격체들이 불만을 터트리거나 심하면 반지를 두고 인격체끼리 다투는 경우도 있다더군」


사령관 「아무래도 전쟁이라는 이상 상황 속에서 같이 싸운 인연이라, 우리 윗선이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인연의 깊이는 더욱 깊었나 봐」


사령관 「전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서약과 반지가 오히려 전력을 깍아먹는 사태를 만든 것일세」


지휘관 「……」



 

사령관 「그래서 우리는 생각했지. 그렇다면 지급하는 방법을 바꾸자」


지휘관 「………어떻게?」


사령관 「일방적인 선택이 아닌 대등한 기회와 결과를 제공하는 걸로 말일세. 그래서 바뀐 지급 방법이…」


지휘관 「…방법이?」


사령관 「조건이 되는 모든 함선 중 지휘관한테서 먼저 반지를 쟁취하는 함선이 반지의 주인이 되는 것!」


지휘관 「」 비틀


사령관 「왜 그러나? 몸이 안 좋기라도 한가?」


지휘관 (참자, 참아야 한다. 윗선의 무능은 어제오늘이 아니지 않은가. 참아야 한다!)


지휘관 「아, 아닙니다. 아주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령관 「역시 자네도 그런가.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다네」 방긋


지휘관 「……」 


사령관 「자네의 진수부에도 이미 서류를 보내놓았다네. 비서함을 통해 모든 함선에게 알리라고 했으니 조건이 되는 함선은 모두 알고 있겠지. 이제 자네는 이 반지를 들고 진수부로 가서 느긋하게 앉아 일주일만 보내면 된다네」


지휘관 「……알겠습니다」


사령관 「이것으로 용무는 끝일세. 가보게나」


지휘관 「실례했습니다. 이만 용무를 끝마치고 돌아가보겠습니다. 필승」 척


사령관 「필승」 척



달칵




사령관 「……」




POW 「끝?」


지휘관 「그래. 이제 진수부로 돌아-」


지휘관 (아니아니. 과연 진수부로 돌아가야 할까? 인격체가 반지를 결혼반지로 여긴다지만, 우리 진수부에서 나를 상대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함선은 ‘아카기’  빼고는 없을 거야. 하지만 그 아카기가 문제야. 반지가 다른 함선에게 가는 순간 진수부는 불바다가 될 것이 뻔해. 인격체 모드가 아닌 진짜 정규 항공모함 아카기가 진수부를 폭격할 것이 안 봐도 눈에 선해)


지휘관 (그렇다고 윗선의 의도대로 함선들이 난투를 벌이게 할 수는 없는 일…)


지휘관 (하지만 내가 이런 이유로 아카기에게 반지를 그냥 넘기겠다고 하면 납득할 함선이 있을까. 안 그래도 호승심이 강한 우리 진수부야.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기회를 놓치려는 녀석이 있을까?) 


POW 「응?」


지휘관 (평소 엄격하고 근엄한 웨일즈조차 가만히 있지 않겠지. 그렇다면 나는 어쩌면 좋지? 이대로 탈주해 일주일 동안 잠적을 해야 하나?)


POW 「지휘관, 지휘관!」


지휘관 「으, 응?」


POW 「멍하니 뭐하나. 어서 빨리 진수부로 돌아가지」


지휘관 「새, 생각을 좀 하고 있었어. 사령관님한테 들은 것에 대해 말이지」


POW 「그대가 그렇게 생각에 빠질 정도라니…아주 심각한 사안이었나 보군. 보통 서류나 전화로 처리하던 사령관이 직접 찾아오라고 한 것을 볼 때 그럴 거라 예상했건만


지휘관 (그래. 아주 심각한 사안이지. 우리 진수부의 명운이 걸린…)

 



POW 「하여튼 여기 서서 생각에 빠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지. 복도를 오가는 사람들에게도 민폐고 말이야」 꽉


지휘관 「응?」


POW 「헛!」 덥썩, 휙


지휘관 「웨, 웨일즈!?」


POW 「방금 전에 지휘관이 하던 생각을 내가 말해 볼까? 아마 이대로 진수부로 돌아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겠지」


지휘관 「그걸 어떻게!?」


POW 「우리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 하지 말게나, 지휘관. 지휘관과 사령관이 나누는 이야기는 모두 들었지. 그리고 지휘관이 나올 동안 지휘관이 어떤 패턴을 보일지 예상했고 말이야. 우리가 몇 년을 같이 싸워왔다 생각하나?」


지휘관 「…이거 완전히 한방 먹었는데…」


POW 「그대도 남자라면 다가오는 싸움을 피하지 말고 정정당당히 맞서 싸우도록!」


지휘관 「그거 남녀차별 발-」


POW 「자, 그럼 가세나!」


지휘관 「알겠어! 알겠으니까 내려줘! 공주님 안기라니, 이건 진짜 아니야! 내 발로 걸어갈 테니까 제발!」 




 - 2시간 뒤 비행기 안



지휘관 「zzZ」


POW 「많이 피곤했나 보군…하긴 어제도 전함들한테 끌려가 파티에서 수난을 당해야 했지」


POW 「시간을 볼 때, 이제 한 시간 정도만 더 가면 되려나…」


POW 「응?」 힐끗


POW 「……」


POW 「이건 성질이 너무 급한 것 아닌가? 아카기」


「웨일즈님. 지금 이 비행기를 0식 함상전투기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 수가 대충 예순을 넘어갑니다. 도색과 표식을 보아할 때 적이 아니라 저희 진수부 소속인 아카기와 카가의 함재기 같습니다만…」


POW 「알고 있네. 아마 호위를 위해 아카기가 보냈을 것이야. 요즘 시국도 별로 좋지 않고, 아카기는 지휘관을 극진히 생각하니…안심하고 이대로 계속 진수부를 향해 비행기를 몰도록」


「알겠습니다. 조종석에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POW 「……」


POW (호위?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지. 그래, 감시와 협박. 내가 먼저 반지를 강탈하지 않을까 감시를 하러 이 전투기들을 보낸 거야)


POW (흥. 걱정 말게, 아카기. 그대라면 분명 그랬겠지만 나는 그런 역겨운 짓을 하지 않으니…)




 - 1시간 뒤 



아카기 「후후…어서오세요, 지휘관님~. 불초 아카기, 지휘관님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엔터프라이즈 「어서오게, 지휘관」


지휘관 「…이렇게 마중까지 나올 필요 없는데 말이야」


POW 「아니, 나와 줘서 고맙네. 특히 엔터프라이즈」


아카기 「…지긋지긋한 해충들 같으니…」 소곤


POW 「……」 찌릿


아카기 「우후후…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그 못생긴 미간에 다시 한 번 폭탄을 박아주리~?」


POW 「뭐?」


지휘관 「자자, 그만. 난 오늘 주둔지까지 갔다 오느라 피곤해. 일단 쉬고 싶으니 다들 물러가도록」


POW 「하지만 지휘관. 그래도 호위할 사람은…」


지휘관 「난 분명 모두 물러가라고 했어」


POW 「알겠다. 내일 보도록 하지」


아카기 「납득은 안 가지만…지휘관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엔터프라이즈 「고생했네. 어서 가서 쉬도록 하게나」


지휘관 「그럼 이만…」 뚜벅뚜벅


아카기 「……」


POW 「……」


엔터프라이즈 「……」




 - 집무실

 


지휘관 「오늘의 비서함은 분명 타카오…그 녀석의 성미를 볼 때 서류 분실의 걱정은 없겠군」


지휘관 「분명 내가 부재중일 때 온 서류는 이 서랍에…」 드르륵


지휘관 「응, 있어」


지휘관 「보자…」 팔락


지휘관 「……」


지휘관 「내용은 대부분 사령관님이 말씀하신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이군. 그래서 제일 중요한 함선들의 난투 방식은?」


지휘관 「……」


지휘관 「싸이렌이 울린 것을 기점으로 난투가 시작되고, 싸이렌이 다시 한 번 울리면 끝나는 방식?」


지휘관 「그렇다면 하루 종일 싸우는 건 아니란 말인가?」


지휘관 「……」


지휘관 「그나마 다행이군. 긴장을 풀 여력이 있다는 것이 말이야」 팔락


지휘관 「……」


지휘관 (역시 도망칠까?)


지휘관 「아냐, 웨일즈 말대로 도망치기 보다는 이 상황을 극복해보자」 도리도리


지휘관 「그렇다면 일단 어떻게 살아남을 건지를 계획해야겠군…」


지휘관 「우선 문제아들부터…」


지휘관 「아카기는 이렇게 하고…」


지휘관 「카가는…」




 - 다음 날, 집무실



엔터프라이즈 「오늘 특별히 비서함 겸 호위로 지정해주다니…영광일세, 지휘관」


지휘관 「아니, 평소 너의 행동거지를 보고 지정한 것이니, 영광이니 하는 단어는 쓸 필요 없어.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아카기, 카가, 쇼카쿠를 비롯한 사쿠라 엠파이어 군함들은 제일 먼 해역으로 보내버렸고…구축함들은 아마기랑 미카사가 이끌고 근처 놀이공원으로 소풍…로열 네이비 쪽은 QE한테 협박을 해서 조용하게 만들라고 했고…이글 유니온은 이곳에 엔터프라이즈가 있으니 쉽사리 침범하지 못하겠지)


지휘관 (일단 아카기가 이곳에 없다는 것으로 걱정거리의 50%는 사라지는 셈이니 말이야)


지휘관 (무엇보다 역전의 용사 엔터프라이즈가 이곳에 있는 게 제일 든든하지. 원래는 POW도 같이 있게 할 생각이었지만, 당최 어디 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고…대체 어디로 간 거야, 그 녀석)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엔터프라이즈 「무슨 걱정이라도 있나? 얼굴빛이 안 좋다만?」


지휘관 「아, 얼굴에 그렇게 드러났어? 음, 상급자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 짝짝


엔터프라이즈 「걱정이라도 있으면 말해봐. 고민은 털어놓기만 해도 편해진다는 말이 있으니」


지휘관 「별 거 아냐. 웨일즈가 오늘 아침부터 안보여서 말이지. 어제만 해도 호위가 중요하다던 아이가 정작 중요한 오늘 없으니 이상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해서」


엔터프라이즈 「설마 무슨 일 있게나. 어제 지휘관을 보좌한 것 때문에 피곤해서, 어디선가 차를 마시며 피로를 풀고 있을지도 모르지」


지휘관 「그럴까?」


엔터프라이즈 「내 말을 못 믿는 거야?


지휘관 「그럴 리가…그래, 엔터프라이즈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엔터프라이즈 「후후」




엔터프라이즈 「아, 어제 일 하니 생각난 건데…」


지휘관 「응?」


엔터프라이즈 「그 반지라는 물건…지휘관은 혹시 숨겨놓거나 한 건가? 아, 다른 뜻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냐. 일단 호위를 맡았으니 알아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서…」


지휘관 「아, 그거라면 일단 가슴팍에 넣어뒀어. 어설프게 숨겼다가는 오히려 쉽게 들킬 것 같아서」 탁탁


엔터프라이즈 「음음, 나쁘지 않은 생각이지」 끄덕끄덕 


엔터프라이즈 「아, 이 서류를 결제해 주겠어?」 쓰윽


지휘관 「그래. 보자…」



에에에에에에에에엥~



엔터프라이즈 「그 반지, 잘 받아가지!」 휙


지휘관 「힉!?」 휙



퍼걱!



엔터프라이즈 「칫, 피했나」


지휘관 「에, 엔터프라이즈?」


엔터프라이즈 「지휘관…그냥 조용히 반지를 내놓으면 나도 조용히 넘어가줄게. 웨일즈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지휘관 「웨일즈처럼이라니!? 웨일즈를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엔터프라이즈 「글쎄…볕 좋은 곳에서 홍차를 주전자 채로 삼키고 있지 않을까?」


지휘관 「엔터프라이즈…너 정말 엔터프라이즈야?」


엔터프라이즈 「그럼 누구로 보여? 자, 어서 그 가슴팍에 있는 반지를 내놓는 게 좋을 거야. 지휘관」 슬금슬금




지휘관 (엔터프라이즈가 팔 한 번 휘둘렀다고 의자가 박살이 났어. 저걸 내가 피하지 않았다면…) 슬금슬금


지휘관 (일단 어떻게든 이 자리에서 피하는 게-)



쨍그랑



지휘관 「우왓!?」


엔터프라이즈 「칫, 벌써 왔나」


지휘관 「함상폭격기…그것도 아카기의!」



쾅!



지휘관 「방 안에서 폭격하지 마!


지휘관 「대체 어떻게!? 내가 분명 오늘 제일 먼 해역으로 보냈는데!? 배웅까지 확실히 했건만!?」


아카기 「우후후…지휘관님, 설마 그런 얄팍한 술수로 아카기의 사랑을 막을 수 있다 생각하셨나요~?」


지휘관 「창문으로!? 여긴 2층인데!?」


아카기 「사랑의 힘만 있으면 불가능한 건 없답니다…후후♡」


아카기 「그건 그렇고…정말 하찮은 해충이라니까. 할 줄 아는 건 기습 뿐…」 찌릿


엔터프라이즈 「네가 기습으로 누구를 깎아내릴 입장은 아닐 텐데, 아카기. 왜? 아니면 또 그 가슴팍에 폭탄을 박아 넣어 터트려 줄까?」


아카기 「우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용궁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 오늘 구경시켜 줄게, 그레이 고스트


엔터프라이즈 「미안하지만 난 관심이 없어서 말이야!」팅




지휘관 (제로센과 커세어, 헬캣이 부딪힌다. 예전이었다면 제로센이 학살을 당했겠지만 이글 유니온의 기술로 개량 된 제로센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거기다 선회전이라면 더욱더)


지휘관 (하지만 이곳은 하늘이 아니라 좁은 방안. 얼마 안 있어 함재기들은 방 이곳저곳에 부딪히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엔터프라이즈 「역시 웨일즈 말대로 네놈들한테 우리 기술을 전수해주는 게 아니었어!」


아카기 「어머나~. 그런 얄팍한 기술 같은 게 없어도 너 같은 건 내 힘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단다」


엔터프라이즈 「칠면조 사냥을 기억하나, 아카기! 아, 그 때 넌 용궁 구경 중이었던가?」


아카기 「네 놈!」


지휘관 (함재기들만 부딪치고 있는 게 아니다. 아카기와 엔터프라이즈 자신들까지 비행갑판을 서로 부딪치며 칼싸움을 하듯 싸우고 있다. 너희들, 그거 평소에는 진짜 소중한 거라며 지극정성으로 아끼지 않았던가?)


지휘관 (아, 이제 갑판을 내던지고 서로의 머리카락을 잡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네)


지휘관 (아니, 그것보다 이 싸움은 대체 언제 끝나는 건데!?)



에에에에에에에에엥~



아카기 「!」 멈칫


엔터프라이즈 「!」 멈칫


엔터프라이즈 「이런…비단 같던 그 머릿결이 엉망이잖아, 아카기. 빗을 빌려주지」


아카기 「해충치고는 좋은 배려이지만 사양하겠어~. 지휘관님한테 봐달라고 할 거니까…」


엔터프라이즈 「오, 그거 좋은 생각인데? 지휘관, 나도 머리가 엉망이니 한 번 봐주지 않겠나?」


지휘관 「으, 응?」


아카기 「그레이 고스트…」 찌릿


엔터프라이즈 「알고 있어, 알고 있어. 네 차례가 먼저라는 걸」


엔터프라이즈 「그럼 일단 함재기를 정리하고 방을 청소하자고. 이대로 놔두면 보기에도 안 좋고 지휘관도 위험할 테니」


아카기 「나한테 명령하지 마…라고 하고 싶지만, 이번 딱 한 번만 어쩔 수 없이 들어주겠어…」


엔터프라이즈 「오늘 따라 고분고분한데? 아카기」


아카기 「우후후…그 면상에 항공폭탄을 꽂아주리?」


엔터프라이즈 「하하하!」


엔터프라이즈 「자, 청소도구를 가져오자고!」


지휘관 (엔터프라이즈와 아카기는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방을 나갔다. 평소에도 사이가 나빠 으르릉 거리기 바쁜 엔터프라이즈와 아카기가 저렇게 사이좋게? 이건 대체?)


지휘관 (아니, 이렇게 멍하게 있을 때가 아니지. 바로 피신!) 탓




 - 비밀의 방



지휘관 「이곳은 내가 혼자서 홍차를 마실 때 이용하는 방…아는 사람이라고는 홍차를 마실 때 시중들어주는 벨파스트 뿐」


지휘관 「일단 아까 있었던 사건을 다시 생각해 보자. 서류에 적혀 있던 대로 싸이렌은 울렸고, 그걸 기점으로 쟁탈전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엔터프라이즈의 기습…가장 믿고 옆에 두었던 엔터프라이즈인데, 엔터프라이즈조차 쟁탈전에 휘말리고 있었어」


지휘관 「아니, 아니지」 도리도리


지휘관 「싸이렌이 울린 뒤에 엔터프라이가 보여준 모습은 평소와 달랐어…정말 엔터프라이즈인가 싶을 정도로…」


지휘관 「종료를 알리는 싸이렌이 울렸을 때 보여준 아카기와 엔터프라이즈의 모습도 이상했어. 그렇게 다정해 보이는 모습은 처음 봤는데…」


지휘관 「싸이렌…싸이렌…」


지휘관 「싸이렌이 함선들에게 뭔가 변화를 준다는 건 분명해…」


지휘관 「하지만 어떻게, 어떤 식으로?」


지휘관 「끄응…」


지휘관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볼 수밖에 없나. 그런 상황에 다시 휘말리는 건 사양이지만…진수부 안에 있는 한 어쩔 수 없겠지…」


지휘관 「하아…」








지휘관 「아, 맞다! 웨일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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