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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마스

카렌「방순」

by 기동포격 2020. 10. 21.

방순 - 향기롭고 진함




P「이상해……어디 떨어뜨린 건가?」


카렌「저기……무슨 일 있으세요?」


P「아아, 카렌. 아니, 별 거 아닌데 머플러가 어디론가 사라져서 말이야」


카렌「머플러?……혹시 다른 사람한테 선물 받은 것인가요?」


P「어?……하하. 아니야, 아니야. 내가 직접 산 싸구려야」


카렌「그, 그렇, 군요」


P「뭐,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말이야. 요즘 밖에 나갈 때는 자주 감고 다녔으니 조금 허전하기는 하지만


카렌「……저, 저기, 프로듀서씨. 괜찮으시다면 저도 찾는 걸 도와드릴게요」


P「아니, 딱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카렌「저, 저는 프로듀서씨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요. 도와드리면 안 될까요?」


P「음……뭐, 카렌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카렌「네, 넷! 저, 열심히 찾을게요!」


P「그, 그래……잘 부탁드립니다?」


카렌「네! 그럼, 어떤 머플러인지 가르쳐 주시지 않을래요?」


P「어디 보자, 색은 군청색이야. 길이는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길이려나」


카렌「군청색이면서 길이는 평범, 하다는 거군요……둘이서 쓰기에는 어려워 보여」


P「카렌?」


카렌「아,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른 특징은 없나요?」


P「아니, 그 밖에는 딱히 없으려나. 무늬가 있는 것도 아니고……역시 찾는 건 어려워 보이네」


카렌「히, 힘낼게요!」


P「무리할 필요 없어. 알겠지?」


카렌「저, 저기, 찾기 전에 부탁을 한 가지 해도 괜찮을까요?」


P「응? 뭔데?」


카렌「프로듀서씨의 그, 냄새를 면밀히 맡아 볼 수는 없을까요……?」


P「…………으음, 카렌?」


카렌「아, 아우……그러니까, 그게……」


P「일단 진정하도록 할까」


카렌「네, 넷……」


P「그래서, 왜 냄새를……앗, 설마」


카렌「네. 프로듀서씨의 냄새를 단서 삼아 머플러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자 싶어서……」


P「……실화냐」


카렌「아, 안 될까요……?」


P「안 된다고 해야 해나……그게 가능하구나……」


카렌「네? 네, 넷. 어느 정도라면」


P「……카렌은 굉장한걸」


카렌「저, 저는 딱히……그리고 프로듀서씨 냄새니까」


P「내 체취……혹시 나한테서 악취가 난다던가?」


카렌「네?」


P「앗. 아니, 내가 모르고 있을 뿐 평소에 내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걸까……싶어서, 하하하……」


카렌「아, 아니에요! 프로듀서씨는 악취가 나지 않아요!」


P「카, 카렌?」


카렌「저, 프로듀서씨의 냄새를 맡으면 평온해져요! 햇님 같이 따뜻하고 상냥한 향기. 이렇게 소심하고 겁쟁이인 제가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준다고요!」


P「……고마워, 카렌. 하지만 말이야, 카렌은 소심하지도 않고 겁쟁이도 아니야」


카렌「나, 납득할 수 없어요.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P「스카우트 할 때도 이대로는 안 된다면서 스스로 행동에 옮기고 있었잖아. 카렌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아이야. 담당 프로듀서인 내가 하는 말이니 틀림없어」


카렌「프로듀서씨……」


P「앗,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군. 일단 악취는 나지 않는 것 같으니 안심했어. 극장 아이들한테 실은 냄새 나는 놈으로 취급받고 있었으면 우는 걸로 끝나지 않으니까……」


카렌「그것만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P「오히려……?」


카렌「……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P「어? 하지만 방금 뭔가 말을 하려고……」


카렌「아무것도 아니에요」


P「앗, 네」


카렌「어, 어쨌든 머플러를 찾는데 있어, 프로듀서씨의 체취를 면밀히 맡게 해주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P「그건 알고 있는데, 윗도리를 넘기면 되나?」


카렌「그것 아주 멋진……커험! 가능하면 직접 맡는 것이 제일 좋아요」


P「…………그래?」


카렌「네!」


P「……뭐, 카렌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겠지」


카렌「그, 그럼 바로 맡아도 괜찮을까요?」


P「그래. 그런데 남한테 냄새를 맡게 한다니, 조금 부끄러운데」


카렌「괜찮아요! 프로듀서씨는 좋은 냄새가 나므로 안심해 주세요」


P「하하하……고마워. 앗, 카렌!? 어디를 맡으려고 하는 거야!?」


카렌「네? 프로듀서씨의 목덜미인데요……」


P「아니아니, 아이돌이 남자에게 안기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되는 건 위험하잖아……」


카렌「하, 하지만 머플러를 찾는 거니까, 평소 감고 있는 곳의 냄새를 맡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싶어서……」


P「이거 합당한 이유인지 아닌지 판별하기가 어려운걸」


카렌「저기……그럼 시, 실례할게요?」


P「으~음. 어쩔 수, 없나?……어쨌든 간단히 부탁할게」


카렌「넷!……킁킁. 앗……프로듀서씨를 평소보다 전신으로 느낄 수 있어요……」


P「……뭐, 이렇게 서로 끌어안고 있는 듯한 상황이 되는 일은 없으니까」


카렌「서로 끌어안아……? 그렇구나. 나 지금, 프로듀서씨한테 안겨있군요……에헤헤……♪」


P「카, 카렌?」


카렌「앗. 괘, 괜찮아요……! 바로 끝낼 테니까요……바로……바로……」


P「……?」


카렌「쓰으읍……후아……이거 굉장해요……! 프로듀서씨가 응축되어 있어서, 너무나, 농후해……♪」


P「저, 저기요? 카렌? 진짜로 괜찮아?」


카렌「하아, 하아……하아, 하아……」


P「카렌!?」


카렌「음, 프로듀서씨……저, 뭔가 애달파서……이상해질 것 같아요……」


P「알겠어! 일단 떨어지자……왜 안 놓아주는 거야!?」


카렌「죄, 죄송해요! 하지만 하우……안 돼……몸이, 으음……말을, 안 들어서……! 으음! 앗…안 돼……!」


P「사과할 필요 없으니까 지금은 놔줘! 부탁입니다, 카렌씨이!!」






P「……으음, 진정 됐어?」


카렌「…………네」


P「그, 그렇구나……그건 다행이네」


카렌「우우우……이제 시집 못 가요」


P「괘, 괜찮아. 아무도 안 봤으니 세이프야」


카렌「……프로듀서씨가 보셨어요」


P「지웠어! 이미 머릿속에서 지웠어!」


카렌「이, 이렇게 되면, 프로듀서씨한테……시, 시, 시집……가는 수 밖에 없어요……」


P「무리하지 말라니까……」


카렌「무리하고 있는 거 아닌데……」


P「……뭐, 약간의 헤프닝이 있기는 했지만, 이걸로 머플러는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카렌「……어떻게든 해볼게요」


P「……어때?」


카렌「…………가까이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P「진짜 냄새로 식별이 가능하구나」


카렌「이건……수면실 쪽?」


P「수면실? 하지만 오늘은 들어간 기억이 없는데?」


카렌「그, 그런가요?」


P「뭐, 다른 단서도 없으니 일단 찾아볼까」


카렌「아, 알겠어요」






P「자, 이렇게 해서 발견되면 좋을 텐데……앗」


세리카「에헤헤♪ 프로듀서씨이……쓰으읍……하아아……♪……앗」


P「…………」


세리카「…………」


카렌「저기, 어땠나요? 어라? 세리카?」


세리카「아, 아하하……그게, 머플러, 떨어져 있었어요!」


P「그, 그렇구나…………고마워」


세리카「아니요, 천만에요!」


카렌「저, 저기……」


세리카「앗. 저, 레슨이 있으므로 가볼게요!」


P「그래……열심히 해」


세리카「넷! 카렌씨도 나중에 또 봬요!」


카렌「으, 응」


P「…………」


카렌「저기, 프로듀서씨? 머플러를 찾으셨네요」


P「그렇, 네. 세리카가 떨어져 있는 걸 주워줬던 것 같아……분명 그렇겠지, 응」


카렌「으음……」


P「……일단 무사히 찾았어. 카렌도 정말로 고마워」


카렌「아니요. 저는 딱히 아무것도……」


P「카렌이 같이 찾아줘서 다행이야. 세리카한테도 나중에 뭔가 감사를 표할 생각인데, 카렌한테 먼저 감사를 표하게 해줘」


카렌「아, 아니에요. 딱히……」


P「자자, 그러지 말고. 늘 노력하는 것에 대한 포상도 겸한다는 걸로」


카렌「……정말로 괜찮나요?」


P「내가 괜찮다고 하니, 카렌은 사양할 필요 없어」


카렌「……그렇다면 그게, 프로듀서씨가 입던 헌옷을 주세요」


P「내 헌옷? 응? 그런 걸 어쩔 건데」


카렌「잘 때……입는다던가?」


P「왜 의문형」


카렌「아, 안 될까요……?」


P「아니. 뭐, 집을 찾아보면 그럭저럭 나오겠지만……그런 것보다 좀 더 좋은 게 있잖아?」


카렌「저는 프로듀서씨가 입던 헌옷이 좋아요!」


P「아,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렇게 다가오지 마. 내일 적당한 걸 가져올게……」


카렌「가……감사합니다! 만세……해냈어……!」


P「기쁨을 그렇게 곱씹을 필요는 없지 않나」


카렌「프로듀서씨」


P「뭐, 뭔데?」


카렌「그 헌옷, 절대로 빨지 마세요」


P「어? 하지만 일단-」


카렌「빨지 마세요」


P「……네」


카렌「감사합니다♪ 그럼 저도 슬슬 레슨 다녀올게요」


P「그, 그래……」


카렌「~~♪」


P「진짜 어디다 쓰는 거야……」




그 뒤로 카렌의 컨디션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참고로 이 이야기를 들은 세리카도 같은 것을 요구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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