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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노 SS

기자「야당의 스캔들을 포착했습니다!」상사「기각」

by 기동포격 2018. 11. 19.

기자「네……!?」 


상사「기사를『〇× 동물원, 티베트 모래여우 세쌍둥이 탄생!!』으로 바꿔넣어」 


기자「……」 


상사「신인, 내 말 못 들었나?」 


기자「……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상사「뭐?」 


기자「저는 진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상사「……」 


기자「이 업계, 특정한 사상을 해외세력에게 빼앗겼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만 진짜였군요!」 


상사「이런이런. 요즘 유행하는 언론을 믿지 마, 인터넷을 믿어인가」 


기자「아, 아, 아닙니다!」 


상사「흐음……그런데 자네,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있지?」 


기자「……여당인 자민당입니다」 


상사「과연. 그럼 야당의 스캔들을 보도하지 말라는 지시를 정부와 자민당이 내렸다면 어쩔 건가?」 


기자「………………네!?」 


상사「거기다 자민당을 철저하게 공격하라는 지시도 같이 내려와 있다면?」 


기자「네?……뭔가요, 그게……」 




상사「모처럼 정치부 기자가 되었으니 설명해 주지」 


기자「네……」 


상사「전쟁이 끝난 후 일본은 계속해서 자민당이 여당 자리를 지켜왔네. 극히 단기간을 제외하고」 


기자「……」 


상사「그렇게 되니 야당의 지지자들은 항상 찬밥 신세지」 


기자「……」 


상사「과거도, 올해도, 내년도, 십년 후에도, 차세기에도 영원히」 


기자「……」 


상사「그렇게 되면 절망하지 않을까?」 


기자「그렇……겠죠……?」 




상사「이해가 잘 안 간다는 표정이군……으~음……야구를 좋아하나?」 


기자「좋아합니다」 


상사「좋아하는 팀이 있나?」 


기자「네. 현지 구단의 팬입니다. 매달 응원을 하러 가고 있습니다」 


상사「만약에 말이지, 그 팀이 만년 꼴찌라고 한다면 과연 어떨까?」 


기자「분노하겠지요! 날뛸 겁니다! 버스를 둘러싸서 선수, 감독, 사장 모두 묻어버릴 겁니다」 


상사「야당의 지지자들도 똑같지」 


기자「어?」 


상사「야당의 지지자들이 날뛰면서 국회의사당을 둘러싸지 않게, 매스컴이 자민당을 시도때도 없이 공격하고 있어」 


기자「」 


상사「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말이지」 


기자「그런 바보 같은」 




기자「그 말은 이상합니다. 매스컴이 공격하면 지지율이 내려가서 자민당은 정권을 넘겨주게 되지 않습니까?」 


상사「그렇게 간단하게는 되지 않아」 


기자「어째서죠?」 


상사「콘크리트 지지자들은 스캔들에 좌우되지 않거든」 


기자「……」 


상사「일본의 산업 구조상 가장 다수이며 종사자가 많은 부류가 지지할 수밖에 없는 정책을 자민당은 내걸고 있어」 


기자「……」 


상사「그렇기 때문에 스캔들이 있든 없든, 매스컴한테 뭇매를 맞든 말든, 콘크리트 지지자들은 사라지지 않고 정권은 유지할 수 있지」 


기자「말도 안 돼……」 


상사「반대로 말하면 소수층은 결코 햇빛을 볼 수가 없어. 이게 바로 민주주의의 잔혹한 점이야」 


기자「」 


상사「그러니까 분노를 분출하는 게 필요한 거야」 




상사「좀 더 설명해 주지. 여당과 야당, 그리고 정부는 모두 한패야」 


기자「」 


상사「장기적인 관점의 국가 운영을 위해 여당과 야당의 관계를 고정화 하고 있어」 


기자「」 


상사「자네가 쓴 기사에서 자네는 야당 당수의 정책과 연설을 바보 취급 하고 있던데…이상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나?」 


기자「무슨 의미죠?」 


상사「『현실에 맞지 않은 급진적인 정책』, 『선동과 비슷한 과격한 연설』, 『왜 대중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는 건가?』」 


기자「……」 


상사「『1류 대학, 고급관료 출신이 한 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라고 썼던데」 


기자「이상한가요?」 


상사「야당 의원들의 경력은 화려하기 그지없어」 


기자「명문 대학을 나와도 글러먹은 인간은 있습니다」 


상사「자네는 생각이 짧아. 너무 짧아」 


기자「」 


상사「잘 듣게. 한 두 사람이라면 그 이야기가 통하지. 하지만 야당의 정치가들은 도쿄대, 교토대, 의사, 변호사, 검찰, 고급 관료 출신이 즐비해」 


기자「……」 


상사「어디 보자……중학교나 고등학교 친구 중에 도쿄대에 간 녀석이 있나?」 


기자「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봐도『차원이 다르다』고 느낄 정도로 머리가 좋았습니다」 


상사「그렇지? 바로 그거야」 


기자「……」 


상사「일부러 그렇게 하고 있는 거야. 일・부・러」 


기자「」 




상사「야당의 역할은 정권의 탈취가 아니야. 매스컴과 똑같이 분노를 가라앉히는 거지」 


기자「하아……?」 


상사「차이점을 보자면 매스컴은 얕으면서 넓게 하는 거고, 야당은 일부의 과격한 지지층 전용」 


기자「과격?」 


상사「예를 들면……자네가 중증 꽃가루 알레르기라고 하」 


기자「……」 


상사「그리고 자민당이 삼나무 숲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자. 자네라면 어떻게 할 건가?」 


기자「……데모를 하던가 아니면 진정서를 넣던가……」 


상사「효과가 없다면? 자민당 정권은 계속 할 거야」 


기자「……마지막은 실력행사……전기톱을 가지고……」 


상사「그렇게 되겠지. 말하자면 테러」 


기자「……」 


상사「그렇게 되지 않도록 야당 지지자 중 가장 과격한 지지층에게 호소하고 있는 거야.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테러를 하지 말라고」 


기자「실화입니까……」 


상사「사실 희망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텐데 말이야」 


기자「너무해!」 




상사「어쩔 수 없어. 일본 정부가 채택하는 정책에 선택지 따위는 없어. 경제, 외교, 안보 모두」 


기자「……」 


상사「유일하게 채택할 수 있는 정책을 따라서 자민당이 정권을 운영하고, 매스컴과 야당이 분노를 진정시키는 수밖에 없지」 


기자「……」 


상사「이대정당제에서 정책 선택 같은 자유는, 미국 정도의 국력이 있어야만 누릴 수 있는 사치야」 


기자「……」 


상사「일본은 가느다란 줄 하나를 그저 위태위태하게 건널 수밖에 없지」 




기자「……아, 그래도 역시 이상해요!」 


상사「뭐가 말이지?」 


기자「몇 년전 한 시기, 야당이 정권을 탈취했지 않았습니까! 그건 뭔가요!?」 


상사「그건 사고일세」 


기자「」 


상사「누구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는, 누구도 바라지 않은 불운한 사고였어」 


기자「바, 바보 같은……」 


상사「그 정권 교대는 마침 인터넷이 대두하기 시작했던 시기에 일어났어. 인터넷 상에서 여당의 인기는 압도적이었지」 


기자「……」 


상사「야당이 전멸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정부・여당은 매스컴한테 지금까지 해왔던 것 이상으로 여당을 깎아내리는 한편 야당을 치켜세우라고 지시를 내렸어」 


기자「……」 


상사「하지만 인터넷 상에서의 인기와 현실의 인기는 달랐어. 그것이 바로 정권 교대의 원인이지」 


기자「……」 


상사「우리가 인터넷 상에서의 인기를 그냥 받아들였던 것이 패착이었어」 


기자「말도 안 돼……」 




상사「야당이 정권 운영을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한 것은, 야당이 야당 지지자들의 지지를 잃지 않고 원래의 여당과 야당의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서 그랬던 거야」 


기자「……」 


상사「야당이 갑자기 정책을 180도 바꾸어서, 자민당과 똑같은 정책으로 정권을 운영할 수도 있었어」 


기자「……」 


상사「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야당 지지자들이 갈 곳을 완벽하게 잃어버리지」 


기자「……」 


상사「그건 연착륙시키면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거야」 


기자「……하아……」 




기자「말도 안 되는 세상……정치가 전부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니……」 


상사「앗, 미안하군. 공산당만큼은 진짜다」 


기자「」 


상사「아직도 정권 탈취를 진지하게 목표로 삼고 있지」 


기자「그 극단적인 사상으로? 그 당을 그냥 비법화 시키는 게 좋지 않습니까?」 


상사「바보 같은 말 하지 말도록. 공산당은 일본의 안보에 엄청난 공헌을 하고 있다네. 공안 이상으로 말이지」 


기자「뭐라고요!?」 


상사「공산당의 조직 침투력은 장난이 아니야. 일본에 존재하는 노동조합, 정치, 사상, 환경, 동물애호단체, NGO, NPO, 온갖 조직에 침투해 있지」 


기자「……」 


상사「그리고 조직을 빼앗아 자금원으로 쓰고 있다네. 그 솜씨를 보면 과연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정부와 정치 투쟁을 하던 조직이군, 이라고 감탄하게 되지」 


기자「그게 안보와 어떤 관계가?」 


상사「그들한테는『일본에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자신들』이라고 하는 자부심이 있네. 그런 고로 다른 과격사상 단체의 존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지」 


기자「……」 


상사「철저하게 섬멸, 아니면 빼앗아 버리네」 


기자「……」 


상사「빼앗은 단체는 중요한 자금원인 한편 선거 활동・데모에 쓸 요원들이 되지. 아까워서 테러에는 쓰지 않고」 


기자「……」 


상사「그러므로 테러 방지에 도움이 되고 있네」 


기자「석연치가 않아……」 




상사「몇 년 전, 해외 테러 조직이 화제가 되었었지?」 


기자「그랬었죠」 


상사「실은 일본에도 교두보를 만들고 있었어.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공산당한테 잡혀버렸지」 


기자「」 


상사「일본에서 테러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야」 


기자「」 


상사「지금 와서는 카츠동을 평범하게 먹을 정도로 회유당한 것 같아」 


기자「」 




기자「그 녀석들 무적이잖아요! 위험해요! 얼마 안 있어 정권을 탈취 당할걸요!」 


상사「그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어」 


기자「어째서요?」 


상사「공산당은 절망적으로 인기가 없지. 정권을 뺏을 수 있을만큼 의원을 당선시키는 것이 불가능해」 


기자「하지만 돈이 순조롭게 모이고 있잖아요!?」 


상사「돈은 효과적으로 쓰이지 않아. 공산당은 말일세, 하부조직은 우수하지만 지도부가 경직, 부패되어 있어. 대부분의 돈은 간부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지」 


기자「」 


상사「그러니까 공산당은 지금 이상으로 확대되는 일이 없을 거야」 


기자「이제 싫어, 이 나라 정치」 




상사「어느 의미로 일본에 가장 공헌하고 있는 것은 공산당. 그래서 특히 지도부의 스캔들을 절대로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통지문이 정부・여당에서 내려와 있어」 


기자「그들을 왜 감싸는 거죠?」 


상사「만약 스캔들이 표면화 되고, 간부가 바뀌었다고 치자」 


기자「……」 


상사「잘못해서 이상에 불타는 유능하고 청렴결백한 인물이 공산당의 지도자가 된다면?」 


기자「……」 


상사「그거야 말로 국가 전복, 혁명의 위기야」 


기자「」 


상사「지금 이대로가 가장 이상적일세. 테러를 막을 수 있어 정부는 행복. 지도부는 돈을 벌 수 있으니 행복. Win-Win 관계라는 거지」 


기자「뭔가 납득하고 싶지 않아요……」 




상사「이런 이야기는 회사에서도 상층부와 정치부밖에 모르지. 자네도 발설하지 말도록」 


기자「……」 


상사「그렇기에 아까 이야기했던 정권이 교대 될 당시, 사정을 모르는 회사의 대부분은 큰 갈채를 보냈지만 상층부와 정치부는 풀 야근이었어」 


기자「」 


상사「조치를 잘못해서 말이지」 


기자「」 




상사「뭐, 비밀이라고는 했지만 폭로해봤자 아무도 진실이라고 믿지 않을 거야」 


기자「……」 


상사「나랑 자네는 은밀히 이동하게 되겠지만」 


기자「……」 


상사「인터넷에 올려봤자 바로 진압대가 출동할 걸세」 


기자「……」 


상사「비슷한 내용이 어떤 유명한 오컬트 잡지에 실리겠지. 우주인이라던가 우●밍인 같은 걸 섞어서」 


기자「」 


상사「그렇게 되면 아무리 주장해봤자『음모론 즐』로 끝나겠지」 


기자「」 




상사「그렇게 침울해하지 말도록. 정치 기사는 재밌다네. 여당을 공격하고, 정권을 유지하면서, 야당 지지자들의 분노를 가라앉게 한다……세심한 밸런스가 필요하지」 


기자「……」 


상사「어렵지만 잘 풀렸을 때는 아주 상쾌해」 


기자「……그런 걸까요……」 


상사「그런 걸세. 얼마 안 있어 이해하게 될 거야……기운이 없는걸」 


기자「……네……충격이 너무 커서……」 


상사「그렇다면 술이라도 마실까. 내가 한 턱 쏘지. 오늘 밤 어때?」 


기자「……네……따르겠습니다……」 



그날 밤 기자가 마신 술은 소금이 들어가 있지 않은데도 짠맛이 낫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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