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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마스

미라이「우동 장인의 아침은 빨리 시작된다」

by 기동포격 2015. 12. 8.

- 도내 어느 곳



왕래가 잦은 빌딩가의 한 구석에, 눈길을 끄는 극장이 있다. 


765 프로덕션 극장.


지금 대인기인 아이돌들이 정기 공연을 하고 있는 극장이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이돌들, 우리는 그런 아이돌들의 일상을 쫓아 보았다. 


겨울도 성큼 다가와 쌀쌀함을 느끼게 하는 오전 7시.


경비원의 발소리만이 들려야 할 극장 안에 생소한 소리가 들렸다. 


리가 나는 근원인 탕비실의 문을 여니, 긴장감 넘치는 아침 공기와 함께 한 소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모가미 시즈카』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이며, 우동 장인.

그녀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우리 스태프들도 이번 취재를 하는데 있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Q. 항상 이렇게 이른 아침에?


시즈카「안녕, 미라이. 오늘은 레슨이 오전 중에 있으니 지금 이 때 준비를……미라이, 그 비디오는 뭐야?」



아침인사를 하면서도 방망이에 싣는 힘은 계속 일정하다. 여기에서도 우동 장인의 숙련된 기술이 느껴진다.



시즈카「에? 뭐야, 무슨 일이야?」



아이돌의 일상에 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그 말을 전하니, 그녀가 드디어 동요하기 시작했다.



시즈카「에!? 나 처음듣는데!?」



프로듀서씨가 말하지 않는 게 재미있을 거라고 했거든.



시즈카「그 사람은 못 말린다니까…. 아이돌을 예능인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어처구니 없어 하는 모습을 얼추 보인 뒤, 그녀는 반죽을 한 번 어루만지고 다시 반죽을 빚기 시작했다. 


손을 잠시 멈췄기 때문에 반죽의 상태를 확인한 걸까.


일반인인 우리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우동 장인으로서 길러온 경험을 엿볼 수 있었다.



시즈카「뭐야, 미라이! 이상한 해설 넣지 마! 나는 아이돌이야!」



빚는 게 대충 끝나자 그녀는 반죽을 플라스틱 팩에 넣고 신발을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Q. 대체 뭘 하실 거죠?


시즈카「반죽을 발로 밟을 거야. 나는 남자보다 힘이 약하니까, 이 작업에 특히 정성을 들일 필요가 있어」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양말도 벗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살이 전혀 보이지 않는, 투명하리만큼 희디흰 발이 아무런 저항 없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Q. 왜 맨발로 하시는 거죠?


시즈카「어느 부분에 응어리가 졌는지, 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맨다리가 아니면 모르기 때문이야」



기온이 아직 낮은데도 불구하고, 우동에 관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프라이드』



우동 장인으로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마음이 그곳에 있었다.



시즈카「그러니까 우동 장인이라고 하는 거 그만둬! 장인한테 실례잖아!」



아~, 그 쪽이 신경 쓰이는 거구나.



달칵



세리카「안녕하세요!」



하코자키 세리카. 765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순진무구하며 귀엽고, 미디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기 시작한 주목할 만한 아이돌이다.



시즈카「나를 소개할 때랑 단어 선택이 좀 다르지 않아?」


세리카「아! 시즈카씨, 우동 만들고 계시는군요!」


시즈카「점심에 같이 먹도록 하자」


리카「와아! 전 시즈카씨가 만든 우동 정말 좋아해요♪」



아이돌이 우동을 만들고 있다는 것에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이것이 인기 아이돌을 거느린 765 프로덕션이다.



세리카「미라이씨, 그 카메라는 뭔가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만들 거야!



세리카「에!? 그럼 이게 방송되는 건가요!?」


세리카「그게,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하코자키 세리카에요!…어라? 아직 어두우니 좋은 아침이라는 말은 안 어울릴까요?」



세리카는 오늘도 귀엽구나~.



세리카「앗…에헤헤♪」



스태프가 정성스럽게 쓰다듬어 두었습니다.




- 오전 8시



시즈카「…후우



장인이 한 가지 일을 끝낸 듯 숨을 내쉬었다.




Q. 끝났나요?


시즈카「이제부터 레슨이 있으니, 냉장고에서 숙성시킬 거야」


시즈카「레슨이 12시까지니까, 숙성이 좀 많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시즈카가 즐거워 보이니 아무래도 좋다.




- 8시 20분



모가미 시즈카, 하코자키 세리카, 그리고 스태프가 담소를 나누고 있으니, 밖에서 기분 좋은 듯한 웃음 소리와 함께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달칵



나오「좋은 아침이데이」


P「안녕」



요코야마 나오


765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보장할 수 있는 댄스 실력과 관서인 특유의 흥을 겸비해, 같이 있으면 기운이 나는 스타일 발군의 17세.



P「미라이, 취재는 똑바로 하고 있었어? 카메라는 멀쩡해?」



우~, 저도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고요.



P


765 프로덕션 소속 프로듀서.


50명의 아이돌을 혼자서 담당하는 민완 프로듀서.


분신술을 쓴다, 글자를 읽을 줄 모른다, 대머리이다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어 그 실체를 종잡을 수가 없다.


이 사람이 나의, 아니 저희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입니다.


시즈카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하지만 항상 저희들을 가장 먼저 생각해 주셔서……데헤헤.



나오「뭐꼬, 미라이는 비디오 찍고 있는 기가」


나오「내는 요코야마 나오라고 합니데이. 예이~, 피스피스」


나오「자자, 시즈카도 미소지야지」


시즈카「프로듀서, 취재가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요」


나오「그렇게 딱딱한 말 하지 말고. 자자, 세리카도」


세리카「에헤헤, 피스에요♪」


나오「세리카는 솔직하고 귀엽네」쓰담쓰담


시즈카「잘 압니다」쓰담쓰담



달칵



츠바사「죄송해요~. 지각했어요~♪」



이부키 츠바사.


765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어리광쟁이이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타고난 천성을 느끼게 하고, 불합리한 몸매를 지닌 14세.



츠바사「어라? 다들 있네? 어째서?」


나오「츠바사가 빨리 오다니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시즈카「어차피 지각할 거라 생각해서 레슨 시간을 8시부터라고 말해뒀어요」


츠바사「에~. 시즈카, 너무해」


바사「그럼 전 레슨 시간까지 편의점에서 책 읽고 올게요~」뚜벅뚜벅


시즈카「가게 놔둘 것 같아?」꽈악


츠바사「에헤헤, 안 돼~?」


시즈카「안 돼」




시즈카「레슨을 진지하게 하면 내가 만든 우동을 먹여줄 테니까」


츠바사「그럼그럼, 고기! 고기 잔뜩 넣어줘! 응?」


시즈카「안 돼. 이번에는 우치다테니까 스 우동 빼고는 인정 못해」우치다테 - 메밀가루를 반죽해서 바로 데친 것. 


츠바사「에~, 시즈카가 만드는 우동은 항상 소가 적어서 재미없어~」


시즈카「면과 육수의 맛을 모른다니, 츠바사도 아직 멀었구나」


세리카「저, 저는 시즈카씨가 만든 우동 정말 좋아해요!」


시즈카「고마워, 세리카」



오늘도 극장은 장인이 만드는 우동을 중심으로 화제가 흘러간다. 


765 프로덕션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전부 장인 덕분일지도 모른다.




- 오전 8시 45분



레슨이 시작되었다.



시즈카「・・・」꾹꾹



스트레칭을 하는 장인의 표정은 진지 그 자체.


몸을 열심히 펴주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지금도 아까 편 반죽을 생각하고 있는걸까.


장인의 마음은 어떠한 때가 됐든 편안할 날이 없다.



시즈카「잠깐만, 미라이! 이상한 해설 넣지 마!」


츠바사「시즈카, 취재 받고 있는 거야? 부러워~」쭈욱


나오「잠깐만, 츠바사! 아야! 아프다고!」


세리카「시즈카씨, 아프지 않으세요?」쭈욱쭈욱


시즈카「세리카는 힘을 좀 더 줘도 괜찮겠어」



그 뒤 트레이너가 등장하고 본격적인 레슨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댄스 레슨인 것 같다.


숙련된 우동 장인도 지금은 한명의 아이돌로서 레슨에 임한다.


본업과 아이돌 활동을 함께 한다는 것은 힘들겠지만, 장인의 눈에 망설임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 레슨이 끝난 후에 먹을 우동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거겠지.



레슨이 끝났다.




Q. 고생하셨습니다. 피곤하지 않으세요?


시즈카「당연히 피곤하지・・・」




Q. 스포츠 드링크 마시세요


시즈카「미라이치고는 센스가 좋네. 고마워」




Q. 역시 안 줄래.


시즈카「앗! 노, 농담이야! 농담!」




시즈카「자아! 우동을 만들 거야!」



장인이 내뱉은 한마디로 인해 분위기에서 긴장감이 흐른다.



세리카「두근거려요♪」


나오「시즈카~, 빨랑~. 배고프다~」


츠바사「배ー고ー파ー죽ー겠ー어ー」



주변 목소리도 안 들리는 것처럼 장인은 앞치마 끈을 졸라맸다.


장인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된다.



시즈카「・・・」꾹꾹



둥글게 편 반죽을 장인이 방망이로 늘려간다.



나오「이 시간이 정말로『우동을 만들고 있어요~』라는 느낌이지」


리카「시즈카씨, 저도 해보고 싶어요!」


시즈카「응. 균일하게 펴지도록 노력해」


세리카「감사합니다♪」


세리카「에잇, 에잇」꾹꾹


츠바사「나도! 나도 해보고 싶어!」




Q. 소중한 반죽을 이렇게 남에게 맡겨도 괜찮은가요?


시즈카「응. 우동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리고 우동 만드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그게 전해진다면 그걸로 됐어」



눈앞에 있는 우동에 집착하지 않고, 우동계의 장래를 응시하고 있다.


그렇게 말한 장인의 눈은 조금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즈카「있잖아・・・」




시즈카「그럼 면을 자르겠습니다」


장인이 그렇게 말하고 꺼낸 것은 탕비실에 있는 식칼이었다.




 Q. 우동용으로 쓰는 화려한 칼이 아니네요.


시즈카「기대에 응하지 못해 미안해. 그거 상당히 비싸거든」



도구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기술로 승부한다.


기슐대국 일본의 의지가 그곳에는 있었다.



시즈카「발음이 엉망이잖아」



통통통



리드미컬한 소리가 사무소에 울려 퍼진다.



나오「호오~. 몇 번을 봐도 참 잘한다니까~」


츠바사「댄스도 그 정도로 리듬감 있게 하면 좋을 텐데」


시즈카「츠바사는 입 다물어!」



통통통통



태클을 넣으면서도 그 손은 막힘없이 움직인다.


어느샌가 보조원이 된 세리카가, 냄비에 물을 끓이고 있었다.




-- 우동의 시간이다.




이제 남은 건 면을 삶는 것뿐.


스태프가 방심한 그 순간이었다.


장인이 쉬지 않고 다시 척척 움직이기 시작했다.




Q. 대체 뭘?


시즈카「면을 삶는 동안 육수를 준비할 거야」



스태프가 완전히 잊고 있었던 과정을, 장인은 잊지 않고 있었다.



시즈카「당연하지!」




시즈카「다 됐어요!」쨘


츠바사「우・동♪ 우・동♪」팅팅


세리카「우・동♪ 우・동♪」


나오「뭐꼬, 이 상황・・・」



희고 고운면.


투명한 황금 육수.



시즈카「오늘은 나오씨가 있었기에 관서풍으로 해봤어요」


나오「잘 알잖아~. 고마워


츠바사「그럼그럼!」


시즈카「미라이도 카메라두고 먹자」



그렇게 하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후루루루루룩



미라이「장! 장이야, 시르하!(짱! 짱이야, 시즈카!)」후루루루룩


시즈카「먹으면서 말하지 말도록」


나오「시즈카, 한 그릇 더」


시즈카「예이예이」벌떡


츠바사「시즈카~, 나도♪」


세리카「맛있어요♪」우물우물


미라이「우동을 통해 세계에 미소를, 장인의 의사는 극장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시즈카「・・・」후루룩


미라이「맛은 어떤가요?」


시즈카「맛있어・・・그런데 미라이, 그거 언제까지 계속 할 거야?


미라이「시즈카가 우동을 다 먹을 때까지」


시즈카「질렸어. 정말로 우동에 대한 취재였구나」


미라이「응, 왜냐하면・・・」




미라이「시즈카는, 내 최고의 우동 장인이니까!」


시즈카「미라이・・・!!」




시즈카「그러니까 나는 우동 장인이 아니래도~!」


미라이「아, 눈치챘어? 데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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