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밀리마스

시호의 반 친구 입장에서 본 P시호의 이야기

by 기동포격 2019. 9. 4.

우리 반에는 아이돌이 있다. 마스코트 같은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회사에 소속되어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이다. 

아이돌 사무소 765 프로덕션에 소속되어 있으며,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로 인기가 급상승 중인 아이돌. 



그 아이돌이 내 소꿉친구,「키타자와 시호」다.



무뚝뚝하면서도 단정한 생김새를 한 그녀는 원래 남성들에게 은밀히 인기(쉽사리 말을 걸지 못한 것 같다)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을 시작하고 시일이 조금 지나자 그녀의 표정은 마치 성녀처럼 부드러워졌고,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를 상대함에 있어서도 예전과 같은 무뚝뚝함은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누구에게나 상냥하게 접하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그녀에게 고백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뭐, 아이돌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대답은 전부「NO」. 고백하는 남자측도 그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에 행동에 관해 사람들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이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게 놀러가자고 했을 때 남자가 있을 경우에는 절대로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요즘 들어 그녀는 여자끼리만 가는 노래방 같은 경우에는, 일 때문에 안 된다는 경우만 없으면 참가를 해준다. 하지만 멤버 안에 남자가 있을 경우에는 시간이 된다고 하더라도 딱 잘라 거절했다. 그런 일이 이어져 가는 동안 고백 붐도 지나 절벽의 꽃 취급을 받기 시작한 무렵에 사건은 일어났다. 

아니, 내가 일으키고 말았다. 



일의 발단은 반 여자애들끼리 노래방에 가게 되어 그녀 보고 같이 가자고 한 것.

결과적으로 거절당했지만, 그 형태가 평소와 달랐다. 그녀는 평소 거절할 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일이 있으니까」라면서 거절을 하는데, 이번에는「빼먹을 수 없는 용무가 있어서」라고 거절을 했던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그냥 거절을 당했다고만 생각하는 것 같지만, 매번 소꿉친구라며 끌려가는 나로서는 그 말에서 느껴지는 아주 사소함 차이점이 무심코 신경이 쓰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서 그냥 넘어갔더라면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것이다. 



휴일 당일, 노래방을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그녀를 찾아냈지만, 곁에는 내가 모르는 남성도 같이 있었다. 뒤에서 보고 있었기에 표정은 알 수 없었지만, 커다란 봉투를 양손으로 안고 있었다. 그녀가 거절할 때 한 말이 신경 쓰였던 나는 엄마에게 저녁은 필요 없다고 연락을 한 뒤, 그대로 레스토랑에 들어가는 두 사람을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뒤쫓았다. 


행운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두 사람이 앉은 자리 바로 뒤에 안내받은 덕분에 대화가 잘 들렸다. 가족용 레스토랑인 것에 비해 자리 사이에는 칸막이가 잘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안쪽에 있는 나는 일부러 돌아서 오지 않는 이상 들키지 않는 위치였기에 안심했다. 



「일단 일 수고했어. 시호」


「아니요……그렇게까지 큰일은 아니었으니까요. 저야말로 이렇게 대접해주셔서 감사해요……그리고 이 인형도」


「신경 쓰지 마. 받은 건 좋지만 남자 혼자 자취하는데 이렇게 감당 안 될 만큼 큰 게 있어도 방해만 될 뿐이니. 그렇게 될 거라면 이걸 받고 좋아해줄 사람한테 주는 게 인형도 기뻐하겠지」


「……후훗. 그런 걸로 해둘게요」



뭘까. 들어본 적 없는 상냥한 목소리다. 아니, 765 프로덕션 안에서도 연기파인 그녀는 드라마에도 비교적 자주 출연하기에 당연히 상냥한 목소리를 내는 역도 맡았지만 뭐라고 할까, 작위적인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한테서 이런 목소리를 내게 만드는 인물이 대체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지만, 만약에 들킨다면 후환이 무서웠으므로 들여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요즘 바쁜 덕분에 천천히 이야기 나눌 기회도 없었지만……문제나 신경 쓰이는 건 있어?」


「아니요. 문제는 딱히……굳이 말하자면 프로듀서씨가 과로 때문에 언젠가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프로듀서. 프로듀서라고 했나? 즉 이 남성은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라는 것이다. 과연. 그렇다면 친밀하게 구는 것도 이해가 간다.



「몸관리는 완벽하게 하고 있으니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수면부족으로 쓰러졌던 건 어디 사는 누구였나요?」


「윽……그건……」



그녀에게도 이런 식으로 대하는 상대가 있는 건가. 뭔가 의외지만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부러운데……혼자서 그렇게 포근한 감정에 빠져 있는 순간, 「그 일」은 일어났다.



「묵으면서 간병하는 입장도 되어주세요」



응?



「아니, 그 때는 진짜 큰 도움을 받았어. 침대에서 벗어나는 것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땀도 닦아줬고」



응응?



「프로듀서씨 알몸 정도는 이제 본다고 해서 부끄럽지도 않으니 괜찮아요」



응응응?



「뭐, 그건 서로 마찬가지잖아」



응응응응?



「그래서 그……시간……있으……오늘 밤……어머니한테도……」


「오랜……가까운……텔 아니면……내 방……」


「프로듀……집……」



?????????????????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내 머리는 수용 능력을 잃어버렸다. 그 뒤에도 무슨 말을 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두 사람은 이미 자리에 없었고 시켰던 음식도 완전히 식어있었다. 


참고로 그녀는 다음날 등교하지 않았다. 레슨 때문에 허리가 아프다던가?


그 다음날, 점심시간에 그녀에게 다가가 물어보았다. 



「시호, 일요일에 근사한 사람이랑 있는 걸 봤는데 그 사람 누구야?」



반 애들 앞에서 물으면 도망칠 수 없을 테고,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이렇게 물으면 운이 좋을시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때의 나는 그렇게 물러터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요일?……아아, 프로듀서씨를 말하는 거야? 일이 끝나서 데리러 와줬어」


「프로듀서씨라면 765 프로덕션의?」



모두 귀를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남자들. 그야 뭐 학교의 마돈나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튀어 나온 남자랑 사이가 좋다고 들으면 신경 쓰이겠지.



「응, 맞아」


「그렇구나~. 상당히 친해 보이길래 궁금해서」


「그렇게 보였어? 어디 보자. 감사는 하고 있어. 항상 일을 달고 살지만, 그건 우리들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고, 평소에는 멍해서 불안불안하지만 우리들을 꼼꼼히 살피고 있고, 프로그램 스태프한테 이런저런 소리를 들을 때도 우리를 지켜주고. 실은 굉장히 믿음직한데다가 밤의 레-「스탑, 스탑」……왜?」


「시호가 그 사람을 신뢰하고 있는 건 잘 알겠어」


「그렇구나……」



아직 이야기할 게 남았는지 유감스러워 보이는 표정을 짓는 그녀. 뭔가 터무니 없는 발언을 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기분 탓이지? 그렇겠지?

주위를 살펴보니 여자들은 꺄악꺄악 거리고 있고 남자들은 좀비 같은 표정을 지은 채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뭐야, 이 지옥. 


그 일이 있은 뒤 반에서는 암묵의 룰이 정해졌다. 그녀 입에서 프로듀서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조심하기로.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그녀는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사람 염장 지르는 이야기를 하게 되어 난 블랙커피를 애용하게 되는데,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3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9704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