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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SS/아미. 마미

마미→타카네(무제)

by 기동포격 2013. 12. 27.
오히메찡을 좋아한다.

붉은 색을 띈 상냥한 눈동자를 좋아한다.  

달빛 같이 아름다운 은색 머리카락을 좋아한다.

진짜 공주님 같은 고상함을 좋아한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지만 상냥하며 멋진 성격을 좋아한다. 

살그머니 안아주면 느껴지는 부드러운 몸을 좋아한다.

멋있지만 그런데도 차분한 목소리를 좋아한다.

가끔 보여주는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하는 듯 한 표정을 좋아한다.

의외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점을 좋아한다.

라면을 좋아하는 점도 좋아한다.

마미가 아무리 속이려해도  절대로 속지 않는 점을 좋아한다. 

오히메찡을 좋아한다.


오늘은 마미가 사무소를 보는 날이었다.
아미와 오빠는 잡지 취재를 위해 밖으로 나갔다.
할 일이 없어 한가했기 때문에, 누군가랑 놀까 했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바쁜 것 같아 거절당해버렸다. 

어쩔 수 없이 소파에 얌전히 앉아 있었지만 가만히 있는 것도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살짝 엿보니, 아미와 오빠가 나간지 아직 30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 

(1시간은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래서야 아미랑 오빠가 돌아오기 전에 한가해서 죽어버릴 것이다. 그런 생각을 진지하고 있자니,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혹시, 거기 있는 분은 후타미 마미입니까?」

뒤돌아보니 오히메찡이 있었다. 

「오히메찡!」

아이돌 얼티미트가 끝난 후, 오히메찡은 765 프로덕션에서 다시 한 번 아이돌을 하게 되었다. 
아이돌이라고 해도 지금은 “후보생” 이라 거의 매일 열심히 레슨을 하고 있다.

「이 상태라면 곧 바로 컴백할 수 있겠지」

타카기 사장님이 그렇게 말했다.

컴백하면 오빠가 담당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마미들의 프로듀서를 그만두는 게 아니라 마미들과 오히메찡, 두 개의 유닛을 동시에 프로듀스 할 작정이라고 오빠가 사장에게 말했다. 

오늘도 레슨(그렇지만 오늘은 오빠가 없었기에, 셀프 레슨)을 했는지 손에는 체육복이 든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 

이야기를 해보니 오늘은 이제 예정이 없는 것 같았다.
마침 잘 됐다. 아미랑 오빠가 돌아올 때까지,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기로 했다. 
함성을 지르며 옆에 앉은 오히메찡의 무릎위에 앉는다.

너무 어린애 같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지만 오히메찡의 무릎 위에 앉는 건 좋아하는데다가, 오히메찡도 그리 싫어하는 기색이 없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마미가 여자아이라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남자 아이였다면 이런 일은 할 수 없었을 테니까. 

오히메찡의 무릎 위에서 아미가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걸 잊었다든지, 피요쨩이 여전히 릿쨩에게 혼나고 있었다든지, 촬영현장 디렉터가 어떻게 봐도 대머리였다든지, 오히메찡이 맛있는 라면집을 찾아냈다든지, 그런 시시한 이야기를 했다.

오히메찡도 즐거운 듯이 들어주고 이야기 해주었다.
마미도 오히메찡과 둘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주제는 요즘 서로하고 있는 일의 내용으로 옮겨졌다. 
그렇다고 해도 오히메찡은 레슨뿐이니, 이야기하는 건 마미뿐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오히메찡은 요즘 너무 열심히 해」
「그렇습니까…?」

예전부터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몸을 돌려 오히메찡과 마주본다. 

「응. 레슨도 매일하고 있고, 거기에 혼자서 연습도 매일 하고 있는 것 같고」

지금은 “후보생”이지만 오히메찡은 이전까지 마미와 아미랑 같은 A랭크 아이돌이었다. A랭크까지 달성했던 오히메찡이라면, 그렇게 힘들게 레슨을 하지 않아도 곧 바로 랭크 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무리하면 쓰러질거야. 마미도 걱정하고 있고, 아미도…」

애초에 오히메찡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자제를 할 줄 아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 앞에서 약한 곳을 보이지 않으니까. 
그런 마미의 걱정을 뒤로하고, 오히메찡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후타미 마미…. 하지만 이걸로 괜찮답니다. 지금 힘들게 수련을 해두면,  데뷔할 때  곤란하시지 않을테니까요」

그리 말하며 웃는 오히메찡이 매우 행복한 것 같아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표정으로 웃어서.

조금, 싫은 예감이 들었다. 

「…오히메찡은 정말 멋진 여자군요~. 정말 오빠에게는 아까울 정도야~」

마미의 입에서 나온 말이, 그대로 마미의 목을 죄는 것 같은 감각이 들었다. 
왜 오빠의 이름을 언급할 걸까.
곤란한 사람이 누군지, 오히메찡은 말하지 않았는데.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는 오히메찡의 모습이 마미의 목을 더욱 죄어왔다. 

「어, 어째서 거기서 그 분이 나오는 것입니까」

숨이 막혀 어쩔 수 없었다.

아닐거야.(정말로?)
오빠의 이름을 갑자기 언급해서 당황한 걸 거야. 사실은 오빠를 싫어할 거야.(사실은 알고 있잖아?)
왜냐하면 그런 건 마미는 모르는데다가, 본 적도 없는 걸. (알고 있잖아? 봤잖아?)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마미와, 왠지 냉정한 마미. 
두 명의 마미가 머리 안에서 서로 외치고 있었다.

이제 숨이 막히는 건지 가슴이 괴로운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이 괴로움을 없애고 싶어서, 부정해주었으면 해서.
정신을 차리니 입이, 그리고 목이 제멋대로 말을 내뱉고 있었다. 

「왜냐하면 오히메찡, 오빠를 좋아하잖아?」

기대하고 있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신, 돌아온 것은 붉어진 양손으로 더욱 붉은 얼굴을 가리고 말없이 고개를 숙이는 오히메찌의 모습.

『말이 없다는 건, 그게 사실이라는 거야』

그렇게 말했던 건 릿쨩이었던가.
오히메찡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지금 마미는 아마 심한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아이돌로서는 물론 아미나 오빠들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얼굴이라 생각한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잠시 후 유키뿅이 말하는 것처럼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에 드러났습니까?」

양손은 얼굴에서 조금 떨어졌지만, 오히메찡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있길 바란다.

「아하핫. 완전 들켰어~! 오히메찡, 진짜 알기 쉬운걸!」

거짓말이었다. 알기 쉬울 리 없다.
마미이외에는 눈치 챌 리 없다.
아미도 눈치 채지 못했다. 하루룽들도 눈치 채지 못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서로 평범히 신뢰하고, 평범하게 레슨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만큼 오히메찡은 오빠를 평범하게 대하고 있다. 
연애감정은 없다라고 생각 될 정도로. 

마미만이 그걸 알고 있다. 항상 오히메찡을 보고 있으니. 마미만이.
마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오히메찡은 그렇습니까…라며 마미가 말한 것을 진실로 받아들여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오빠도 아마 오히메찡을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오빠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오히메찡의 이야기가 나오면 오빠는 약간 기뻐 보인다. 
지난번에는 오히메찡과 협의를 끝낸 뒤, 오히메찡이 나간 쪽을 계속 쳐다보고 있기도 했고.

오히메찡이 사무소에 있으면, 마미들과 이야기를 하더라도 오빠의 눈은 오히메찡을 보고 있다. 
오히메찡이 이쪽을 보면 휙하고 시선을 돌리지만.

그러니 분명,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고 있다. 서로 눈치 채지 못했을 뿐.
마미가 그 사실을 전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 대신.

「오히메찡, 있잖아」

이름을 불린 오히메찡이 얼굴을 들었다.
상당히 부끄러웠던 걸까. 얼굴은 변함없이 붉고, 거기다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아아. 역시 오히메찡은 귀엽네.

말할까, 하지말까. 한 순간 고민했다. 
그런데도 오히메찡에게 말하고 싶었다. 
오히메찡만큼은 알아줬으면 했다.

「마미는 말이지, 오히메찡을 좋아해」

눈앞에 있는 오히메찡은 눈을 잠시 깜빡 거리고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말했다.

「저도 당신을 좋아한답니다. 후타미 마미」

하지만 오히메찡이 인식하는「좋아」와, 마미가 말하는 「좋아」는 틀려.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밖으로 내지 않고 대신 웃는 얼굴로 답했다. 
아니, 대답하려 했다. 웃으려 했다. 
하지만 웃을 수 없었다.

「후타미 마미…?」

오히메찡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
오빠를 좋아하는 오히메찡을 보고 싶지 않아서. 
마미를 “좋아” 하지 않는 오히메찡을 보고 싶지 않아서.
싫은 것에서 눈을 돌리듯, 오히메찡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마미의 상태를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오히메찡이 걱정스러운 듯이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무언가, 싫은 일이라도?」

원인은 오히메찡이야.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목소리만은 밝게 말했다.

하지만 그런 거짓말도 오히메찡에는 통하지 않아서.
「후타미 마미」라고 부르는 소리에 얼굴을 드니,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 한 표정의 오히메찡과 시선이 마주쳤다.

「정말로…아무것도 아닙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피곤한 것뿐. 걱정해줘서 고마워. 오히메찡」
「…하지만 당신의 눈은 그리 말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까? 그렇게 말해주는 오히메찡은 정말로 상냥해서. 
차라리 오히메찡을 싫어하게 해주면 될 텐데. 하지만 오히메찡이 상냥하니 그럴 수도 없다.

그 상냥함이 지금은 상처를 준다.
오빠가 아니라 마미를 좋아해줘.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할 수 없어서.
울고 싶어질 정도로 괴롭지만, 오히메찡이 이렇게까지 마미를 생각해주는 것이 기뻐서.

「아무것도 아니라니까~」그렇게 말해야하는데, 할 수 없어서.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엉망이 되버리고, 정신을 차리니 오히메찡에게서 도망치고 있었다. 

뒤에서 이름을 부르는 오히메찡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대로 오히메찡의 눈을 본다면 전부 말해버릴 것 같아서.

아아, 역시 오히메찡을 속일 수는 없구나. 달리면서 멍하게 그리 생각했다.
아마, 언젠가는 알아차리겠지.오히메찡은 머리가 좋으니까.
그리고 고민하겠지. 오히메찡은 상냥하니까.

정말, 오빠에게는 아까워.

「만약…」

만약 마미가 남자였다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됐었을까. 
마미가 남자였다면 오히메찡을 오빠에게서 뺏을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

마미가 지금 어딜 향해 달리고 있는지도, 어떻게 하고 싶은지도. 


출처 - http://ss.h-shousetsu.mobi/アイドルマスター/無題真美→貴音 百合17スレ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