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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아이마스

시호 「어째서 당신이 리더인 거죠?」하루카 「……」

by 기동포격 2017. 2. 5.

 - 오전 10시. 하루카네 집.



母 「그러기에 무리하지 말라고 했잖니」


하루카 「미안, 엄마」콜록


母 「어제도 감기 증세가 있다면 빨리빨리 들어왔어야지, 12시가 넘어서 들어오고…」


하루카 「헤헤, 어쩔 수 없잖아. 좀 있으면 통합 라이브니까…내가 리더인데 빠질 수도 없고」


母 「그래도 몸 상태를 생각하면서 해야지…미련한 곰 같으니」


하루카 「에헤헤. 잘 먹었습니다」


母 「죽은 어땠어?」


하루카 「응, 맛있었어. 나중에 조리법 가르쳐 줄 수 있어?」


母 「그래. 가르쳐 줄 테니 얼른 낫기나 해라」


하루카 「응」 



띵동



母 「어머나, 이 시간에 누구지? 나갔다 올 테니 약 먹고 있으렴」 


하루카 「응, 알겠어」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어머나, 어서오세요

아침부터 죄송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하루카 「??」꿀꺽


母 「하루카, 하루카」


하루카 「응?」


母 「누가 왔는지 아니?」


P 「안녕, 하루카」빼꼼


하루카 「프로듀서씨!?」


P 「그래도 완전히 죽어가는 건 아닌가 보네」


하루카 「프, 프로듀서씨가 이렇게 먼 곳까지 어떻게…2, 30분 걸리는 거리도 아닌데…사무소 쪽은 괜찮으신가요」


P 「그 쪽은 신경 쓰지 마. 리츠코가 코토리씨를 조련하면서 업무를 하고 있으니. 여기 온 것도 리츠코가 가보라고 해서 온 거고」


하루카 「그렇군요…감사합니다」


P 「아니아니. 네가 이렇게 아픈 것도 내 책임이나 마찬가지니까. 어제 네가 고집을 부릴 때 그냥 돌려보냈어야 하는데」


하루카 「아니에요. 그건 제가 고집을 부렸던 거니까…」


P 「아니아니, 내가 잘못 한 거야


하루카 「제가 잘못한 거라니까요


母 「사이좋으시군요? 후훗. 거기까지만 하시죠. 둘 다 서로 잘못했다는 걸로 하는 건 어떠세요?


P 「그럴까?


하루카 「그렇게 할까요? 후후


母 「자자, 그럼 방해되는 사람은 나가보겠습니다. 하루카를 잘 부탁드려요, 프로듀서씨


하루카 「에? 어, 엄마! 무슨 소리를!」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거 보니, 생각보다는 건강하신 것 같네요」


하루카 「에?」


시호 「안녕하세요, 하루카씨」


하루카 「시, 시호?」


P 「시호가 따라온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 날 감시한다나, 뭐라나…」


시호 「프로듀서씨라면 환자 앞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병으로 약해진 하루카씨를 덮칠 수도 있으니까요」


P 「그러니까 그런 짓 절대 안 한다니까! 대체 평소에 날 어떻게 보고 있는 거야!?」


시호 「입에서 항상 연기를 내뿜는 증기 기관차, 로리콘, 심심하면 폭주하는 변태」


P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주겠어. 이 건방진 망할 꼬맹이」


시호 「해보실테면 해보시죠. 이쿠한테 반지를 선물한 로리콘씨」


하루카 「…아하하. 둘 다 그만, 그만하세요」


P 「그래그래. 환자를 앞에 두고 싸우다니, 예의가 없는 행동이지. 난 가서 하루카네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올 테니, 시호 네가 하루카를 잠시 간병 해줘」


시호 「네, 알겠습니다」




달칵 쾅



시호 「……」


하루카 「……」


시호 「……」


하루카 「……」


시호 「……」


하루카 「……」


시호 「……」


하루카 「……」


시호 「…저기」


하루카 「으, 응?」 


시호 「약은 드셨나요?」


하루카 「응, 먹었어」


시호 「그렇다면 일단 누우시는 게 어떠신가요? 제 눈치는 보실 필요 없으세요


하루카 「그, 그럴까? 하하」




시호 「프로듀서씨랑 마트에 가서 감기에 좋을만한 것들을 좀 사왔어요. 프로듀서씨가 너무 많이 담느라, 말리는데 고생을 좀 했지만…」부스럭부스럭


하루카 「응, 고마워」


시호 「……」


하루카 「……」


시호 「……」


하루카 「……」


시호 「……」


하루카 「있잖아, 시호」


시호 「네?」


하루카 「시호는, 프로듀서씨를 감시하러 따라온 게 아니지?」


시호 「에?


하루카 「사실은, 나를 감시하러 온 거지? 내가 병을 핑계로, 프로듀서씨한테 무슨 짓을 하지는 않을까


하루카 「그리고 드라마나 만화에서 보면, 이런 시츄에이션에서 사건이나 계기가 생기는 경우도 많으니까


시호 「……」


하루카 「시호를 보낸 사람은…아마, 리츠코씨. 아직 나랑 어색해 보이는 시호를 프로듀서씨랑 같이 보내면, 내가 아마 딴짓은 못할 거라는 계산…」


시호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알아채신 거죠?」


하루카 「에헤헤. 허투로 765 프로덕션의 리더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시호 「…리더」


하루카 「응. 후아암. 약을 먹었더니 좀 졸리네. 자도 괜찮을까?」


시호 「그렇게 하세요. 감기를 낫게 하는데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자는 게 최고니까요」


하루카 「고마워」




하루카 「……」 새근새근


시호 「……」


시호 「…리더라」


시호 「어째서 당신이 리더인 거죠?」


하루카 「……」 새근새근


시호 「어째서 당신이 리더인 걸까요?


시호 「치하야씨처럼 가창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미키씨처럼 천재적이지도 않고, 이오리씨처럼 사람들을 이끌어갈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리츠코씨처럼 앞으로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에요」


시호 「지금도 아직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째서인 거죠?」


시호 「…


시호 「프로듀서씨,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P 「흠? 뭐야,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시호 「방금 전에요. 이런 일이 한, 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P 「놀래킬려고 했는데, 쳇」


시호 「그래서, 어째서인 거죠? 하루카씨를 리더로 선택한 것은 프로듀서씨. 프로듀서씨 같은 사람이 이유 없이 하루카씨를 선택하셨을 리는 없고…」


P 「이유라…」




P 「내가 하루카를 리더로 선택한 이유는…」


시호 「이유는?」


P 「765 프로덕션의 다른 아이들한테는 없는 걸 가지고 있으니까?」


시호 「의문형이라니…그게 대체 뭐죠?」


P 「어디 보자.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 그리고 765 프로덕션에 대한 헌신?」


P 「시호 네가 말했던 카리스마, 비전, 천재적인 소질, 그리고 가창력은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모두 리더에게 있으면 좋은 것들이야」


P 「하지만 그것이 765 프로덕션의 리더에게 있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해」


P 「시호, 765 프로덕션을 어떻게 생각하지?」


시호 「765 프로덕션을요?」


P 「그래」


시호 「765 프로덕션은…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만…」


P 「나도 거기에 동의해. 346 프로덕션만큼은 아니지만, 765 프로덕션도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지」




P 「내가 입사할 당시 765 프로덕션은 규모도 작은데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961이라는 대기업의 견제를 받는 중소기업에 불과했어」


P 「거기다 13명이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을 가진 아이돌」


P 「그리고 회사 운영에는 신경을 안 쓰는 사장과, 일이라고는 안 하는 사무원…」


P 「안 망하는 게 신기한 곳이었어」


시호 「……」


P 「난 있잖아, 조직이라는 건 톱니바퀴가 가득 찬 시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P 「765 프로덕션은, 구성원이라는 톱니바퀴가 제각각 멋대로 돌려고 해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시계」


P 「이 765 프로덕션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모든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


P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이상론적이지만」


P 「하여튼 그래서 톱니바퀴를 제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맞게 돌아가게 만들 인물이 필요했던 거야」


P 「그렇기에 난 초창기 765 프로덕션에 필요한 사람이 카리스마, 비전,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사람보다는, 765 프로덕션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P 「거기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P 「초창기 치하야, 미키, 이오리를 생각하면…하아」


시호 「얼굴빛이 많이 안 좋으신데, 괜찮으세요?」


P 「…괜찮아」




P 「그래서 난 하루카를 리더로 선택했던 거야. 하루카는 765 프로덕션에서 가장 평범하지만, 그런 하루카이기에 765 프로덕션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


시호 「…감이었다는 건가요? 그렇게 중요한 문제를 감으로?」


P 「감이라…그래, 감이었지. 하지만 하루카는 내가 기대했었던 대로 765 프로덕션을 하나로 묶었고, 765 프로덕션의 전성기를 구가하는데 성공했어


P 「그리고 그건 지금도 유효해. 시어터 애들은 올스타보다 더욱 특이한 개성을 가졌고, 수도 훨씬 많지. 환경 자체만 따지면, 오히려 지금이 초창기보다 안 좋을 수도 있어


P 「하지만 난 믿어. 하루카라면 이전 같이 765 프로덕션을 하나로 묶어,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거라고」


P 「그렇기에 하루카는 지금까지 765 프로덕션의 리더였고, 지금도 765 프로덕션의 리더이고, 앞으로도 765 프로덕션의 리더일 거야」


시호 「……」


P 「단순히 능력만 따진다면, 하루카 보다 뛰어난 아이들은 많아. 시호 너도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하루카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능력, 그 능력만큼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 할 거라 생각해」


P 「이제 내가 하루카를 리더로 선택한 이유가 이해가 가니?」




시호 「…두 번째 이유는…」


P 「765 프로덕션의 구성원들은 다들 765 프로덕션을 사랑하고 아낀다 생각해. 다만 하루카는 그게 더 각별하다고 생각해」


P 「이유는 나로서도 알 수 없어. 하지만 하루카의 765 프로덕션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다른 누구보다도 각별하다 생각해」


시호 「그런가요…」


P 「두 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왕복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것도 대기업도 아닌 이런 조그만 중소기업을 위해 말이야


P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이만 가도록 하자. 환자 집에 너무 오래 있는 것도 민폐를 끼치는 거니. 차 시동 걸어 놓을 테니, 내가 연락하면 오도록 해」


시호 「네」




시호 「좋으시겠네요. 높은 평가를 받고 계셔서…」


하루카 「……」


시호 「의외였어요. 평소 취급이 별로 안 좋기에, 프로듀서씨는 하루카씨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높이 평가하고 있었을 줄이야…」


하루카 「……」



띠링



시호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어서 나으셔서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시호 「아직 완전히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시호 「리더」




母 「다들 가셨네. 우리 딸이 그래도 사랑은 받고 있나 보네」


하루카 「……」


母 「자니, 하루카?」


하루카 「……」꿈틀꿈틀


母 「자는가 보네. 어디 보자, 열은…」


母 「왜 이렇게 뜨거워! 하루카, 괜찮니? 하루카!」


하루카 「에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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