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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노 SS

여자「나랑 일 중에 뭐가 더 중요해!」남자「……」

by 기동포격 2016. 11. 18.

여자「──아, 진짜! 당신은 항상 그래!」


여자「내 생각은 요만큼도 안 해주지!?」


남자「……」


여자「딱 좋은 기회니, 지금 구분을 확실하게 지어야겠어!」


여자「나랑 일 중에 뭐가 더 중요해!」


남자「……」




남자「일은……중요하지 않아」


여자「!」


남자「왜냐하면 나는 일을 싫어해」


남자「일은 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고 있을 뿐」


남자「만약 평생 먹고 놀만한 큰돈이 들어온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일을 그만두겠지」


여자「!」두근…


여자「……그렇다는 건, 내가 더 중요하다는 거지!?」




남자「아니……너도 중요하지 않아」


여자「에!?」


남자「너랑 결혼한 건,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야」


남자「독신인채로 있는 것보다, 결혼한 게 이래저래 편하니까 말이야」


남자「만약 세상의 풍조가 결혼 따위는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었다면」


남자「나는 너랑 결혼하지 않았겠지」


여자「뭣……!」




여자「뭔데, 그게! 그럼 나도, 일도 중요하지 않다는 거야!?」


남자「그렇게 되는군」


여자「그럼, 그럼……당신에게 있어 중요한 게 대체 뭔데!」


여자「대체 뭐라는 건데!」


남자「……」


남자「굳이 말하자면──」




남자「지구려나」


여자「하아……!?」


여자「무슨 말을 하는가 싶었더니……지구라고!?」


남자「그래」


여자「무슨 말을 하는 거야! 지구 같은 게 뭐가 중요한다는 건데!」




남자「그럼 너한테 묻지──」


남자「너는 지구가 없어지면, 살아갈 수 있어?」


여자「!」


남자「삼림이 없기에, 광합성에 의한 산소 공급은 꿈도 꿀 수 없어」


남자「대지가 없기에,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도 없어」


남자「것보다 지구가 없어지면 우리는 우주 공간에 내팽개쳐지게 돼」


남자「그런 상황에서, 넌 살아갈 수 있다는 거야!?」




여자「살아갈 수 있어!」


남자「뭐, 뭐라고……!?」


여자「…………」부우우우우웅…


남자(뭐야, 저건! 양손에서 고밀도 에너지를 지닌 동그란 물체를 발생시켰어!)


여자「나는 우주 공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부우우우우웅…


여자「하지만 당신은 과연 어떨까?」부우우우우웅…


남자「!」




여자「이 별을 파괴하겠어!!」팟


남자「아, 앗차!」


여자「터져라──────!!!」








쿠앙!!!!!







화성 ──



늙은 화성인「────!」헛


화성인「장로님! 승부는……승부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늙은 화성인「남자는 아주 잘했다……」


늙은 화성인「앙탈을 부리는 상대로……압도적인 강함으로, 딜미터기가 터지도록 팩폭을 하고 있었지……」


늙은 화성인「하, 하지만……궁지에 몰린 여자는……」


늙은 화성인「지구 그 자체를 파괴해 버렸다……」




화성인「그, 그건 대체……」


늙은 화성인「지구가 없어진다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 해……」


늙은 화성인「그 여자를 제외하고는 말이지……」


화성인「그, 그럴 수가……!」




화성인「망할……!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늙은 화성인「!」움찔


늙은 화성인(방금 전까지 지구가 존재했던 곳을 초감각으로 탐색해보니──)


늙은 화성인(지구가 아직 존재해……!?)


화성인「왜 그러십니까, 장로님!?」


늙은 화성인「호, 혹시……!」삑




여자「말도 안 돼. 지구가 아직 존재하고 있어……!?」


여자「칫……폭발에 말려들어갈 것을 두려워 해서, 힘을 너무 억누른 것 같네……」


지구「아니……」


여자「!?」


지구「지구는 분명, 너에 의해서 한번 소멸했어」


여자「대체 뭔데!? 지구가 왜 말을 하는 건데!?」




지구「나는……아까까지 남자였던 존재」


여자「뭐라고!?」


지구「우주 공간에서는 생존할 수 없는 내가, 지구가 사라지더라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어」


지구「그래……」


지구「나 자신이 지구가 되는 거야!!」


여자「에에에!?」




여자「당신이 그라고 하는 증거는……증거는 있어!?」


지구「……」


지구「넌 침대 위에서 절정에 달하면, 늘 소란부시를 불렀지」


여자「!?」흠칫


지구「네 속옷은 악어 가죽으로 만든 특주품──」


여자「그만, 그만, 그만! 알겠어, 이제 됐어!」




여자「하지만 지구가 되어서, 앞으로 어쩔 생각?」


지구「지구가 되어버린 이상, 나는 다시 한 번 이 대지에 생명을 번영시켜야해」


지구「나는 이 대업을, 마지못해 하는 것아닌 보람을 가지고 해나갈 거야」


여자「……」


여자「결국, 당신에게 있어 중요한 건 일이었다……그런 거네」


지구「아니, 그건 아니야」


여자「에……?」




지구「나는 지구가 되어서야 겨우, 너라고 하는 존재의 중요함을 깨달았어」


지구「인간이었던 시절, 나는 네가 있었기에 싫어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거야」


지구「하지만 지금의 나는 지구이며, 결코 너의 연인이었던 남자가 아니야」


지구「그러하니, 감히 한 번 더 이렇게 말하고 싶어」


지구「나의……연인이 되어주지 않을래?」


여자「!」심쿵…




여자(연인이 되어주지 않을래?)


여자(즉 그 말은 옆에 있어주지 않을래? 라는 의미)


여자(지구 옆에 있는 것은 달)


여자(즉 달이 되어달라는 이야기!?)팅!!!




여자「되겠어! 나는 되겠어! 내가 하는 김에 같이 파괴시켜버렸던 달이!」





이렇게 남자와 여자는 달과 지구가 되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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