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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학원 이야기/765 학원 이야기

765 학원 이야기 1

by 기동포격 2016. 2. 29.

…아침이 왔다.


…이제 슬슬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이다. 


…하지만 나는


…이불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 



P 「…잘 자」 



그렇게 중얼거리고 나는 다시 한 번 잠에 빠져들었다.




…빠.


…목소리가 들린다. 


…오…빠.


…오빠? 


…오빠. 


…누군가가 날 부르고 있다. 


…이러다 지각할 거야.


…지각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 나는 이대로 이불이라고 하는 평생지기랑 인생을 함께 할 거야.


…아침에는 정말 못 일어난다니까.


…목소리의 주인은 떠나갔다. 다시 쾌적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 나는 의식을 어둠 속으로 떨어뜨려 갔다…




…에잇! 



퍽.



P 「아악!?」 



뭔가 딱딱한 것이 내 머리를 강타했고, 너무나 아픈 나머지 의식이 각성해 버렸다.



P 「대, 대체 뭐야!」 


「드디어 일어났다」

 


방을 둘러보니 국어사전을 한 손에 든 여자애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 오빠. 제대로 정신차렸지?」 


P 「정신은 차렸지만 말이야…국어사전 모퉁이로 때려서 일으키는 건 하지 말자고, 모모코」 


모모코 「내 알바 아냐. 오빠가 안 일어난 게 잘못이잖아」




이 아이는 모모코. 우리 집 삼남매 중 막내인 아이다. 



P 「참나…그렇다 하더라도 좀 더 샹냥하게 깨워줘도 괜찮을 텐데」 


모모코 「그렇게 해서 오빠가 일어난다면 말이지. 하지만 오빠는 절대로 안 일어나고」 


P 「…아니거든?」 


모모코 「네, 다음 거짓말」 


P 「크으윽…그런데 그거 아니, 모모코. 머리를 너무 많이 때리면 뇌세포가 죽어버리기 때문에 머리가 나빠져. 그러니까 삼가해줬으면 좋겠어」 


모모코 「흐~응…그렇네. 오빠가 더 이상 머리가 나빠졌다가는 곤란하니, 다른 방법을 생각해볼게」 


P 「그렇게 해줘」 


모모코 「그런 것보다 빨리 갈아입고 내려와. 언니가 화내고 있어」 


P 「그건 큰일인데」




「드디어 일어났구나! 빨리 접시 내주지 않으면 음식 다 식어」 


P 「미안미안. 바로 준비할게. 코노미 누나」 



이 쪼그만 사람은 코노미 누나. 키는 쪼그맣만 학원에서는 최고 학년이며 내 누나다. 이렇게 쪼그맣지만.



코노미 「잠깐만, 방금 굉장히 실례인 생각했지」 


P 「설마」 


코노미 「크으윽…」 


P 「일단 그릇을 꺼내겠는데…슬슬 수납 장소를 바꾸는 게 어때? 손도 안 닿으니」 


코노미 「전에 내가 그러자고 했더니 네가 귀찮다해서 허사로 돌아갔는데?」 


P 「…그 랬 던 가」




코노미 「일단 빨리 먹자. 새학기 첫날부터 지각하고 싶지 않지?」 


P 「그것도 그런가」 


모모코 「모모코도 새학기 첫날부터 지각하는 건 싫고」 


코노미 「자, 그럼」 


「잘 먹겠습니다」 



셋이서 아침을 먹는다. 부모님은 출장 중이라 집에 계시지 않으므로, 우리 집에는 현재 우리 삼남매밖에 없다.  



… 



P 「잘 먹었습니다!」 


코노미 「그릇은 싱크대에 두도록 해. 돌아오면 설거지 할 테니까」 


P 「오케이. 그럼 먼저 가볼게」




코노미 「기다려. 모처럼 첫날이니까 셋이서 가도록 하자」 


모모코 「그렇네. 오빠가 도중에 미아가 되지 않게 감시해야지」 


P 「미아라니…난 모모코보다 학교를 오래 다녔는데?」 


코노미 「뭐, 어때. 그럼 가자」 





P 「열쇠는?」 


코노미 「어차피 P가 제일 먼저 돌아올 거잖아? 그러니까 너한테 줄게」 


P 「실례되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저도 친구랑 놀다 돌아오는 일 쯤은 있다고요」 


코노미 「넌 친구라고 해봤자 토우마군이랑 쇼타군 밖에 없잖아」 


P 「다, 다른 사람도 있거든」 


코노미 「누구?」 


P 「메, 메구미라든가」 


코노미 「그 애는 누구하고도 친하잖아」 


P 「크으윽…」




모모코 「아직 멀었어? 오빠의 인간관계보다 지각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코노미 「그것도 그렇네. 일단 열쇠는 줄 테니까」 


P 「알겠어」 





셋이서 나란히 통학로를 걷는다.


아주 평범한 일상이지만 느긋한 시간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 이 시간은 정말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그 녀석이 올 때까지는.




「아! 발견!」 


P 「」 움찔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P 「…」 



조심조심 돌아보니… 



「P~~~~!」 다다다다닷 



덥썩

 


P 「커헉」

 


돈가라갓샹



「안녕! 오늘도 날씨가 참 좋네!」 


P 「」 


코노미 「주효했어. 아주 주효했어, 우미」 


우미 「아! 안녕, 코노미씨! 모모코!」 


모모코 「안녕, 우미씨. 그런 것보다 오빠가 다 죽어가고 있어」




우미 「앗차차, 그랬지」 


P 「모, 모모코. 덕분에 살았어」 


모모코 「별로」 



방금 나한테 돌격해 일격으로 날 쓰러뜨린 이 녀석은 코우사카 우미.  


아기일 적부터 서로를 알고 있는, 말하자면 소꿉친구라고 하는 녀석이다.  


성격은 저돌맹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 하는 운동 바보로, 참으로 소란스럽기 그지없는 녀석이다.



P 「나 참. 우미, 달려드는 건 위험하다고 항상 말하고 있잖아. 부상이라도 당하면 어쩔 거야」 


우미 「에헤헤. 미안미안」 


P 「못 말린다니까…」 


우미 「하지만 P는 내가 안 다치게 빈틈없이 감싸주잖아! 내가 절대 밑에 깔리지 않게!」 


P 「뭐, 뭐어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고」 


우미 「에헤헤…역시 P 너무 좋아!」 


P 「…으, 응」




모모코 「…」 꼬집


P 「아얏! 무, 무슨 짓이야, 모모코!」 


모모코 「별로. 오빠가 길가에서 얼굴을 붉게 물들이길래」 


P 「저, 전혀 아니거든!」 


모모코 「흥이다」 


모모코 「이런 곳에서 시간을 끌다가는 지각해버리니까, 모모코는 먼저 갈게」 


P 「아, 모모코!」 



「안녕, 모모코!」 


「안녕!」 


모모코 「안녕. 이쿠, 타마키」




코노미 「우리들도 가자」 


우미 「그렇네」 


P 「대체 뭐야」 



얼마동안 걸어가니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들이 다니고 있는 765 학원이… 






코노미 「그럼 둘 다 나중에 보자」 


우미 「코노미씨! 나중에 봐!」 


P 「예이예이」 



「코노미 언니, 코노미 언니」 


코노미 「어머. 안녕, 리오」 


우미 「그럼 우리들도 가자!」 


P 「먼저 반 배정부터 보고 가야지. 그리고 팔짱끼는 건 그만두도록」 


우미 「…그랬었지」




우미 「같은 반이었지!」 


P 「그런걸」 



반 배정을 확인한 우리들이 향한 곳은 765 학원 고등부 2-A반이었다. 



P 「자리는 원하는 대로 앉아도 괜찮은가봐」 


우미 「그럼 난 P 옆자리!」 


P 「…시끄럽게 안 한다면」 


우미 「응!」 


「…뭐야, 또 니들이랑 같은 반이야? 이걸로 몇 년 연속이야? 망할, 가끔은 떨어지고 싶어」 


「말은 그러면서, 토우마군은 아까 P군이랑 같은 반이 아니면 어쩌지라고 하지 않았던가?」 


「내, 내가 언제! 날조하지 마!」 


P 「몇 년 연속…이라. 초등부부터 함께였으니까 10년 정도인가? 토우마, 쇼타」




쇼타 「그 정도네~. 아, 나는 P군네랑 같은 반이라서 기뻐!」 


P 「쇼타는 솔직하구나. 그에 반해 이쪽은…」 


토우마 「뭐, 뭔데」 


쇼타 「토우마군은 친구가 없지~」 


토우마 「시꺼! 나도 친구 정도는!」 


쇼타 「어라? 나는 여자 친구가 없다는 의미로 말했는데? 어떻게 받아들인 거야?」 


토우마 「크으윽…」 


P 「뭐, 토우마를 괴롭히는 건 이 정도로 해둬」




P 「뭐, 올해도 다시 한 번 잘 부탹해. 토우마, 쇼타」 


토우마 「으, 응. 잘 부탁해」 


쇼타 「잘 부탁해~」 




P 「그 밖에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게~!」 


P 「우왓!」 


「냐하하」 


P 「이 목소리는…메구미냐!」 


메구미 「딩동댕~동」




이 녀석은 토코로 메구미.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로,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본인은 말하고 있다.  


그 말의 진실여부는 알 수 없지만, 강직한 반장으로 유명한 타나카 코토하의 친구인 것 같다.



메구미 「이야~, 또 같은 반이네~. 난 참 기뻐」 


P 「기쁜 건 알겠으니까, 체중 싣지 마. 무거워」 


메구미 「P~, 여자애한테 무겁다는 말은 하는 게 아닌데~?」 


P 「아야야야야야야! 항복, 항복!」 


메구미 「에잇에잇~」 



메구미가 나한테 헤드락을 걸었다.


압박을 받아 숨이 막히는 것도 있었지만, 가슴의 부드러움과 메구미의 몸에서 풍기는 좋은 냄새 때문에 얼굴이 빨개진다.



P 「메, 메구미」 


우미 「뭐야~! 메구미, 너무 달라붙었어!」




메구미 「냐하하. 미안미안」 


P 「사, 살았다」 



겨우 해방됐지만 얼굴은 빨개진 채 그대로였다. 



우미 「P도 너무 데레데레해!」 


P 「으, 응. 뭔가 미안」 



토우마 「…저기, 쇼타. 코우사카는 혹시…」 


쇼타 「에? 토우마군, 혹시 몰랐던 거야?」 


토우마 「넌 알고 있었어?」 


쇼타 「누구든 눈치채지」 


토우마 「진짜냐…」




코토하 「메구미, 슬슬 선생님이 올 시간이니까 자리에 앉도록 해」 



떠들고 있으니 타나카씨가 다가왔다.

 


메구미 「아,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어?」 


코토하 「그래. 그러니까 빨리 돌아가도록 해」 


메구미 「네~에…어라? 엘레나는?」 


코토하 「아직 안 온 것 같아. 아까 전화해 봤는데 받질 않았어」 


메구미 「늦잠 잤으려나」 


코토하 「글쎄…」 



드르륵!



그 때, 교실 문이 힘차게 열렸다. 




「S, SAFE, YA!」 



초록색 머리카락을 기른 여자애가 숨을 헐떡거리며 들어왔다. 

 


코토하 「엘레나, 그렇게 문을 세게 열면 망가지잖아. 살살 열도록 해」 


엘레나 「MIAN, KOTOHA! 그리고 안녕!」 


코토하 「안녕, 엘레나」 


메구미 「안녕~!」 


엘레나 「MEGUMI! 안녕!」 


코토하 「선생님이 오시니까 자리에 앉아」 


엘레나 「마음대로 앉아도 괜찮은 거JI? 그럼 KOTOHA 옆!」 


코토하 「엘레나도 참…후훗」




P 「저거 봐, 토우마. 그 타나카씨가 웃고 있어」 


토우마 「시마바라 굉장한걸…」 


우미 「코토하도 여자니까 당연히 웃지」 


쇼타 「둘 다 섬세함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네~. 이래서 동정은…」 


P ・토우마 「도, 도, 도, 동정 아니거든!」 


우미 「동정이 뭐야?」 


P 「신경 쓰지 마」




P 「슬슬 선생님이 오겠군」 


토우마 「누가 담임일까」 


P 「우리 학교는 치즈루 선생님이나 후우카 선생님처럼 미인이 많으니 기대 되는걸」 


토우마 「동감이야」 


쇼타 「에? 토우마군, 여자한테 흥미 있었구나…!」 


토우마 「무슨 의미야!」 


P 「하하하」 


우미 「우~…」




드르륵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왔다.



P 「오」 


「…」 


토우마 「남자인가…」 


「…」 



선생님은 교단에 선채로 우리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흐으응. 멋지게 허접들만 모아뒀군」 



이라며 악담을 퍼부었다.




P 「허, 허접?」 



선생님이 하신 그 발언으로 인해 교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진다.

 


「이 정도로 떠들지 마라」 


코토하 「저기, 쿠로이 선생님」 


쿠로이 「응? 누군가 싶었더니 코토하(쨩)가 아닌가. 무슨 일이지?」 


코토하 「작년이랑 똑같은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쿠로이 「좋지」 



저 사람, 쿠로이라고 하는 건가. 듣고 보니 얼굴에 그늘이 져 있어서 잘 안 보이는데.



쿠로이 「이 허접 2-A를 담당하게 된 쿠로이 타카오라고 한다」 


쿠로이 「네놈들은 참으로 행복한 줄 알아라. 왜냐하면, 이 765 학원의 귀공자인 내가 너희들의 담임이니까 말이다!」




쿠로이 「내가 이 반을 담당하는 이상, B반의 타카기나 C반의 미시로에게 진다는 건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 



진다는 게 대체 뭘 말하는 건데… 



쿠로이 「하지만 안심하도록. 네놈들이 아무리 허접한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내가 최고의 학생으로 만들어주지!」 


쿠로이 「자, 나를 따라오도록 하여라!!」 


……… 


대체 뭐야, 이 사람… 



쿠로이 「흥. 일단 출석을 부르겠다. 부르면 대답을 하도록」 


쿠로이 「아마가시키 토우마」 


토우마 「누가 아마가시키 토우마라는 거야, 아저씨! 난 아마가세 토우마라고!」 


쿠로이 「내가 이름을 기억해 주길 원한다면, 내가 납득할만한 성적을 받도록」




출석을 다 부른 쿠로이 선생님은 한숨을 내쉬었다. 



쿠로이 「다음은 전학생을 소개하지」 



전학생? 별일인걸.


이 765 학원은 초등부부터 시작해 대학까지 그대로 진학하는 에스컬레이터식 학교다.


전학생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반이 바뀔 적에 수험을 쳐서 들어오는 것이 대부분으로 별로 본 적은 없다. 


대체 어떤 애가… 



쿠로이 「들어오게」 


「네」 



전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숨을 삼킬 만큼 아름다운 은색 머리카락, 강단있는 분위기, 그리고… 



쿠로이 「자기 소개를」 


「네」 


「오늘부터 이 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타카네 「시죠 타카네라고 하옵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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