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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학원 이야기/765 학원 이야기 HED √PG

765 학원 이야기 HED √PG 10

by 기동포격 2017. 2. 7.

정신을 차린 선배를 택시에 태워 집으로 돌아왔다. 



P 「미안, 간병을 하게 만들어서」 


시즈카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선배를 홋카이도에 데려간 게, 원인일지도 모르니까요」 


P 「원래라면 인플루엔자에 걸렸으니, 격리해 두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데 말이야」 


시즈카 「그럴 수는 없어요」 



목숨도 걸려있으니 말이에요.



시즈카 「지금 뭐 해줬으면 하는 건 없나요?」 


P 「보자…일단 물을 마시고 싶은데」 


시즈카 「알겠어요」




선배가 물을 마시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건지 좀처럼 일어나지를 못했다.


그래서 나는 선배의 몸을 떠받치고 일어나는 걸 도와주었다. 


물을 마시고 숨을 내쉰 선배를 다시 눕히고, 나는 종이컵을 비닐에 넣어 처분했다. 



P 「…몸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불편한걸」 


시즈카 「그렇죠」 



저번에 고열이 났을 때, 나도 같은 생각을 했다. 




시즈카 「약은 어쩌실 건가요?」 


P 「…꼭 먹어야해?」 


시즈카 「네?」 


P 「아니, 그치만 말이야…약은 쓰잖아」 


시즈카 「선배가 애도 아니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P 「옛날부터 약은 거부감이 들어서 말이야…」 


시즈카 「먹지 않으면, 낫는데 시간만 더 걸려요」 


P 「알고는 있는데…」




시즈카 「가루약이 아니라 알약이니까, 맛은 안 날 거예요」 


P 「알약인가…알약이라면 어떻게든」 


P 「아, 맞다. 약을 먹기 전에 뭔가를 먹어야 했지?」 


시즈카 「그렇네요. 뱃속을 채우는 게 더 좋다고 들었어요」 


P 「하지만 식욕은 별로 없는데…」 


시즈카 「소화가 잘 되고 간단한 걸 만들게요」 


P 「아, 그렇다면」 


P 「시즈카가 만든 우동을 먹고 싶어」




시즈카 「오래 기다리셨죠」 



선배가 먹고 싶다고 한 우동을 만들어 가져온다.  



P 「고마워…앗뜨」 


시즈카 「괜찮으세요?」 


P 「응」 



말은 그렇게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건지, 젓가락을 들고 있는 손이 불안정하고 조금 위태롭다.


실제로 젓가락으로 집은 우동을 들어 올리려고 하다가 국물에 빠뜨렸고… 


그렇다고 한다면



시즈카 「선배, 그릇을 빌려주세요」 


P 「으, 응」




조금 부끄럽지만


나는 들어 올린 우동에 숨을 불고



시즈카 「이, 입을 벌려주세요」 



선배를 향해 내밀었다.

 


P 「에!?」 



당연히 놀라는 선배.



시즈카 「저, 저도 부끄럽지만, 지금 선배의 상태로는 먹기 힘드니 어쩔 수 없어요!」 


P 「분명 그렇지만…」 


시즈카 「빨리 먹지 않으면 우동이 말라버려요」 


P 「아, 알겠어」




선배가 우동을 조금씩 먹는다. 



시즈카 「어떠세요?」 


P 「…응. 부드러워서 먹기 쉬워」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면이랑 똑같이 입가로 가져간다.

 


P 「아, 맛있어」 


시즈카 「홋카이도에서 가져온 다시마를 바로 사용해 봤어요」 


P 「맛이 좋은데…이거라면 틀림없이 인기를 끌 거야」 


시즈카 「홋카이도에 갔던 보람이 있었어요」




시즈카 「…하지만」 



이 맛과 맞바꿔… 



시즈카 「제가 선배를 홋카이도에 데려갔기 때문에, 선배는 인플루엔자에…」 


P 「그건 아니야, 시즈카」 



선배가 한 말에 고개를 든다. 


선배는 올곧은 시선으로 내 눈을 보고 있었다.  


몸이 별로 안 좋을 텐데도 강렬하게 빛나는 그 눈동자에, 무심코 두근거린다.  



P 「난 내 의지로 시즈카를 따라갔어」 


P 「그러니까 시즈카 네 탓이 아냐」




시즈카 「선배…」 



이 사람은 왜 나한테 이렇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걸까. 


본래라면 나한테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탓인지, 무심코 머릿속 생각이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시즈카 「선배는, 왜 이렇게 저한테 상냥하게 대해주시는 거죠?」 


P 「이유…라」 



선배가 팔짱을 끼고 눈을 감는다. 




P 「전에도 말했을 거라 생각하는데…나는 말이야, 시즈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P 「시즈카는 똑부러진 아이지만, 어딘가 위태위태하고」 


P 「주위에 응석을 안 부리려고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까 나는」 


P 「나만큼은, 시즈카를 받쳐주고 싶어」 


시즈카 「아…우…」 



선배가 똑바른 시선으로 고백에 가까운 말을 해서, 얼굴이 뜨거워진다. 


어쩌면 선배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막을 방법이 나한테는 없었다. 




붉어진 얼굴과 격한 소리를 내며 뛰고 있는 심장을 들키지 않게, 나는 약 먹는 걸 탐탁지 않아 하는 선배한테 약을 먹였다.  


잠시 있으니, 약 기운이 돌기 시작했는지 선배가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즈카 「…하아」 



선배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나는 한숨을 쉬었다. 


잠든 선배의 얼굴을 보니, 얼굴이 또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지금도 분에 넘칠 정도로 응석을 부리고 있는데, 여기서 더 앞으로 나아갔다가는 틀림없이 돌아올 수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도, 마음은 더욱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이런 감정, 지금까지 느껴본 적이 없다. 


나는 왜, 이 사람한테 더욱 응석을 부리려 하고 있을까.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분명, 누가 봐주었으면 했을 것이다.  


아버지는 나를 봐주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나를 봐줄 사람을 요구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선배는 나를 봐준다. 


내 곁에서, 나를 봐준다. 




그렇기에 이 사람한테 응석을 부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거겠지.


이 사람이라면 받아들여 주니까. 



시즈카 「…」 



나아가지 마라. 


무언가가 나한테 경고한다.  


하지만 나는, 그 경고를 따를 생각은 새끼손가락 만큼도 없다.


…홋카이도에 가기 전에 시호가 나한테 말했다.  


선배를 건드렸다가는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어디 한 번 해봐.




선배가 나를 좀 더 봐줬으면 한다. 


이 사람한테 좀 더 응석을 부리고 싶다.


선배랑 만나고 난 후 생겼던 추억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인정하자.


이 사람을 좋아한다. 


나만을 보고 있었으면 한다. 


나만 이 사람한테 응석을 부리고 싶다. 


그런 마음이 흘러넘친다.


그러니까 나는…이제 시시한 고집을 부리는 건 그만두자.  


내 옆에 있었으면 하니까.


…물론 시호의 마음은 알고 있다. 


하지만


시호한테도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열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는지, 괴로운 듯 신음하는 선배. 그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타월을 바꾸고, 흐트러지기 시작한 이불을 정리한다.  


…내가 이 사람한테 지금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선배의 손이 뭔가를 요구하듯 방황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 손을 잡고, 살며시 쥐었다.


그러자 선배의 손은 안심한 듯 힘이 빠지고 얌전해졌다. 

 


시즈카 「…괜찮아요. 옆에 있으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선배의 옆에 있는 것. 


그러니까


선배가 눈을 뜰 때까지, 나는 손을 계속 잡고 있었다.




다음날



P 「…」 


시즈카 「선배, 상태는 어떠세요?」 


P 「약이 효과가 있었네. 어제 같은 나른함은 없어」 


시즈카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P 「다만, 뭐…결국 우동을 만드는 건 당분간 쉬어야겠군」 


시즈카 「그렇네요. 역시 인플루엔자에 걸렸으니…」 


P 「그러고 보니 시즈카 넌 괜찮아?」 


시즈카 「네. 방의 온도를 올려 놓았고, 이 기온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P 「그렇다면 조금 안심할 수 있겠군…나 때문에 시즈카가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내가 할 말이 없으니까」 


시즈카 「만약 제가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저를 간병해주실 건가요?」 


P 「그건 물론이지」 


시즈카 「후후. 그렇다면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P 「그래…?」 



시즈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걸.




시즈카 「아침 약을 먹어야 하므로, 우동을 만들어 왔어요」 


P 「고마워」 



그릇을 들고 있는 시즈카한테 손을 내밀지만, 어째서인지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시즈카는 어제처럼 우동을 향해 숨을 불고는



시즈카 「드세요」 



내 쪽으로 젓가락을 내밀었다.  



P 「저, 저기, 시즈카?」 


시즈카 「네, 무엇인가요」 


P 「나 혼자서 먹을 수 있는데…」




시즈카 「안 돼요. 열이 내렸다고는 해도, 아직 안정을 취해야 해요」 


P 「아니,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해도」 


시즈카 「괜찮아요. 제가 꼼꼼히 돌봐드릴 테니」 


시즈카 「자, 우동이 말라버려요」 


P 「음…」 



쓸데없는 문답으로 맛있는 우동을 말라비틀어지게 만드는 건 분명 아깝다. 


여기서는 시즈카의 말에 따르자.



P 「알겠어. 그럼 먹여줄래?」 


시즈카 「네」




우동을 먹고 약을 먹은 나는 다시 누웠다. 



P 「그런데 잠을 많이 자서 잠이 안 오는데」 


시즈카 「그래도 잠을 안 자면 회복이 늦어져요」 


P 「일단 노력은 하겠지만」 


시즈카 「그렇다면 자장가를 불러드릴까요?」 


P 「아니, 그건 부끄러운데」 


시즈카 「괜찮아요. 지금 집에는 저랑 선배밖에 없으니까요」 


P 「그래?」 



그렇다는 건 지금은 단 둘?



P 「…」 



단 둘이라는 걸 의식하니 더욱 부끄러워진다. 




시즈카 「선배, 얼굴이 빨개진 것 같은데…설마 열이 또 오르기 시작한 건!?」 


P 「아, 아니. 괜찮아」 



어떻게든 얼버무리고 눈을 감는다.  


이대로 자면 이 부끄러움 또한 사라질지도 모른다.  



시즈카 「…잘 자라 우리 아가, 앞뜰과 뒷동산에」 



시즈카가 어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 노래는 귓속으로 부드럽게 파고 들어와



P 「…」 



나는 간단히 잠에 빠졌다.

 


시즈카 「…안녕히 주무세요」




시즈카 「…아후」 



선배가 잠이 든 걸 확인하니, 긴장이 풀렸는지 하품이 나왔다.  


어제 잠을 별로 못 자서 그런지, 졸리다는 걸 자각하니 단번에 잠이 쏟아진다.



시즈카 「…잠시만」 



선배의 침대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잠에 빠졌다.




「…」 



P와 시즈카가 잠든 방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그 누군가는 시즈카를 보고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기분이 나빠졌지만, 의자 밑에 떨어져 있던 타월 모포를 들어 시즈카한테 살며시 덮어주었다. 



「…」 



그리고 P의 땀을 깨끗이 닦은 후, 새로운 물과 타월을 준비했다



「…빨리 나아주세요」 



그렇게 중얼거리고 문으로 향한 누군가는, 방에서 나가기 직전에 되돌아 본 뒤



「…지금만큼은, 만끽하게 해주겠어」 



그 말만을 하고, 방에서 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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