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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SS/이오리

이오리「언제까지고 어린애가 아니야・・・」

by 기동포격 2015. 12. 18.

이오리「그 이야기, 받겠어」 


P「아니, 잠깐만. 이오리한테는 아직 이르다고 해야 할까, 이미지가 나빠질지도 몰라」 


이오리「・・・난 정했어」 


P「저번에 촬영했던 CM도 그렇고, 왜 그러는 거야?」 


이오리「뭔데? 내가 하이힐을 신으면 이상해!?」 


P「・・・솔직히 안 어울린다고 할까, 떠 있는 느낌이 들었어」 


이오리「・・・그건 아직 그런 노선에 익숙지 않을 뿐이야. 그런 이야기는 됐으니, 바로 스폰서랑 연락하도록 해」 



이오리는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하고는 내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 스튜디오



감독「스폰서가 말이지, 이런 이미지를 요구하고 있어. 어린애가 어른의 계단을 오르기 위해 첫걸음을 떼는 이미지」 


P「아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들었던 거랑 이야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감독「딱히 이걸로 정해진 건 아니야. 어디까지나 후보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아. 그 밖에도 몇 가지 있어」 


P「그렇지만 이건 너무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상품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감독「하지만 말이야, 준비는 이미 되어버렸고, 이제 와서 바꾸기도 뭐하고」 



P『이오리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니 그만둬주세요』그렇게 말을 꺼낸 순간에



이오리「무슨 말을 하는 거야, 프로듀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감독「이오리도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문제없네. 그럼 바로 시작할 테니까 준비해줘」




이오리「어때, 프로듀서?」 



   눈앞에는 검은색 일색으로 차려입은 이오리가 서 있다. 

   그리고 입술에는 선명한 와인 레드색 립스틱이 발라져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침착하고 조용한 음색과, 미약하게 흔들리는 치켜뜬 눈.  



P「・・・」 


이오리「・・・아무 말도 안하는 거야?」 


감독「이오리~. 이쪽으로 와. 시작할 거야」 


이오리「네. 바로 가겠습니다」 


P「이오리, 깜짝 놀랐어. 다른 사람 같아서・・・뭐라고 할까, 예뻐」


 

 한 발짝 늦게 튀어나온 내 충격은, 그녀가 있었던 조금 어두운 공간에 녹아들어갔다.




P『계속 애로 머물러 있을 리 없지・・・언젠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사랑을 하고, 그를 위해 꾸미고, 이윽고・・・』 


P『한심한걸. 새삼스렇게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나랑 이오리는 프로듀서랑 아이돌.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잖아』 



자신에게 그렇게 타이르고, 그녀가 서 있는 화려한 빛을 향해 다가갔다.




감독「여자라는 건 참 무섭단 말이야. 바뀌려고 하면 바뀔 수 있는 존재네」 


P「확실히 놀랐어요. 어쩌면 이오리 자신이 제일 놀랐을지도」 


감독「여자는 역시 좋아하는 사람 앞이면 예쁘게 보이고 싶잖아. 저번에 하이힐 CM을 찍을 때도 나한테 질문이랑 제안을 몇 번이나 해서는 하이힐을, 그리고 이오리 그 자신을 빛내려고 했어」 


P「제안이라니, 죄송합니다. 도를 넘지 않았었나요?」 


감독「무슨 말을 하는 거야?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고 눌러담아 어쩌자는 거야. 그러니까 나도 사양하지 않아. 이런 건 서로가 의견을 검토해봐야 하는 거야」 


P「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이쪽도 마음이 편합니다. 하하」 


감독「하아・・・이래서야 이오리도 앞날이 참 캄캄하네」




감독「이오리. CM 마지막 장면을 조금 변경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이오리「변경요?」 


감독「그래. 상대방이랑 키스를 해줬으면 해」 


이오리「키, 키스 말인가요!?///」 


감독「후후후. 물론 하는 척이야, 하는 척. 거기다 실루엣으로 내보낼 거니까 괜찮아」 


이오리「・・・」 


감독「어머? 하는 척이라고 해도 배신하는 것 같아서 못 할 것 같아? 뭐,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 찍혔지만 말이야」 


P「감독님. 아무리 그래도 그건・・・」 


감독「당신은 조용히 하고 있어! 이건 나랑 이오리의 이야기야」 


이오리「하겠습니다. 하게 해주세요」 


감독「좋은 대답이네. 기대하고 있을게」




P「괜찮은 거야, 이오리? 감독님도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잖아」 


이오리「・・・괜찮아. 걱정 할 필요 없어. 키득. 감독님이 말하는 건 좀 그래도 실력은 진짜야. 전에 찍었던 CM도 서로 납득할 수 있는 걸 찍었었고, 방영 후의 화제성도 엄청났었잖아. 그러니까 프로듀서는 여기서 내가 일하는 걸 보고 있으면 돼」 


P「그렇구나. 그렇지. 어찌됐든 이오리는 슈퍼 아이돌이고 말이야」 


이오리「그런 거야. 니히힛」




감독「좋아. 여기까지 완성됐으니까, 둘 다 봐줘」 



어딘가 앳됨이 남아있는 복장을 입은 이오리가 엘리베이터를 탄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고속 엘리베이터의 층수 표시. 


문이 열림과 동시에 쏟아지는 빛이 이오리를 감싸고 암전. 

검게 차려입은 이오리가 나타난다.  


슈트를 차려입은 남성과 캔들 글라스를 사이에 둔 회식.

CG처리에 의하여 사라져가는 양초의 빛과 함께 확대되어 가는 테이블.


파우치에서 꺼낸 와인 레드색 립스틱. 


립스틱을 다 바름과 동시에 어둠이 한 면을 뒤덮는다. 

어둠에서 나타나는 와인 레드색 입술, 그리고 나비의 날개가 등에 자라있는 이오리.


진짜 나비가 푸른 꽃으로 날아가 꽃잎에 앉는다. 


어른의 사랑을 향해 날갯짓 하는 매혹스러운 한 자루. 그리고 상품명이 흘러나온다. 




감독「나비가 꽃에 앉은 후에 키스씬을 내보내고 싶어. 알겠지?」 


이오리「・・・네」 


P『CM의 완성도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탓인지, 표정도 목소리도 약간 딱딱한데』 


감독「알겠지? 이 컷의 완성도에 따라서 CM이 확 바뀔 거야. 그럼 실전, 잘 부탁해」 



남성 배우와의 키 차이가 머리 하나 이상 나기 때문에, 발꿈치를 약간 들고 눈을 감은 뒤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기다리는 이오리.  



P『・・・뭐야. 왜 이렇게 진정이 안 되는데』

 


이오리의 양어깨의 남성 배우의 커다란 손이 얹히고, 얼굴을 조용히 이오리의 얼굴로 가져간다.

 


P『・・・큭』휙




윽ーーー 



감독「커~~~엇」 


감독「자~아. 다들 당분간 휴식」 


P「무슨 일입니까? 감독님」 


감독「어딜 보고 있는 거야, 이 벽창호! 지금 이 쪽을 볼 때가 아니잖아!」




P「이오리, 무슨 일이・・・!?」 


이오리「어라?? 이상하네. 눈물이 안 멈춰・・・」


 

양손으로 닦아도, 닦아도 흘러넘치는 눈물이 이오리의 뺨을 적셔간다.

 


이오리「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데 어째서야」


 

넘쳐 떨어지는 감정을 필사적으로 건지려 하고, 동시에 자신을 북돋으려고 한다.



P「잠시 밖으로 나갈까」


 

머리에 손을 살짝 올리고 부드럽게 끌어안았다.  



이오리「・・・응」




비상 계단을 스쳐가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우리는 잠시 동안 느긋하게 쉬었다.



P「자, 100% 오렌지 쥬스」 


이오리「고마워・・・」 


P「진정됐어?」 


이오리「응. 그런데 참 한심하네. 그렇게 큰소리 쳐놓고는///」 



평소처럼 밝아진 목소리. 덕분에 위로하고 있는 나도 상당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P「이제 와서지만 감독님한테 가서 안 하겠다고 해도 괜찮아」 


이오리「그건 안 돼. 내가 하자고 정한 거니, 마지막까지 할 거야」 


P「하지만 또 울면 주위에 폐를 끼치잖아. 원인이 뭔지는 알아?」 


이오리「・・・」 


P「이오리?」 


이오리「둔감하기는!」 




이오리「나, 프로듀서를 좋아해! 사랑해! 하지만 난 내가 아직 어린애라는 걸 알고 있어. 그러니까 빨리 네가 어른으로 봐줬으면 해서 하이힐이나 립스틱 CM을 찍어봤어. 뭐, 이것도 어린애가 기를 쓰는 것에 불과했지만 말이야」 


이오리「네가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어 날 돌아보게 만들 거야」 


P「・・・」 


이오리「프로듀서!?」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든 이오리의 눈동자에는, 새빨간 나의 얼굴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P「몰랐어. 이오리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그리고 납득했어. 키스씬을 보면서 느꼈던 초조함과 눈물 때문에 중단했을 때 느꼈던 안도감」 





P「나도 이오리를 좋아해」 


이오리「뭐야・・・나 혼자서 고민했던 게 바보 같잖아. 이건 벌을 줄 필요가 있겠네」








감독「자, 자들 수고했어」 



왁자지껄



P「고생하셨습니다, 감독님.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감독「어머? 내가 CM을 만들어 놓고 이런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이 립스틱 효과가 있는 것 같네」 


P「에?」무심코 입가를 닦는다.


감독「안 묻어 있어. 바보 같기는. 나갔다가 돌아온 뒤에 보여준 이오리의 그 표정과 한방에 OK를 내게 했던 그 연기를 보면 다 알지」 


P「///」 


이오리「고생하셨습니다, 감독님. 자, 돌아가자. 프로듀서」 


P「야, 얌마. 팔짱을 끼면・・・」 


이오리「괜찮아, 괜찮아. 아주 잠깐이니까///」 


감독「나도 한 번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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