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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마스

사타케 미나코 「계속 함께였으면 좋겠어」

by 기동포격 2017. 3. 26.

  울려 퍼지는 스마트폰 콜음을 듣고, 내 의식은 각성했다.  

 많이 들어 익숙한 신시사이저 음색은, 내 솔로곡『스마일 최고』의 인트로다. 

 나를 아이돌로 만들어 준 이 노래는, 나한테 있어 매우 소중한 노래.  

 이 곡이 내 휴대폰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 그 원인은 딱 하나 뿐. 

 


 「여보세요! 오래 기다리셨죠!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나를 아이돌로 만들어 준 프로듀서씨 전용 착신음. 그것이, 이 곡이 내 휴대폰에서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자랑은 아니지만, 이 곡을 착신음으로 설정한 뒤로, 내가 프로듀서씨한테서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은 없다. 




 「안녕, 미나코. 일어나 있었어?」 


 「물론이에요. 맡겨주세요」 



 원산지를 속이는 수준의 거짓말. 의식은 산 정상에 오른 것 같이 맑지만, 몸은 아직 잠에서 일어난 직후.

 머리카락은 부슬부슬 하고, 화장도 안 했다. 복장도 나오가 놔두고 간 티셔츠랑 스웨터를 입고 있을 뿐. 

 지금 프로듀서씨가 방에 들이닥친다면, 나는 두 번 다시 얼굴을 마주치지 못할 것이다. 



 「하하. 역시 미나코인걸……으~음. 일단은 말이지……그게, 미안」 


 「에? 미안하다니, 뭐가요?」 



 전화기 너머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을 프로듀서씨가 너무나 쉽게 상상이 가는, 진심으로 미안한 듯한 음색. 평소에는 항상 무사태평한 프로듀서씨이기에, 무심코 다시 묻고 만다.



 「……그게, 저번 오디션 결과가 나와서 말이지. 그에 대한 보고를 하고 싶은데, 미나코는 오늘 오프였지? 오프인 날에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거니까 말이야」


 「아~! 과연과연……알겠습니다! 으~음, 시간은 몇 시정도가 괜찮으신가요?」 



 그러고 보니 그랬지. 가게가 바빠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뭐였더라. 분명 아이돌마스터 GP였지. 거기에 합격하면 명실상부 톱 아이돌이라던가.



 「어디 보자. 19시 30분에, 평소 그 역의 서쪽 입구에서 괜찮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밤에 봬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  

 서쪽 입구라. 항상 동쪽 입구에서 합류하고 있지만, 서쪽이 경치가 더 좋지.

 그러고 보니, 프로듀서씨한테 스카우트 당했던 곳도 역앞이었어

 ……좋아! 오늘은 평소 이상으로 가게를 열심히 도우자! 텐션 오르기 시작했어!



 가게 돕는 것을 끝내고 샤워를 한 뒤, 옷 갈아입기를 끝낸다.  

 집을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사무소에 갈 때마다 항상 이용하는 역이 있다. 

 프로듀서씨랑은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응? 앗. 프로듀서씨! 오래 기다리셨죠!」 



 만나기로 한 서쪽 입구로 가니, 프로듀서씨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발밑에는 담배꽁초가 10개 정도

 꽤나 오래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프로듀서씨는 내 모습을 발견하자, 발밑의 꽁초를 긁어모아 주워서는 재떨이에 버리고, 내가 있는 쪽으로 뛰어 왔다.  

 그대로 놔두지 않는 점이 참 성실하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수고했어. 미안해, 이런 시간에 불러내서」 


 「아니요. 저야말로, 일부로 이쪽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됐어됐어. 으~음, 갈까」



    프로듀서씨가 그렇게 말하고 걷기 시작한다.

 거기서 드디어 눈치 챘다. 

 보통 이쪽으로 오지 않으니 몰랐지만, 서쪽 입구는 이렇게 조명으로 비추고 있었구나.  

 크리스마스 때와는 달리 엷은 핑크색의 예쁜 색이라, 무심코 쳐다보게 된다.  

 지금은 3월……시기적으로 봤을 때, 벚꽃의 이미지인걸까?

 


 「우와, 예뻐라……굉장하네요, 프로듀서씨!」 


 「그래……저번에 이쪽에 왔을 때 찾아냈거든. 미나코랑 보고 싶었어」 


 「에? 에헤헤, 감사합니다♪」 



 프로듀서씨가 한 말에 무심코 놀라고 만다. 프로듀서씨, 오늘 따라 뭔가 평소보다 적극적이네.

 


 「기뻐해줘서 다행이야. 오」 


 「앗. 저기, 프로듀서씨」 



 여기서, 나랑 프로듀서씨는 똑같은 것을 눈치 챈 것 같다. 



 「여긴, 저랑 프로듀서씨가 처음으로 만났던 곳이네요」

 

 「그래……그런데 뭐야. 기억하고 있었어?」 


 「당연하잖아요」 



 잊어버리다니,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생각한다.



 「하하하……그게 말이지, 낮에 말했던 거 말인데」

 

 「오디션 결과 말이죠? 어땠나요?」 



 방금까지 웃고 있던 프로듀서씨의 얼굴이, 진지하게 바뀐다.

 그러고 보니 스카우트 당했을 때……내가 프로듀서씨랑 처음 만났을 때도, 이런 표정을 짓고 있었지. 

 그것이 그리워서, 낯간지러움이 아주 조금 느껴졌다.



 「미나코, 있잖아」 



 프로듀서씨가 내 어깨에 손을 둔다. 딱딱했던 표정은 한 순간에 환히 웃으며 미소로. 



 「……1위. 1위로 합격이야! 축하해, 미나코! 너는……마침내 톱 아이돌이 된 거야!」


 「톱 아이돌……? 제가……? 만세! 프로듀서씨! 저, 해냈어요! 왓호이~!!!




 예상외의 기쁨에, 무심코 프로듀서씨한테 달라붙는다. 

 그야말로 실감은 없었지만, 막상 진짜로 톱의 자리에 섰다고 인정받으니, 역시 기뻤다. 

 보통은 과잉스러운 스킨십을 피하는 프로듀서씨도, 오늘만은 봐주는 걸까. 

 내가 그대로 가슴 안에 있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듬직한 흉판에 희미하게 붙어있는 지방의 감촉이 기분 좋다. 

 다부진 팔이 내 등을 감싸는, 그 압박감이 기분 좋았다.  

 ……나는 지금까지 이 양팔에 보호받고 있었구나.  



 「저기, 있잖아. 미나코는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톱 아이돌이 된다는 목표는 이루었잖아?……그 밖에 미나코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나는 그걸 응원해 주고 싶거든. 뭐 있어?」


 「음~……일단, 다시 가게를 도우고 싶어요. 전에도 이야기했던 대로, 톱 아이돌이 된다는 목표를 이룬 이상, 아이돌로서의 활동은 은퇴할 거예요. 오늘 가게에 나갔더니, 단골 손님한테 오랜만이라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저한테 있어, 아이돌로서 겪은 가장 커다란 사건. 그건 바로 제 마음 밑바닥에는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들게 싶다는 기분이 있다는 걸 눈치 챈 거잖아요.

 사타케 반점은 제 원점이에요. 앞으로는 아이돌로서가 아닌, 사타케 반점의 간판녀로서 주위에 있는 사람을 미소 짓게 만들고 싶어요」 



 누군가를 미소 짓게 만드는 것. 그것이 사타케 미나코의 밑바탕에 깔린 마음이다. 

 아이돌 활동을 함으로서 그것을 자각할 수 있었고, 그 마음을 앞으로도 소중히 하고 싶다.  



 「그런데 간판녀라고 할 말한 나이도 아니네요……프로듀서씨랑 만나서, 벌써 5년이나 지났군요……」 



 18세였던 내가 아이돌이 되어 5년. 만났을 때는 고등학생이었던 나도, 이미 대학을 졸업할 나이이다.  

 학생이었던 친구들도, 다들 사회인이 되어 있다. 



「이제 23살이고 말이야……있잖아? 가게를 도운다는 것 외에 아무 계획도 없다면, 부탁하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등에 둘렀던 팔을 풀고,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프로듀서씨. 

 뭘까. 뭔가 맡아줬으면 한다는 걸까?



 「미나코가 아이돌을 그만둔다면, 더 이상 우리들은 프로듀서랑 아이돌의 관계가 아니게 되는 거지?……사타케 미나코씨」 


 「네, 넷」 



 갑자기 이름을 불려, 무심코 얼굴을 든다.  

 프로듀서씨는 나보다 키가 커, 내가 올려다보는 모양새가 된다. 

 위에서 날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마치, 태양의 빛 같았다.  

 ……그래. 나는 프로듀서씨의 이 시선을 좋아하게 되었구나.



 「저랑,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 주십시오. 저는 당신을, 아이돌을 뛰어넘어 이성으로서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런 말투는 비겁할지도 모르지만……미나코의 인생을, 내가 평생 프로듀스하게 해줬으면 해」 



 그렇게 말하면서 내민 것은, 커플 은반지였다.

 


 「미나코씨가 괜찮다면, 이걸 받아주십시오」 


 「……네, 기꺼이. 저기, 프로듀서씨가 손가락에 끼워주시지 않을래요?」 



 기뻐서 운다는 건 정말 존재하는 거구나. 울먹이는 자신의 대답을 듣고,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한다. 사람은, 기쁘다는 감정이 이렇게까지 거듭되면, 멍하게 있을 수밖에 없구나.



 「그, 그래……끼울게」 



 내 왼손 약지를 살며시 잡은 프로듀서씨가, 떨리는 듯한 손놀림으로 반지를 끼운다. 

 유리 공예를 취급하는 듯한 그 손놀림에서, 나를 얼마나 소중히 여겨주고 있는지가 전해져 와,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설마 정말로 프로듀서씨랑 이런 관계가 되다니, 꿈에서도 생각지 못한 일.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여긴 저희들이 처음 만나던 곳이군요……혹시, 의도하셨나요?」

 

 「……조금, 말이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머리를 긁는 프로듀서씨.

 그 모습이 귀여워서 무심코 팔짱을 낀다. 

 마음, 가슴을 강하게 대는 느낌으로.



 「에헤헤. 프로듀서씨, 귀여우시네요……그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저, 프로듀서씨의 얼굴에 누구보다도 빛나는 미소가 걸리 만들 테니까요!」

 

 「……응. 나도 모든 힘을 다해 널 행복하게 만들게」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프로듀서씨가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 말이 너무나도 기뻐서……나는 드디어, 프로듀서씨한테 전하고 싶은 본심을 전할 수 있었다.  

  

 「프로듀서씨! 제 사랑으로, 프로듀서씨더욱, 더~욱 배부르게 만들어 드릴게요! 추가는……물론 곱빼기죠?」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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