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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마스

「세리카가 사탕을 먹을 때」

by 기동포격 2017. 4. 16.

   그야말로 악마적인 발상이었다. 


 그에게 계획을 전해 들었을 때, 마츠다 아리사는「설마, 말도 안 돼」라고 외쳤다 한다. 



「설마는 무슨, 진짜로 행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위험한 거 아닌가요?」 


「뭐가 위험하다는 거야? 일이에요, 일!」 



 남자의 눈은 이미 광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가 하는 말에는 강한 설득력이 담겨져 있었다. 

 아리사는 침을 꿀꺽 삼키고, 호기심에 굴복해 그에게 물었다. 

 


「정말로, 위험은 없는 거죠?」 


「괜찮아. 다~들 하고 있는 거니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책상 위를 가리켰다. 책상 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탕, 사탕, 사탕.

 그 사탕들은 전부 기본적으로 막대기 모양에다 엄청난 굵기, 그리고 포만감을 제공할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판촉이야. 선전이야. 우리가 자주 보는 프로모션 비디오지」 



 히죽거리는 미소를 띄고 있는 남자의 얼굴은, 동류를 볼 때의 그것이었다.  

 아리사는 생각했다.「아아, 자신도 욕망에는 저항할 수 없다」고. 


 결탁의 악수를 나눈 두 사람은 바로 극장의 어떤 방으로, 한 명의 소녀를 불러내었다――




=== 


 하코자키 세리카는 요정이다. 혹은 단순한 천사이다.  


 아리사는 비디오카메라를 준비하며,

 눈앞에 앉아있는 세리카의 모습을 보고 거칠게 숨을 쉬고 있는 자신을 자각했다. 



「그럼 세리카, 이걸 들어」 



 프로듀서가 그렇게 말하며 그녀에게 사탕 하나를 건네주었다.

 세리카는 받아든 막대기 모양 사탕을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이건, 으음……사탕이군요!」 


「그렇네. 사탕이야」 


「그것도 특대 긴타로 사탕이랍니다, 세리카」 





 아리사가 세리카한테 말한대로, 그 사탕은 평범한 긴타로 사탕보다 3배 가까이 굵었다. 


 막대기 모양 사탕의 끝부분, 그 단면에 그려진 찌부러진 아이가 세리카를 바라본다. 




「그래서……저는 이걸 어떻게 하면 되나요?」 



 단면에 그려진 아이랑 눈싸움을 하듯 사탕을 들고, 

 세리카가 고개를 기울이며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프로듀서가 상냥한 목소리로



「먹으면 돼」 


「먹으라고요?」 


「그래. 세리카는 사탕을 먹기만 하면 돼」 



 너무나 간단한 요구였다. 받은 사탕을 먹을 뿐.



「저기, 그것만 하면 되나요?」 


「그래」 


「……이거 정말로 일인가요?」 


「물론!」




 의심스럽다 해도 성실한 세리카한테 거부한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긴타로 사탕을 입으로 가져간 뒤 결심한 듯 심호흡을 하고,

 그대로 덥썩 베어물었다. 



「컷! 커엇!」 



 그 순간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진다.

 세리카가 당황하며 입안에서 사탕을 빼내고, 걱정스럽다는 시선을 그한테 보냈다. 



「……세리카」 


「네, 넷!」 


「사탕을 어떻게 먹는지 알고 있어?」 


「으, 으~으음……」 


「사탕은, 베어먹는 게 아니지?」 


「……네」 


「핥도록」 


「에?」 


「사탕을, 할짝할짝 핥는 거다! 그 모습을, 아리사가 찍고!」 


「핥는다……」 


「세리카가 핥는다! 아리사가 찍는다! 그렇게 해서 판촉 영상이 완성된다!……그럼 처음부터 한 번 더 해보지」 



 프로듀서는 세리카가 들고 있던 사탕을 강탈한 뒤, 

 다시 새 긴타로 사탕을 그녀의 오른손에 쥐어주었다. 




「액션!」 



 세리카가 긴타로 사탕을 다시 입으로 가져가……

  그 끝부분을 머뭇거리며 자신의 혀를 대듯 핥는다.  


 귀엽게 살짝 내민 혀끝으로 한 번, 두 번, 그리고 다시 한 번.  


 단면에 그려진 긴타로가, 그녀의 침으로 인해 반들반들 빛난다. 


 세리카는 부끄러운 듯 뺨을 붉혔지만, 열심히 사탕을 핥아간다.  


 그것은 마치 강아지가 주인의 손가락을 핥는 듯한 행동.


 그녀가 혀를 내밀 때마다 방 안에는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울려퍼지고,  

 그 광경을 촬영하는 아리사의 가슴을 말해서는 안 되는 감정으로 채워나갔다.

 


「……저기~」 



 그렇게 몇 분 동안 핥고 있었을까?  

 세리카는 갑자기 핥는 것을 멈추고 프로듀서한테 말을 걸었다.




「이거, 계속 핥고 있어야 하나요? 도중에, 그게……베어먹는 건……」 



 아마도 혀가 피곤해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간청하는 세리카를 향해,

 프로듀서가「베어먹는 건 안 돼」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빠는 건 괜찮아」 


「빠, 빨아먹는 건……말인가요?」 


「그래. 쪽쪽거리며 빨아서 녹여먹는 건, 오히려 추천」 



 세리카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베어 먹는 건 안 되면서 왜 핥는 것과 빨아먹는 것은 허용되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지만 그녀는 숨을 내쉬며 안심한다.

 왜냐하면 세리카는 지쳤기 때문이다.


 사탕은 분명 맛있지만, 할짝할짝 핥기만 계속할 체력도, 그리고 인내심도 자신한테는 없었다.  



「그럼 지금부터 빨아먹겠습니다」 


「음!……아리사, 빠짐없이 찍도록」 


「맡겨주세요!」 



 세리카가 방금 전까지 핥고 있던 긴타로 사탕의 끝부분을, 그 작은 입으로 문다. 




「음……후우……」 



 관능적인 한숨을 흘린다는 말은, 그야말로 지금의 세리카를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그녀가 사탕을 빨아먹을 때마다, 쪽쪽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소리가 아리사와 프로듀서의 귀에 들려왔다. 



「잘 들어, 세리카. 사탕은 말이지, 빨아먹기만 해서는 안 돼」 


「녜……녜에……」 


「빨기만 하지 말고, 동시에 혀를 이용해 핥는 거야. 그렇게 하면, 좀 더 빨리 먹을 수 있어」 


「……음! ……하아」 



 세리카가 사탕을 입에 넣고 꺼낼 때마다, 찌걱거리는 소리가 근처에 울려 퍼진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역시 사탕이 큰 것 같아, 핥는 것보다 삼키는 게 고작이었다.



「아훗」 



 빠는 것을 멈추고, 침으로 인해 질퍽해진 ‘그것’을 바라보면서, 세리카가 부끄러운 듯 말했다.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어요」 


「HAHAHA. 세리카한테는 아직 컸으려나?」 



 뭐가 컸냐고? 물론 사탕이다.


 다시 작업을 시작한 세리카의 머릿속은

 이 일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프로듀서가 말한 대로 집중해서 혀를 움직여 사탕을 녹이는데 필사적이었다.


 끝부분을 빨고, 불리고,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핥을 때 쓰는 요령을 이용해, 퍼 올리듯 혀를 움직인다. 


 그 일련의 반복되는 작업을 가능한 빨리 그리고 리드미컬하게 해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 같은 건 신경 쓸 새가 없었다.



「핫……훗……음……!」 



 단속적으로 새어나오는 달콤한 한숨.  


 세리카의 앞머리는 땀으로 인해 달라붙고,

 빨갛게 홍조 띤 뺨이 그녀의 색기를 연출한다. 


 도저히 13세라고는 보이지 않는 그 음탕함에, 

 카메라를 든 아리사의 손에도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갔다.




「그래, 세리카……잘하고 있어……!」 


「음……하앗……!」 


「좀 더 빨리, 빠르게……」 


「후우……이, 이러케 마린가요……?」 


「좋아! 아주 좋아! 역시 세리카……대견한걸」 


「에……에헤헤♪」 



 프로듀서한테 칭찬을 받아, 세리카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사탕을 넣고, 사탕을 꺼내고, 혀로 핥고, 소리를 내며 빨아먹는다. 


 작은 새가 쪼는 듯한 짧은 키스를 반복해서 보여주고,

 강아지가 우유를 마시는 듯한 혀의 움직임으로, 사탕을 타고 흘러내리는 끈끈한 것을 빨아나간다.


 그러는 동안, 세리카 자신에게서 변화가 나타났다. 


 지금 그녀는 황홀한 표정으로, 그 굵고 단단한 사탕을 빨고 있었다.


 그리고 간혹 자신의 손가락에 묻은 끈적거리는 것까지,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핥아먹기 시작했다. 




「음……쪽……♪」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시간이 얼마큼 지났을까? 드디어 세리카는 사탕을 다 먹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조각 같은 사탕을 입 안으로 밀어 넣은 뒤,

 그대로 엄지 끝까지 깨끗하게 전부 핥아먹는다. 



「하후」 



 그렇게 만족스러운 숨을 내쉬고, 넋나간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본다. 

 그 모습은 너무나 배덕적이고, 보는 사람의 마음에 죄의식을 생겨나게 했지만…… 



「에헤헤……전부, 다 먹었어요」 



 미소를 지으며 다 먹었다고 보고하는 세리카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가령 지옥으로 떨어진다 할지라도 신경 쓸까 보냐!


 아리사는 촬영을 완수했다는 달성감을 그 가슴에 담고,

 곁에 서 있는 프로듀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프로듀서씨, 아리사들 해냈어요!」 


「그래, 해냈어!」 


「므흐흐♪ 이번 촬영은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가――」 



 하지만 그녀의 말은 프로듀서에 의해서 차단당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리사 앞에 공장에서 막 나온 것 같은 막대기 사탕을 내밀며




「아직 멀었어. 아직 우리들의 촬영은 끝나지 않았어」 


「에?」 


「세리카뿐일 거라 생각했나……너무나 무르구나, 아리사. 이 사탕에 비하면!」 



 그 때, 촬영현장에 새로운 방문자가 들이닥쳤다.  


 그녀……아니, 그녀들은 프로듀서의 모습을 발견하자, 너무나 대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프로듀서씨! 우리들 프로듀서씨가 말한대로 여기 왔어!」 


「하지만 보통은 그 쪽이 마중을 나와야 하는 거지? 오빠?」 


「이, 이쿠랑 모모코 선배……!」 



 경악하며 프로듀서를 올려다보는 아리사의 얼굴은, 전율이 넘치고 있었다.  

 설마, 설마 이 사람은……어리디 어린 그녀들한테도 세리카랑 똑같은 연기를 하게 할 생각인가!?



「자, 그럼……즐거운 촬영의 시작이다……!」 



 도망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아리사는 떨리는 손으로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각오를 다진 후 그에게 말했다.



「아리사……아리사, 프로듀서씨를 끝까지 따라가겠어요!  

 그것이 가령 파멸의 길, 아이돌 업계의 명부마도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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