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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마스

모모코「비오는 날은 진짜 싫어」

by 기동포격 2016. 7. 4.

「아아~, 오고 있어……」 



사무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촬영장 문을 열어보니,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올 때부터 이상했지만, 설마 이렇게나 내리다니. 




「재수없어」 



산지 얼마 안 된 신발을 힐끗 쳐다보고 한숨을 한 번.  


뭐,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생각하며 가방에 넣어 둔 접을 수 있는 우산을 꺼내……꺼내……꺼낼 수 없다.


들여다보며 찾아본다.


손수건에 티슈, 그리고 대본이랑 수첩, 지갑이랑 필통. 


아무래도 우산은 넣는 걸 깜박한 모양이다. 




「하아……」 



오늘은 이대로 바로 돌아갈 예정이었기에, 누군가가 데리러 와 줄 리도 없고.  


우산을 빌릴까 생각했지만, 공교롭게도 절찬리에 전부 대출중인 것 같았다.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쉰다. 


한숨을 많이 쉰다고 해서 비가 그쳐주는 것도 아니지만, 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역시 비가 오는 날은 딱 질색이다. 


특히 이렇게 저녁이 되어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는 날은. 




이런 이야기를 이쿠랑 타마키에게 했더니,



「이해해, 이해해! 비 때문에 빨래들이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고 우리 어머니도 불평했는걸」 


「타마키도! 밖에서 못 놀고 말이야. 방안에서 놀면 혼나버리고」 



라고. 




뭐, 아마 보통은 그런 이유들일 것이다.


하지만 모모코는 그런 이유로 질색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뭐, 곱슬머리니까 비오는 날은 항상 큰일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그 무렵이 생각나 버리니까.




그 무렵의 모모코도 이렇게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역을 하고 있을 때 들어갔던 사무소에서 바라보든, 학교에서 바라보든, 어디서 보더라도 그 회색은 변함이 없었다.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면 사무소에서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고, 다른 아이들은 모두 부모님이 데리러 와줬다.  


하지만 모모코만은 그런 경우가 없었다. 




좀 더 어릴 적에는 있었지만, 모모코가 아역으로서 팔리기 시작한 뒤로는 그런 경우가 없어져버렸다. 


그래서일까.


모모코네 집에 우산만큼은 많이 있었다.  


기다려봤자 아무도 데리러 와주질 않으니 편의점까지 서둘러 뛰어가서 산 우산. 그림이나 장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귀여움의 귀자도 찾아볼 수 없는 비닐 우산. 


그리고 집에 두기만 하고, 두 번 다시 쓰지 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됨으로서 점점 쌓여간다. 


부모님 두 분 다, 늘어나도 신경 따윈 전혀 쓰지 않았고 말이야.




생각하고 있으니 기분이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으므로, 기합을 넣으며 볼을 쳐본다.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입구를 나서자마자 오른쪽으로 꺽은 뒤, 막다른 곳까지 나아가서 왼쪽.


신발뿐만 아니라 옷도 다 젖을 거라는 생각은, 지금은 접어두기로 하고. 


좋아. 준~비,



「모모코~」 



맥 빠진 목소리가 모모코를 부른다.


기운이 단번에 빠져나간다. 


거기서 넘어지지 않은 걸 조금은 칭찬해줬으면 한다.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돌아보니, 그곳에는 우산을 쓴 오빠가 있었다. 


오빠는 모모코 쪽으로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오빠」 


「네가 우산을 가지고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우산 안 들고 있었고」 


「……비상용 우산, 넣었을 텐데」 


「안 들어 있었구나」 


「응」 


「그렇다면 역시 마중나오길 잘했네. 자, 이 우산 써」




오빠는 그렇게 말하며 모모코한테 우산을 넘겼다. 


크고, 검고, 무겁다.


귀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우산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봐왔던 우산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지도 모른다.


다만…….




「오빠 말이야, 이 우산 하나밖에 없잖아」 


「응?」 


「모모코가 이걸 쓰면 오빠는 어쩔 건데?」 


「……아」 



진짜 못 말려. 조금 멋있다 생각했더니 바로 이런다니까.



「사무소로 돌아가서, 거기서 다시 우산을 빌릴게……자, 받아」 


「……실례합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빗줄기. 오빠와 모모코는 그 빗속을 우산 하나를 같이 쓰고 돌아가고 있었다. 



「오빠, 다음부터는 똑바로 확인해. 알겠지?」 


「너한테만큼은 그런 소리 안 듣고 싶거든요?」 


「시, 시끄러워」 


「것보다 좀 더 붙어. 봐, 젖잖아」 


「……으, 응. 고마워……」 



심장 고동이 들려버릴지도 모른다 생각 될 만큼, 오빠한테 달라붙어 걷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두근거리는 건 모모코뿐. 

어린애 취급하고 말이야.


언젠가 반드시 두근거리게 만들어 보일 테니까.




비 오는 날은 싫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마중 나와주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함께 우산을 써주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아주 조금……좋아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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