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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SS/타카네

타카네「달 키우기」

by 기동포격 2014. 1. 15.





「그렇군요……하루만이지만, 외박허가를 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타카네가 입원한지 수개월, 겨우 외박허가가 떨어졌다. 


지금은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몸. 앞으로 남은 생은 길지 않겠지.


분명 이것이 마지막 외박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에게 병원만이 아닌 병원이외의 경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병실 문을 노크하니 곧「들어오십시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교환도 벌서 몇 번 째 일까. 


「타카네, 외박허가가 나왔어. 하루만, 하루만이지만 말이야」 


「정말입니까, 귀하?」 


「내가 타카네에게 거짓말 한 적이 있어?」 


「몇 번이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핵심을 찔려 조금 당황해 버렸다……




「윽……하지만 이번에는 진짜야!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없어? 그다지 멀리는 못 가지만, 가능한 갈 수 있는 때까지 데려다 줄게」 


「……그렇네요. 그럼 귀하의 집에 데려다 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우리 집? 놀이공원이라든지 수족관이라도 괜찮은데. 정말 우리 집으로 괜찮은 거야?」 


타카네는 웃는 얼굴로 수긍했다. 


「좋아, 알겠어. 그럼 일요일 아침에 데리러 올게. 준비만 해 둬」 


「알았습니다, 귀하. 슬슬 가시지 않으셔도 괜찮으신지요?」 


시계를 보니, 낮 13시를 지나고 있었다.





오늘은 15시부터 라이브 회장의 예비조사였다.


병실 한쪽에 걸려있던 슈트의 윗도리를 가져와,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한다. 


병실을 나가기 전, 나는 문득 떠오른 듯이 말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일요일까지 분주한 날들이었다.


최근에는 사무실도 바빠서 집에 돌아와 잘 상태가 아니었기에, 방은 꽤나 어질러져 있었다. 


「타카네가 와도 부끄럽지 않게 하지 않으면……」 


모아뒀던 세탁물을 정리하고, 방을 청소하고, 환기를 한다.


책장에 있던 얇은 책이나 DVD도 벽장 깊숙이 넣어둔다. 


이걸로 완벽!





일요일 아침. 


병원까지 데리러 가니, 타카네는 주치의와 함께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 타카네. 사복차림은 오랜만에 보는데」 


「좋은 아침입니다. 여기에서는 기본적으로 잠옷을 입고 있으니까요」 


「잠옷 차림이라도 맵시가 살아나는 점이 타카네의 장점이지만 말이야」 


그런 부끄러운 말을 나누고 있자니 곁에 있던 주치의가 헛기침을 했다.


「사이가 좋은 건 좋지만, 너무 터무니없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할 것. 알겠죠?」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주치의에게 그렇게 인사하고 타카네를 데리고 병원을 나왔다. 





집에 도착해, 방 자물쇠를 열고 타카네를 불러들인다. 


나는 부엌으로 가, 물을 끓인다.


「녹차로 괜찮아?」 


「네, 네」 


아무래도 타카네는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조금 이상해 미소가 지어진다. 


「자신의 집 같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TV라도 보면서 편안하게 쉬어도 상관없어」





유키호가 가르쳐준 녹차를 넣고, 거실로 가져간다.


아무래도 타카네는 긴장이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 타카네에게 차를 내밀고 나도 곁에 앉는다. 


TV에서는 생생함까!?가 방영되고 있었다. 


「모두, 노력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렇네. 하지만 모두 타카네를 기다리고 있어. 라면탐방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는 팬레터도 많이 오고 있고」 


「빨리 몸 상태를 정리해 복귀하고 싶습니다」 


「복귀하면 축하하는 겸 라면이라도 먹으러 갈까?」 


「약속 했습니다? 반드시 데려다 주셔야 하옵니다」 


그렇게 눈을 빛내지 말아줘. 나는 이런 거짓말 밖에 할 수 없어.




어느새 인가 생생함까!? 가 끝나고 밖은 어슴푸레해졌다. 


「귀하. 샤워를 하고 싶은데, 괜찮습니까?」 


타카네의 당돌한 말에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에!? 앗……그러니까……준비해 둘게」 


나는 서둘러 목욕타올 등을 준비 했다.



「일단 목욕탕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불러줘」 


「엿보시면 안 된답니다?」 


「……조금만이라도……안 돼?」 


「안 됩니다」 


타카네가 쐐기를 박아버렸다. 이래서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잖아.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욕실 앞에서 대기한다.


엿보기 위해서가 아니야. 아니니까 말이야. 





여성이 샤워를 하는 소리가 이렇게 품위 있고 아름답게 들릴지 몰랐다. 


잡념을 떨쳐내자……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욕실에서 귀에 익숙한 노래가 들려온다. 


바람꽃. 타카네의 대표곡. 


그건 허약하면서도 힘이 있는 가성이었다.


그녀의 노래를 듣는 것도 몇 개월만이구나.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단지, 언제까지나 듣고 싶었다. 





타카네가 욕실에서 나올 때 나는 박수를 쳤다.


「왜 그러시는지요?」 


「이렇든 저렇든, 그 은빛 여왕의 솔로 라이브를 눈앞에서 들은 거잖아. 이거야 말로 프로듀서를 하면서 얻는 부수입이지」


「후후. 귀하를 위해서라면 비록 불 한가운데, 물 한가운데에 있더라도 노래해 보이겠습니다」 


프로듀서를 해서 다행이야. 진짜





달이 뜨고 밤도 깊어졌다. 


너무 무리시킬 수 없었기에, 타카네를 침대에 눕혔다.


「아직 자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말 하지 마. 무리해서 몸 상태가 나빠지기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일단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으니까」 


「그럼, 귀하의 옛이야기를 들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재밌는 이야기는 없는데?」 


「그래도 상관없사옵니다」




나는 어릴 적 이야기를 했다. 정말 재밌지도 않은 이야기였지만, 타카네는 만족한 것 같았다.


그런 별 의미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타카네가 창가에 있는 빈 수조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응? 수조에 뭐라도 붙어 있어?」 


「물을 채워주시지 않겠습니까?」 


「상관은 없는데……」 


이유도 모르는 채, 타카네가 말하는 대로 수조에 물을 채워 창가에 두었다.




「어째서 수조에 물을?」 


「달을 키우는 겁니다」 


「달을?」 


「예」 


내가 꽤나「이유를 모르겠다」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타카네는 계속해서 말했다.


「귀하, 수면을 봐주십시오」 


「아~……과연」 


거기에는 작은 달이 떠있었다. 





그러고 보니, 타카네는 달을 보는 걸 좋아했지.


「가끔은 이런 달구경도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수긍하는 타카네와 함께, 수면의 달을 바라본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타카네가 말했다. 


「담배는 끊으셨는지요?」 


「담배? 아아, 만났을 적에는 아직 피고 있었지」 


「예. 처음 귀하를 만났을 때는」





생각이 난다. 내가 옥상에서 담배를 피고 있을 때 타카네가 달을 보러 왔었다. 


「그 모습을 아무래도 잊을 수 없습니다」 


잊을 수 없다? 


「그……매우 멋졌기 때문에」 


그런 말을 정면에서 들은 적은 처음이었다.  


위험해. 자신의 얼굴이 붉어지고 있는 게 느껴졌다. 


「조금 기다려 줘」 


그렇게 말하고 나는 침실에서 나왔다. 





분명 이 근처에……찾았다. 


피우다 만 담배와 라이터, 그리고 재떨이. 


「아이돌들이 노력 하고 있어. 나도 뭔가 하자」라고 생각했을 때, 금연을 시작했다.


안을 확인하니, 3개만이 남아있었다.  


잘도 피웠네. 그 때의 나는.




「다녀왔습니다」 


「갑자기 왜 그러시는지요?」 


「담배가 아직 남아있던 게 생각나서 말이야」 


창가에 서서 담배에 불을 붙인다. 

 

한번 들이마신다. 1년 만에 피우는 담배다.  


맛있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순조롭게 피울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어때? 특별히 멋있게 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매우 멋집니다. 다시 한 번 반해버렸습니다」 


내 얼굴은 또 새빨개져 있을까. 


「생각해 낸 보람이 있었어」 


「후후. 새빨개진 귀하는 매우 사랑스럽습니다」 


기쁘지만 부끄러운데.





담배를 다 피니, 시간은 23시를 지나고 있었다. 


「자, 타카네. 슬슬 자자」 


「저기……귀하. 제 어리광을 들어주시겠습니까?」 


타카네의 어리광이니 귀엽잖아. 얼마든지 들어줄 거야. 맹세하지. 조금 터무니없는 것도 해보이겠어, 나는.


「뭐든 명령해 주십시오」 


「이 침대에서 같이 자 주실 수 없으신지요?」




설마 그런 어리광을…… 


아니, 진정해라, 나. 조금 터무니없는 것도 해보이겠다고 맹세했잖아.


이성을 총 동원해서라도 실현해 보여야하지 않겠는가.  


「여깁니다. 여기」 


침대를 팡팡 두드리는 모습이 터무니없이 귀여웠다.  


안 되지, 안 돼. 유지해라, 이성을.




「그럼 실례합니다」 


타카네의 명령을 받들었다. 어쩔 수 없잖아. 


「둘이서 하나의 이불 안에 있는 것은 이렇게나 따뜻한 것이군요」 


「그 렇 네 요」 


……침묵이 거북하다.


결국 참을 수 없었는지, 타카네가 입을 연다. 


「또 하나만……또 하나만, 저의 어리광을 들어주실 수 없으십니까?」 


여기까지 왔으면 끝까지 가야지. 


나는 무언으로 수긍했다.





「손을……잡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 꽤나 귀여운 어리광이잖아. 


닿아있던 손을 제대로 잡는다. 


「이걸로 괜찮은 거야?」 


그러자 타카네는 웃는 얼굴로 응했다.


「감사합니다. 오늘 밤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웃는 얼굴을 위해서라면,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잘 자」 


「안녕히 주무십시오. 귀하」 


그렇게 우리들은 잠에 들었다.




다음 날. 


타카네를 병원에 보내고, 그대로 일을 하러 갔다. 


다음 휴일에는 사과라도 가져다주자.  


단단하지 않은 것이라면 조금정도는 먹을 수 있겠지. 


오늘 영업은 히비키와 하루카였나. 


자, 오늘도 힘내자.





그 날 심야. 타카네의 병세는 악화되어, 숨을 거두었다. 






병원을 향해 달린다. 


타카네는 영안실에 있었다.


마치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좋은 아침이옵니다. 귀하」라며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장례식은 친족들로만 행해지는 것 같았다.





다음 날. 사무실로 간다.  


보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초췌해 보였는지, 사장님이 1주일간 휴가를 주셨다.


자는 것도, 먹는 것도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나에게는, 우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그때로부터 3일 정도가 지났다. 


문득 수조 옆에 있는 담배에 눈길이 갔다. 


안에는 2개의 담배가 들어있었다.


나는 1개를 꺼내, 뜯어 씹어 삼켰다.


하지만 바로 구토감을 느껴 부엌에서 토를 했다.


아무래도 이 정도로는 타카네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없는 것 같다. 


침실로 돌아와, 침대에 쓰러지듯이 눕는다. 


방금 전에 한 구토가 꽤나 영향을 준 것 같다.


그리고 시야가 블랙아웃 했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다.  


곧바로 성장해 버리는 하나만이 있는 세계. 


그 앞에 타카네가 서 있었다.


나는 달린다. 달린다. 달린다.


닿을 수 없다. 아무리 달려도, 한걸음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바로 그쪽으로 갈게」라고 전하고 싶은데. 


이곳에는 없는 달을 올려다보던 타카네가, 이쪽으로 뒤돌아보며 중얼거린다.


「귀하. 모두, 기다리고 있답니다」





눈을 떴다. 깜깜한 방을 달빛이 비추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버린 것 같았다.


뺨이 젖어 있는 것을 느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걸 눈치 챈 순간. 나는 오열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가 지났을까.


울음도 진정 된 것 같다.


다시 한 번, 수조 옆에 있는 담배에 눈길이 간다. 


담배갑을 열어, 마지막 한 개를 꺼내, 불을 붙인다.


그리고 수조를 들어 창밖으로 물을 버렸다.


수조에 떠 있는 달을 그녀에게 돌려보내기 위해. 




있지, 타카네. 외로울지도 모르겠지만, 이 녀석과 함께라면 시름은 좀 잊혀지겠지?


걷는 듯이 느리겠지만 나도 그쪽으로 갈 테니 말이야. 


조금만 기다려 줘.




끝.




오늘은 왠지 우울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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