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무기「그럼 저는 여기서 실례하겠습니다」
우리 집에서 별로 떨어져 있지 않은…아니, 걸어서 30m 정도 떨어져 있는 맨션 앞에서 시라이시씨가 그렇게 말했다.
우미「츠무깅네 집은 여기구나! 우리 집에서 엄청 가깝네!」
츠무기「그런가요?」
우미「응! 우리 집, 바로 저기야~」
우리들이 사는 집 쪽을 가리키면서, 우미가 기쁜 듯이 말한다.
우미「아, 맞다! 츠무깅, 괜찮으면 집에 들렀다 가지 않을래?」
츠무기「집에, 말인가요?」
우미「응!」
츠무기「권유해주신 것은 기쁘지만, 갑자기 실례해서 집에 폐를 끼치는 건 아닌가요?」
우미「괜찮아! P네 집은 넓으니까!」
P「야, 잠깐」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흘려듣고 있다가, 아무리 그래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말을 했으므로 태클을 건다.
P「우미, 너 왜 마음대로」
츠무기「역시 폐를 끼치는 것 같으므로 이번에는…」
P「아앗, 아니야. 폐를 끼치는 게 아니라, 우미가 마음대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니 태클을 좀 걸었을 뿐이야」
P「시라이시씨가 와준다면 나도 그게…기쁠걸」
더듬거나 거동이 수상해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며 그렇게 전한다.
츠무기「그런…가요? 그럼 잠시만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미「가자!」
츠무기「우왓! 우, 우미씨. 갑자기 잡아당기지 마세요!」
나와 츠무기의 손을 끌면서, 우미가 걷기 시작한다.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은 시라이시씨는 귀여웠다.
우미「다녀왔습니다~!」
이미 친숙한 타인의 집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 코노미 누나한테 넘겨받은 여벌쇠를 이용해 우리 집으로 들어가는 우미.
츠무기「문패에는 스오우라고 쓰여있었습니다만…우미씨는 스오우씨랑 동거하고 계신가요?」
우미「응! 얼마 안 있어 그렇게 될 예정이야!」
P「거짓말 하지 마, 거짓말」
우미「아야야야야야야야」
집에 들어가자마자 허튼 소리를 지껄이는 우미의 가마를 빙글빙글 돌리며 누른다.
츠무기「스오우씨, 여성에게 손을 대는 것은 좋지 못한 행동입니다」
P「윽」
노려보는 건 아니지만 조금 엄격한 시선을 보내와 무심코 기가 꺾인다.
시호「어서오세요. 오빠, 우미씨. 당신은…?」
먼저 돌아와 있었는지, 시호가 앞치마를 착용하고 거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시라이시씨를 보더니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츠무기「우미씨와 스오우씨의 초대를 받고 왔습니다. 시라이시 츠무기라고 합니다」
시호「시라이시 츠무기씨…처음 뵙겠습니다. 키타자와 시호라고 합니다」
츠무기「키타자와…? 당신도 스오우씨와 성이 다른 것 같습니다만…동거를 하고 계시는 겁니까?」
시호「네, 맞습니다. 훌륭한 관찰력이시군요」
시호, 너마저.
우미랑 똑같이 허튼 소리를 하는 시호 때문에 두통이 일어난다.
시호「현관에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 않으니, 안으로 들어오세요. 바로 차와 과자를 준비하겠으므로」
츠무기「친절함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신발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셋이서 거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우미 「편히 쉬어!」
츠무기 「감사합니다」
시호 「츠무기씨, 싫어하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츠무기 「아니요. 싫어하는 것은 딱히…」
우미랑 시호가 바로 시라이시씨를 케어하고 있었다.
모모코 「오빠…또 새로운 여자를 낚아 온 거야?」
P 「남이 들으면 오해할만한 말 하지 마」
모모코 「아니, 사실이잖아? 하아…」
거실이 소란스러웠는지, 방에서 나온 여동생 모모코가 시라이시를 보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참나, 여자를 낚다니 남이 들으면 오해할라.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난봉꾼 카사노바 같잖아.
모모코 「아니, 그거야 말로 한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잖아」
모모코의 차가운 시선에서 눈을 돌려 시라이시씨를 본다.
…정말로 예쁜 외모에 아름다운 머리카락이다.
몇 시간을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모모코 「…흐~응? 오빠, 혹시…」
P 「뭐, 뭔데」
모모코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다만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을 뿐」
P 「귀찮은 일?」
모모코 「…오빠. 한 번 혼쭐이 나는 게 좋다고 생각해」
P 「??」
모모코가 한 말 때문에 내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동안, 반대편에서는 다과회 준비가 갖추어진 것 같았다.
시호 「과연. 약혼자를 찾기 위해 홀몸으로 이 마을에…」
츠무기 「네」
우미 「혼자서는 힘들테니까, 우리들도 도우기로 했어~」
시호 「좋은 생각이에요」
츠무기 「저기…우미씨, 정말로 폐가 안 되나요?」
우미 「물론! 폐가 될 리가 있나! 곤란할 때는 서로 돕는 법인걸!」
츠무기 「가, 감사합니다」
시호 「저는, 그게…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 생각하지만 응원하겠습니다」
츠무기 「키타자와씨, 감사합니다」
우미 「그럼그럼 내일부터 바로 찾아볼까!」
츠무기 「네. 모처럼 전학까지 왔으니, 최대한 빨리 해결해두고 싶어요」
아무래도 방침은 정해진 것 같다.
P 「그래서, 결국 어떻게 하기로 했어?」
우미 「그게 말이지, 일단 내일부터 방과 후의 시간을 이용해 정보 수집!」
P 「오케이. 그렇다면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앨범이나 편지라도 찾아볼게」
츠무기 「어…?」
P 「? 시라이시씨, 왜 그래?」
츠무기 「아니요. 그게…스오우씨의 아버지는…돌아가셨습니까?」
P 「응. 내가 어릴 적에 사고로 말이지」
그렇기에 그 사람과는 다른 가족의 부자들이 하는 일을 그다지 하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따지자면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아버지랑 더 오래 같이 살아왔고.
…그래도 커다란 애정을 받았던 건 기억하고 있다.
츠무기 「그럼 스오우씨는…한부모 가정으로 계속?」
P 「아아. 아니야. 어머니는 바로 재혼했으니 한부모 가정이었던 시기는 거의 없어」
츠무기 「그랬나요…저희 아버지도 친구를 잃으셨을 때 아주 침통해하셨으므로」
P 「그랬었구나…」
모모코 「응?」
모모코가 뭔가 마음에 걸리는지 목소리를 높인다.
모모코 「저기, 츠무기씨. 츠무기씨가 알고 있는 약혼자의 정보, 한 번 더 가르쳐 주지 않을래?」
츠무기 「네? 으으음, 저의 약혼자는…」
시라이시씨가 모모코한테 약혼자의 정보를 전달한다.
모모코 「…과연. 대충 알겠어. 고마워, 츠무기씨」
츠무기 「아니요」
P 「모모코. 뭐 좀 알아냈어?」
모모코 「확신은 없지만…오빠는 폭발해버려」
P 「어째서!?」
갑자기 불합리한 폭언을 내뱉었다.
기분이라도 나쁜 걸까.
모모코 「일단 모모코도 도와줄게」
츠무기 「가, 감사합니다」
우미 「그럼 내일부터 열심히 찾아 보자~!」
우미가 기합을 담아 목소리를 높인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라이시씨의 약혼자 탐색이 시작된다.
시라이시씨가 짊어지고 있는 귀찮고 번잡한 일을 빨리 해결하고, 될 수 있으면 졸업할 때까지 즐겁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우미 「아, 츠무깅. 밥 먹고 가!」
P 「어?」
츠무기 「네?」
코노미 「과연, 약혼자를 말이지」
리오 「좋잖아, 약혼자. 로망이 있어서」
카오리 「P군한테 약혼자가 있었다니…옛날에는 카오리 누나랑 결혼할 거라고 했었는데」
P 「잠깐만요, 카오리씨. 그렇게 옛날 일을」
시호 「…」
결국 우미의 권유로 저녁을 먹고 가게 된 시라이시씨.
코노미 누나가 리오씨, 카오리씨와 같이 돌아와서 판이 꽤나 커졌다.
…역시 남자 1명, 여자 7명은 거북하다.
모모코 「오빠는 옛날부터 여자를 꼬시는 데 도가 텄으니까」
P 「아니, 잠깐만. 이상한 말 하지 마. 시라이시씨가 오해하잖아」
츠무기 「스오우씨는 난봉꾼인가요? 헛, 설마 저도 홀리려고…?」
P 「오해! 완전히 오해입니다!」
만나자마자 바로 나쁜 인상을 심어주기 싫다고.
츠무기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세이프.
코노미 「츠무기, 얼마만큼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도 될 수 있는 한 도와줄게」
리오 「그래그래. 소중한 학생이 곤란해 하고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카오리 「같이 힘내보자, 츠무기」
츠무기 「선생님들…감사합니다…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시라이시씨.
코노미 누나는 역시 이래저래 의지가 된다.
츠무기 「여기부터는 괜찮습니다」
P 「그래?」
저녁을 먹은 후 시라이씨를 데려다주게 되었다.
아무리 걸어서 금방인 거리라고는 해도 밤에 여자 혼자서 돌아다니게 할 수는 없고.
그리고 지금, 짧은 거리를 걸어 시라이시씨가 살고 있는 맨션 앞에 있다.
츠무기 「스오우씨. 오늘은 신세를 졌습니다」
P 「신경 쓰지 마. 또 언제든 놀러와도 상관없으니까」
진심을 말한다.
츠무기 「네…스오우씨」
P 「응?」
츠무기 「저를 위해 협력한다고 해주신 것, 아주 기뻤습니다…그게…고맙심데이」
그렇게 말하고 쑥스러운 듯 미소 짓는 시라이시씨.
P 「아…」
츠무기 「그, 그럼 그게, 안녕히 주무십시오」
쑥스러워하고 있어 그런지 약간 빠른 걸음으로 맨션에 들어가는 시라이시씨.
나는 시라이시씨가 갑자기 보여준 미소 때문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시라이씨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우미를 방에 되돌려 보낸 후, 침대에서 뒹굴며 오늘 일어났던 일에 대해 생각한다.
…시라이시 츠무기…그녀를 본 순간 나는 벼락을 맞은 건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정도로 그녀의 모습은 충격적이었으며, 나는 한순간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눈에 반한다는 건 분명 이런 감각이겠지.
지금도 이렇게 시라이시씨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고동칠 정도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의 힘이 되고 싶다.
돌아갈 때 본 미소를 한 번 더…아니, 몇 번이 됐든 보고 싶으니까.
그녀가 웃어준다면, 나는 분명 전력을 다 할 수 있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일단은 그녀의 약혼자를 찾아내야만 한다.
…내일부터 있을 조사, 잘 풀리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꿈나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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