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시호, 지난번 취재 말인데」
시호「왜 이름으로 부르시는 거죠? 그러지 마세요」
P「어?」
시호「머지않아 제 성은 당신의 성으로 바뀔 테니 지금만큼은 성으로 불러주세요」
P「미안. 키타자와씨」
시호「왜 성으로 부르는 건가요」
P「어?」
시호「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쓸쓸하잖아요」
P「시, 시호……?」
시호「왜 말하지 않으면 모르시나요. 평생 곁에서 속삭여 드리겠습니다만」
P「……」
P「아프니?」
시호「아니요. 상사병에 걸렸지만」
P「몸이 안 좋아?」
시호「안 좋습니다. 당신을 보면 어질어질해요」
P「날 놀리는 거야?」
시호「아니에요. 좋아하는데 괴롭히는 초등학생 같은 행동입니다」
P「기운찬 것 같아 다행이야」
시호「……」
시호「준비 다 되셨나요」
P「빨리 가야지」
시호「그렇게 우물쭈물 대는 면, 고치는 게 좋아요」
P「다음부터 조심할게」
시호「저는 좋아하지만」
P「어? 방금 뭐라고?」
시호「몇 번이나 되묻지 마세요. 그 멋진 목소리를 녹음하고 싶어지잖아요」
P「미, 미안」
시호「그렇게 바로 사과하는 버릇도 별로 좋지 않아요. 사랑스럽지만」
P「……」
시호「왜 조용해지시나요. 굳게 다문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지잖아요」
P「가, 갈까」
시호「네」
P「수록이 늦게 끝났군. 시호, 이 다음에 예정 있어?」
시호「네. 돌아가서 프로듀서씨 사진 폴더를 정리해야 하므로」
P「그렇구나. 시간이 늦었으니 밥이라도 먹자 싶었는데」
시호「없습니다」
P「어?」
시호「예정 없습니다」
P「방금 있다고」
시호「없다고 하잖아요」
P「네」
P「맛있었지」
시호「평범했어요. 하지만 당신과 같이 먹는 밥은 평소보다 몇 배나 맛있게 느껴졌어요」
P「그럼 집까지 데려다줄게」
시호「가까우므로 괜찮습니다. 프로듀서씨 집이라도 상관없습니다만?」
P「나도 돌아가는 김에 해주는 거고」
시호「프로듀서씨 집이라도 상관없습니다만?」
P「밤길이고 하니 위험하니까」
시호「프로듀서씨 집이라도 상관없습니다만?」
P「시호 너네 집은 모퉁이를 돈 곳에 있었던가」
시호「프로듀서씨 집이라도 상관없습니다만?」
P「자, 타렴」
시호「……」
시호「집에 안 들렀다 가시나요」
P「그렇네. 부모님께 인사를 해둘까」
시호「상견례인가요?」
P「시호네 어머니는 건강하시니?」
시호「네.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더욱 건강해지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P「그렇다면 다행이야. 돌아갈게」
시호「잠깐만요」
P「내일 보자」
시호「좋아해요」
P「그럼 이만」
시호「좋아해요」
시호「……」
- 다음날
P「안녕, 시호」
시호「안녕하세요…프로듀서씨, 넥타이가 삐뚤어져 있어요」
P「진짜?」
시호「하아……사회인이니 몸가짐 정도는 제대로 해주세요」꽈악
P「미안」
시호「혹시 매일 아침 아내인 저한테 매게 하기 위한 예행연습인가요?」
P「어?」
시호「싫다 해도 제가 하겠습니다만」
P「오늘 입은 옷 귀엽네. 어울려」
시호「감사합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었을 때 그렇게 말씀-」
P「자, 그럼 스케줄 확인을 할까」
시호「웨딩드레스를 입-」
P「카나, 내일 수록 말인데」
시호「웨딩-」
P「공연자인 배우분이 말이지」
시호「웨딩-」
P「연기 잘하게 됐네」
시호「감사합니다. 어디가 좋았는지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시겠어요?」
P「뭐랄까...마음이 전해져 왔다고 해야하나...」
시호「좀 더 구체적으로」
P「엄청 귀여웠어」
시호「......」
P「시, 시호? 미안...나 같은 게 이상한 말을 해서」
시호「괜찮습니다.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반쯤 가버렸을 뿐이니까요」
P「그렇구나. 그럼 다음 일을 하러 갈까」
시호「가는 모습 보여드릴까요?」
P「빨리 가자」
시호「당신도 무시하는 연기를 잘 하게 되었네요. 뭐, 그런 엉성한 부분도 참을 수가 없지만」
P「일을 잘 해냈구나. 대견해」쓰담쓰담
시호「이런 거, 성희롱이에요」찌릿
P「미, 미안」팟
시호「누가 그만두라고 했죠?」
P「어?」
시호「쓰다듬지 않으면 성희롱으로 미투 할 거예요」
P「어? 뭐야, 그게. 무서워」
P「쓰담쓰담 끝」팟
시호「・・・・・・」
P「시호・・・?」
시호「・・・누군가가 머리를 쓰다듬는 건, 오랜만이다 싶어서요」
시호「아버지가・・・떠올라서・・・・・・」
P「・・・・・・」
P(시호는 어른스럽지만, 아직 중학생이니까・・・)
쓰담쓰담
시호「!・・・저기・・・・・・」
P「괜찮아, 시호. 언제든 쓰다듬어 줄게」
시호「P씨・・・・・・」
시호「좀 더 밑의 부분도 쓰다듬어줬으면 하는데」
P「좋아, 돌아가자」
시호「쌀쌀맞은 주인P님도 미쳐버릴 정도로 좋아해요」
P「위험하니 뒤에 앉으라니까」
시호「다른 자리에 앉으면 죽어버리는 병에 걸렸어요」
P「그렇습니까・・・・・・라디오도 질리기 시작했고. 시호, 듣고 싶은 곡 있어?」
시호「불탈 것 같은 러브송을」
P「하드 록을 들을까」
시호「일부러 그러시는 건가요?」
P「왼쪽 봐봐. 바다가 무지 예뼈」
시호「진짜다・・・・・・저렇게나 빛나고, 예쁘다니・・・」
P「조수석에 앉아 있는 애는 바다보다 더욱 예쁘지만」
시호「응기잇・・・・・・!!」부들부들!!
P「괘, 괜찮아・・・?」
시호「괘, 괜찮아요」부들부들
P「・・・・・・」
P「시호는, 농담으로 그러는 거야?」
시호「뭘 말인가요?」
P「그게, 나한테 좋아하니 마니 하는 거・・・」
시호「드, 들렸었나요」
P「응」
시호「・・・・・・」
P「그리고 참고로, 내 어느 부분이 좋아서-」
시호「상냥함 점, 호인인 점, 남을 잘 돌보는 점, 좋은 남편이 될 것 같아 보이는 점, 청결감이 느껴지는 점」
P「알겠어. 이, 이제 됐어」
시호「・・・・・・」
시호「P씨는, 저의 어느 부분이 싫으신가요」
P「싫을 리가 없잖아」
시호「그럼 왜 무시하세요?」
P「아니, 농담일 거라 생각해서」
시호「좋아한다, 싫어한다 둘 중에 고른다면」
P「좋아한다가 당연하잖아」
시호「・・・・・・」
P「죽었어・・・・・・」
- 다음날
시호「주인P님~」부비부비부비부비
P「카나,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카나「아마 이 잡지가 원인일 거예요……」
P「보자보자……솔직하게 변하는 커뮤니케이션 말이지……시호는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군」
카나「하지만 시호의 그런 정직한 점, 저는 진짜 좋아해요!」
P「그렇네. 너도 조금 정도는 솔직해져도 괜찮지 않을까? 응? 츠무기」(웃음)
츠무기「갑자기 말 걸지 마세요. 덮칠 거예요」
P「어?」
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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