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프로듀서님.
새삼스럽게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부끄럽지만, 모처럼 맞는 전환기이므로 지금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뒤에 읽어주시면 기쁘겠습니다.
프로듀서와 만나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습니다.
3월에 프로듀서와 알게 되어 많은 꿈을 이루었습니다. 지금은 저를 목표로 삼아주는 아이도 생겼습니다.
정말로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편지가 닿을 무렵에는 이미 봄이 되어 있겠지요.
프로듀서는 봄을 좋아하셨죠. 이 계절이 되면 보이는 당신의 크나큰 하품을 보고, 계절이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저한테 그런 모습을 보이면 조금 부끄러운 듯 웃는 당신을 볼 때마다, 아이돌이 되었을 때를 떠올립니다.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계. 저는 그곳에서 동료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 때문에 힘들 때는 긴장을 풀기 위해 눈을 감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있습니다.
그럴 때면 꼭 떠오르는 것이 프로듀서와 코토하 그리고 엘레나, 시호, 치하야, 타마키, 우미, 미야 등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에요.
당신과 만나 아이돌이 되어, 저는 많은 보물을 당신에게 받았습니다.
나를 믿어준 당신의 기대에 응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떤 일이라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있어서 저도 그런……당신이 자랑할 만한 아이돌이 되어 있으면 기쁘겠습니다.
프로듀서의 사무를 돕게 되고, 사무소에서 숙박하는 일도 많아졌죠.
사무소에 있는 세탁기로 빤 옷을 말릴 때, 모래 먼지가 섞인 바람에 세탁 도중인 옷이 더럽혀지는 일에도 익숙해졌습니다.
사무소 뒤편의 세탁물 건조장. 그 빌딩과 빌딩의 틈으로부터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런 사소한 일은 아무래도 좋아져 버립니다.
이런 작은 행복을 앞으로 프로듀서와 나눌 수 있다면, 그 이상으로 행복한 일은 없을 겁니다.
왠지 예상과 달리 길어졌으므로, 이쯤에서 펜을 놓고자 합니다.
프로듀서……지금부터 아이돌을 그만두는 제가 당신을 이렇게 부르는 것은 이상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앞으로도……당신의 반려자로서, 제 인생의 프로듀스를 잘 부탁드립니다.
P.S 이 편지는 식이 끝난 후에 읽어주세요. 아시겠죠?
http://ssbiyori.blog.fc2.com/blog-entry-86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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