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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마스

히구치 마도카「여기서 키스해줘」

by 기동포격 2020. 11. 8.

마도카「키스씬 말인가요?」


P「이번에 하는 드라마에서 그런 장면이 있어」


마도카「고등학생 아이돌이 그런 장면을 연기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P「뭐, 그렇지. 그렇기에 화제가 될 만하지」


마도카「최악」


P「참고로 키스씬이라고는 하지만 페이크야」


마도카「페이크?」


P「그럴싸한 장면을 이어놓고, 실제로 키스하는 장면은 컷 분할을 이용해 보여주지 않아」


마도카「실제로 키스하는 건 아니군요」


P「정말로 여배우를 지망하는 아이돌이라면 실제로 하겠지만, 마도카는 그런 게 아니잖아?」


마도카「네. 그렇네요」




P「녹칠 특유의 어필 방식도 있으니, 제작진과도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져 있어」


P「다만 대중의 인식과 시선이 달라지겠지」


마도카「……키스씬을 연기한 여자로 말인가요?」


P「그렇네」


마도카「……최소한 평범한 고등학생으로는 안 보겠네요」


P「그래서, 받을 거야?」


마도카「……생각을 하게 해주세요」


P「바로 거절할 거라 생각했는데」


마도카「거절해도 괜찮은 일인가요?」


P「거절하면 앞으로가 힘들어지는 일이지」


마도카「그렇다면 그렇다고 해주세요」


P「하지만 선택권은 마도카 너한테 있어」


마도카「……」


P「미안하지만 주초에는 저편에 답을 주고 싶어. 모레까지 답을 줄래?」


마도카「알겠습니다」




・・・


마도카「……하아」


히나나「야하~? 마도카 선배가 한숨을 쉬고 있어~!」


마도카「시끄러워, 히나나」


히나나「한숨을 쉬면 행복이 도망가 버리는데~?」


마도카「내가 한숨을 쉰다고 해서, 히나나가 딱히 불행해지는 건 아니잖아」


히나나「아하~! 그럴지도~!」


마도카「……하아」




히나나「그래서어~, 무슨 일이야?」


마도카「끈질기네」


히나나「그치만 마도카 선배가 드물게 고민하고 있는 느낌이고~」


마도카「나도 고민 정도는 있어」


히나나「가끔은~, 고민상담이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마도카「히나나한테 상담할 바에야――」


마도카「있지, 히나나. 키스한 적 있어?」


히나나「……야하?」


마도카「미안. 역시 없던 일로 해줘」




히나나「마도카 선배, 마침내 코이토쨩을 건드린 거야?」


마도카「왜 그렇게 되는 건데?」


히나나「그럼 프로듀서?」


마도카「일 이야기니까」


히나나「야하~! 납득~!」


히나나「……역시 생방송에서 저지른 일의 책임을 마도카 선배가 짊어지고 업계 사람들에게」


마도카「아니라고! 드라마 촬영!」


히나나「그렇다는 구실로 실은 히나나가 말하는 대로라던가?」


마도카「……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닐 거라 생각해」


히나나「왜? 그치만 우리들 거부당하고 있는데?」


마도카「……그 사람이 가져온 일이니까」




히나나「야하~! 마도카 선배, 프로듀서를 신용하고 있구나~!」


마도카「……말뜻이 전해지지 않는 게 정도를 넘어서는데」


히나나「그래서 키스? 히나나는 한 적 없을지도~」


마도카「그렇구나」


히나나「응~? 키스는 과연 어떨까~?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는 걸까?」


마도카「보통은 그렇지 않아? 이번에 하는 건 행복 따위 느껴지지 않겠지만」


히나나「어째서?」


마도카「왜냐하면 그런 건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니까 행복해지는 거 아냐?」


히나나「마도카 선배는 의외로 로맨티스트?」


마도카「……잊어줘」




・・・・


코이토「뺘!? 키, 키, 키, 키, 키, 키, 키, 키스!?!?」


마도카「그렇게 동요할 정도야?」


코이토「역시 우리들이 의상을 흠뻑 젖게 한 책임을 짊어지고 업계의 높은 분들에게」


마도카「그 말 히나나한테도 들었어」


코이토「으으음, 으음…! 마도카가 하고 싶지 않다면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마도카「그렇네」


코이토「왜냐하면 프로듀서도 강요하지 않았고」


마도카「하지만 받지 않으면 앞으로가 힘들어진다고 들었어」


코이토「윽…」




마도카「코이토는……뭐, 키스한 적 없지?」


코이토「읏, 응…」


마도카「코이토는, 내가 키스한다면 어떨 것 같아?」


코이토「어!? 으음, 으음. 엄청 놀랄 것 같아…」


마도카「응. 그렇지」


코이토「하, 하지만! 마도카 진짜 어른스러워 보이니까 어울릴 거야!」


마도카「……어울려?」


코이토「으~음…뭔가 동경하게 된 달까…앞서가는구나, 그렇게 생각할지도?」


마도카「응. 왠지 모르게 이해했어」


마도카「사탕 먹을래?」


코이토「앗, 고마워! 레몬맛이지!」


마도카「조금 시면서 달콤한 맛이래」


코이토「달콤하면서 시다……」


코이토「키스는 어떤 맛이 나는 걸까?」




・・・・・


토오루「키스(보리멸)? 텐푸라로 만들어서 먹고 싶은데」


마도카「아니, 아니야. 그게 아니야」


토오루「후훗. 알고 있어, 알고 있다니까」


마도카「일단 묻겠는데 아사쿠라는 키스한 적 없지?」


토오루「아니, 있어」


마도카「푸흡!? 쿨럭쿨럭…」


토오루「사레 들렸어?」


마도카「누구랑? 나도 아는 사람?」


토오루「응」


마도카「……설마 프로듀ーー」


토오루「어머니랑 아버지」


마도카「……그럴 거라 생각했어」




토오루「키스라. 생각해본 적 없었어」


마도카「진짜라니까. 아이돌한테 시킬 일이 아니야」


토오루「할 맘이 생겼어?」


마도카「뭐가?」


토오루「아이돌」


마도카「……」


마도카「아사쿠라였다면 이 일을 받을 거야?」


토오루「몰라」


마도카「그럴 거라 생각했어」


토오루「어릴 적에 했던 키스랑은 다른가」


마도카「당연하지」




토오루「히구치는 제대로 된 키스 한 적 있어?」


마도카「당연히 없어


토오루「그럼 우리 둘 다 똑같은 걸까?」


토오루「그렇다고 한다면――」


토오루「그렇구나. 응」


마도카「……뭔데?」


토오루「히구치가 나보다 먼저 앞서가는구나 싶어서」


마도카「무슨 의미?」


토오루「히구치」


토오루「가끔은 쫓기는 입장이 되어 볼래?」




・・・・・


P「미안, 마도카. 저번에 말했던 드라마 일, 없었던 일로 됐어」


마도카「……어차피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마도카「저번처럼 그런 방송 사고를 일으킬 것 같은 아이돌, 저쪽에서 사절할 테니까」


P「아니, 내가 거절했어」


마도카「……어째서?」


P「마도카를 포함한 녹칠의 유닛 이미지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어」


P「소꿉친구. 고등학생. 투명감」


P「난 너희들을 그런 이미지로 어필하고 싶거든


마도카「키스는 그런 이미지를 무너뜨린다?」


P「그래, 맞아. 어떻게 하든 키스의 묘사는 앞서간다는 인상이 있어」


마도카「앞서간다……라」


P「……마도카?」




마도카「그 일, 솔직히 거절해야 하는지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P「거절할 생각이었지?」


마도카「뭐, 그렇지만요」


마도카「하지만 그 일, 유닛을 생각하면 필요한 일이지 않을까 싶어서」


P「……」


마도카「누군가가 진흙탕에서 굴러야 한다. 토오루는 그 역할을 할 수 없다. 코이토도, 히나나도 마찬가지」


마도카「하지만, 나라면」


마도카「나만 진흙탕에서 구른다면」


마도카「녹칠은 구원받을 수 있을지도」


P「마도카」


마도카「토오루보다 한 발짝 앞서 나갈 수 있을지도」


P「……」




마도카「딱히 앞지르고 싶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렇지만」


마도카「토오루가 계속 선두에 서 있기만 해서는, 코이토의 노력도 히나나가 즐기는 것도」


마도카「어쩌면 토오루도――」


마도카「견줄 상대가 없으니 어딘가로 가버리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마도카「있잖아」


마도카「날아오르려고 도움닫기를 해서 뛰쳐나갔는데


마도카「날아오르는 순간에 날개를 빼앗기는 그 기분. 그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알아?」


P「미안」


마도카「후훗. 어떻게 하실 거죠? 미스터 참견쟁이」


P「하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난 틀리지 않았어」


마도카「뭐가?」


P「마도카가 억지로 서둘러서 폭풍 속을 날아오르려 하고 있었다면, 그걸 멈추게 하는 것도 내 역할이니까」


마도카「……」




P「다른 누군가가 될 필요는 없어」


마도카「구닥다리 캐치프레이즈네요」


P「하지만 맞는 말이지」


P「마도카 넌, 마도카 너로 있으면 돼」


마도카「최악」


P「왜」


마도카「그런 점이」


P「이렇게 보여도 상처받고 있거든?」


마도카「그렇다면 확실히 꾸짖어주세요. 저 또한 불안하니까요」


P「아니, 아직 괜찮아」


마도카「……있잖아」


마도카「――여기서 키스해줘」




P「……마도카」


P「……지금은, 안 돼」


마도카「……후훗, 『지금은』?」


P「아니, 절대 안 해」


마도카「현명한 판단이네요. 저도 모르게 아쿠이씨한테 털어놓을 뻔 했어요」


P「진짜 그것만은 하지 마」


마도카「그럼 고생하셨습니다」


P「수고, 마도카」


마도카「……머리카락에 먼지가 붙어 있어요」


P「어? 진짜?」


마도카「변함없이 칠칠치 못한 사람이군요. 떼어 드리겠으므로 몸을 굽혀주세요」


P「……응」


마도카「……」




마도카「자, 뗐어요」


P「……어라?」


마도카「뭔가요, 그 표정? 제가 키스라도 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P「……마도카한테는 못 당하겠는걸」


마도카「지금은, 안 되니까요」


P「응. 아직 멀었지」


마도카「네」


마도카「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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