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오컬연?」
설마 오컬트 연구부를 말하는 건가? 소문으로 들은 적은 있지만, 설마 진짜로 존재하고 있었다니.
P 「마카베…미즈키」
이 이름에서는 기시감이 느껴진다.
우리 반 여학생이다.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을 텐데…마카베씨가 나한테 대체 무슨 용무가 있는 거지?
뭐, 가보면 알겠지.
- 방과후
미나코 「스오우군」
요즘 들어서는 기색을 지우고 내 뒤에 서 있는 사타케씨한테도 익숙해지기 시작했으므로, 놀라는 일은 없었다.
P 「왜?」
미나코 「오늘도 말이지」
P 「아~, 미안. 오늘은 볼일이 있어」
미나코 「…그럼 나, 기다릴게」
P 「시간이 얼마큼 걸릴지 모르니 그럴 필요 없어. 사타케씨는 먼저 돌아가줘」
미나코 「…알겠어. 하지만」
P 「?」
미나코 「너무 늦으면, 마중나올지도」
사타케씨랑 헤어진 나는 편지에 같이 들어있던 지도를 바탕으로 오컬연을 찾고 있었다.
P 「이 근처일 텐데…」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교실 앞에 도착했지만, 동아리 활동을 나타내는 것은 딱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도는 분명 이 교실을 가리키고 있다.
P 「…여기가 맞나?」
어찌됐든 확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으므로, 나는 문에 손을 가져가 열었다.
P 「…」
문을 여니 암막에 휩싸인 방이 시야에 들어온다.
…빙고인가.
근처를 둘러보니 오컬트와 잘 어울리는 소품이 많이 있었다.
아무래도 여기가 오컬연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P 「실례합니다. 마카베씨 계십니까?」
인사를 해보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P 「없는 걸까?」
문단속을 안 하다니, 이렇게 조심성이 없어서야.
아무도 없으면 돌아가자. 내가 그렇게 생각해 등을 돌리려고 하던 순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오우씨」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P 「마카베씨?」
미즈키 「네. 제가 마카베 미즈키입니다…죄송합니다. 잠시 옷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P 「아, 갈아입고 있었나」
섣불리 안으로 들어가지 않은 것이 정답이었다.
P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는데」
미즈키 「당신을 부른 것에 대해 말이군요」
P 「그래. 내가 왜 이 오컬연에 불렸는지 이유를 모르겠어」
미즈키 「그것을 설명하기에는 아직 배우가 충분치 않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바로 올 겁니다」
마카베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죄, 죄송합니다. 느, 늦어서…」
P 「넌…」
면식있는 사람이 오컬연으로 들어왔다.
P 「카렌?」
카렌 「앗, P씨. 와, 와주셨군요」
오컬연에 들어선 것은 한 때의 동료이며 지금의 반 친구인 시노미야 카렌이었다.
내가 프로덕션을 그만둔 뒤로 사이는 소원해졌지만…
P 「카렌이 왜?」
카렌 「그, 그게…실은…」
미즈키 「시노미야씨는 영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P 「영감이라니…유령 같은 게 보인다는 그거?」
카렌 「네, 넷. 저, 저는 보이는 건 아니지만…내, 냄새가…」
P 「냄새?」
카렌 「네, 넷. 유령의 냄새를 마, 맡을 수 있어요」
P 「그건 그냥 생각하기에도 굉장한데…나랑 대체 무슨 관계가?」
카렌 「그건…그게…」
미즈키 「시노미야씨는 스오우씨한테서 영혼의 냄새를 느낀 것 같습니다」
P 「어? 뭔가가 나한테 씌여있는 거야?」
카렌 「아, 아니요. 냄새의 근원지는 P씨가 아니에요」
미즈키 「냄새의 근원이 되는 영혼은 교묘하게 냄새를 지우고 있는 것 같아, 시노미야씨로서도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강적」
P 「다만 나한테서는 영혼의 냄새가 난다?」
카렌 「네…그것도 아주 강력한 악령의 냄새에요」
P 「악령이라…」
뭔가 와닿지 않는다.
현실감이 그다지 없기 때문일까.
하지만 마카베씨랑 카렌이 진심인 것은 전해져 온다.
P 「으~음. 결국 나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미즈키 「그랬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미즈키 「요즘 이상한 일은 없었습니까?」
P 「이상한 일이라…」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짐작가는 일은 없다.
P 「아니, 딱히 없는데」
미즈키 「…그런가요」
카렌 「무, 무슨 일이 생기면 알려주세요」
카렌 「그게…너, 너무 무서운 냄새가 나서, 걱정이 되요」
P 「알겠어. 꼭 전해줄게」
카렌 「부탁드려요…」
미즈키 「스오우씨」
P 「?」
미즈키 「제 쪽에서도 다방면으로 조사를 하겠습니다」
P 「고마워, 마카베씨」
미즈키 「아니요…그럼 스오우씨, 조심하십시오」
오컬연을 나와 폰을 확인한다.
시간은 별로 안 지났는데, 사타케씨한테서 온 전화가 37건이나 되었다.
아무래도 걱정을 하게 만든 것 같다.
P 「빨리 가봐야지」
나는 신발을 갈아신고, 사타케 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요즘 들려오는 노래…내 마음에 쏙 든다.
사타케씨의 요리와 함께, 요즘 사타케씨 집에서 들리는 아름다운 노래를 기대하면서, 나는 걸음을 옮겼다.
P 「맛있는데」
미나코 「후후, 기뻐라♪」
역시 사타케씨가 만든 요리는 맛있다.
전에도 맛있었지만, 지금은 영혼을 빼앗길 듯이 맛있다.
…산보, 와산보…
P 「오늘도 노래가 들려오네」
가사는 잘 이해가 안 가지만, 가성 자체는 귀를 자연스럽게 파고 들어와 기분이 좋다.
미나코 「노래…?」
P 「잘 먹었습니다」
미나코 「변변치 못했습니다」
P 「오늘도 맛있는 요리를 대접해줘서 고마워」
미나코 「천만에요. P…스오우군! 오늘도 잔뜩 드셨네요!」
P 「응. 사타케씨가 만든 식사는 진짜 맛있어서 무심코 과식하게 된다니까」
미나코 「그렇게 말해주시면 너무 기뻐요. 에헤헤…♪」
미나코 「스오우군도 살이 조금 붙기 시작한 거 아닌가요?」
P 「어? 그래?」
미나코 「네! 조금 포동포동해진 느낌이 들어요!」
P 「흠…그러면 안 되는데」
미나코 「…어?」
P 「그렇다면 절제를 좀 하면서 우미랑 트레이닝을…」
미나코 「안 되요!」
P 「사, 사타케씨?」
사타케씨가 바로 거리를 좁혀, 내 어깨를 잡았다.
미나코 「칼로리를 쓸데없이 뺄 필요가 있나요?」
미나코 「스오우군은 살이 쪄도 멋지니까, 절제할 필요도, 트레이닝을 할 필요도 없어요!」
P 「하, 하지만 살이 찌면 이래저래 불편한 점이」
미나코 「안 된다면 안 돼요! 칼로리를 빼다니, 절대 허락 못 해요!」
P 「에~…」
미나코 「아, 하지만…뺀 만큼…아니, 뺀 것 이상으로 칼로리를 섭취하면 살이 안 빠지죠?」
P 「트레이닝을 하는 의미가 전혀 없지만」
사타케씨의 눈을 문득 보니
미나코 「…」
…눈동자 색이 노랗게 변했어?
사타케씨의 눈동자 색은 노란색이 아니었을 터.
…대체 어째서?
미나코 「스오우군?」
P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사타케씨가 말을 걸어와 사고가 현실로 돌아온다.
눈동자 색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수많은 위화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왜 계속 사타케씨의 요리를 먹고 있었나.
계속 들려오던 노래가 왜 들리지 않게 되었나.
사타케씨의 눈동자는 왜 요사스럽게 빛나고 있는 건가.
…마카베씨한테 상담을 해봐야겠어.
P 「…알겠어. 사타케씨가 말하는 대로 할게」
미나코 「다행이다. 칼로리를 빼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요」
미나코 「앞으로도 많이많이 만들어 줄 테니, 꼭 먹어주세요!」
P 「그래」
미나코 「…후우」
스오우군이 돌아갔다.
오늘도 내 요리를 맛있다면서 많이 먹어주었다.
복이 절로 들어올 것 같이 먹는지라 정말로 홀딱 반해버린다.
…그런데
미나코 「…살이 안 찌고 싶은 걸까?」
좀 더 포동한 게 더욱 멋진데.
미나코 「있잖아, 뿌뿌카씨. 스오우군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스오우군은 분명 말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미나코를 위해서 살을 찌울 거야♪ 오히려 찌워주지 않으면 내가 곤란해」
미나코 「? 뿌뿌카씨가 곤란해?」
「응♪ 생기 없는 사람을 데려가 봤자 재미없잖아?」
미나코 「확실히…어차피 같이 있을 거면 건강한 사람이랑 있는 게 좋지」
「응응. 그러니까 미나코, 열심히 스오우군을 살찌게 해. 알겠지?」
미나코 「물론이에요!」
「기대되네! 후후, 후후후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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