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무기「하아……」
시호「하아……」
모모코「둘 다 왜 그래? 고민 있어?」
츠무기「네. 그 사람 말입니다만」
시호「정신차리고 똑바로 해줬으면 해요」
모모코「오빠?……확실히 똑바로 해줬으면 하긴 하지」
시호「그 사람은 항상 칠칠치 못해요. 오늘도 넥타이가 반쯤 풀려 있더라고요. 그래서 똑바로 묶어줬어요」
츠무기「오늘만 해도 늦잠을 자서 점심 가져오는 걸 깜빡했다고 하더라고요. 내……제가 푸짐하게 들고 오지 않았더라면 어쨌을까요」
모모코「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와주다니 훌륭하네. 오빠 혼자만 있으면 대체 어떻게 될까」
츠무기「여기 없는 사람을 화제에 올리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그 사람은……」
시호「프로듀서씨한테 하고 싶은 말이라도?」
모모코「말하자. 그런 스트레스는 발산 하는 게 중요해」
츠무기「감사합니다. 그럼 말해볼까요. 저번에 이러한 일이-」
P「츠무기~. 어때」
츠무기「재촉하지 마세요. 잠시 기다리는 것도 못하나요」
P「미안미안. 천천히 갈아입어줘」
츠무기「그건 새로운 의상을 입은 저를 보고 싶지 않다는 의미인가요?」
P「아니라니까. 서두르다가 넘어지거나 의상이 손상되면 큰일이니까」
츠무기「…………자요. 어떤가요」
P「오오, 잘 어울리네. 탐정 의상도 멋졌지만 일본풍이 역시 잘 어울려」
츠무기「가, 감사합니다」
P「소재가 좋으면 의상도 빛나는구나」
시호「문제가 될만한 행동은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만」
모모코「칭찬만 받은 거 아냐?」
츠무기「두 사람 다 이해를 못 한 건가요? 그 사람은 저를『소재』라고 했어요. 즉」
모모코「즉」
츠무기「『너를 내 취향으로 요리해 주겠다』고 한 것과 똑같은 의미잖아요」
모모코「? 무슨 말이야?」
시호「상대를 자신의 색으로 물들여주겠다, 그런 느낌인가요」
츠무기「그래! 맞아요! 의상을 맞춰봤는데 의상보다 나를 보다니」
모모코「보다니?」
츠무기「부끄럽……발칙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건 넌 내거야, 라고 선언한 거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시호「너무 앞서나가는 거 아닌가요?」
모모코「기분 탓이야」
츠무기「? 갑자기 말이 빨라졌군요」
모모코「맞다! 시호씨도 무슨 일 있었던 거 아냐?」
시호「그렇네요. 실은……」
시호「자, 여기요」
P「잘 먹겠습니다」
시호「어떤가요? 동생 입맛에 맞을까요?」
P「조금 더 간을 싱겁게 해도 괜찮을 것 같아. 어릴 때부터 간이 센 거에 익숙해지면 훗날 힘들어지는 것 같고」
시호「조금 더 싱겁게……알겠습니다. 그 밖에 하실 말씀은?」
P「일단 괜찮다고 봐. 하지만 내가 이런 걸 해줘도 괜찮나? 미나코가 더 낫지 않나?」
시호「프로듀서씨는 어린애 같으므로 동생이랑 같은 미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P「어린애 입맛이라고 하고 싶은 거야? 부정하기는 힘든데」
시호「그런 말 안 했거든요」
P「그런 걸로 해두지. 다음에는 된장국을 먹어보고 싶은데」
시호「이런 일이」
모모코「왜 담당 아이돌 집에서 밥을 먹고 있는 건데?」
시호「프로듀서씨 집인데요? 동생과 만나게 할 수는 없으니」
츠무기「그것도 문제 아닌가요?」
시호「그래서 그 발언 말인데요」
츠무기「다양한 요리에 도전하라는 격려군요」
모모코「된장국이 먹어보고 싶다는 의미네」
시호「네가 만든 된장국을 매일 먹고 싶다는 의미죠? 담당 아이돌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츠무기「그 사람은 자취를 확실히 하는 게 좋겠네요」
모모코「그렇네. 회사를 빼먹고 싶은 걸까?」
시호「……저기, 둘 다」
츠무기「그런데 그 사람의 경솔한 행동은 이걸로 끝인가요? 그 밖에는 없나요?」
모모코「모모코도 있는데? 말해버릴까」
츠무기「듣도록 하죠」
시호「저기……네, 듣겠습니다」
P「기다려줘, 모모코~. 이쪽은 짐이 있다고」
모모코「늦다고, 정말! 놔두고 가버릴 거야!」
P「사무 작업 때문에 몸이 무뎌졌으니 조금 더 상냥하게」
모모코「우미씨한테 훈련을 받아보는 게 어때?」
P「다른 일을 못하게 되거든. 이거 5년 정도 지나면 체력이 더 약해지려나. 모모코는 체력이 전성기일텐데」
모모코「모모코랑 5년이나 같이 있고 싶은 거야?」
P「10년 후에도 보고 싶어」
시호「아이돌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10년 동안 지켜보고 싶다. 프로듀서의 귀감이군요」
츠무기「동의해요. 일은 잘 하고 있군요」
모모코「이건 10년 후에도, 그 후에도 모모코랑 같이 있고 싶다는 의미지」
츠무기「10년 후에도, 그 후에도 라니, 노래 가사 같네요」
시호「어디서 따온 거 아닐까요」
모모코「어쩔 수 없네. 오빠랑 같이 있어 줄 사람은 별로 없을 테고 말이야」
츠무기「어쩔 수 없다 같은 발언을 하지 않아도, 제가 대신」
시호「집에 믿음직한 남자가 있었으면 합니다만」
츠무기시호모모코「「「…………」」」
시호「본인한테 물을까요?」
츠무기「대답해 줄까요?」
모모코「것보다 이런 말을 들은 게 여기 있는 우리들 뿐일까?」
시호츠무기「「아마 그 밖에도 많을 터」」
모모코「벌을 줘야겠네!」
츠무기「그럼 찾으러 갈까요」
시호「죄목은 추파죄라고 할까요」
모모코「렛츠 고~」
토모카「어머어머~, 무슨 일이세요? 그런 모퉁이에서 쪼그려 앉아계시고. 꼭 몸을 숨기듯이」
P「숨기듯이 있는 게 아니라 잠시 숨어있는 거야」
토모카「이번에는 뭘 하셨나요? 앗, 맞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P「뭔데? 급한 거라면 빨리 말해」
토모카「저희 집 예배당에 다니고 싶다고 하셨죠? 그래서 허가를 맡았답니다~」
P「오오, 고마워!」
토모카「그래서 일단 부모님이랑 만나 감사의 인사를 드렸으면 해요」
P「음, 그렇네. 오프가 겹칠 때라도 상관없다면」
토모카「알겠습니다~, 전해둘게요~」
모모코「토모카씨, 오빠 못 봤……? 앗, 발견!」
P「앗차. 토모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모모코「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안 놓쳐!」
토모카「후후후~. 『예배당에 다니고 싶다』라니. 마치 이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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