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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마스

마도카「당신은 저의……이니까」

by 기동포격 2020. 11. 25.

당신은

성실하고, 열의가 넘치며, 붙임성이 좋고, 누구에게나 상냥하며, 조금 눈꼴사나운 면이 있지만 애교가 있어서――――

정말로, 마음에 안 들어.



「……하아」



또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숨을 쉬고 있었다.

오늘은 학교도, 레슨도, 일도 없는 모처럼의 완벽한 오프.

다른 아이들이랑은 예정이 맞지 않았고, 여유롭게 몸을 쉬게 할 예정……이었는데



「왜 휴일까지 그거에 관한 걸 생각하고 있는 거야……」



아무것도 할 것이 없으면, 머리를 채우는 것은 그 남자에 대한 것뿐. 

답답한 기분이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덕분에, 모처럼 맞은 휴일이 의미가 없다. 

이래서야 집에서 가만히 있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기분전환을 위해 무작정 외출하기로 했다. 



「………………」



그 결과가, 이거다.

맑게 갠 가을 하늘 아래에서 거리를 천천히 산책하던 동안에는 날아갈듯이 기분이 좋아, 밖에 나온 게 정답이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 내 눈앞을 걷고 있는 것은 오프여서 그런지 평소 보여주던 양복 차림이 아니기는 하지만, 틀림없이 그 남자였다. 지금 나를 괴롭히고 있는――――283 프로덕션의 프로듀서, 그 사람이었다. 



「최악……」



아무래도 저쪽은 뒤를 걷고 있는 나를 모르는 듯, 발을 시원시원하게 뻗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이건 불행 중 다행이다. 이대로 못 본 걸로 치고 거리를 벌리면 된다.

모처럼의 오프인데, 기분전환을 위해 외출을 했는데, 저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내 몸은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쫓아가고 있었다.


******


항상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그 남자가 양복을 벗었을 때 대체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진짜 아주 조금 흥미가 있었으니까.

단지, 그것뿐.

스스로에게 그렇게 타이르고, 들키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뒤를 밟는다.

어딘가 목적지가 있는 듯 그 사람의 걸음걸이에는 망설임이 없어 쫒아가는 게 조금 고생이었다.

보폭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기에, 걷는 속도에 차이가 발생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평소에 같이 행동할 때에는, 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었다.



(평소에는 나한테 맞춰주고 있었다는 것. 맞춰주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역시 배려심이 몸에 밴 사람)



그런 점이 싫다고 마음 속으로 악담을 한다.

나는 왜 이렇게 분노가 차올라 있는 것일까.


얼마동안 걸으니, 세련된 카페에 도착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고민한다.

가게 내부의 모습은 밖에서는 보기 어렵다. 

하지만 건물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렇다는 것은 나도 안으로 들어간다면 바로 들켜버리는 건 아닐까?



「…………뭐」



상관없나.

만약 들킨다고 해도『마음에 안 드는 우연이네요』라고 말하고는 바로 나와버리면 된다.

여기서 안달복달 하고 있어봤자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어서오세요. 몇 분이신가요?」


「……」



집게손가락을 세워 보여주면서 가게 내부를 힐끗 살펴본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안쪽에 앉아있는 걸까.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달라는 말을 들으면서 주의 깊게 이동, 마침 기둥 때문에 가게 안쪽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자리가 있어 그곳에 앉았다.

메뉴판을 펼쳐 훑어보는 척을 하면서 그 사람이 있는 곳을 찾는다.

아무래도 가게 안쪽에는 흡연석이 마련되어 있는 것 같은데……



「……찾았다」



그 사람은 흡연석 구석에 앉아, 품에서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이고 있는 참이었다.



(……담배, 피는구나)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피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거기다 냄새를 느낀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우리들과 접하고 있을 때는 멀리하고 있는 걸까.

싫어하는 아이도 많을 것 같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



……뭔가 고민을 하고 있는 걸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가끔 커피를 입으로 옮기는 그 옆얼굴은 어딘가 울적한 표정을 하고 있어, 평소의 그 사람과는 다르게 보――――



「저기, 주문은 무엇으로 하실 건가요?」


「……어?」


「아니요. 방금 전부터 말을 걸고 있었습니다만……」


「……죄송합니다. 블렌드를 한 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최악.

마치 내가 저 남자를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잖아.

레몬티를 시키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반사적으로 커피 따위를 시켜버렸고……

원한을 담아 다시 향한 시선 끝에는, 컵을 맛있다는 듯 기울이는 그 사람이 있어 공연히 마음을 술렁거리게 만든다.



「써……」



정말로, 왜 이런 걸 굳이 일부러 마시고 있는지.


******


더 이상 뒤를 밟을 생각도 없었는데, 나는 카페를 나와서도 그 사람의 뒤를 걷고 있었다. 

나가려 했던 타이밍이 겹쳐버려, 들키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를 먼저 보냈기 때문이지만……



(……영문을 모르겠어. 정말로 뒤를 밟을 생각이 없다면, 바로 다른 뱡향으로 가면 될 뿐)



스스로의 사고와 행동이 합이 맞지 않아 기분이 나쁘다.

이것도 전부 눈앞의 ――――



「어라……?」



그 사람이, 여자가 말을 걸어 멈춰서 있다.

아는 사이인가 싶었지만, 아무래도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들려오는 단편적인 대화를 골라내보니, 이건 아마도……



(……걸어 다니기만 해도 여성이 먼저 다가온다. 역시 대단하군요, 미스터 호청년)



외모만큼은 분명 잘생긴 저 남자가 혼자서 걷고 있으니, 이런 일 또한 있을만 하겠지.

하지만 유감.

그 사람은 평소부터 아이돌들과 접하고 있어 기준 자체가 눈이 높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고, 여성을 다루는 것 또한 익숙할 터이다.

그런 시시한 유혹에 걸려들 리가 없다.



(……왜)



없을, 테니까.



(왜 그런 얼굴로 웃고 있는 거야)



멋쩍은 웃음을 띤 그 표정이 눈에 들어오자, 얼굴에 열이 오른다.



(왜 그런 겉치장뿐인 칭찬을 듣고 부끄러워하는 거야, 미스터 우유부단――――)



「우왓!? ……어? 마도카?」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는 건가요. 갈 거예요」


「간다니 어디로……우왓!?」


「됐으니까」



……정말이지, 진짜로 영문을 알 수가 없다.

정신을 차리니 나는 그의 팔을 잡고 그 장소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저기, 마도카? 혹시 화났어?」


「……딱히 화나 있는 건 아니에요. 모처럼의 휴일인데, 당신과 만난 것은 불쾌하지만」


「하, 하하……그건 미안」


「그래서, 방금 그건 뭔가요? 당신은 또 길에서 눈에 띄는 귀여운 여성을 헌팅하며 걷고 있었던 건가요? 누군가가 그 사악한 술수에 걸려들기 전에 무심코 움직여 버렸지만」



거짓말이다.

말을 건 것은 그가 아니라 여성이었다는 걸 보고 있었는데, 스스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억지로 이유를 붙이려 하고 있다.



「아니, 상대방이 말을 걸어왔는데……하지만 다행이야, 마도카가 우연히 지나가줘서」


「……하아? 그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면, 헌팅 비슷한 거겠죠? 결과적으로 제가 방해한 꼴이 되었으니, 당신한테 있어서는 유감스러운 결과 아닌가요?」


「으~음, 그런가……? 그런 경험이 없으니 잘 모르겠지만, 거절했는데도 끈질기게 달라붙으니 조금 무서워서……그러니 마도카가 와줘서 살았어. 고마워」


「……의미불명」



뒤돌아서 그를 본다.

뺨을 긁으면서 조금 한심스러운 미소를 띠운 그를 보고 아주 조금.

그래, 정말로 아주 조금 가슴 속 답답함이 걷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마도카는 왜 여기에」


「……딱히. 오프라서 한가했으므로, 쇼핑을」


「그렇구나. 실은 나도 사장님이 가끔은 쉬라고 말씀하셨는데, 뭘 하면 좋을지 몰라서 말이야.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어」


「……같은 취급 하지 말아주실래요? 미스터・노예」


「하하, 귀가 따가운걸」



어째서일까. 

아까 전까지 분노가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는데,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은 것만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자신이 있다. 

이 사람과 오프날까지 대화를 나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맞다, 마도카. 괜찮다면 지금부터 같이……」


「싫어요」


「윽. 1초의 망설임도 없군」


「방해받았다고 해서 이번에는 저를 유혹하지 말아주세요. 미스터・헌팅남. 이만 돌아가봐야하니까요」


「데려다……」


「됐어요. 여기서 가까우니까」



그렇게 고하고 그에게서 멀어진다.

――――아아, 그랬었다.



「그리고……담배는 끊는 게 좋을 거예요」



돌아서서 그렇게 한마디.

어? 라는 말로 놀라움을 표현하며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어 하는 그. 그런 그를 보고 한 마디를 보탠다.



「냄새가 난답니다. 조심해 주세요. 당신을 흉내내려고 하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고」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까.

마지막 한마디는 물론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하하……꿰뚫고 있었나. 상당히 오래 전에 끊었는데, 따분하거나 무료해지면 무심코 피고 싶어져서……조심할게」


「네, 그렇게 해주세요. 왜냐하면」



왜냐하면.

당신은.



「저의…………이니까요」


「……응? 마도카, 방금 뭐라고 했어. 야~……」



부름에 답하지 않는다.

저 사람의……프로듀서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귀갓길에 오른다.

이번에는 집에 돌아가도 느긋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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