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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마스

후유코「날짜가 바뀔 때까지 같이 있어 달라?」P「오늘만은, 말이야」

by 기동포격 2020. 12. 4.

후유코「……너,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어?」


P「후유코 네 생일이잖아?」


후유코「……그건 제대로 대답하는구나」


P「내가 부탁하는 입장인데, 기분 상하게 할 만한 일을 할 리가 없잖아」


후유코「……그거, 입장이 바뀌면 기분 상하게 할 만한 일을 한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P「역시 후유코. 내가 한 말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어」


후유코「입에 침도 마르기 전에!」


P「괜찮아. 나는 조절을 할 줄 아는 남자야. 후유코가 폭발하는 임계점은 잘 알고 있으니까」


후유코「후유의 임계점에서 탭댄스 추지 마!」


P「서로 그것이 즐거우니 별로 상관없지 않아?」


후유코「후유는 전혀 즐겁지 않아!!」


P「후유코는 살살 꼬시는 재주가 있으니까」


후유코「후유를 변태같이 말하는 건 그만두지!?」


P「그래서, 결국 후유코는 어쩔 거야? 날짜가 바뀔 때까지 나랑 같이 있어 줄 거야?」


후유코「지금까지 한 대화에서, 뭘 어떻게 하면 같이 있어 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데」


P「이 뒤에 무슨 용무 있어?」


후유코「……딱히 없지만……」


P「즉 후유코는 딱히 이렇다 할 용무가 없지만 내 권유는 거절한다는 거구나?」


후유코「뭐……?」


P「후유코는 이제 나랑 대화하기 싫다. 아니, 이제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 그렇게 이해하면 되지?」


후유코「비약이 너무 심하잖아!?」


P「그럼 같이 있어 줄 거지?」


후유코「………………어쩔 수 없네」


P「후유코」


후유코「뭔데?」


P「왜 히죽거리는데」


후유코「……시끄러」




P「자, 그럼 일단 후유코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


후유코「뭔데?」




P「생일 선물, 뭐가 갖고 싶어?」


후유코「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P「그렇게 목소리를 높일 필요 있어?」


후유코「필요 있어? 지금 필요 있어라고 했어!? 너, 그걸 지금 묻는 거야!?」


P「아니, 타이밍을 생각하면 당연히 지금 물어야지


후유코「네 타이밍이라는 건 대체 어떻게 되어 있는 건데!?」


P「잘 들어, 후유코. 진정하고 들어. 여기에는 마리아나 해구보다 깊은 이유가 있어」


후유코「후유, 그 내용이 어떻냐에 따라서 진짜로 돌아갈 테니까」


P「평소에 후유코를 가지고 노는 나지만, 아무리 그래도 생일 전날에 생일 선물을 묻는 게 비정상적이라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어」


후유코「너한테도 후유한테 그건 하면 안 된다는 상식은 남아있었구나」


P「이렇게 보여도 한 달 전부터 후유코 네 생일 때 무엇을 선물할지 생각하고 있었어」


후유코「그런 기색은 보이지 않았잖아」


P「그런 기색을 보이면 후유코는 바로 알아차리잖아?」


후유코「……그래서, 넌 생각해서 어떻게 했는데?」


P「일단 유이카하고 아마나랑 같이 셋이서 쇼핑몰에 다녀왔어」


후유코「뭐어!?」


P「그 녀석들은 역시 굉장해. 최신 유행이나 동향도 자세히 알고 있고, 자리에 없는 후유코에게 어울릴만한 옷이나 액세서리도 고르더란 말이지. 게다가 내가 모르는 걸 물어도, 싫은 표정 하나 짓지 않고 가르쳐 주고」


후유코「자, 잠깐만 기다려봐」


P「왜? 그 두 사람한테는 답례로 겨울옷을 1벌씩 사주는 것도 잊지 않았어」


후유코「누가 그걸 물었어!?」


P「그렇다면 뭔데? 내 이야기는 끝나려면 멀었는데」


후유코「왜 그 두 사람이랑 같이 쇼핑 같은 걸 간 건데!?」


P「이런 건 경험상 남자 혼자서 생각해봤자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낮으니까. 우리 사무소에서 그 두 사람 이상으로 적임자가 있어?」


후유코「아사히하고 메이랑 가도 딱히 상관없잖아!?」


P「그 두 명은 그 두 명끼리 후유코 너한테 줄 선물을 찾는다고 했거든. 내가 관계하지 않는 게 좋잖아」


후유코「아아, 진짜!!」


P「뭘 그렇게 화내는 거야?」


후유코「이제 됐어!!」


P「걱정하지 마. 그 두 사람이 그 상황에 걸맞은 인재였기에 선택했을 뿐, 그 녀석들이랑 단 둘이 되는 경우는 없었어」


후유코「……그래서? 그 두 사람한테 조언을 받았다면, 선물을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


P「뭘 착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조언을 받았다고 해서 그게 후유코 너한테 줄 선물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되지 않아.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져서 곤란하기까지 했지」


후유코「……즉,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는 거?」


P「그건 아니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건 사실이지만, 최종적으로 후유코 너한테 줄 선물은 제대로 준비했어」


후유코「그러면 왜 생일에 뭘 갖고 싶은지 물은 건데?」




P「후유코는 이해할 수 있겠어? 선물한 게 다음날 중고나라에서 팔리는 꿈을 꾼 내 마음을




후유코「……하아?」


P「……요즘 들어 매일 같이 그 꿈을 꾸고 있어」


후유코「후유가 그렇게까지 비상식적인 사람으로 보여?」


P「후유코는 그렇게 안 하겠지. 덧붙이자면 그런 행동을 보인 건 적어도 내가 아는 한 없어」


후유코「그렇다면――」


P「하지만 말이야, 악몽을 한 번이라도 꾸면 그 악몽에 사로잡힌단 말이지. 더구나 매일밤 그 꿈을 꾼다고. 불안해지는데다,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해져」


후유코「…………」


P「……처음이야」


후유코「……뭐가?」




P「남한테 주는 선물 때문에, 이렇게까지 고민한 건」




후유코「…………」


P「직업상 남한테 선물도 많이 줘봤고, 사적으로도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한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아. 업무로 인한 선물은 백발백중 맞출 자신이 있고 실제로도 그러했어. 사적인 쪽은……과연 어떨까. 선물을 준 후에 쓰고 있는 걸 몇 번인가 봤으니, 적어도 완전히 잘못 고른 건 아니라고 생각해」


후유코「……그렇다면 후유한테 줄 때도 그렇게 고민할 필요 없잖아」


P「……남한테 선물을 줄 때, 난 항상 80점은 받을 수 있는 걸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


후유코「충분하잖아」


P「그래. 문제는 하나도 없어. 섣부르게 90점이나 100점을 노리면 실패할 위험이 높고, 받아서 어느 정도 기뻐할 물건은 보편적으로 확립되어 있지. 무난하다고 하면 거기까지지만, 그 무난함을 이해 못하는 놈이 이 세상에 넘쳐나는 이상, 내가 주는 선물은 상위권에 해당 돼」


후유코「그렇게 말하니 엄청 계산적으로 들리네」


P「처음으로 말하니까. 거기다 난 그걸 나쁜 행동이라 생각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걸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해」


후유코「……뭐, 그걸 완벽하게 소화시킬 수 있는 건 너 정도밖에 없겠지」


P「그런데 말이야, 그런 내가 처음으로 선물 때문에 도박을 했어」


후유코「하아?」


P「후유코한테, 100점짜리 선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


후유코「뭐……」


P「그래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걸로 고민하고, 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낭비하고, 꾸지 않아도 되는 악몽을 꿨어」


후유코「말이 심한데」


P「하지만 그것도 이제 몇 시간이면 끝나. 생일이 되면 바로 넘겨주고, 오늘은 숙면을 취할 거야」


후유코「……오늘 밤은 안 꿔?」


P「선물은 넘긴 뒤 당사자가 내용물을 보고 5초 뒤에 보여주는 반응으로 모든 것이 결정 돼. 더 자세히 말하자면 넘기고 난 후 이제 어찌할 수 없는 이상, 고민할 필요도 없어지지」


후유코「그런 결단력이 있으면서, 왜 악몽을 꿀 정도로 몰리고 있었는데」


P「후유코 너도 라이브를 하기 전에는 불안해지거나 긴장을 해도, 시작되면 안 그렇지? 그거랑 똑같은 거야」


후유코「……너한테 그런 섬세한 부분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삐삐삐! 삐삐삐!



후유코「……날짜, 바뀌었어」


P「그래……」


후유코「……굳이, 알람까지 맞춰놨구나」


P「그래……」


후유코「…………」


P「……후유코」


후유코「……왜?」




P「생일, 축하해」




후유코「……고마워」


P「……오케이」


후유코「?」




P「돌아가자」


후유코「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P「안 가?」


후유코「선물은?」


P「그렇게 갖고 싶어?」


후유코「아니, 여기서 안 받으면 대체 언제 받으라고!?」


P「……설마 그런 농담을 믿은 건 아니겠지?」


후유코「………………하아?」


P「내가 후유코한테 선물을 주는 것 때문에 불안에 떨 정도로 멘탈이 약하다 생각해?」


후유코「뭔데!? 그럼 아까 했던 이야기는 전부 거짓말!?」


P「유이카하고 아마나랑 같이 셋이서 쇼핑을 간 거랑, 선물을 준비한 것 빼고는 전부 거짓말」


후유코「왜 그런 거짓말을 한 건데!?」


P「모르겠어?」


후유코「알 리가 없잖아!」




P「후유코한테, 제일 먼저 축하한다고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거야」




후유코「큭……그렇다고 그런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잖아!?」


P「아니, 난 후유코가 언제 잠꼬대는 자면서 하라고 할지 기대하고 있었는데……아무래도 후유코는 아직 나를 이해 못하고 있는 것 같아」


후유코「너 따위 평생을 걸려도 이해 못 해!!


P「……자, 그럼 후유코」


후유코「뭔데!?」




P「나는 오늘, 거짓말을 몇 개 했을 거라 생각해?」


후유코「………………헤?」




그걸 알 때까지, 평생 같이 있어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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