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가기 전, 나는 사무소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무심하게 프로듀서를 바라본다. 손가락 끝에 선명한 색이 묻어 있는 걸, 문득 찾아내었다.
「아, 손톱……」
컴퓨터와 마주보고 있는 그 녀석을 향해 중얼거렸다.
그 녀석은 나의 중얼거림을 듣지 못하고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잠깐만, 프로듀서. 새끼손가락 손톱, 빨개져 있어」
「에? 우왓!?
~윽. 눈치 채지 못했어!」
「그래서 그건 대체 뭐야? 피?」
「아니, 매니큐어야. 매니큐어」
「? 너 여장취미라도 있는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아마, 장난이겠지. 자고 있는 동안 당한 걸까……」
누구에게 당했냐고는 묻지 않았다.
이 녀석은 인기가 많다. 이 나에게도 사랑받고 있으니 당연하겠지.
마음은 조금 복잡하지만.
저번에도 예쁜 여자와 같이 있는 것을 보았다.
자고 있는 동안이라고 이 녀석은 말했다. 아마, 분명, 그런 관계일 것이다.
그 밖에도 많이 있겠지. 마음이 조금 아팠다.
「그래서 이오리씨……. 부탁이 있습니다만……」
「뭐야. 말해봐」
「아세톤 좀 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안 가지고 있어. 오늘은 계속 그렇게 있어야겠네」
「진짜……? 이거 어떡하지……」
「기껏해야 아미랑 마미에게 들켜서 놀림 받는 거겠지! 니히힛♪」
「역시 남자는 그런 걸 싫어해?」
내가 물어보니 프로듀서는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긴 탓인지 매니큐어가 발려진 것에 위화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건 이거대로 재밌는데. 꽤나 좋아」
「어울리지 않아?」
「그 정도로 그렇게 즐거워하지 마.
그럼 난 갈게. 리츠코에게 혼나는 건 사양이니까」
「그럴 거라면 그냥 바로 가는 게 나았었잖아.
사무소에 무슨 용무라도 있었어?」
「아, 혹시 날 만나러 왔다던가?」
「윽! 진짜 시끄럽네! 그냥 조금 빨리 일어났을 뿐이야!」
「하하, 그렇겠지. 자, 갔다 와! 늦어서 리츠코에게 혼나도 난 몰라」
「흥! 이제 갈 거야!」
「아, 일주일 뒤에 사무소에 오도록 해.
모처럼의 오프, 이 이오리랑 보내게 해줄 테니까!」
「알겠지? 일주일 후, 사무소야」
「응, 알겠어. 일주일 후, 사무소 말이지」
「알면 됐어. 그럼」
그 날 일은 아즈사가 놀랄정도로 빨리 끝났다.
―― 어느 날
역시 하루카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좋을까.
이런 건 하루카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좋긴 하지만…….
좋아, 물어보자. 마침 있는 것 같고. 이제 뒤로 물러날 수 없어.
「잠깐만, 하루카. 부탁이 좀 있는데……」
「에? 뭐야? 무슨 일 있어?」
「―――을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그 정도라면 이 하루카씨에게 맡겨주세요!」
「특출한 것을 가르쳐 줄테니까!」
――― 일주일 후
오후, 사무소에는 나 혼자. 프로듀서는 아직 오지 않았다.
신경을 끄고 박력분을 반죽한다.
만들고 있는 건 쿠키.
만드는 구실은 야요이에게 주기위한 단순한 연습.
사실은 그 녀석과 함께 만들기 위해.
반죽하는데 정신을 집중하고 있자니 그녀석이 왔다.
머리에 까치집이 지어져 있었기에 늦잠 잤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퍽이나 빨리 왔네」
「미안, 늦잠 잤어」
「알고 있어. 벌로 이거 반죽하도록 해」
「뭐야 이건?」
「보면 알잖아. 쿠키야. 야요이에게 선물할」
「흐~응. 이오리도 그런 걸 하는 구나」
「뭣!? 완전 실례네! 나도 이 정도는 만든다고!」
하루카에게 만드는 법을 물은 건 비밀.
그 뒤로 묵묵히 박력분을 반죽하고 있는 그 녀석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차를 마셨다.
반죽을 다하고 모양을 만들어 구워지길 기다린다.
프로듀서는 상당히 지쳤는지 책상에 엎드려 있다.
손에 선명한 색이 묻어 있는 걸 발견했다.
「저기, 잠깐 손 좀 빌려줘」
「에? 왜?」
「이유는 묻지 말고. 자, 빨리 내밀어봐」
그렇게 말하고 손가방에서 아세톤을 꺼낸다.
그녀석의 손을 잡고 화장솜에 아세톤을 묻혀 억지로 손톱을 닦았다.
매니큐어가 군데군데 지워져있던 손톱이 깨끗하게 변한다.
「조금만 더 가만히 있어봐」
대답의 유무는 확인하지 않는다.
손가방에서 매니큐어, 베이스 코트, 톱코트를 꺼냈다.
베이스 코트 - 매니큐어를 바르기 전에 바르는 것.
톱코트 - 매니큐어를 바른 후 바르는 것.
우선 엄지손가락에 베이스 코트를 바른다.
속건성이라 새끼손가락을 다 바를 무렵에는 이미 전부 말라 있었다.
매니큐어 색은 핑크다.
나의――반짝이가 들어있는 핑크색 매니큐어.
「다른 사람 손톱에 바르는 건 상당히 힘드네」
「야야, 전부 바르는 거야?」
「당연하잖아! 이 이오리가 발라주는 거니까 감사하도록 해!」
「아, 오른손도 준비해두도록 해. 전부 바를 테니까」
각오해 두도록 해! 이렇게 말하고 서로 웃는다.
「왜 그 매니큐어를 지우지 않았던 거야? 그렇게 군데군데 지워져 있었는데」
「헤어졌어. 여자친구랑」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매니큐어를 지워버리면 그녀의 흔적이 전부 없어져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
「그런 표정 짓지 마. 마침 지우고 싶었으니까」
「자, 빨리 계속 발라줘. 말은 안했지만 이 자세 좀 힘들어」
지금, 프로듀서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예전에 발라져있던 매니큐어는 옛 여자친구의 것.
그것을 지우고 이번에는 나의 색을 그에게 바른다.
「이걸로 끝이야?」
「아직이야. 마르면 톱코트도 발라야 하니까」
전부 바르면 막 구워진 쿠키를 둘이서 먹자.
그리고 야요이랑 사무소 사람들에게 줄 몫도 정리하자.
「흐응~. 겨우 매니큐어 하나 바르는 건데 엄청 귀찮네」
「그렇게 하는 편이 오래가니까. 니히힛♪」
끝
http://morikinoko.com/archives/518172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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