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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마스

키타자와 시호「프로듀서씨는 쉬운 남자네요」

by 기동포격 2018. 7. 16.

 - 어느 날 사무소



P「다녀왔습니다~……」 


시호「어서오세요……밖에 더우셨죠」 


P「그래, 더워죽겠어. 녹아버릴 것 같아」 


시호「힘드셨겠네요」 


P「아, 시호. 더위가 가는 호텔이 어딘지 알아? 바로 The We hotel이야!」 


시호「이 방 에어컨이 너무 세게 틀려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P「꼭 그렇게 빙빙 돌려 썰렁한 개그는 그만두라고 해야겠어?」 


시호「그렇다면 그런 말을 들을 개그를 안 하면 되잖아요?」 


P「그건 그렇지만. 시호는 아저씨가 취향인 것 같으니, 이런 개그를 집어넣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시호「아저씨 농담이라면 좋을지도 모르지만, 방금 건 지나가던 고양이도 정색하고 고개를 저을 수준의 아재 개그에요」 


P「그렇지」 


시호「네」 




P「좋아! 다음에는 시호를 웃길만한 센스 있는 개그를 준비해 오지」 


시호「업무를 등한시 하지 않는다면, 저는 아무 말 안 하겠지만요」 


P「응응, 알고 있어」 


시호「뭐,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일단 고생하셨습니다」달그락 


P「응?」 


시호「프로듀서씨는 차가운 보리차를 좋아하셨죠. 드세요」 


P「일부러 준비해 준 거야? 고마워」 


시호「손이 많이 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거기다……저 더운 바깥을 돌아다니다 오신 건 저희들의 프로듀스를 위해서이고」 


P「시호……아아,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야. 감사히 마실게」 


시호「네」 


P「그럼 바로」꿀꺽꿀꺽 


P「하~~. 역시 시호가 끓여준 보리차답게 맛있는걸. 오장육부가 시원해!」 


시호「………」 


P「이걸 마시는 것만으로 외근에서 고생한 보람이 느껴진단 말이야. 후우……행복해」 


시호「………」물끄러미


P「?   뭔데, 시호. 그렇게 굳어서는」 


시호「아니요. 조금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물어봐도 괜찮나요?」 


P「그래, 괜찮아. 내가 답할 수 있는 거라면」 


시호「프로듀서씨는 혹시 쉽게 넘어가는 남자세요?」 


P「푸훕!!」 





시호「……프로듀서씨는 여자애한테 차를 뿜는 취미가 있으셨군요」 


P「아, 아니! 시호가 갑자기 이상한 걸 물으니까……하지만 미안」 


시호「뭐, 아슬아슬하게 빗나갔으니 세이프에요」 


P「다행이다. 하마터면 경찰에 끌려갈 뻔 했어」 


시호「혹시 저한테 뿜으셨다해도 그렇게는 안 되겠지만……」 


P「진짜? 시호는 상냥하구나」 


시호「……그러니까 그런 점요」 


P「어?」 


시호「차를 끓여준 것만으로 데레데레 거리거나, 신고 안 한 것만으로 데레데레 하거나. 뭐라고 할까……역시 쉬운 남자에요」 


P「내가 그렇게 데레거렸어?」 


시호「거렸어요. 얼굴은 헤벌레 해가지고, 입이 귀에 걸리는 줄 알았어요」 


P「그래, 그렇게 말이지」 


시호「세상에선 그런 걸 쉽게 넘어간다 하는 것 같다고 들었어요」 


P「아~. 뭐, 틀린 건 아닌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 하지만 나의 경우는 그런 거랑은 다른 것 같아」 


시호「어째서요?」 


P「내가 아까 있었던 일 때문에 만면의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면, 그건 아마」 


시호「아마?」 


P「시호 네가 초기에 보여준 태도가 너무 날카로워서, 지금 같은 상냥함을 보여 주면 갭 때문에 마음이 행복해지기 때문이야」 


시호「………」 


P「………」 


시호「………제가 날카로웠던가요?」 


P「아니, 그랬잖아! 나 생각보다 쫄면서 널 대했는데!」 


시호「농담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그 시절의 저를 객관적으로 못 볼 바보는 아니에요」 


P「뭐야, 농담이었나……안심했어」 




시호「하지만 프로듀서씨가 쫄고 있었다는 건 몰랐어요. 나이 차가 10년 이상 나는 여자애를 무서워하고 있었군요」 


P「어쩔 수 없잖아. 시호는 안력이 굉장한데다, 몸매도 14살이라고는 생각 안 되고」 


시호「이런 느낌인가요」찌릿


P「힉」 


시호「………」 


P「………」 


시호「이거 조금 재밌네요」히죽 


P(위험해. 시호의 가학심이 자극되고 있어) 


P「시, 시호는 기본적으로 미소를 짓고 있어주면 좋겠는데. 여자애는 미소가 가장 예쁜 법이고!」 


시호「그건 저의 미소를 위해 프로듀서씨가 희생 되어도 괜찮다는 건가요?」 


P「앗차, 긁어 부스럼이었어……」 


시호「거짓말이지만」 


P「아까부터 거짓말을 자주 하는 것 같은데?」 


시호「거짓말로 숨기지 않으면 본심이 들켜버리므로」 


P「대체 어떤 본심인가……하지만 농담을 할 만큼 변해준 건 기뻐」 


시호「거짓말을 듣고 기쁘다니, 왠지 좀 이상하네요」 


P「그래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지?」 


시호「뭐, 그렇네요」 


시호「다시 주제로 돌아가겠는데, 프로듀서씨가 쉬운 남자처럼 보이는 건 제 태도의 변화가 원인이라는 거군요」 


P「그렇네. 그러니까 시호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는 그렇게 안 되지 않을까」 


시호「그런가요. 저한테만 쉬운 남자인 거군요」 


P「쉽다는 표현은 조금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그렇게 생각하도록 해」 


시호「그런가요」 


P「왜 웃는 거야?」 


시호「태어날 때부터 이런 얼굴이었어요」 


P「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렇다면 내가 첫대면부터 쫄 필요가 없었거든?」 


시호「프로듀서씨의 그것이 옮았을지도 모르겠네요」 


P「즉 나는 평소부터 실실 거리고 있다는 거야? 아이돌이 천직이잖아」 


시호「……프로듀서씨는 프로듀서가 천직이라 생각해요」 


P「그렇게 에둘러서 꿈을 짓밟지 말아줄래?」 




미사키「아, 고생하십니다! 프로듀서씨! 시호도!」 


P「미사키씨, 고생하십니다」 


시호「고생하십니다」 


미사키「어라? 프로듀서씨, 넥타이 바꾸셨나요?」 


P「앗, 알아채셨나요? 새로 맞춰왔어요」 


미사키「너무 잘 어울리세요! 평소보다 멋져 보일지도」 


P「어~? 진짜요~? 하하, 미사키씨한테 칭찬을 받다니 이 넥타이를 골라 다행이네」데레데레 


미사키「진짜에요. 잘 어울리세요♪」 


P「하하하. 칭찬을 정말 잘 하시는 걸」 


미사키「앗!? 저, 아까 그 방에 물건을 놔두고 왔을지도……가져오도록 할게요」 


P「아, 네. 다녀오세요」 


미사키「후우~. 왔다갔다 바쁘네~」다다닷 


P「하핫. 진짜로 보고 있다 보면 기운이 생기는 사람이라니까. 그치, 시――」 


시호「………」물끄러미~~ 


P「……시호? 왜 노려보는 건데?」 


시호「신경 쓰지 마세요. 태어날 때부터, 이런, 얼굴이므로」 


P「힉」움찔


시호「프로듀서씨는 역시 쉬운 남자시네요」 


P「아니, 딱히 그런 게 아니라, 남자라는 생물은 미인한테 칭찬을 받으면 누구라도 그렇게 된다 해야 하나」 


시호「그런가요. 그건 몰랐어요」 


P(누, 누가 좀 빨리 와줘……분위기 좀 바꿔줘……!!) 





미사키「어라~? 여기가 아니었나~? 그 펜 마음에 들었었는데~」 


미사키「다른 방도 찾아보자……」 




 - 저녁, 퇴근길



시호「………」 


P「………」 


시호「그게, 오늘은 죄송해요」 


P「응?」  


시호「어린애 같았다고 해야 하나……귀찮았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싫어할만한 아이였다고 생각했으므로」 


P「아니, 괜찮아. 나 또한 나이 값 못하고 헤벌레 했던 건 사실이니」 


시호「아니, 저야말로」 


P「아니아니, 나야말로」 


시호「………」 


P「……하핫」 


시호「후훗」 




시호「혹시 괜찮으시다면 오늘 밤은 저희 집에서 식사를 하고 가실래요?」 


P「그래도 괜찮아?」 


시호「점심 때 있었던 일의 사과에요. 민폐라면 거절하셔도 상관없어요」 


P「민폐라니, 말도 안 돼지! 시호가 해 준 요리는 맛있으니 꼭 가고 싶어」 


시호「그런가요. 프로듀서씨가 와주시면, 동생도 분명 기뻐할 거예요」 


P「그렇구나. 동생이랑은 쌓인 이야기도 있으니」 


시호「……일단 말해두겠지만 이상한 건 가르치지 마세요」 


P「알고 있어」 


시호「안심했어요」 




P「기대되는데, 여자애가 직접 해준 요리」 


시호「여자애가 직접 해준 요리, 말인가요」 


P「물론 그 중에서도 시호가 해준 요리라는 게 완전 고포인트」 


시호「……그런가요. 하아」 


P「한숨을 쉬었어!? 또 화났어……?」 


시호「아니요. 전혀요」 




시호(……나도 꽤나 쉬운 여자라던가?) 


P「시호? 왜 그래」 


시호「아무것도 아니에요. 데레 거리지 않았어요」 


P「아니, 그런 이야기는 안 했는데……것보다 왜 내 쪽을 안 보는 거야」 


시호「신경 쓰지 마세요. 얼굴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을 뿐이므로」 


P「?」 


시호「그것보다 저녁은 뭐가 드시고 싶으세요?」 


P「햄버그!」 


시호「후훗. 동생이랑 똑같은 말을 하네……」 


P「마음은 아직 소년이니까」 


시호「오버 하지 마세요, 정말이지」 


P「미안미안」 


시호「……프로듀서씨랑 있으면, 아무리 얼굴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어도 의미가 없군요」 


시호(……하지만, 그렇다 해도 괜찮지 않을까) 


P「그건 무슨 의미?」 


시호「보고 있으면 웃긴 사람이라는 의미에요」 


P「그 말 너무 가차 없지 않아?」 


시호「글쎄요. 어떨까요」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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