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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SS

심볼리 루돌프가 트레이너의 방에서 테이오의 파카푸치를 발견한다면

by 기동포격 2021. 5. 11.

「실례하지」


오늘은 드물게 트레이너군이 방에 입장하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몇 번이나 와봤지만 사사로운 물건이 거의 없는 조금 살풍경한 방.

하지만 트레이너군과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지는 그런 방.

그런 방에 이번에는 침입자(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있었다.

테이오의 파카푸치…
옛날의 나라면 귀엽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트레이너군과의 밀월을 방해하려고 하는 도둑고양이.
그런 방해물을 본뜬 것이 트레이너군 방의 쿠션에 기대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트레이너군, 이건 어떻게 된 건가」

「응? 아아…전에 테이오랑 외출 했을 때 뽑기에서 뽑았거든. 외롭지 말라면서 테이오가 나한테 줬어」


트레이너군은 받았을 때의 상황을 떠올리고 있겠지.
입가가 올라가고, 상냥한 눈을 하고 있다.
만약 우리들과 똑같이 꼬리가 있었다면,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런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형용하기 어려운 불쾌감이 나를 덮친다. 
그의 곁은 나의 자리인데…

빠득…하고 어금니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옛날에는 자주 그랬다. 나를 뛰어넘으려고 하는 테이오를 가볍게 이겨주고, 연습해서 또 덤비면 이기기를 반복하는…절차탁마하는 호적수 같은 관계였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백중지세…
10번을 싸우면 나를 4번 이기는 수준까지 강해졌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일까. 
그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의 트레이너를 건드리게 되었다.

마치 나에게 과시하듯 트레이너군에게 응석을 부리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조금씩…그녀는 여자의 얼굴을 하게 되었다.

그 아이는 이미 나의 레이스 라이벌이 아니다…
나의 소중한 파트너를 빼앗으려고 하는 불구대천의 원수이다.

만약 그가 지금 나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라이스 샤워같이 질투의 불꽃이 불타오르고 있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를 내 곁에 붙들어 놓을 수 있다면…질투의 불꽃에 몸을 태워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트레이너군」


그의 이름을 부르고, 카페트가 깔린 바닥에 밀어 넘어뜨렸다.

트레이너군의 입에서 커헉하고 폐에서 공기가 새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성인남성이라고 할지라도 우마무스메의 힘을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그대의 파트너는 누구지?」

「심볼리 루돌프와…토카이 테이오…잖아?」


어째서?
어찌하여?
내가 아닌 「다른 우마무스메」 의 이름이 나오는 거지?

무의식적으로 그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이 실린다.
그의 얼굴이 고통과 공포로 일그러진다.


(아아…그런 표정을 짓지 마……그런 표정을 보면……)



『내 안에 있는 독점력이 튀어나와버리니』



「한 번 더 묻지, 트레이너군」


그는 겁먹은 눈을 하고 용서를 구하듯 나를 바라본다.


「그대의 파트너는 누구지?」

「심볼리…루돌프다」

「훌륭해」


나는 그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그를 안아 일으켰다.

그대로 그를 힘껏 껴안고 등을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어깨를 떨고 있었다.


「이제 괜찮아…무서워 할 필요 없어」


그의 귓가에서 살며시 속삭인다.
그래. 더 이상 겁먹을 필요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그대를 지켜보이겠어」


나는 그에게 보이지 않게 입가를 일그러뜨리고 악마 같이 웃었다.






「아~아~, 들켜버렸다」


나는 방에서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화면에 떠있는 건 트레이너의 방, 흘러나오는 건 트레이너의 흐느껴 우는 소리다.


「역시, 회장. 만만치 않네」


화면 너머로 이쪽을 응시하는 황제의 모습을 보면서 입술을 혀로 적신다. 
회장에게는 미안하지만 나 또한 트레이너를 좋아해.

좋아하기에…
트레이너의 방에 갔을 때, 화재경보기가 기한이 다 됐다면서 거짓말을 하며 감시카메라를 설치했고, 나의 파카푸치 리본도 도청기를 설치한 것으로 몰래 바꿔놓았다. 

이걸로 트레이너군을 아침부터 밤까지 지켜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회장의 눈은 속이지 못했다.
내가 최강이기 위해, 내가 트레이너와 있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하는 존재.


「사랑이라는 건 반드시 넘어야할 벽이 높으면 높을수록 불타오르는 법이지♡」


회장을 타도했을 때를 망상하며 두 팔로 자신의 몸을 에워싸고 부들부들 떤다.

회장에게 이겨 트레이너의 마음까지 훔쳐버리면 어떻게 하지.

트레이너에게 열심히 했다면서 쓰다듬을 잔뜩 받고
포옹을 수도 없이 하고…
키스를 하고…
그 이상의 것도……


「하아아아아아아…♡」


상상하는 것만으로 몸이 오싹거린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닿을 듯 닿지 못한다.
그런 애태움이 나의 망상(이상)을 더욱 뜨겁게, 더욱 격렬한 것으로 바꾸어간다.

본심대로라면 지금 당장 트레이너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그를 납치해버리고 싶다.
그 폭군의 손에서 구해내서 내가 있는 곳에 데려오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힘에 의한 충돌은 불가피.

우마무스메끼리 싸우면 곁에 있는 그도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참는다.
인내하기에 손에 넣었을 때의 기쁨은 배가 된다…

그리고…힘으로 굴복시키는 것보다…
레이스에서 정정당당히 이겨, 회장에게 트레이너의 정실은 그야말로 내가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다려줘, 회장. 이제 곧…당신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 줄 테니까」


달력을 보고 중얼거린다.
승부의 때는 12월 후반(아리마 기념)에 찾아 올 것이다.  


「기다려줘, 트레이너…이제 곧, 내 것으로 만들어 줄 테니…」


트레이너를 나의 것으로 삼는다…
그 때가 기대된다.

 

 

 

 

 


『반드시 내가 이긴다』
「반드시 내가 이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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