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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SS

오구리 캡의 비밀

by 기동포격 2021. 4. 24.

 요즘 담당 우마무스메인 오구리 캡의 모습이 이상하다.

 어째서인지 요즘, 배를 쓰다듬는 일이 늘어났다.


「후후후……」


 무시무시한 양의 식사를 멋지게 완식 했을 때와 배가 고플 때는 물론이고, 격렬한 트레이닝을 끝냈을 때, 트레이너실에서 협의를 할 때, 레이스에서 승리해 위닝라이브를 준비할 때.
 문득 시선을 향했을 때, 오구리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자신의 배를 사랑스럽게 쓰다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배부르게 밥을 먹을 수 있어 만족했다.
 그런 단순한 행복감보다, 굳이 말하자면 자애에 가까운 분위기를 감돌게 하는 그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어, 오구리가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사실도 잊고 넋을 잃고 바라보는 경우 또한 많다.

 지금도 그러하다. 트레이닝이 끝난 후, 석양에 물든 잔디밭에서 오구리는 상냥하게 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것도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띠면서. 
 그 3여신님 같은 온화한 옆얼굴에, 평소같이 또 마음을 빼앗겨 시선이 못 박힌다.


「있잖아, 오구리. 배라도 고픈 거야?」


 무심코 오구리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응. 트레이닝이 끝난 후에는 아무래도 말이지」

「말해두지만, 과식은 자제하도록 해. 지방이 쓸데없이 붙으면 스피드가 나지 않게 되니까」
 

 시선을 밑으로 향하니, 기분 탓인가 체조복 밑에 숨겨진 오구리의 배가 전보다 튀어나와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원래 날씬한 체격이므로 그 배가 쓸데없이 두드러진다. 레이스를 할 때 승부복을 입으면 더욱 눈에 띌 것 같다.
 그에 대한 걸 넌지시 암시하며 농담처럼 건네니, 오구리의 표정이 굳어졌다.


「뭣……하지만 트레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잖아? 거기다 먹은 만큼 달리면 문제없어」

「뭐, 확실히 그럴 지도 모르지만 너무 절제 없이 먹으면 안 돼. 그렇지 않아도 많이 먹으니, 몸무게는 신경 써야지」

「그, 그래……알았어……」


 귀와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마지못해 납득하는 오구리. 그 반성하는 태도에 만족한 나는, 잔디밭에 흩어져 있는 연습도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럼 나는 연습도구를 용구실에 정리하고 올 테니, 유연체조를 끝내둬」

「그래」


 그렇게 말하며 끄덕이는 오구리를 본체만체 하며, 나는 연습도구가 든 상자를 안고서 용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구리 캡은 잔디밭에 잠시 멈춰 선 채, 점점 멀어지는 트레이너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동안 숙고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양을 줄일까」


 트레이너는 모른다.


「……안 돼지. 역시 앞으로도 양을 줄이지 않고 먹자」
 

 오구리 캡의 배가 부풀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많이 먹어서가 아닌 것을.


「역시 체력은 필요해」


 1개월 전에 트레이너실에서 담당 우마무스메가 자신에게 수면제를 먹여 졸도 시킨 것을.
 정신을 잃고 있는 동안, 담당 우마무스메에게 범해진 것을.
 자신의 담당 우마무스메가 평범하지 않은 중량의 사랑을 자신에게 품고 있다는 것을.


「——이 아이를 위해서라도 말이지」


 오구리 캡의 배에는, 새 생명이 깃들어 있는 것을.


「후훗♪」


 무심코 미소가 넘쳐흐른다.
 지금도 머릿속에 새겨져 있는, 그 순간의 감각.
 약을 먹고 깊은 잠에 빠진 트레이너에게 올라타, 그의 정을 억지로 빼앗은 순간의 감각.

 그것이야말로 진정한『행복』이겠지.
 배가 부를 때보다, 레이스에서 승리했을 때보다 더욱 강렬하게 몸을 관통하고, 이성이 날아가 버리고, 그리고 그 다음 순간에는 몸을 달콤하게 감싸던, 그 감각. 

 트레이너와 함께라면, 좀 더『행복』을 느낄 수 있다. 좀 더『행복』해 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넘쳐흐르는 환희에 몸이 떨린다.


「트레이너」
 

 오구리 캡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지아비에게 굳게 맹세한다. 


「나, 그리고 이 아이와 같이,『행복』해지자」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배를 쓰다듬는 그녀의 미소는 매우 삐뚤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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