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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SS

발정 나이스 네이처

by 기동포격 2021. 4. 15.

아침에 일어나니 자신의 몸에 묘한 열이 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눈을 뜨고 익숙한 자신의 방을 바라본다. 주위의 명암이 상승한 듯 또렷하게 비치고, 냄새까지 시각적으로 느껴진다.

 

 

「아~, 또 이 시기인가요……」

 

 

나는 신음을 흘렸다. 항상 먹던 약을 먹어둬야지.

우마무스메는 주기적으로, 동물로 말하자면 발정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발정이라고 해도 동물들 같은 것이 아니다. 감각이 조금 예민하게 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거나,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거나. 개인차가 있으며, 나는……정도가 꽤나 심한 편이었다. 


의학의 진보는 놀라워서, 증상을 억누르는 약도 있다. 이것도 취향 차가 있어서, 진심으로 레이스에 임하는 우마무스메는 복용하지 않는 아이도 많다. 마음이 풀어져도 너무 풀어져버리는 것이다. 

나는 그 밸런스가 항상 고민이라서……트레이너씨와 계약을 하고 1착을 목표로 삼게 된 이후로는, 주행 상태를 우선으로 삼아 효과가 가벼운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나이를 먹었기 때문일까. 효과가 그다지 없는 것 같이 느껴진다. 붕붕 뜨는 느낌으로 강의를 받고 카페테리아에 가니, 평소 느껴지지 않는 정보량에 압도당했다.


「왜 그래, 네이처? 약 빼먹지 않고 먹었어?」

「먹긴 했는데, 효과가 별로 없을지도. 조금 더 강한 약을 먹을 걸 그랬나」


토카이 테이오가 걱정스러운 듯 나를 들여다본다. 우마무스메끼리는 냄새로 대충 알 수 있다. 

테이오의 냄새도 확연하게 느껴진다. 평소라면 알 수 없는 것,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이 아이, 몸에서 왜 전속 트레이너의 냄새가 이렇게나 나는 걸까. 혹시!? 이상한 상상이 머릿속을 스쳐가, 얼굴이 붉어진다.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아~. 트레이너씨한테 말해서 쉬는 게 어때?」

「그렇게 할까」


묘하게 배가 고팠지만, 참고 참아 곱빼기 정도만 담은 햄버그 정식을 먹으면서 멍하니 대답했다.

 

 

 

 


트레이너실에 들어간 그 순간, 세계가 더욱 빛나기 시작했다. 방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잡지를 읽고 있는 트레이너씨를 중심으로, 세계가 소용돌이친다. 점심은 카레, 염교 듬뿍. 나의 냄새가 조금 난다. 그리고……남성의 체취……부끄러운 냄새.


「네이처? 오늘 트레이닝은 15시부터 시작인데……」

「상태가, 조금 안 좋아서……」


안 된다.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 나는 폭력적인 감각에 휘둘리면서, 어떻게든 이성을 유지하며 간단히 대답했다.
트레이너씨는 우마무스메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이것만으로 전해질 터.


「아, 아아. 푹 쉬고 상태를 회복하도록 해」

「응, 그럼……」


퇴실 할 때, 다리가 엉키고 그 때문에 몸이 휘청거렸다. 그것을 트레이너씨가 끌어안아 주었다.


「네이처, 괜찮아?」

「응……」


가슴의 농후한 냄새. 위험해. 시야가 반짝반짝 거린다. 

 

몇 년전의 뉴스가 머릿속을 스친다. 우마무스메가 전속 트레이너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건. 전치 1개월. 트레이너가 입은 피해 중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지, 학원의 우마무스메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이 욕망을 풀어버리면 나도, 그리고 그도 끝나버린다. 하지만 그것을 웃도는 매력이……


떨리는 팔을 트레이너씨 등에 두르려고 했을 때, 시야가 새빨개지며 의식이 사라졌다. 

 

 

 

 


눈을 뜨니 양호실 침대 위에 있었다. 설마!? 그렇게 생각해 몸 여기저기를 만져본다.


「일어났니?」


은퇴한 우마무스메 양호 선생님이 말을 걸어왔다. 


「너, 코피를 뿜으며 쓰러졌어. 그래서 전속 트레이너씨가 널 안고서 여기까지 데려왔지」


공주님 안기로 말이야. 후후, 그렇게 웃으며 모령의 양호 선생님은 미소지었다. 부끄러워……


「약은 몸 상태에 맞춰 먹도록 해. 사춘기에 접어들면 증상의 정도는 자주 바뀌니까」


양호 선생님이 약을 머리맡에 두었다. 내가 항상 먹고 있는 약보다, 2단계 정도 강한 약.


「그리고, 이거. 다양한 이유를 붙여가며 얻어냈어. 네가 빨아서 돌려주렴」


양호 선생님이 건넨 그것을 받은 순간, 시야가 번쩍였다. 고동이 빨라진다.
내 코피가 묻은, 트레이너씨의 셔츠였다. 


「아, 여기서는 하지 마. 해도 아직 중천에 떠있으니, 기숙사에 사람 별로 없지? 거기서 하도록 해」


무신경하며 쓸데없이 오지랖 넓은 양호 선생이다. 쏘아보는 것도 인생 경험이 풍부한 우마무스메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나는 약과 셔츠를 꽉 쥐고는 빠른 걸음으로 기숙사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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