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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 SS/치하야

치하야「따스함과 악보」

by 기동포격 2014. 4. 13.

저는 사무소 근처에 있는 서점에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CD도 팔고 있고, 잡화도 많이 팔고 있으니까.


악보와 CD를 같이 사서, 음악을 들으며 몰두한다. 

그것이 저에게 있어 유일하게 취미라고 부를 수 있는 행위. 


오늘도 또 CD와 악보가 들어간 비닐 봉투를 들고 가게를 뒤로 합니다. 

자동문이 열려 밖에 나오니,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밖의 기온은 낮지 않았고, 오히려 밖을 나다니기 좋은 기온이었습니다. 


치하야「바람이 강하네……」 





허리부근까지 자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려 좌우로 춤을 춥니다.  


서점에서 사무소까지 가는 길은 오솔길. 시간으로 치면 몇 분. 

그 몇 분은, 쇼핑 뒤에 생긴 고양감으로 인해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빨리 돌아가 듣고 싶어. 

오직 그 한 가지만을 바라며 사무소를 목표로 해 걷습니다. 


사무소가 들어서있는 빌딩까지 돌아와 망가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릅니다.

지금 이 기분이라면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들지 않습니다. 





치하야「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니 오토나시씨가 마중나와 주었습니다. 


코토리「어서와, 치하야. 쇼핑 갔다 온 거지?」 


치하야「아, 네」 


코토리「프로듀서씨는 곧 돌아올 테니 준비만 해둬」 


치하야「알겠습니다.」 


오늘은 저녁부터 작은 라이브 하우스에 개막 출현해 노래를 하게 돼 있습니다. 

어서 빨리 사온 CD로 기분을 북돋아야겠습니다.





소파에 앉아 CD플레이어에 CD를 넣고 뚜껑을 닫습니다. 그리고 귀에 이어폰을 꽂고 악보를 펼칩니다. 

장엄한 음악이 시작되고, 눈은 악보에서 춤추는 음표를 쫓습니다. 


시각과 청각으로 소리를 즐기는 이 시간이, 저에게 있어 제일 소중한 시간입니다. 


음악이 끝나고, 악보를 덮습니다.

고개를 드니 눈앞에 프로듀서가 앉아 있었습니다.


치하야「……윽!」 





P 「오, 미안. 내가 놀라게 했어?」 


치하야「아, 아니요……」 


P 「즐거워 보여서 말을 걸 수가 없었어」 


싱글벙글 웃으며 말을 건네는 프로듀서.  


치하야「죄송해요. 집중하고 있어서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P 「신경 쓰지 마. 아직 시간은 여유 있으니. 그리고 그 시간은 너에게 있어 소중한 시간이잖아?」 


치하야「……네」 


P 「그럼 됐어」 





프로듀서는 미소를 유지하며 제 머리를 그 큰손으로 쓰다듬어주셨습니다

딱딱하지만 따뜻한 그 손의 따스함이 천천히 가슴까지 퍼져나갑니다.

따스함이 퍼져가는 것에 맞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합니다. 


치하야「……앗」 


P 「응? 이게 뭐야, 치하야. 머리카락이 부스스하잖아」 


치하야「에? 아아, 오늘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P 「이러면 안 돼, 치하야. 아이돌이니까 이 정도는 신경 써야지」 





치하야「그럴까요?」 


P 「그래」 


치하야「저는 잘 모르겠어요」 


P 「뭐, 지금 바로는 무리여도, 이 뒤에 가능한 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나도 걱정이 없을 거야」 


설득하듯 말하는 프로듀서의 말에, 저는 단지 말없이 수긍했습니다. 


P 「그럼 오토나시씨에게 머리카락을 정돈 받고 오도록 해」 


제 머리를 톡톡 가볍게 두드리고 프로듀서는 책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손의 따스함을 남기고.


그 날 있었던 무대는 제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감정을 담아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 






세월이 지난 저는 또 사무소 근처에 있는 서점에 와 있습니다. 


오늘도 목적은 CD와 악보. 

CD를 계산하고 음악과 관련 된 책들이 있는 코너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방금 산 것과 같은 악곡의 악보를 손에 넣기 위해 손을 뻗으니, 같은 것을 쥐려고 하던 다른 사람의 손과 부딪혀버렸습니다.

바로 뒤로 물러나 부딪힌 것을 사과하려고 상대편 분을 봤습니다. 





치하야「프, 프로듀서!? 어째서 프로듀서가 이곳에……?」 


P 「치하야……. 그게, 뭐, 응」 


왠지 시원스럽게 말하지 못하는 프로듀서에게 수상쩍다는 시선을 보내니, 프로듀서는 민망한 듯 대답해 주었습니다. 


P 「아, 그, 뭐랄까. 프로듀스를 위해 좀 더 아이돌에 대해서 알아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치하야의 취미를 나도……말이지」 


치하야「그러셨나요」 






P 「기분 나쁘지!? 담당 프로듀서가 이런…」 


치하야「그렇지 않아요!!」 


무심코 거칠게 말해버렸습니다.  

주변 손님들의 시선이 저희들에게로 모입니다. 

그래도 저는 상관없이 말을 계속했습니다. 






치하야「프로듀서는 저를 위해 노력해 주시려 하는데, 


        그걸 기분 나쁘다고 생각할 리 없어요!


   항상 폐만 끼치고 있는데 이렇게 저를 이해하려 해주시다니, 저는 매우…」 


거기까지 말하고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눈치 챘습니다. 


치하야「……윽」 


그것과 동시에 부끄러움이 치밀어 올라 프로듀서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P 「고마워, 치하야. 응, 정말 기뻐」 


그렇게 말하고 프로듀서는 또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습니다. 


P 「아, 오늘은 부스스하지 않네」 


치하야「……윽. 오늘은 바람이 약했으니까……」 


P 「그래」 


손의 무게와 따뜻함이 기분 좋았습니다. 

프로듀서가 제 머리를 톡톡 때리고, 그 뒤 제가 프로듀서에게로 눈을 돌리니 프로듀서는 역시 웃고 있었습니다. 






그 미소에 가슴이 따뜻해져서, 

자연스럽게 제 뺨도 느슨해집니다. 


치하야「프로듀서. 괜찮으시다면 그 악보 양보하겠습니다.」 


P 「에? 아니, 하지만 치하야는…」 


프로듀서가 곤혹스러워함에도 불구하고 저는 계속 이어 말했습니다. 





치하야「같은 취미니까 같이 보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P 「……그래도 괜찮아?」 


치하야「네. 오히려 같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으면 더욱 저에 대한 걸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얼굴이 뜨거워지며 고동도 빨라집니다. 





P 「알겠어」 


마지못해 받아들인 프로듀서가 악보를 손에 들고 계산대로 향합니다.

저는 그 등을 배웅합니다.


치하야「저도 프로듀서에 대한 걸, 좀 더 알고 싶어요……」 





멀어져 가는 당신의 등을 보며 중얼거립니다. 

들리지 않게, 조그맣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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