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요즘 야요이가 자주 저에게 달라 붙는답니다……」
아이돌들이 출근하기 전인 아침 한 때.
사무소 응접실에서 코토리씨와 차를 마시며 나는 그렇게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코토리「야요이가요?」
P「네. 계속 달라붙으려고 한다 해야 하나……대화를 하고 있을 때도 왠지 거리가 가깝고」
최근 야요이가 하는 행동을 떠올리며, 그 모습을 오토나시씨에게 조금씩 말하기 시작했다.
야요이는 요즘 예전에 비해 스킨십이 증가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의 어린 야요이라면 달라붙어도 문제가 없었지만, 그녀도 이제 14세.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라, 그 나이의 여자 아이를 어떻게 대하면 될지 모르는 나로서는 대처하기가 곤란해, 이렇게 오토나시씨에게 상담을 청했다.
코토리「그만큼 프로듀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예요. 좋은 일이잖아요?」
P「……그렇죠!?」
오토나시씨가 한 말에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런 때 같은 여성의 시점으로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오토나시씨의 존재에 감사하며, 차를 마셨다.
야요이「웃우~!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코토리씨」
오토나시씨와 한가하게 차를 마시고 있으니, 사무소 입구에서 기운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쾌한 발소리가 이쪽으로 가까워지고, 책장 그림자에서 야요이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코토리「안녕. 야요이」
P「응. 안녕, 야요이」
야요이「프로듀서! 오늘 아침에는 계란을 두 개나 먹고 왔어요~! 기운이 철철 넘친답니다!」
밝은 미소를 흩뿌리며 야요이가 소파에 앉는다.
P「하하하. 야요이는 아침부터 기운이 넘치는 구나」
야요이「에헤헤♪」
야요이가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이쪽으로 내밀었다.
이건……쓰다듬어줬으면 한다는 제스처일까.
무슨 의미인지 몰라 잠시 망설이고 있으니, 야요이는 불안해졌는지 눈을 치켜뜨고 나를 힐끗 바라보았다.
야요이「프로듀서……?」
P「그게……」
둥글고 귀여운 눈동자가 몹시 떨리고 있다. 마치 작은 동물 같았다.
야요이가 눈에 눈물을 띄워감에 따라 내 안의 죄악감도 그만큼 늘어간다.
그 중압감을 참지 못하고, 조심조심 야요이의 작은 머리에 손을 뻗는다.
P「차, 착하구나. 착해」
앗차. 너무 아이취급 해버렸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파손물을 취급하듯 조심스러운 손놀림으로 야요이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야요이「후아……에헤헤」
기쁜 듯 웃음을 띄우는 야요이를 보고 안심한다.
아무래도 아이 취급을 당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화가 나지 않은 것 같다.
P「그럼 오늘 스케쥴에 대해서인데」
야요이「아……」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 스케줄 확인을 하려하니 야요이의 표정이 흐려졌다.
당황해서 다시 머리를 쓰다듬으니 웃는 표정으로 돌아온다.
그 슬픈 듯한 얼굴을 다시 보는 건 내가 견딜 수 없었기에 잠시동안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
P「……그리고 TV 촬영 뒤에는────」
야요이「프로듀서」
P「응? 왜, 야요이」
야요이「프로듀서는 오늘 하루 종일 저를 따라오시나요?」
P「그렇네. 다른 아이돌들은 아침 일찍 각각 현장으로 갔으니, 오늘은 야요이랑 계속 같이 있구나」
야요이「계속 같이……에헤헤헤……」
붉게 물드는 뺨을 양손으로 숨기며 기쁜 듯 미소 짓는 야요이.
그 귀여운 행동에 무심코 나도 미소를 짓게 된다.
P「그리고 촬영 뒤에는 잡지 인터뷰를 받고」
수첩을 보며 야요이의 오늘 스케줄 확인한다.
야요이「응응」
고개를 조금씩 끄덕이며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야요이.
P「그 뒤에는 잠시 시간이 비니까……윽!?」
시야 구석에서 갑자기 오렌지색 물체가 불쑥 기어들어왔다. 야요이의 머리였다.
야요이가 내 몸에 자신의 몸을 기댄다.
아무래도 내 이야기를 너무나 열심히 들은 나머지, 앞으로 고꾸라진 것 같았다.
P「비니까~……」
야요이의 작고 부드러운 몸이 내 팔 안에 풀썩 안긴다.
약간 높은 체온이 옷 너머로 전해져 온다.
샴푸 냄새일까? 여자 아이 특유의 좋은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야요이「……? 프로듀서?」
당황하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야요이가 나를 올려다본다. 몸을 밀착시킨 채로.
P「…………윽!」
아직 발달하지 못한 가슴이 내 가슴에 눌려 찌부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기분 좋은 감촉이 옷 너머로 전해져온다.
P「저, 저기. 야요이?」
야요이「왜요? 프로듀서」
야요이는 이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멍한 표정으로 귀여운 눈동자를 나에게 향한다.
P「조금만 떨어져 주지 않을래?」
야요이「에……?」
앗차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야요이가 눈에 눈물을 띠고 있었다.
야요이「죄송해요. 귀찮으셨죠……?」
P「아, 아니. 그런 게 아니야! 귀찮은 게 아니라 그, 뭐라고 해야 하나……」
순식간에 야요이의 눈에 눈물이 고여 간다.
코토리「프로듀서씨…」
오토나시씨가 노려보는 시선이 나에게 따끔따끔 박힌다.
P「응. 귀찮은 게 아니야. 전혀 귀찮지 않아」
야요이「에헤헤. 다행이에요」
나를 보며 꽃처럼 활짝 미소를 짓는 야요이.
이 미소를 앞에 두고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천국 같기도, 지옥 같기도 한 고통은 협의가 끝날 때까지 계속 되었다.
──────
P「그럼 슬슬 갈까. 야요이」
야요이「네. 오늘도 기운차게 가보아요~!」
코토리「다녀오세요」
오토나시씨에게 배웅을 받으며 사무소를 나왔다.
오늘은 리츠코가 회사 차를 쓰고 있었기에 이동은 전철로 이루어졌다. 역까지 야요이와 둘이서 걷는다.
병아리 같이 종종걸음으로 걷는 야요이를 두고 가지 않도록 야요이와 발걸음을 맞춘다.
야요이「오늘도 춥네요」
P「춥네. 야요이는 추위에 강해?」
야요이「아뇨. 추위를 잘 타는 편이에요. 이 시기에는 집에 있어도 틈새에서 부는 바람이 많이 차서」
P「그, 그렇구나. 그건 큰일이구나」
야요이「에헤헤. 하지만 집안일 때문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몸이 따뜻해져서 괜찮아요」
P「야요이는 부지런하네」
야요이「그렇지 않아요~」
부끄러운 듯 손을 붕붕 흔드는 야요이.
야요이의 손은 추위 때문인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P「장갑 안 껴?」
야요이「털실 장갑이 있는데, 끼면 살이 터서 아프거든요」
P「그, 그렇구나」
야요이「네~」
손을 크게 흔들며 걷는 야요이. 될 수 있는 대로 몸을 움직여 체온을 높이려 하는 거겠지.
P「야요이」
야요이「네?」
P「이거 줄게」
내가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야요이에게 내민다.
야요이「에에!? 그, 그러시면 안 돼요. 이런 비싸 보이는 장갑은 받을 수 없어요!」
P「아니, 하지만 야요이가 추워보이는 데다가 이거라면 살이 잘 트지도 않을 테니까」
야요이「하지만 그럼 프로듀서가 손이 차가워지시잖아요」
P「하하하. 이 정도 추위라면 아무렇지도 않아」
야요이「하지만하지만……」
사람이 주는 호의를 거절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야요이는 허둥지둥 거리며 나와 장갑을 교대로 돌아본다.
야요이「앗!」
잠시 고민한 끝에 뭔가 좋은 의견이라도 떠올랐는지 야요이의 얼굴이 밝아졌다.
야요이「프로듀서! 잠시 손 좀 빌려주세요!」
P「응? 아, 그래」
야요이가 말한대로 손을 내민다. 그러자 야요이는 내 손을 잡고 그대로 자기 품속에 품어버렸다.
야요이「이렇게 하면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내 오른손을 품은 채로 야요이는 에헤헤 웃으며 고개를 조금 기울였다.
P「아니, 이러면 걸을 수가 없는데」
야요이「아, 그렇네요. 에~, 그럼그럼……」
내 손을 물끄러미 응시하며 야요이는 또 다시 생각에 빠진다.
야요이「그럼 이렇게 해요. 프로듀서. 이걸 껴주세요」
야요이는 내 장갑을 받고, 한 짝을 내밀었다
그 장갑을 받아 왼손에 낀다. 야요이를 보니 야요이도 한 손에 장갑을 끼고 있었다.
야요이「그리고 다른 손을 이렇게 하면」
장갑을 끼지 않은 손에 야요이의 손가락이 얽힌다. 그리고 야요이는 그대로 손을 내 코트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이건 보통 연인들이 하는 손잡기잖아…….
야요이「이렇게하면 두 사람 다 따뜻해요~!」
P「으~음……」
이건 스캔들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이런 건 지금 바로 제지해야했지만, 손을 풀어버렸을 때 야요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머릿속에 떠오르자 난 그렇게 할 수 없었다.
P「그렇네. 이러면 따뜻하네」
야요이「웃우~♪」
기자에게 발견되지 않기를 빌면서, 역을 향해 발걸음을 빨리 옮기기 시작했다.
「네, 컷! 오케이. 고생하셨습니다~~!」
점심시간을 조금 지난 후 드디어 촬영이 끝났다.
야요이「후우~. 고생하셨습니다」
P「수고했어. 야요이」
야요이「아, 프로듀서!」
나를 눈치 챈 야요이가 나를 향해 달려온다.
야요이「프로듀서. 저 어땠나요?」
P「응. 확실히 좋았어. 열심히 했구나」
야요이「에헤헤♪」
야요이가 강아지 같이 머리를 내밀자, 난 이번에는 주저 없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P「그럼 다음현장으로 이동하자」
야요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스튜디오의 무거운 문을 연다.
내 팔 밑을 지나쳐 스듀디오를 빠져나온 야요이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분장실로 향했다.
야요이는 방금 전 촬영으로 많이 지쳤는지, 분장실에 도착한 순간 바닥에 몸을 눕혀버렸다.
야요이「다음은 잡지 인터뷰였죠?」
P「응. 시간이 없으니 빨리 이동해야해」
야요이「저기, 프로듀서. 저, 목이 말라요」
P「응, 알겠어. 지금 바로 차를 끓여줄 테니 잠시만 기다려」
비치해둔 찻잔에 티백을 넣고, 뜨거운 물을 따른다.
야요이「죄송해요. 감사합니다」
P「하하하. 이정도는 아무것도……윽!?」
야요이를 보며 뜨거운 물을 따르려다가 컵이 아닌 내 손을 뜨거운 물을 부어버렸다.
야요이「프로듀서!? 괜찮으세요!?」
야요이가 바람같이 일어나 이쪽으로 달려온다.
P「아, 응. 괜찮아, 괜찮아」
야요이「빨리 치료를 해야……」
P「그렇게 큰일도 아니니까 괜찮아. 다음 현장에 빨리 가봐야하기도 하고」
야요이「하지만하지만……우우~」
화상을 입은 내 손을 잡고, 안타까운 듯 얼굴을 찡그리는 야요이.
솔직히 화상 자체는 별 것 아니었지만, 야요이에게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게 해버린 것이 미안해 가슴이 아팠다.
P「그럼 슬슬 출발 준비를……」
야요이「……으응」
P「윽!?」
야요이「으음……쪽, 으음……」
P「야, 야요이!?」
야요이「아음, 음……할짝」
야요이의 작은 혀가 화상을 입은 손을 핥는다. 정중히, 열심히, 단 엿을 핥듯이.
야요이「하아……으음. 쪽」
손가락을 물고, 혀로 손가락을 휘감고 화상을 입은 부분을 사랑스러운 듯 핥는 야요이.
찰박거리는 음탕한 물소리가 분장실에 울려 퍼진다.
순수하게 나를 걱정하고 있는 야요이의 시선과, 손가락을 핥고 있는 혀와의 갭이 머리를 아찔하게 만든다.
야요이「어떠세요, 프로듀서……아프지 않으세요?」
야요이는 내 손가락을 빨며 눈을 치켜뜨고는 내 모습을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야요이의 입안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에 마음을 사로잡힌 나는 그녀의 말에 대답할 상황이 아니었다.
야요이「프로듀서?」
P「아, 응! 이제 괜찮아, 괜찮아! 고마워, 야요이!」
나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급히 손을 야요이의 입에서 빼낸다.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대로 계속 있으면 어떻게든 되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야요이「에헤헤. 다행이다」
P「……걱정 끼쳐서 미안해. 야요이」
순진무구한 미소를 짓는 야요이를 앞에 두고, 부정한 생각을 품은 것이 미안해 고개를 푹 숙인다.
P「그럼 난 붕대라도 받아올 테니. 야요이는 그 사이에 갈아입어둬」
야요이「네! 알겠어요~!」
평소와 다름없는 야요이의 목소리를 등 뒤로 들으며 분장실에서 나온다.
차가운 공기가 뜨거워진 볼에 닿아, 기분이 좋다.
P「들키지 않았겠지……」
아마도 지금 내 얼굴은 새빨갛게 되어 있을 것이다.
야요이는 평소와 다름없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내 상태를 눈치채지는 못했을 것이다.
P「야요이가 나올 때까지 열을 식혀나야 해」
──────
야요이「오늘 일, 끝이에요!」
모든 현장을 돈 야요이가 만세를 하며, 황혼의 거리를 달린다.
P「수고했어, 야요이. 오늘도 피곤하지?」
야요이「웃우~♪ 아직 괜찮아요~. 기운이 가득하답니다~!」
P「하하하」
순진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야요이를 보고 있자니 무심코 미소가 흘러넘친다.
지금 내 앞을 달리고 있는 소녀가 아까 내 손가락을 요염하게 핥던 소녀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그 갭에 놀라게 된다.
P「앗차. 안 되지, 안 돼……」
머리를 흔들며 사념을 쫓아버린다.
야요이「프로듀서? 왜 그러세요?」
P「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 하하하……」
새빨갛게 된 얼굴을 숨겨주는 저녁놀에 감사하면 야요이의 뒤를 쫓는다.
그러자 앞을 걷고 있던 야요이의 다리가 멈추었다.
야요이「와아……아름다운 저녁놀」
사무소 거리 안에 있는 작은 공원. 그 주변에 나란히 서있는 빌딩 틈새에서 보이는 석양이 눈을 부시게 한다.
야요이는 발을 멈추고 새빨갛게 불타오르는 석양을 주시하고 있었다
P「잠시 쉬었다 갈까? 야요이」
야요이「네!」
석양이 잘 보이는 특등석에 앉는 야요이를 지켜보며, 나는 가까이에 있는 자판기에서 따뜻한 커피와 홍차를 샀다.
P「뭐 마실래?」
야요이「그럼 홍차 주세요」
홍차를 야요이에게 건네고, 곁에 앉는다.
커피 캔을 따고 커피를 들이키니, 부드러운 단 맛이 입안에 퍼졌다.
야요이「으음……」
홍차를 마신 야요이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P「왜 그래?」
야요이「이거, 써요……」
P「아, 그거 당분이 포함 안 된거였구나. 미안미안」
아무래도 야요이는 설탕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마실 수 없는 것 같다.
그런 점은 아직 어린 아이구나.
P「이 카페오레랑 바꾸자. 이거라면 마실 수 있을 거야」
야요이가 손에 쥐고 있던 캔을 가져와 내 것과 바꾼다.
교환한 홍차를 한 입 마시니, 확실히 이건 야요이가 마시기에는 조금 씁쓸했다.
야요이「저, 저기~. 프로듀서……」
P「응? 왜?」
자신의 캔과 내 캔을 비교하며 몸을 꼼지락 거리는 야요이.
야요이「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야요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캔을 힘껏 들이켰다.
야요이「……후우」
뺨을 붉히며 당황하는 야요이의 모습을 보며, 방금 전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P「앗. 간접키스……」
야요이「아우우……」
내가 무심코 입 밖으로 낸 말에 야요이의 얼굴이 더욱더 새빨개진다.
P「미, 미안! 아무런 생각 없이 무심코 바꿨을 뿐, 깊은 의미는……!」
야요이「괘, 괜찮아요. 프로듀서는 괜찮으세요? 저 같은 사람하고 그, 간접키스……같은 걸 하면 싫으시겠죠」
P「뭣……! 그렇지 않아. 지금 굉장히 두근거리고 있고!」
야요이「우우~……」
귀까지 새빨갛게 된 야요이를 보며, 내가 경솔하게 말을 내뱉았다는 걸 깨닫는다.
P「아, 아니. 난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아하하하하, 하하……」
야요이「………………」
두 사람 모두 침묵한다. 곁눈질로 야요이의 모습을 살짝 엿본다.
야요이의 얼굴은 저녁놀로도 숨기지 못할 만큼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도 부끄러워져, 체온이 더욱 상승하는 것이 느껴졌다.
야요이「…………도, 에요」
P「에?」
야요이「저도에요. 지금 굉장히 두근거리고 있어요」
P「그, 그래……」
야요이「에헤헤헤」
왠지 오늘은 야요이에게 좌지우지 되고만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 같이 장난을 해온다 생각하면, 소녀 같이 얼굴을 붉히거나 하니 어느 쪽이 진짜 야요이인지 점점 알 수 없게 되어간다.
야요이「엣취!」
야요이의 귀여운 재채기가 근질거리는 침묵을 깬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야요이는 옷을 그다지 두껍게 입지 않았구나.
P「추워지기 전에 돌아갈까」
야요이「으음……좀 더 여기에 있고 싶은데」
P「하지만 그 옷차림으로는 춥잖아?」
야요이「으~음……프로듀서? 잠시 괜찮을까요?」
P「응? 왜?」
벤치에서 일어난 야요이가 내 앞에 섰다.
야요이가 뭘 할 생각일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니, 야요이는 한바퀴 돌고는 그대로 내 무릎에 앉았다.
나를 등받이로 삼아.
P「잠깐……!?」
야요이「에헤헤. 이거 잠시 빌릴게요」
야요이는 내 코트의 앞자락을 들고는 자기 몸에 감쌌다.
온기를 놓치지 않을 생각인지 신체를 밀착하는 야요이.
작은 소녀의 부드러움과 온기가 기댄 몸에서 전해져 온다.
야요이를 떨쳐낼 수도 없어, 그대로 야요이의 몸을 받아들인다.
P「하, 하하하. 왠지 요즘 야요이가 어리광을 많이 부리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동요를 숨기기 위해, 별 것 아닌 화제를 꺼내본다.
야요이「………………」
좋지 않은 질문을 해버린 걸까. 야요이는 입을 다문채로, 나에게 몸을 기댄다.
야요이「그게 말이죠, 제가 저희 집은 틈새로 바람이 많이 들어온다고 했었죠?」
P「응」
야요이「추워지면 카스미나 코지가 이렇게 저에게 안겨요. 아, 쵸스케는 요즘 안 하게 됐지만」
쵸스케도 미묘한 나이일 것이다.
야요이「저는 장녀이니까 어리광부리는 동생들을 안아주지만」
작은 얼굴을 내 어깨에 기대고, 나를 올려다보는 야요이.
야요이「안아주는 사람은 등이 추워요. 그러니까 가끔씩은 다른 사람에게 어리광부리고 싶어서」
P「………………」
야요이「안 되나요……?」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 보는 야요이.
그 얼굴을 보니 오늘 몇 번을 지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미소가 무심코 지어진다.
P「그렇지 않아. 나로 괜찮다면 언제라도 어리광부리도록 해」
야요이를 팔로 감싸 꼬옥 안는다.
P「전에도 말했지? 내가 네 오빠가 되어 줄 거라고」
야요이「아……」
P「여동생은 오빠에게 어리광 부려야해. 그러니까 야요이가 내킬 때까지 안아줄게」
야요이「웃우~♪ 감사해요. 프로듀서!」
야요이는 기쁜 듯 얼굴을 활짝 펴며, 안심한 듯 나에게 기댄다.
야요이의 일거수일투족에 동요하고 있던 자신이 이상해, 무심코 웃어 버렸다.
야요이「에헤헤. 프로듀서, 따뜻해요」
야요이의 작은 몸을 추위에서 지키듯 꼬옥 껴안는다.
결국 석양이 가라앉을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서로 달라붙어 있었다. 서로의 온기를 확인 하듯이.
끝.
http://blog.livedoor.jp/ikaros73-sss/archives/535681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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