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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 학원 이야기/765 학원 이야기 √HW

765 학원 이야기 √HW 11

by 기동포격 2016. 6. 11.

그 후로 2주 정도가 지났다. 


마침내 문화제가 막을 올려, 학원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P 「…지루한데」 


토우마 「어쩔 수 있냐」 



나는 사무소 안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부상을 입은 상태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에 가게 할 수 없다는 코토하와 우미의 판단 때문이었다.


코노미 누나도 거기에 찬성을 했기 때문에, 나는 사무소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토우마도 같이 있었다. 이유를 묻자, 특별히 보고 싶은 것도 없어서 그렇단다.




책을 읽는 것도 질리기 시작해, 토우마랑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으니 우미가 돌아왔다.



우미 「기다렸지! 이것저것 사왔어!」 



우미가 포장마차에서 사왔을 음식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토우마 「변함없이 음식 솜씨는 좋은걸」 



토우마는 프랑크푸르트를 먹고 있었다.



우미 「그런데 참 좋은 곳이지, 사무소」 



냉난방 완비인데다 냉장고랑 TV도 갖추어져 있으므로, 밖보다는 확실히 쾌적할지도 모른다. 



P 「뭐, 섣불리 밖에 나가는 것보다는」 



우동을 먹으면서 팔 쪽으로 시선을 떨어뜨린다.


채집을 하고 있던 내 캐릭터는 토우마한테 MPK당하고 있었다. (MPK : 몬스터를 이용하여 다른 이용자를 죽이는 것)




토우마 「그러고 보니 넌 오른손도 아니면서 잘도 젓가락을 쓰네?」 


P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 



다치고 나서 코토하랑 우미가 싸우지 않게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젓가락 연습을 한 결과, 왼손으로도 문제없이 젓가락을 쓸 수 있게 되었다.



P 「계속 기대는 것도 좀 그렇고 말이야…」 


토우마 「그래…고생하고 있구나」 



토우마는 뭔가를 헤아린 것처럼 동의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 코토하가…우리들이 만들어낸 문화제를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이렇게 분한 일이 또 있을까. 


지금까지 학원 안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적당히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운영하는 쪽이 되었을 때, 나는 그 고생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착오를 거쳐 고생고생해 완성시킨 것. 


남들이 즐기는 것을 상상하면서 기획을 세웠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즐겨주는 것.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제일 먼저 즐겁다 생각해야 성립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재미가 없는데,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을 리 없다. 


그래서 이번 문화제는, 나한테 있어 씁쓸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P 「…」 


우미 「…」 



우미가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 나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우미한테서 시선을 돌렸다. 


이렇게 해서, 문화제는 끝을 고했다. 




문화제가 끝나고 2주일 뒤.


다리도 많이 나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코토하랑 우미는 아직 우리 집에서 묵고 있었다. 


코토하를 대하는 모모코의 태도도 약간 부드러워졌다.


다만 코토하랑 우미가 나한테 달라붙는 건 허용할 수 없는 건지, 저녁을 먹을 때 아무 표정 없이 한 손으로 젓가락을 부러뜨리는 건 그만둬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문화제에 이어 벌어지는 이벤트, 크리스마스 파티 시기가 돌아왔다.



P 「크리스마스 파티라…」 


카렌 「…」 


칫히 「카렌한테 받은 아로마, 예약이 가득차서 아주 히트 상품이에요. 제가 살 테니 크리스마스에는 한 잔하러 가죠. 둘이서」 


아카네 「역시나 치히로쨩! 말이 통한다니까!」 


아리사 「」 


P 「아리사는 왜 저래?」 


코토하 「쫓아다니던 아이돌의 열애 스캔들이 터졌데」 


P 「과연」




P 「크리스마스 파티가 시작 될 무렵에는 붕대도 풀 테고, 이번에는 즐길 거야」 


코토하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크리스마스 파티의 방침을 정해야지」 


P 「방침이라. 어쩔까」 


코토하 「문화제랑 달리 완전히 교내 한정 이벤트니까, 문화제 규모의 포장마차를 내는 건 불가능해. 별도 참가도 줄여야겠네」 


P 「별도 참가는 문화제 같이 스테이지에 한정하는 것도 괜찮을지도」 


코토하 「스테이지…그렇네. 줄리아가 또 하게 해달라 하기도 했으니, 그것도 괜찮을지도」 


P 「그렇다면 포장마차가 문제인가. 여기는 어쩔까…」 



그 뒤 반쯤 시체가 된 아리사를 방치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 날, 결론은 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파티 기획을 고민하는 코토하와 우미를 침대 위에서 바라보면서, 나는 고뇌에 빠져 있었다.


…내 안에서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내가 낸 답은 지금을 부수는 것이었다.


나를 두고 다투면서도 사이좋게 지내는 두 사람을 보면, 정말로 답을 내야하는 건지 주저하게 되버린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애매한 태도를 견지할 수는 없다.


크리스마스 파티 당일날, 두 사람한테 내 마음을 전하자.  


가령 그것이 누군가를 울리게 된다고 할지라도. 




드디어 붕대를 풀었다.



P 「…좋아」 



팔과 다리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문제는 없는 것 같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코토하, 우미랑 합류한다. 



코토하 「다행이다. 풍대 풀었네」 


P 「응, 예상보다 낫는 속도가 빨랐던 것 같아」 


우미 「스파크 드링크 덕분이네!」 



베인 상처나 찰과상 정도라면 단번에 낫지만, 골절에도 효과가 있다니. 대체 재료가 뭘까. 




내가 다 나았으므로, 코토하랑 우미가 묵을 이유도 없어졌다. 


두 사람을 배웅하기 위해 지금 현관까지 나와 있다. 


코토하는 집이 멀리 있으므로 집까지 데려다 줄까 싶었지만, 


다리가 나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런 걸 하게 할 수는 없다며 거절당해버렸다. 



P 「그럼 둘 다, 정말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코토하 「나야말로…나를 감싸고 다쳤는데 이렇게 집에까지 쳐들어와 신세를 졌으니까…」 


우미 「오랜만에 P랑 같이 자서 즐거웠어!」 



라고 말해주었다.



P 「그럼 둘 다, 내일 보자」 


코토하 「내일 봐. 잘 자」 


우미 「잘 자」 



코토하가 안 보이게 될 때까지 배웅을 한 후, 방으로 돌아왔다. 


셋이서는 조금 좁았던 방이, 지금은 넓게 느껴졌다. 




크리스마스 파티 당일, 나는 765 프로덕션의 일원으로서 순찰을 돌고 있었다.



토우마 「역시 문화제보다는 조용하구만」 


P 「규모가 규모이다보니 어쩔 수 없지」 



교정 한 가운데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에 누가 못된 장난을 치지 않았는지 확인하면서 시계를 본다.  


17시라…어두운 것도 당연하다.



P 「토우마, 슬슬 돌아가자」 


토우마 「그래」 



그리고 토우마와 교실 앞에서 헤어졌다.


그 후 문단속이 잘 됐는지 확인하고 있으니, 평소에는 잠겨있는 옥상 문이 열려있었다.

 


P 「누구 있나요~?」 



문을 열고 외친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만일을 위해 옥상으로 발길을 옮기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우미가 있었다. 




P 「우미, 뭐하는 거야??」 



누군가가 옥상에 왔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하늘을 계속 보고 있는 우미에게 나는 말을 걸었다.  


내 목소리를 들은 우미는, 나를 향해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우미는 말없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나도 우미를 바라보고 있었으므로, 그대로 서로 응시하는 모양새가 된다.


먼저 움직인 건 우미였다.

 


우미 「달이 예쁘네!」 


P 「그렇네」 



오늘은 맑았으므로 별도 그렇도 달도 그렇고 선명하게 보였다. 




우미 「…」 


P 「?」 



우미가 뭔가 복잡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미 「역시 남의 말을 빌리는 게 아니라…나답게 하자」 



우미가 중얼거리며 주먹을 쥐었다.


다음 순간, 우미는 나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우미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우미한테 입술을 빼앗기고 있었다. 




세계의 시간이 멈춘 듯한 감각이었다.  


모든 소리가 사라져, 세계에 나랑 우미 밖에 없는 듯한, 


그런 한 순간이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우미가 입술을 떼었다.



P 「…우미」 



우미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우미를 안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손을 조금 벌린 채 굳어 있었다.


이윽고 우미가 고개를 들었다.



우미 「…좋아해. 그 날부터 쭉」 


우미 「쭉 좋아했어. 한 달 동안 같이 생활하고, 더욱 좋아하게 됐어」 


우미 「하지만 P의 곁에는 코토하가 있고, P는 코토하랑 사이좋게 지내고 있고. 이러다 P를 코토하한테 빼앗기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더니,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져서…」 



우미가 내 옷 가슴팍을 잡는다. 




우미 「지고 싶지 않다 생각했어」 


우미 「그러니까 P네 집에 묵었어」 


우미 「P랑 코토하가 둘이서 있는 게 싫어서, 방해하기 위해 묵었어」 


우미 「그랬더니 같이 지내는 동안 코토하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고, 코토하가 P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 


우미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 같은 건 없었구나, 그렇게 생각했어」 


P 「우미…」 


우미 「나, 여자로서는 많이 부족하니, 이렇게 밖에 내 마음을 전할 수 없었어」 


우미 「…대답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미는 나한테서 떨어지자 돌아서 버렸다.


그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우미 「…미안. 잠시 혼자 있게 해줬으면 하는데」 


P 「…알겠어」 



나는 우미를 두고 옥상을 떠났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나고, 코토하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 동안 우미가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우미는 대답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그 표정은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P 「…」 


코토하 「P, 왜 그래?」 



표정이 좋지 않았는지, 코토하가 걱정스러운 듯 말을 걸어왔다. 



P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적당히 속여 넘기니, 코토하는 다시 앞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나는 코토하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 때문에 우미를 상처입혀 버렸다.  


내가 좀 더 답을 빨리 냈더라면, 우미는 그렇게 상처입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걷고 있으니, 코토하가 어느 다리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코토하 「…있잖아, P군」 


P 「…왜?」 


코토하 「들어줬으면 하는 말이 있어」 



코토하가 나를 향해 뒤돌아서고, 서로 정면으로 응시한다. 



코토하 「나는 이번 1년 동안 계속 P군한테 도움을 받아왔어」 


코토하 「P군이 있어주었기에, 나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어」 


코토하 「P군의 상냥함 때문에 마음이 셀 수 없이 따뜻해졌어」 


코토하 「그러니까」 





코토하 「당신을 좋아합니다. 제 곁에 있어주세요」




계속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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