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해피 버스 데이 투 미~♪」
P「…………」
미키「자, 허니도 같이」
P「아아, 응. 해피 버스 데이 미키」
내가 미키에게 독촉을 받고 미키와 같이 노래를 부르자, 미키는 진심으로 기쁜 듯 웃었다.
작은 테이블 중앙에 놓인, 작은 홀케이크.
초콜릿 플레이트에는『HAPPY BIRTHDAY MIKI』라고 쓰여 있었다.
이거, 직접 쓴 거야? 그렇게 물으니 미키는 볼을 긁으며 부끄러워한다.
직접 만드는 케이크의 퀼리티가 매년 향상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전의 매사를 귀찮아하던 미키한테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모양새였다.
미키「해피 버스 데이 투 미~」
P「와~아. 축하해」짝짝
미키「고마워! 그럼 자를게~」
미키는 익숙한 솜씨로 케이크를 등분해, 작은 접시에 올려놓았다.
나는 케이크를 받자마자 포크로 찍어 한 입 먹어보았다.
크림의 달콤함과 부드러운 스펀지가 혀를 어루만졌다.
미키「어때?」
P「응, 맛있어. 솜씨가 또 늘었는걸」
미키「에헤헤. 일하는 중간중간에 연습을 잔뜩 했으니까」
P「큰일이었겠지. 영차」
미키「아니, 전혀. 아, 와인? 미키가 줄게」
P「고마워. 눈치가 빠른걸」
미키「이 정도야 뭐」
미키는 여유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와인 마개를 땄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새빨간 와인을 두 잔의 글라스에 따라서 놓는 미키에게,
무심코 의아해하는 눈길을 보냈다.
미키「왜 그래?」
P「앗, 아니……미키도 이제 스무살이구나, 해서」
미키「아아, 술 말이지? 아핫☆ 어느새인가 같이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어」
P「…………」
나는 왠지 모르게 자리에 있기가 거북해져, 글라스에 따라진 와인을 입으로 털어넣었다.
2년이라고 하는 세월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걸까.
어느새인가, 연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연기해버렸다.
P「저기 있잖아, 미키. 일단 묻겠는데 일은?」
미키「매년마다 생일에는 일을 넣지 않는 거야.
그리고 오늘은 근로감사의 날이니까 사무소도 될 수 있는 한 휴일로 해-」
P「그렇구나……한 개 더 묻겠는데」
미키「응? 뭐야?」
P「우리 집에 오는 건 뭐, 옛날 친분 때문에 그렇다 해도.
파파라치라든가, 기자라든가……」
미키「그거라면 문제없어! 사무소에 있는 아이한테, 미키랑 쏙 빼닮게 분장해 여기저기 걸어다녀 달라고 한 거야」
P「그러신가요……」
사무소 아이한테 대역을 부탁하거나, 업무로 바쁜 중에 케이크 만들기를 연습하거나.
이렇게까지 하는 아이가 자신을 좋아해준다니, 남자로서 과분할 정도로 고맙다.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미키「음~, 와인이라는 건 맛있네~」
P「너무 많이 마시지는 마. 알겠지?」
미키「알고 있어. 어린애가 아니니까」
미키가 와인을 쭉 들이킨다.
어린애가 아니니까. 그 말에 많은 의미가 담긴 것을 느끼고, 조금 초조해진다.
나랑 미키는 잠시동안 둘 다 말없이 와인을 홀짝홀짝 마셨다.
병이 빌 무렵 미키는 입을 열었다.
미키「저기, 허니?」
P「……왜」
미키「스무 두 살이 되면 또 여기에 오는 걸까?」
P「…………」
미키「이러고 있는 사이에 미키는 아줌마가 되어버릴텐데?」
P「난 아저씨가 되어버렸고 말이야」
내 말을 듣고, 미키는 쾌활하게 웃었다.
미키「아하핫. 하아……잠시 산책 하러 가지 않을래? 밖으로」
나는 그렇네, 라고 말하며 수긍했다. 문단속을 하고, 둘이서 밖으로 나갔다.
11월 하순.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석양이 따뜻해보이는 색으로 구름을 물들이고 있었지만, 가을바람이라고 하기에는 이제 너무 추운 바람이 몸을 감쌌다.
미키는 춥다며 손에 입김을 내뿜었다.
둘이서 나란히 낙엽으로 덮인 콘크리트길을 걸었다. 미키와 나 사이에 약간 거리가 있는 것을 느꼈다.
열네 살이던 미키랑 함께 걸었을 때는 좀 더 거리가 가까웠다. 열여섯 살이던 때는 손을 잡으려고 하는 것을 제지했다.
열여덟 살이던 미키는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옷자락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스무 살인 미키는 옷자락을 잡으려고도, 손을 잡으려고도 하지 않고 조금 거리를 둔다.
미키「아, 이 공원. 참 그립네」
P「……아아, 여기인가」
미키「처음 만났던 곳이네」
P「…………그랬던가」
왠지 모르게 얼버무려 버렸다.
너무해~! 라며 뾰로통해질 줄 알았는데,
미키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내 얼굴을 봤다.
미키「정말로 잊은 거야?」
P「…………농담이야. 잊을 리가 없지」
미키「그래? 다행이네」
미키는 총총걸음으로 공원에 들어가, 벤치에 걸터앉았다.
나는 미키 뒤를 따라가, 미키 곁에 섰다.
미키「앉는 게 어때?」
P「됐어……」
내가 거절하자 미키는 생각을 좀 하더니, 내 팔을 당겨서는 억지로 벤치에 앉혔다.
야야, 내가 그렇게 말하며 쓴웃음을 짓자, 미키는 흐흥 거리며 득의양양하게 코웃음을 쳤다.
미키「……변함없네. 여기는」
부자연스러운 말투에 풉하고 뿜는 나를 보고, 미키는 기쁜듯한 표정을 지었다.
P「확실히 그렇네. 여기만은 변하지 않아」
미키「……저기, 허니」
P「왜」
미키「좋아하는 사람, 없는 거야?」
P「좋아하는 사람 말이지……미키는 어때?」
미키「미키? 으~음. 그게 말이지, 괜찮아 보이는 사람은 몇 명 있었지만……
역시, 허니가 좋아. 허니말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거야」
P「…………그렇구나」
미키「저기, 허니는?」
P「나도 같은 느낌이야」
미키「그렇구나……」
대화가 중단된다. 미키는 공원 경치로 관심을 돌렸다.
잊고 있던 경치를 떠올리듯, 미키는 경치 하나하나를 그 눈동자에 담았다.
미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한 템포 늦게 뒤쫓는다.
잠시 후, 미키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나를 보며 멈췄다.
미키「저기, 허니」
그 갑작스럽고 진지한 시선에, 한 순간 숨이 막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키「……미키를, 좋아하지」
미키의 득의양양한 표정에서 체크메이트라던가 장군 같은, 그런 단어들이 보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승리 선언 같았다.
2년 전만해도, 4년 전만해도,
미키는 불안해하며『미키를 좋아해?』라고 물음표를 붙여 말했는데.
P「…………좋아해」
2년 전만해도, 4년 전만해도,
나는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만으로 끝냈는데.
미키「……후훗」
미키는 얼굴을 붉히며, 겸연쩍은 듯 웃었다.
미키「허니♪」
P「뭐야, 정말」
미키「아핫. 부끄러워하기는~」
P「……그렇게 묻는 건 좀 치사해」
미키「그래?……미키는 허니가 훨~씬 치사하다고 생각하는데」
P「……그건 뭐, 사과할게. 미안」
미키「언제부터 좋아하게 된 거야?」
P「미키 네 담당을 바꾼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는 이미」
미키「우왓, 로리콘이다」
P「사랑에 나이는 관계없잖아」
미키「아, 그건 완전 동감이야」
P「…………미안해. 나, 우유부단하게……미안」
미키「6년 동안 계속 시험받아왔다는 거네」
P「그렇게 말하지 마」
미키「아하핫. 뭐, 아이돌 활동을 계속할 모티베이션은 그것으로 유지해왔으니 됐나」
P「그거 다행이군요……」
미키「허니는 서투른 사람이네. 『좋아』라고 말하는 것뿐인데 6년이나 걸렸어」
P「게다가 미키한테 도움을 받아서 말이지」
미키「정말이라니까. 미키 팬이 훨씬 더 구애를 잘 해. 아하핫……」
몇 초간 뜸을 들인 후, 미키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 손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
마음을 정하는 듯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미키는 그 상자를 나에게 내밀며 말했다.
미키「사랑합니다. 결혼해주세요」
P「…………나 같은 사람으로, 정말 괜찮겠어?」
미키「……바보」
미키는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표정 중에서 제일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키「미키는 6년 동안 허니를 사랑했어.
허니도, 그 동안 미키를 계속 사랑해줬잖아?」
P「…………」
미키「허니의 사랑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한 자격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는데」
미키는 상자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미키「불행하게 되고 싶지 않다면, 답은 이미 정해져있지?」
P「…………미키를 좋아해. 사랑해」
미키「응. 그걸로 됐어……」
얼굴을 마주하며, 미키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한다.
미키「으음……에헤헤. 고마워.
드디어 허니는 미키의 허니가 되어주었네……」
그 뒤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시 동안 둘이서 벤치에 앉아있었다.
하늘이 빨강에서 짙은 감색으로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을 무렵,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6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처음으로, 같은 길을 걸으며 돌아갔다.
우리 마음대로 정한 리듬에 맞춰, 걸어가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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