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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마스

좋아한다고 깨달았으니, 소꿉친구한테도 전한다

by 기동포격 2021. 12. 3.

『토오루, 수고했어. 방금 일이 끝나 집에 도착했어』

『쿠키랑 메모, 토오루가 둔 거지? 맛있었어』


가혹한 레슨이 끝난 후, 거기다 추가로 체력을 만들기 위한 런닝까지.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한 후의 기억은 나지 않고,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꿈나라를 헤매고 있던 나. 
그런 나를 일으킨 것은 밤 11시에 프로듀서가 보낸 체인의 알림.

매일 이런 시간까지 일을 하고 있다. 아이돌들한테 질 수 없으니, 그렇게 말하고 있다.
프로듀서한테 과로한다고 질책하는 사람은 사장님을 비롯하여 많이 있으니까, 나는 위로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수고했어』


까지 문자를 친 후, 생각을 고쳐 통화버튼을 누른다.
몇 초가 흐르니 화면이 프로듀서의 프로필 화상, 커피가 가득 든 머그컵 그림으로 바뀐다. 사무소에서도 쓰고 있는 그것.


「아, 받았다. 프로듀서, 수고. 지금 시간 괜찮아?」

「하핫. 그런 건 보통 문자로 묻잖아. 괜찮지만 말이야」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져서」

「완전히 일과나 다름없으니까. 나도 이제 네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하루가 안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

「후훗. 뭐야, 그게. 학교의 차임벨 같은?」


그렇게 말하고 서로 웃는다.
참 좋다. 이 시간도, 프로듀서도.
피곤에 절어 돌아온 프로듀서의 밤 시간을 빼앗는 건 미안하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지만, 내 목소리를 듣고 기운을 차려주는 것 같으니까.


「있지, 쿠키를 둔 게 나라는 걸 어떻게 안 거야?」

「메모가 네 글씨체였으니까. 문장은 히나나 같았지만」

「아, 들켰다. 옆에 히나나가 있어서 참고를 받았어. 맛있었지, 그거. 간식으로 받았어. 프로듀서 몫으로 남겨뒀었어」


프로듀서를 독점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 
피곤한 프로듀서를 독점할 수 있다니, 뭔가 좋네. 


「너 내일 오프지?」

「맞아. 오랜만에 하루 종일 오프」

「여름방학인데 완전히 일만 계속 시켰지…미안해」

「……. 프로듀서는 항상 일을 하고 있지만, 딱히 후회 안 하잖아」

「그렇긴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야. 프로듀서랑 정상을 노린다. 그것을 위한 노력, 사과 받을만한 게 아니야」

「…그렇네. 토오루가 말하는 대로야. 좋아! 나도 기합 넣고 힘낼게!」

「에~. 프로듀서는 이미 기합이 충분히 들어가 있어」

「아니, 토오루한테 그런 말을 들었는데, 좀 더 열심히 해야 할 거 아냐!」


기합이 잔뜩 들어간 프로듀서의 얼굴이 폰 너머로 떠올라 재밌어진다. 

 


「엇,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토오루도 슬슬 자도록 해」

「네~에」

「내일은 하루 종일 오프지? 마도카도 분명 오프였으니, 같이 편히 쉬고 기운을 회복해줘」

 


히구치. 히구치에게 있어서도 프로듀서는 분명 특별한 존재겠지. 
그것이 나처럼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럼 프로듀서 잘 자. 내일도 일 열심히 해」

「그래, 잘 자. 마도카한테도 인사 전해줘」


혹시, 히구치에게 있어 특별하다는 것이 나와 가까운 감정이라면. 새치기를 하는 건 좋지 않지. 
히구치도 전력을 다해줘야 하니까.

 


『내일 우리 집에서 과제 하자』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있고』


읽었다는 표시는 바로 떴다. 답변은 없었지만. 뭐, 오겠지. 

내일은 선전포고를, 해야겠지.

 

 


여름방학은 이미 종반에 접어들어 있었다. 방학이라고 해도 우리들은 레슨과 일로 스케줄이 거의 채워져 있어, 몸의 혹사 상태로 말할 것 같으면 차라리 학교를 다니던 쪽이 더 나은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실제로 하루 통째로 오프인 날은 결국 꽤나 적었던 것 같았다.
다만 그 자체에 불만은 없고 오히려 충실한 나날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우리들한테도 당연히 여름방학의 과제는 있다. 예년과 같이 토오루와 결탁하여 한창 끝내려고 하는 중.

과제의 분담은 전반을 내가, 후반을 토오루가. 다만 토오루의 담당 부분은 곁눈질로 봤을 때 진도가 하나도 나아가 있지 않았다. 
기브가 없다면 테이크도 없다는 것을, 올해는 토오루에게 가르쳐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사쿠라. 하지 않는다면 베끼게 안 해줄 거야」

「아~, 기다려. 할게할게. 지금 프로듀서랑 체인 하고 있으니까」


아까부터 그것만 하고 있으니 돌아갈까 하는 의미로 말한 건데, 토오루에게는 전해지지 않은 모양. 한숨이 무심코 나온다.
오늘은 하루 종일 오프이고, 지금 이 시점에서 그 사람이랑 긴밀히 대화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는 사항은 없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므로, 아마 잡담이겠지. 지금 할 필요가 없다.
애초에 그 사람이 꼬박꼬박 답장을 해주는 게 문제다. 오프인 아이돌한테 이렇게 높은 빈도로 답장 할 필요가 있을까?
이것뿐만 아니라 애초에 그 사람은 토오루한테 너무 무르다. 

토오루 때문에 휴일까지 그 사람에 대한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최악. 


「아사쿠라가 누구랑 체인을 하던 상관없지만, 과제는 하지 않으면 보여주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말하니 토오루는 적당한 대답을 하면서 일단 재개. 하지만 폰에 진동이 올 때마다 휴식에 들어갔다.
내가 지금 여기서 그 사람한테 답장을 하지 말라고 다짐을 받는 체인을 보낼까 하는 생각이 한 순간 뇌리를 스쳐갔지만, 「아사쿠라한테 체인 그만 보내세요」라는 글귀를 보내는 자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들었으므로 그만뒀다. 

내가 담당하고 있던 부분은 이미 끝났으므로, 토오루의 침대를 빌려 무의미한 넷서핑을 즐기고 있자니, 토오루가 떠올랐다는 듯 입을 열었다. 


「있잖아, 나 프로듀서 좋아하는 것 같아」

「………」


갑작스러운 발언이었지만, 솔직히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토오루가 그 사람에게 심상치 않은 감정을 안고 있다는 것, 이미 감지하고 있었다.
토오루 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그래, 라고 딱 한마디 돌려준다. 


「어라? 안 놀랐어?」

「솔직히 말해, 보고 있으면 알아」

「그렇구나. 뭔가 부끄러워」


——또, 본 적 없는 얼굴.
그 사람과 만나, 일을 하고 토오루는 변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얼굴을 자주 보여주게 되었다. 특히 그 사람이 얽히면. 


「하지만 나는 사귀고 싶다던가 그런 건 아니야」


아이돌 활동도 열심히 하고 싶고, 정상에 접근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그렇게 짧게 덧붙이는 토오루.


「뭐야, 그게. 자기만족?」

「으~음. 몰라. 다만 단순하게 나를 좀 더 좋아하게 됐으면 좋겠다 싶어」


토오루가 어떤 결의를 하던 나랑은 관계없다.

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지만, 화면에 뭐가 비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뇌가 처리를 게을리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생각을 한다는 행위에 전부 빼앗겨버렸다.

하고 싶은 말은 이것저것 있었지만, 가장 궁금한 것을 토오루에게 물었다.


「……. 왜 나한테 말한 거야?」

「음~, 선전포고. 히구치한테 말하지 않은 걸 후회하고 싶지 않고, 히구치도 후회하지 않았으면 했으니까」

「………. 잠깐만, 그래서야 마치 나도…」

「그게 아니라, 히구치한테 있어서도, 프로듀서는 특별할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니까 말했어」


내가 그 사람을 특별하게 여기는지 아닌지 생각해 본 적은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하물며 토오루 같이 좋아한다니 있을 수 없다. 


「…그래. 아사쿠라가 뭘 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딱히 변하는 건 없을 테니까」

「어~? 괜찮아? 그럼 나는 프로듀서한테 도시락이라도 만들어 줄까. 연애만화라면 정석이잖아. 입맛부터 잡아라」

「아사쿠라 요리 못하잖아」

「에~. 그럼 히구치 같이 연습하자」

「난 됐어」


아사쿠라가 그 뒤에도 과제를 하지 않고 무언가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들고 있던 폰으로 그저 왠지 모르게「커피를 맛있게 타는 방법」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어떤 사람을 위로하기 위해 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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