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방에 있는 호텔의 어느 방. 그 방에는 깊은 생각에 빠져 방을 배회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P.
765 프로덕션이라고 하는 작은 예능 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라고 하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그.
하지만 그런 직함을 가진 것과는 정반대로, 그는 매니저들이 하는 것과 같은 잡무를 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겨울이 되면,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2년 전, 지독한 추위가 몰아치는 쌀쌀한 날이었다.
그는 자신의 담당 아이돌인 미나세 이오리와 함께, 어느 지방에 촬영을 하러 와있었다.
아름다운 겉모습과는 정반대로 기가 센 미나세 이오리라고 하는 소녀.
그 소녀를 대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 큰 부담이었다.
재벌의 영애라고 하는 입장이 그렇게 만드는 건지, 그녀는 수수한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것 때문에 그는 여기저기 발품을 팔며 분주하게 돌아다녀, 간신히 어린이용 영화 출연 일을 얻어 올 수 있었다.
이 일은 미나세 이오리에게 있어 처음으로 대사가 있는 역할이기에, 그녀는 매우 기뻐했다. 이 일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감독「자, 컷컷. 거기 그게 아니라니까!」
이오리「잠……」
P「!!」
P「위기!!」
P「이, 이오리……왜 그래? 모르는 부분이라도 있는 거야?」
이오리「무슨 짓이야!! 이거 놓도록 해!」
이오리는 열을 받은 나머지, 아역이면서 하필이면 감독이랑 싸움을 하려 하고 있었다.
P「하하하. 죄, 죄송합니다…… 잠시만 휴식 시간을 주십시오」
감독「칫. 어쩔 수 없군」
꽈악.
이오리가 팔을 물어 뜯었다.
이오리를 달랠 때, 윗도리를 벗고 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P「아야!!」
이오리「이거 놔라고~!!」
P「안 돼!!」
눈물 띄운 눈으로 항의하는 그녀를 앞에 두고, 그는 이 일에 대한 한계를 명백하게 느끼고 있었다.
결국 촬영이 끝난 것은, 예정보다 5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P「흐~음. 지금 이 시간이면 못 돌아겠는걸……」
이오리「……그치만……그 장면은 내 방법이 반드시……」
이오리「저기, 프로듀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P「에? 아, 응. 그래」
이오리「그렇지~?」
P「아, ○○호텔로……. 저기, 오늘 빈 방은……」
P「아, 그런가요. 다행히 있는 건가요. 그 두 방으로 부탁드립니다」
P「네, 네. 싱글로 두 방」
P「후우. 어떻게든 방이 잡혔나……. 이 부근은 정말 시골이구나~」
본래 이오리의 오늘 예정은 당일치기였다.
이 주변에 있는 호텔은 거의 다 촬영스텝들에게 빌려주어 빈 방은 없었고, 간신히 찾아낸 작은 숙소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다.
사장『타카기다』
P「죄송합니다. 방금 전에 오토나시씨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한대로, 이쪽에서 하루 묵게 되습니다.
촬영이 길어져 이오리도 지쳐있기에」
사장『아아, 그 건에 대해서는 이오리군의 친가로부터도, 방금 전에 승낙을 받았다네』
P「감사합니다」
사장『단지 말이지, 그 쪽에서 한 가지 요구를 하더라고……』
P「요구라니?」
사장『밤중에 두 시간 간격으로 이오리군의 상태를 친가에 보고할 것』
P「하아?」
사장『……』
P「저, 저는 언제 자나요?」
사장『그……틈틈히……』
P「그럴 수가……」
사장『아~, 말해두지만 이걸 소홀히 했을 경우 자네의 장래는 보증하기 어렵네』
사장『중학생이 될까 말까한 나이의 아가씨를 외박시키는 것이니, 이거라도 충분히 양보하는 겁니다!!』
사장『……라고, 그쪽 집사에게서 위협을 당해서 말이지……』
사장『그런 이유로 잘 부탁하네!! 아, 수당은 후하게 쳐줄 테니 말일세」
P「잠시만요, 사장님!!? 사장님!!」
뚜, 뚜 거리는 맥없는 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P「……」
이오리「왜 그러는데? 한 방 얻어맞은 표정을 짓고는」
P「하하……아무것도 아니야……」
이오리「가뜩이나 넌 울적해보이니까, 좀 더 밝게 있도록 해」
P「하하하……미안……」
주변에 식사를 할 만한 곳도 없었고, 가까스로 찾아낸 편의점 메뉴의 빈약함을 불평하면서, 그들은 호텔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부설비가 깨끗한 호텔이었다……
고 생각한 것은, P뿐이었다.
이오리「잠깐……뭐야, 이게……」
P「?」
이오리「이 방, 장발장이 사는 오두막보다 좁잖아……」
P「그, 그러십니까……. 뭐, 하지만 시골의 싸구려 비즈니스용 호텔은 이런 게 아닐까」
이오리「어째서 내가 이런 꼴이……」
이오리「키이~~!! 열 받아~!!!」
P「야, 이오리! 날 차지 마!!」
이오리「흥이다!! 프로듀서는 바보!!」
찰칵하는 둔한 음색이 들리고, 그는 내쫓겼다.
안에서 마음대로 들어오면 손톱으로 고속도로를 만들어주겠어,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P「누가 마음대로 들어갈까 보냐……」
안에는 들리지 않도록 조그맣게 중얼거리고, 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숙소에 도착한 것, 이오리의 심기가 상당히 편치 않았음을 신도라고 자칭한 집사에게 전했다.
그렇습니까. 그럼 실수가 없도록. 2시간 후에 다시.
그런 말을 남기고 전화는 끊겼다.
P「후우……」
그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오늘 처음으로 맞는, 잠시 동안의 자유시간이었다.
똑똑
잠시 시간이 지난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시각은 한밤중이었다.
설마 유령……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의 사고를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하면서 문을 여니, 이오리가 서있었다.
P「여, 여어. 무슨 일이야? 이오리」
이오리「……」
이오리는 말없이 침대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이미 잠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대로 침대에 들어가더니
이오리「시, 시작하도록 해」
라고 말했다.
P(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P「시, 시작하라고……?」
이오리「그래. 나는 잘 테니까」
P「헤……? 아, 응. 그야 그렇겠지만……」
이오리「그-러-니-까, 자기 전에 이야기를 해달라고」
P「이, 이야기?」
이오리「그래. 빨리, 이야기」
P「이야기라니, 이런 거?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같은?」
이오리「? 그래. 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하는 거야」
이오리「빨리 시작하도록 해」
자신의 상상을 뛰어넘는 사건에, 그의 판단력은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했다.
P(이야기……, 이야기……)
이오리에게 재촉 받으면서 잠시 생각한 결과,
그는 출퇴근 도중 전차 안에서 읽었던 추리소설을 요약해 이야기하기로 했다.
P「좋아, 그럼 시작하지」
이오리「두근두근」
…………
……
P「그래서 말이지, 그늘에서 남자를 노리는 그림자!! 불쌍하게도 가슴을 깊게 찔린 남자는……」
이오리「자, 잠깐만 기다려봐!!」
P「에? 지금부터가 딱 클라이막스인데」
이오리「그런 이야기를 듣고 기분 좋게 잘 수 있을 리가 없잖아!?」
P「……아-……」
이오리「아-……, 가 아니야. 이 바보~!!」
이오리「다시!」
P「예이예이……」
이오리「대답은 한 번만!!」
P「예~이……」
이오리「아……잠시만……」
P「응?」
이오리「방금 전에 그 이야기 때문에 무서워졌잖아. 내 손을 잡도록 해」
P「에? 아, 응」
이오리「나 참. 센스가 없다니까」
결국 그는 마법의 나라에서 현대 뉴욕으로 와버린 공주님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사랑을 믿지 않는 변호사를 공주님이 사랑하게 될 쯤에 접어드니, 이오리는 굉장히 흥미로워하고 있었다.
이오리「……이번 이야기는 꽤 좋은 느낌이야」
P「그거 감사하군요」
이오리「하니까 잘하잖아」
P「하하하」
하지만 결국 수마가 흥미를 이겨버렸는지, 공주님의 결단에 이르기 전에 이오리는 잠이 들었다.
P「이런, 연락을 해야 할 시간이군」
신도『아가씨의 상태는?』
P「방금 잠든 참입니다……」
신도『그것 참 잘된 일이군요』
P「하지만……그런 것이 있으면 사전에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도『……과연……당신에게도……』
신도『실례이지만 타인인 당신에게는 혹시 그런 모습을 보이시지 않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음으로』
P「그렇습니까」
신도가 한 이야기에 따르면, 밤울음이 심했던 이오리에게 메이드들이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해주던 것이 애초에 시작이라고 했다.
성장한 지금도 어떠한 주저함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았다.
신도『저도 이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P「어렵네요……」
P와 신도가 이야기를 하고 있을 그 무렵
(P『그늘에서 남자를 노리는 그림자!!』)
이오리「후엥……무서워……」
이오리「……꿈?」
이오리「……어머……?」
이오리「……어두워……」
이오리「누구……없어……?」
이오리「이오링 무서워……」
이오리「후에……후에~엥……」
P「이런, 울음소리가」
신도『아가씨를 잘 부탁드립니다』
P「예!」
P「이오리, 왜 그래?」
이오리「일어나니까 아무도 없어서……」
이오리「무서웠어……」
P「미안, 미안」
이오리「아무데도 가지 마……」
P「알겠어, 알겠어」
이오리「손, 잡고 있어」
P「응」
이오리「니히히……따뜻해……」
이오리「저기 있잖아……?」
P「왜?」
이오리「저기……옆에서 같이 자 줄래?」
P「그건……위험하지 않을까」
이오리「후엥……」
P「아-, 알겠으니까 울지 마」
이오리「니히히……만세……」
그리고 곧 이오리는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P는 잘 수 없었다.
가끔씩 깨려하는 이오리를 배려해, 손을 잡은 채로 살그머니 침대에서 빠져나간다.
그리고는 손을 잡은 채 조그마한 목소리로 연락을 주고받는 P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결국 그는 거의 한 숨도 자지 못한 채, 연락을 끝냈다.
그렇지만 이오리는
이오리(무서운 꿈을 꿔버렸어……오줌을 싸지는 않았겠지……)
이오리(후우……괜찮았어……)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노력이 빛을 보는 일은 없었다.
P「쿠울- 쿠울」
이오리「잠깐, 왜 침대에 기대서는 세상모르는 듯 자고 있는 거야?」
P「으~음……한 시간만 더……」
이오리「일어나~~!!!」
P「헉!!!」
P「아, 안녕……」
이오리「응. 안녕」
이오리「칠칠치 못한 얼굴이네. 빨리 세수하고 오도록 해」
P「으, 응」
P「세수를 해도 졸려……」
이오리「꼴사납기는」
P「너도 밤새 일어나있으면 이렇게 될 걸……」
이오리「밤새라니? 대체 뭐야? 너 이야기를 한 후 바로 잔 거 아니야?」
P「에? 아니, 너……」
이오리「?」
P「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이오리「신경 쓰이잖아. 이야기 해!」
그는 이 이야기를 어물쩍 넘기는데 큰 고생을 하게 된다.
P(기억을 못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좋겠지.
신도씨에게 들킨다면 죽을지도 몰라)
그 뒤 이오리를 저택까지 데려다 주고 나서, 이 일은 끝났다.
그 때로부터 2년이 지났다.
이오리는 일을 통해 정신적인면에서 큰 성장을 보였다.
억지를 부리는 것도 상식적인 범위 안에서 하게 되었다.
그는 그 때의 이야기를, 이오리에게 딱 한 번 이야기해본 적이 있었다.
그러자 이오리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이오리「아, 아니야. 그건……그, 그 때는 평소라면……
어쩔 수 없잖아! 그치만……그치만……」
그런 반응을 보였다.
이제는 그 때와 같은 상황이 되더라도, 이오리가 나의 방에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P(그건 조금 외로운 걸.
아니, 딱히 제멋대로인 아가씨에게 좌지우지 되는 게 좋다는 건 아니지만)
P(어쨌든, 이 일은 내 가슴 속에 담아두도록 하자)
그는 지금 담당 아이돌인 이오리와 함께 지방에 촬영을 하러 왔지만,
이번에는 악천후 때문에 촬영이 연기되어 귀가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던 것이다.
간신히 확보한 두 개의 방. 그 방들 중 한 방에서 그는 그 때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래, 지금은 그 때와 더없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P(그래서 그 때 있었던 일이 떠오른 거겠지……)
문득,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P「……이오리?」
이오리「빨리 열도록 해……」
P「무슨 일이야. 이런 밤중에」
이오리「저기……그게……」
이오리「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하고 싶다고 하면……」
이오리「내가 잠들 때까지 이야기를 하게 해줄게!!」
P「……하아?」
이오리「……」
이오리는 말없이 그의 침대로 들어갔다.
이오리「자, 자아! 빨리 시작하도록 해!」
P「에? 으, 응……」
이오리「아, 그리고」
P「뭔데?」
이오리「신도가 이번에는 1시간 간격으로 연락하라던데」
이오리「무슨 말일까?」
P「…………뭐, 그건 이쪽 이야기야」
P「그럼 무슨 이야기를 해볼까?」
끝
http://blog.livedoor.jp/ikaros73-sss/archives/543081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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