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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드레헤르

드레헤르 미래 - 3. 편지

by 기동포격 2022. 10. 22.

그것은, 어느 오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드레이코!!」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날 부르는 소리.  
다망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나의 아내.
그런 아내가 기쁜 듯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아아, 그렇게 뛰면 위험해.
야무져 보여도 어딘가 나사가 좀 빠져있는 아내.
달려온 그 몸을 단단히 안아주니, 그녀도 그것에 응해주었다. 


「무슨 일이야?」

「그 아이들한테서 편지가 왔어!!」


과연. 그래서 그렇게 기뻐보였던 건가. 
확실히 기뻐할만한 사안이다.
우리 집안의 둘째인 아들이 호그와트에 입학한 것은 어제. 
편지의 내용은 분명 기숙사 배정에 대한 것이겠지.
자, 그럼 아들은 어떤 기숙사에 들어갔을까. 


「읽어줄래?」

「응」


『아버님, 어머님. 잘 지내시고 계십니까? 저는 건강하지만, 조금 외롭답니다. 누님과 테디, 짐을 비롯해 아는 사람은 많이 있지만, 아버님과 어머님의 목소리가 조금 듣고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한심한 저라 죄송합니다』


「어머나, 그 아이도 참……」


『기숙사는 그리핀도르였습니다. 어머님과 같은 기숙사입니다. 하지만 말포이 가문의 후계자인 입장에서는, 역시 슬리데린이 더 좋았을까요. 주위 사람들도 제가 그리핀도르인 것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아버님은 노여워하실까요. 아버님, 죄송합니다. 부디 저를 용서해주세요』


「드레이코……그 아이 매우 난처해하고 있어」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아내의 등을 살며시 어루만진다. 


「괜찮아.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 나도 편지는 쓰겠지만, 너한테도 부탁할게. 네가 쓰는 편지가 제일 안심이 될 테니까 말이야」

「응, 물론 쓸 거야. 하지만, 그렇구나, 그리핀도르였구나」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되겠지」


너희 세 사람 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친구를 얻을 수 있겠지.


「응, 분명 그렇겠지! 그건 그렇고, 모르는 사이에 그 아이의 어깨에 여러 가지를 짊어지게 해버렸구나」

「그렇네. 하지만 네 아들이야. 분명 그 기숙사에 적응할 수 있을 거야. 그 아이는 널 닮아 참을성 있는 노력가니까」


머리카락을 귓등으로 쓸어 넘기며 그렇게 말하니, 아내는 아주 조금 눈살을 찌푸렸다. 


「나만 당신이 딱히 걱정이 안 되어 보이는 거야? 딸이 입학했을 때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동요했으면서」


확실히 첫째인 딸의 기숙사 배정, 이라고 해야하나 입학 때, 나는 집안 이곳저곳을 왔다 갔다 하며 딸의 편지를 기다렸을 정도로 동요하고 있었다. 
그러한 행동이 아들을 보냈을 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아내는 조금 불편한 모양이다.


「걱정이 안 될 리가 있나. 다만 그 아이가 스스로 말했듯이, 그 아이는 남자이며 말포이 가문의 후계자야. 응석을 받아주기만 해면 안 돼」

「어머, 그래? 그럼 됐어. 대신 내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응석을 받아줄 거야! 시어머니처럼!」


이거 실수했군.
쓸데없는 버튼을 눌러버린 것 같다. 


「헤르미온느. 한 통 더 있잖아? 읽어주지 않을래?」

「예이예이」


『파파, 마마. 건강해? 우리들이 없다고 해서 꽁냥거리기만 하면 안 돼. 마마, 파파를 조심하도록 해. 맞다, 맞다. 그 아이는 그리핀도르에 들어갔어!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진짜야! 하지만 그 아이도 참, 딱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낙담하더라고. 우리 기숙사의 남자들이, 그 아이의 기숙사 배정이 끝난 뒤에,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말을 했어. 뭐라고 했을 거라 생각해?『가계도에서 지워지는 거 아냐?』이렇게 말했다고!! 정말로 최악이야, 그 녀석들. 그래서 돼지 귀랑 코랑 꼬리를 붙여줬어!! 이것보다 재밌는 일은 좀처럼 없을 걸!? 맥고나걸 교장선생님한테 5점 감점 당해버렸지만, 『변신술을 훌륭하게 구사했으므로 5점을 더합니다』그러시더라고. 굉장하지!? 또 편지 쓸게! 바이바이~!!』


「…………그 아이도 참………」


이마에 손을 짚는 아내를 보며 나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뛰어난 재능을 개화시키고 있는 우리의 딸은,『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모토를 가진 참으로 위험한 아이다. 
하지만 성적은 항상 수석이고, 퀴디치에서는 수색꾼을 하고 있다. 
폭탄 같은 아이기는 하지만, 동생을 아끼는 아이다. 
조금 마더콘인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 그래. 동생을 생각해서 한 행동일 테고, 너그럽게 봐주도록 하자고」

「그렇다고 해도 결투가 아닌데 사람에게 마법을 사용해서는 안 돼. 가령 점수를 받는다고 해도!」


사람을 때리는 건 되고? 그렇게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만뒀다.
그것은 나한테 너무 불리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설교를 듣게 될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여기서는 재빠르게 퇴피하도록 하자. 
아내에게서 등을 돌리고 서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어머. 드레이코, 어디 가는 거야?」

「너에게 야단맞기 전에 편지를 써두게. 상냥한 편지를 말이지. 내가 그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넌 알고 있잖아?」

「응, 물론이지. 당신은 훌륭한 부친인걸」


한줌의 거짓도 없는 미소를 보여주는 아내. 
아아, 나의 아내는 정말로 사랑스럽다. 
다시 아내에게로 돌아서 그 손을 잡는다. 
아직도 근면한 그 손가락에는 펜으로 인해 생긴 굳은살이 있지만, 그것조차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 손가락을 잠시 쓰다듬은 후, 손등에 쪽 소리를 내며 키스를 했다.


「고마워. 그대도 훌륭한 모친이며 훌륭하고 아름다운 아내야」

「아부가 최상급이세요」

「진심인데 말이지」

「예이예이」

 

 

 

계속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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