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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드레헤르

드레헤르 미래 - 4. 비밀

by 기동포격 2022. 10. 22.

비밀



「어이」


느닷없이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본다.
눈에 낯선 래번클로의 상급생.


「무슨 용무라도?」

「너, 그 드레이코 말포이의 딸이라면서」


아아, 또 이건가.
관자놀이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감각.
이걸로 몇 번째일까.
왜 내가 이런 녀석들이랑 상대를 해줘야 하는데.


「그게 왜?」

「아니? 잘도 뭐, 이곳에 입학허가가 떨어졌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진짜 말도 안 되지. 마법계를 붕괴시킨『그 사람』의 측근의 자식이었잖아?」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똑같은 대사를…….
이제 슬슬 질릴 때도 되지 않았나?
바보 같아.
시간 낭비야.


「할 말은 그것 뿐? 그렇다면 실례하도록 할게」


상대할수록 손해.
그런 건 알고 있다.
마마랑 파파 또한 상대할 리 없겠지.
그러니까 나도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참고 있는데 내가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날은 달랐다.
그들은 입에 절대로 담지 말아야 할 것을 입에 담았다.


「게다가 모친은 그 더러운 피라고 하더라고」


전기충격을 받은 듯 온몸이 전율에 휩싸인다.


「그래. 마법 정부에서 거들먹거리는 그 여자잖아. 저번에 열린 파티에서 아버지랑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정말로 더러워 죽겠다니까. 아버지도 그 여자한테는 쩔쩔매더라고」

「그렇겠지. 어쨌든 그 영웅의 친구라고 하잖아. 함부로 할 수는 없겠지」

「아니었으면 애저녁에 마법 정부 최하층에서 일하고 있었겠지」


하하하하하핫!
재밌다는 듯 비웃는 그들의 목소리에, 눈에, 진심으로 구역질이 났다.
나는 그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왼손에 착용하고 있던 팔찌를 벗었다.
잘못은…………이 녀석들이 저질렀어.


「「……크윽……!?」」


어머, 머리가 그렇게나 텅 비어있는 주제에, 이거는 눈치 채는구나.
썩어도 마법족 자제네.
보이지 않을 텐데 말이야.
위압감과 마력은 숨길 수가 없구나.


『그것은 결코 사람 앞에서 풀어놓아서는 안 된다. 알겠지?』


파파가 했던 말이 머리를 스쳐갔다. 
미안, 파파……
하지만, 파파라면……파파 또한 용서하지 않았을 거야. 
그 말만은, 결코 용서해서는 안 돼.


「있지」


내가 말을 걸자 그들은 움찔……! 하고 몸을 떨었다.
그렇게 무서워할 정도라면 그런 말은 하지를 말지.
하지만, 이미 늦었어.


「나, 그 말, 진심으로 싫어해. 그러니까, 그 입도……싫어」


내 말을 듣고 그들은 입을 양손으로 급히 억눌렀다.
그 모습에 무심코 입가가 올라간다. 


「비밀을, 가르쳐 줄까? 나는 말이지, 뱀이 너무 좋아서, 어린 시절부터 계~속 같이 있는 아이가 있어」


또각……또각……


그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구두 소리가 울려퍼진다.


쓰슥……스르르르륵……


나랑 같이 무언가를 질질 끄는 것 같은, 기는 것 같은 소리도 들리지만, 이 소리는 나한테 익숙한 소리였다(라고는 해도 입학한 뒤로는 처음. 요즘 들어 데리고 나가주지 않았으니, 스트레스가 쌓여있을까……)


「그 아이는 말이지, 숨바꼭질을 매우 잘하고, 투명하게 될 줄 알아. 아아, 이것 봐. 너희들이 마음에 든 것 같아. 모습을 보여준데」


스으윽……하고 모습을 나타낸, 나의 소중한 그.
아아, 오늘도 너무나 멋져. 
5미터 정도 되는 그 신체도, 아름다운 그 새하얀 비늘도, 모든 것을 사살해버릴 것 같은 그 붉은 눈동자도……
황홀해하는 나에게, 그도 키스를 해주었다.


「멋지죠?」


그를 보고 떨고 있는 그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말을 이어갔다.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들은 뜨거운 맛을 볼 필요가 있으니까.
미안해.
그렇게 생각하니 내 마음을 이해해 준 건지, 그는 쉿쉿하며 혀를 내밀었다. 
그것을 보고 무엇을 착각했는지, 어느새 인가 주저앉은 그들은 히이이익……!! 하며 비명을 질렀다. 


「어머, 선배들. 그런 상스러운 소리를 지르다니……괜찮아요. 당신들 같은 존재들은 그의 먹이가 될 가치조차 없으니까. 고작해야, 어디보자……완구가 될 정도……」


말을 마치기 전에, 그들에게 힐끔 시선을 준다. 


「미안!!!! 진심으로 미안!! 이제 두 번 다시 말 안 할게!!!」

「나도 미안!!! 그러니까 부탁할게!! 살려줘!!」

「살려 달라? 왜? 제 도움 같은 건 필요 없지 않나요? 왜냐하면 드레이코 말포이의 딸이니까요. 아아, 거기다 더러운 피의 딸이기도 하고요. 그렇죠?」

「거, 거, 거, 거, 거짓말이야!!! 그런 생각 한 적 없어!! 말한 적 없어!!」

「앞으로도 말하지 않겠어!!! 절대로!!!」


필사적으로 변명하는 그들에게 이제는 화가 나기는커녕 기가 막히기만 하다.
나는 코로 흥……! 하고 숨을 내뱉은 뒤, 몸을 빙글 돌렸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용서해 주겠어. 다음은 없어. 이번 일도 누설금지. 당장 사라져」

「「네, 네엣!! 죄송합니다~~~~~~~~!!!」」


후우……정말이지……


「미안해. 이런 일을 시켜서. 사실은 좀 더 둘이서 차분히 지낼 수 있는 곳에서 풀어 주고 싶었는데……」


그에게는 진심으로 미안한 행동을 해버렸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살아있는 몸으로 밖에 나왔다 싶었는데, 그런 저속한 무리들의 상대를 시켜버리다니.
그렇게 사죄를 하는 나에게, 그는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나에게 뺨을 비볐다. 
차가운 감각이, 또 기분 좋다. 
이별을 아쉬워하며 그를 다시 파파에게 받은 팔찌에 봉인했다. 


「아~, 아~. 설마 이렇게 빨리 파파랑 한 약속을 깨버리다니……하지만, 뭐, 어쩔 수 없어. 나도, 파파도 슬리데린인걸」


즉……약속을 깨버렸다는 것을, 『누구도』모르면 되는 거야.



「후후. 마마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뼛속부터 슬리데린인 것 같네」



완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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