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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드레헤르

장미는장미는

by 기동포격 2022. 10. 25.

「헤르미온느!! 헤르미온느!!!」


뭐야, 라벤더.
조금만 더 자게 해줘.
어제 늦게까지『어둠의 마법 방어법』에 관한 (훌륭한)책을 읽고 있었으니까. 
오늘은 수업도 낮부터이고, 아주 조금만이라도 괜찮으니……


「헤르미온느!!!」

「……왜?」

「헤르미온느, 저거! 너한테 온 거 아냐!?」


어디?
나한테?
뭐가?
눈에 들어온 것은 침대 위에서 기분 좋은 듯 편안하게 쉬고 있는 올빼미 한 마리.
그 주둥이에 물고 있는 것은 1송이의 새빨간 장미.
보내는 사람의 이름은 없다.
그렇지만……


「헤르미온느!! 누가 보냈는지 알고 있어!?」


짐작 가는 인물은……
한 명뿐.
하지만……


「아니, 몰라」

「정말로?」

「응, 물론이야」











「어머, 교활한 왕자님이잖아」

「이게 누구신가. 총명한 왕녀님 아니신가」


1시간 후, 그 장미의 발송인과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다. 

『있지, 그 장미……기뻤어』

솔직하게 그런 말은 할 수가 없으니까.
하다못해 미소를 짓자.
그러자 그가 나에게 다가와 나를 상냥하게 끌어안았다. 
잠깐만, 여긴 복도야.
사람이 오면 어쩔 생각?


「말포이, 사람이 올 거야」

「괜찮아」

「어디서 나오는 거야, 그 자신감은……」


불평하면서도 그의 등에 손을 두르는 나.
아아, 진짜.
오늘만이야.


「그 장미……」

「응?」

「고마워」

「천만에. 하지만……」

「하지만?」


말을 멈춘 그에게 다음 말을 재촉하니, 그의 온기가 멀어져갔다.
우리들의 사이를 바람이……휘잉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아직, 끝이 아니야」

「어?」


무슨 의미?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가 지팡이를 꺼내어 주문을 외친다.
그러자 그의 손에 나타난 2송이의 장미. 
나의 오른손을 상냥하게 잡아올린 그.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다.


「받아주시겠습니까? 나의 공주님」

「……어?」


그치만, 아침에 받았는데……


「내가 그것만으로 끝낼 거라 생각하나?」


확실히 드문 일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자」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는 내 손에 그 장미를 쥐어주었다.
신기해……
가시가 있는데, 아프지 않아.
마법이라도 건 걸까……


「나는 가시도 좋아해」


그러니까, 본래의 모습 그대로인 장미를 보내주고 싶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다. 



「………………바보」









그 일이 있은 지 1시간 후. 
낮의 올빼미 우편이 올 시간대.
나에게는 또 다시 장미가.
이번에는 3송이.


「누구한테서!?」

「카드가 없구나」

「헤르미온느, 누구한테서 왔는지 알고 있어!?」


론과 해리에게 샌드위치 당하면서 식사.
항상 있는 일인데 어째서인지 부끄럽다.


「몰라」

「정말로!?」

「정말로」


정말이지, 론도 참.
목소리가 크다니까.
다들 보고 있잖아.









그리고 또 1시간 후.
오후 첫 번째 수업이 끝난 나는 도서관에 있었다.
톡톡하고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에 시선을 돌리니, 또다시 장미가.
이번에는 11송이나.
아무리 올빼미라고 하더라도, 역시 조금 무거워 보였다. 


「괜찮아?」


등을 쓰다듬어 주니 기분 좋은 듯 울고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마음에 들지 않았어?」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니 선반에 기대어 있는 그.
바보네. 그럴 리가 없잖아. 
하지만, 알려주지 않을 거야.


「내 방, 장미향으로 가득 찼는데?」

「싫어?」

「……그럴 리가 없잖아」

「그건 다행이네」

「못말려……」


들고 있던 장미를 일단 책상 위에 놓아둔다.
그 꽃이 흔들릴 때마다 장미의 고귀한 향기가 떠돈다. 
싫지 않아. 오히려……좋아.


「그레인저」

「왜?」

「장미의, 꽃말은?」

「…………알고 있어」


“사랑”이잖아?
알고 있어.
여자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것.
장미 꽃다발을 건네주는 왕자님을.


「그럼 장미 숫자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은?」

「숫자?」

「그래」


또각, 그가 구두소리를 내며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반사적으로 한 발짝 물러나고 말았다. 


「1송이의 의미는, “그대 밖에 없어”」


말하면서, 한 발자국……또 한 발자국 나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한 발자국씩 나에게 가까워질 때마다, 내 다리 또한 한 발자국씩 물러난다.


「2송이는, “나와 그대만”」

「……3, 3송이는?」

「3송이는……“사랑해”」

「아…」

「그리고, 11송이는 “최애”」


무엇을?
그런 거, 묻는다면 그거야말로 바보다. 
기뻐……


「기뻐……」


자연스럽게, 입에서 자각 없이 새어나온다……
아침부터 계속 전하고 싶었다.
싫을 리가 없다.
정말로, 계속 기뻤어.
아아, 울어버릴 것 같아……


「울지 마」

「안 울어」

「울고 있어」


너 때문이야.
알고 있는 주제에, 치사한 사람.
이렇게 상냥한 손으로, 눈물을 닦지 말아줘……


「실은, 하나 더 남아있어」


커험, 하고 한 박자 쉰다.
그는 몇 시간 전 했던 것처럼 주문을 외운다. 
그리고 또, 장미를.
이번에는……


「이건……몇 송이야?」

「이건, 24송이야」


의미는?
그렇게 물으려고 했을 때, 그는 검지를 내 입술에 대었다. 



「“언제나……사랑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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