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881 허당 왕자님 「안녕하세요」 밉살스럽고, 건방지며,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행하는, 특히 마음이 담겨 있지도 않은 인사. 그런 인사에 그는 항상 조그맣게 미소 지으며『안녕』이라고 해준다…그럴 터였는데. 「하아…」 사무소 공동공간에 놓여있는 소파에서 스멀스멀 움직이는 그의 등. 이 광경도 기시감이 느껴진다. 그대로 자면 주름이 질 텐데. 「당신 집이 아니거든요?」 그의 등을 향해 손을 뻗다가, 책상에 굴러다니는 빈 커피캔과 펼쳐진 채 방치되어 있는 노트북에 시선이 멈췄다. 「…글러먹은 사람」 뻗고 있던 손을 거둬들이고 모포를 든다. 아이돌을 도와야 할 프로듀서가 감기 때문에 아이돌의 발목을 붙잡는 모습 같은 건 차마 볼 수 없다. 남의 몸 상태를 신경 쓰기 전에 자신의 몸 상태를 신경 써줬으면 한다. 자신을 돌아보.. 2020. 7. 27. 정말, 당신이라는 사람은 P「……있잖아, 마도카?」 마도카「하아? 뭔가요?」찌릿 P「……아 무 것 도 아 닙 니 다」 마도카「아무것도 아니라면 말 걸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만?」 P「아니, 왜 화가 났나 싶어서……」 마도카「하아?」 P「으음……」 마도카「……그렇다면 반대로 물어볼까요?」 P「그, 그래!」 마도카「오늘은 제가 도시락을 만들어 온다고 했었죠?」 P「그렇지」 마도카「그렇다면 이 도시락은 뭔가요? 게다가 2개」쓰윽 P「아아! 뭐야! 그거 때문에 화났었-」 마도카「질문에 대답하는 것도 못 하시나요?」 P「……토오루랑 히나나한테 받았습니다」 마도카「왜?」 P「왜냐니. 오늘 아침 사무소에 왔더니 두 사람이 건네줘서……」 마도카「아사쿠라랑 히나나 탓으로 돌리는 거야?」 P「…아니, 역시 거절하는 건 무리잖아?」 마도카「전 거절하.. 2020. 7. 22. 벽람항로 : 계기 「역시 맛있어」 리펄스는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잔에서는 붉은 홍차가 김을 피어올리고 있었다. 마치 단풍을 연상시키는 듯한 옅은 붉은 차는 색깔은 물론 맛도 사람을 휘어잡기에 충분했다. 「벨이 끓여준 차는 뭔가 특별하단 말이야」 「당연합니다. 주인님을 위해 최상급 재료만을 모아 끓인 차니까요. 찻잎뿐만이 아니라 물도 수돗물이나 지하수가 아닌 산 속에서 흐르는 1등급 물만을 엄선해서 길어왔습니다」 「아~, 지휘관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니까. 누구는 평소에 수돗물을 끓인 물에 싸구려 티백을 우려내어 마시는데 말이야~」 「티백은 놀라운 발명품. 기업이 어떻게 하면 간단하면서도 맛있게 차를 즐길 수 있을까 공들여 연구하고 노력한, 현대 문명의 정수입니다. 그 티백이 있기에 우리는 싸게 맛있는.. 2020. 7. 20. 요즘 올라오는 글에 대하여 똥글 말고 번역이나 해서 올리지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사실 조금 슬럼프인 것 같습니다. 번역을 하다가 턱 막히면 그걸 뚫지를 못하네요. 몇 번이나 도전했다가 답답해서 쓰고 있는 게 요즘 올리는 똥글입니다. 번역하고 싶은 건 많은데 잘 되지가 않네요. 똥글은 간간히 올릴 예정입니다. 쓰고 싶은 걸 쓰는 거라 개연성은 없을 거고 무리수도 굉장히 많을 겁니다. 코토하가 타임머신 타고 와서 스즈야를 찌를 수도 있고, 시호가 갑자기 마법소녀가 될 수도 있고, 성배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고, 프로듀서의 숨겨진 자식이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연애물이 아니라 막장물입니다. 쓰고 싶었던 걸 전부 박아볼 예정입니다. 항상 블로그를 방문해주시고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2020. 7. 15. 1-3. 위화감 그곳은 안팎으로 전쟁터였다. 무대 밖에서는 무대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다란 줄과 굿즈를 사기 위해 필사적인 팬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햇살이 모든 것을 녹여버릴 듯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이 응원하는 아이돌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대 뒤 또한 전쟁터였다.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갔다. 마지막 점검을 위해 스태프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고 있었다. 「프로듀서님, 여기는…」 「이 조명은 어제 좀 더 왼쪽에 있지 않았나요? 시호가 이쪽을 보면서 노래할 건데, 각도가 이러면 눈이 부실 것 같으니 옮기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네, 좋아요. 조명 색깔은? 어제 색깔을 체크했을 때는 주문한대로 장미색이 맞았었다? 그래도 한 번 더 체크해 봅시다. 사소해 보여.. 2020. 7. 13. 1-2. 펜은 칼보다 강하다 시즈카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노려본다. 나는 그 눈길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시즈카가 상체를 내밀며 더욱 사납게 노려본다. 결국 나는 포기하고 말았다. 「알겠어! 한 달! 더 이상은 안 돼!」 「후우…알겠어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 정도에서 용서해 드릴게요」 말과는 다르게 시즈카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팔짱을 끼었다. 그에 비해 나는 난감 그 자체. 스즈야와 재회하고 이틀 뒤. 아침 일찍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던 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일찍 출근한 시즈카한테 잡혀 자신이 시호한테 얼마나 시달렸는지에 대한 일장 연설을 들어야 했다. 말을 할수록 톤과 목소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도 시달렸나 보다. 그렇게 속사포처럼 불만을 쏟아내던 시즈카는 20분쯤 지나서야 숨을 거칠게 쉬며 연설을 그만두었.. 2020. 7. 6.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314 다음